관중과 공자 - 패자의 등장과 철학자의 탄생 제자백가의 귀환 2
강신주 지음 / 사계절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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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살육의 시대였던 춘추전국시대는 무한경쟁과 약육강식으로 고통과 상처에 신음하던 시대였다. 그런 전쟁과 혼란의 시대에 치열하게 맞선 제자백가의 철학사는 공자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저자 강신주는 관중을 제자백가의 철학으로 편입시킨 것이 약간 독특하다. 동양고전 독법인 <강의>에서도 언급되지 않은 관중의 철학을 제자백가의 철학의 시작으로 꼽은 것은 공자의 사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관중은 순수한 철학가의 이미지보다는 정치가로서의 이미지가 강했고 공자는 철학자로 보는 시각을 벗어나 길을 잃고 있던 사람들에게 길을 보여주려던 사람들에게 길을 보여주려는 다양한 시도라는 것이 제자백가의 사상이라고 본다면 관중이 나름대로 현실을 잘 진단했고 동시에 그로부터 새로운 길을 제안했다면, 당연히 공자와 마찬가지로 제자백가의 일원으로 보아야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관중은 제나라 환공을 도와 제나라를 춘추시대의 첫 패권국가로 만든 주역이다. 그는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상 가운데 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출중한 정치가였다. 관중은 급변하는 당시의 정국에 대해 예리한 통찰력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국가와 민생에 대한 현실주의적 정치철학을 지니고 있었다. 여기서 관중을 부각시켜야 하는 결정적 이유는 관중과 공자가 각각 춘추전국시대를 관통하는 두 가지 대표적 사유 경향, 즉 현실주의적 사유 경향과 보수주의적 사유 경향의 원류라는 것이다. 관중이 동시대의 혼란한 정치 상황을 그 자체의 논리로 통찰하려고 했다면 공자는 과거 서주 시대의 찬란했던 전통을 매개로 춘추시대를 사유하려고 했다.사실 관중의 정치학적 현실주의와 공자의 철학적 보수주의는 이 시대를 관통한 두 가지 극단의 사유 경향이었다. 다른 제자백가들은 관중과 공자가 열어놓은 두 극단 사이에 갇히거나, 혹은 두 극단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려고 시도했다. 이런 이유로 제자백가에 대한 긴 이야기는 관중과 공자를 함께  아우르면서 시작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포숙의 우정으로 제나라 환공의 재상이 된 관중은 화려한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사람이었다. 가난하여 상인이 되어 돈을 벌어야 했고 관료의 길에 나서게 된 것도 가난때문이며 결국 군인으로 전쟁에 참여하게 되는 길을 걸었다. 그러나 그의 곤궁한 삶으로 인해 관중은 어느 경우에든 좌절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현실주의를 배우게 된다. 춘추시대에서 전국시대로서의 변혁의 힘이 충돌했던 시대, 과도기의 핵심이자 전통과 변화의 교차점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과거의 삶속에서 배운 지혜인 현실주의로 인해 가능했던 것이다. 따라서 환궁을 패자로 만드는 관중의 전략은 전체 사회를 일종의 군사 조직으로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관중의 전략을 한만디로 요약하자면 정치란 먼저 주어야 얻는 것! 이다. 서주 시대 이래로 유지되어온 정치질서와 사회질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군사조직을 양성한 제나라는  주변국을 자발적 복종의 논리에 빼지게 만드는데 자발적 논리란 약자 스스로 강자가 자신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공시에 적대적이지만 않으면 자신을 해치지 않을 거 라는 심리적 안도와 착각의 메커니즘에 빠져 현실을 망각하게 되는 것이다.

 

오므라들게 하려면 반드시 먼저 퍼주어야만 한다. 약하게 하려면 반드시 먼저 강하게 해주어야만 한다. 제거하려면 반드시 먼저 높여야만 한다. 빼앗으려고 한다면 반드시 먼저 주어야만 한다. 이것을 '음미한 밝음'이라고 한다. 유연하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법이다.- 노자백서 80장

 

이런 자발적 복종의 논리에 입각한 관중의 철학은 결국 국가나 군주의 편에서 최대한 ' 민중'이 지닌 잠재력을 모색했던 한 국가의 철학자이다. 따라서 광중 정치철학의 핵심이 '민중'이라는 키워드로 수렴된다는 사실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공자의 철학과는 반대되는 사상을 발견하게 된다. 관중은 첫째, 민중이 안정적으로 생활을 영위해야 한다고 보았고 둘때 그들을 국가 구조에 편입시키기 위해서는 사유로 상징되는 이데올로기적 통치를 수행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공자는 민중의 경제적 토대는 무시하고 예라는 이데올로기적 통치만을 강조하는 것에서 민중이 가지고 있는 폭발적 잠재력을 무시한채 통치자의 통치 방식에 따라 수종적으로 반응하는 수동적 대상으로 간주했을 뿐이다. 결국 민중을 무시한 공자의 유학을 수용한 제후들은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국력이 급속히 약화되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유학사상은 소수 기득권 세력들의 자기 정당화로만 소비되는 사상이었을 뿐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골자는 보편적인 사랑의 정신으로서 인을, 더 나아가 그런 사랑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윤리 원칙으로서 서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예라는 최종 범주에 의해서만 그 의미와 내용을 같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공자의 사상이 '시대착오적'이고 가치 전도적'인  것으로 보는 것은 그의 사유 세계속에는 애초부터 민중과 여자들의 자리가 없었다는 점을 들수 있다. 이것은 제나라를 패권 국가로 만들었던 관중의 현실감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공자에게 있어 정치사상은 단지 귀족지배층에 대한 배려였고 미중은 그저 생산농동자로서 귀족들을 봉양하는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결국 공자의 철학은 관중의 성공에 대한 선망과 정치적 좌절로부터 승화된 것이고, 당시 격동하던 정치경제적 현실과 유리된 관념의 세계를 구축하면서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책에는 관중의 국가개념을 수렵과 목축생활로 설명되어져 있는데 우리사회가 목축이라는 것에 길들여지며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알게 모르게 침해되는 자유에 대한 사유가 있다. 관중이 살았던 2500년 여 전과 현재의 상황을 비교하여 보면 아나키스트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우리 민중은 알게 모르게 자발적 복종에 길들여져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아나키스트들이 목축의 상상력을 붕괴시키기 위해 무던히 애썼던 이유도 한 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한다. 관중과 공자가 흥미로운 사실은 공자를 제작백가의 시작으로 보지 않고 관중으로부터 보는 타당한 이유와 공자의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당시에는 귀족, 즉 권력층을 위한 사상에 불과하였다는 점과 공자의 그런 시대착오적인 사상이 후대의 역사가들에 의해 지금의 위상을 만들어 내었다는 사실이다. 혼란과 갈등의 시대는 인간의 삶과 사회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주는 고마운 시대이기도 하다. 관중의 시대를 바라보는 예리한 통찰력은 결국 제나라 환공을 패자로 만들어주었음을 볼 때 시대를 통찰하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정치에서는 가장 중요한 성패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관중의 국가를 정비하기 위해서 군사조직을 정비하는 정치적인 토대를 바탕으로 하여 3권 순자와 오자에서는 병법을 논하는데 이것은 자신이 속한 국가를 부국강병의 길로 이끄는 것을 보여주지만 순자와 오자의 병법 또한 극명한 차이점을 보인다. 3권을 기다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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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전집 6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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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 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하다.

 

고전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고전도 나와 같이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이다. 오래 전 읽었어도 책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하여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떠오르지 않아 <책은 도끼다>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읽어보려 했는데 고맙게도 민음사에서 밀란 쿤데라 전집이 출간되어 기쁜 마음에 전집을 사 버렸다.  밀란 쿤데라의 책이 이렇게 재미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손에서 놓지 못한채 읽었는데 사랑이야기와 동시에 정치와 역사, 철학이야기까지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전개되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니체의 영원회귀의 세계를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영원한 회귀의 세상에서는 몸짓 하나하나가 견딜 수 없는 책임의 짐을 떠맡는다.

바로 그 때문에 니체는 영원 회귀의 사상은 가장 무거운 짐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 책의 중심을 잘 정리해놓은 박웅현님의 메모는 이 이야기의 핵심만을 간추린 것이다. 등장인물은 이렇게 네사람으로서 토마스와 테레사의 사랑이야기부터 서로 다른 세계로서의 이동을 보여주고 있는데 토마스는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세계에 사는 남자로 구속이나 속박이 없는 가벼움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는 여자와의 관계 또한 에로틱한 우정의 불문율을 지키며 자신의 삶에서 사랑을 배제한 삶을 추구하는 의사이다. 그런 그에게 나타난 한 여자 테레사 그녀는 무거운 세계 , 한없이 낮은 세계에 살고 있으며 언제가는 다른 세계로 자신을 이끌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순박한 시골처녀이다. 테레자의 엄마가 주는 무거운 세계로서의 탈출을 꿈꾸며 그녀가 들고 있는 것은 책이라는 열쇠이다. 웨이트리스로 일하면서 신분상승의 꿈을 꾸는 시골처녀인 그녀의 앞에 나타난 의사 토마스는 그녀의 꿈을 이루어줄 사람이라는 것을 첫눈에 알아보게 된다. 에로틱한 우정의 불문율을 깨지 않고 수많은 여자를 만나왔으나 테라자를 본 순간 연민을 느끼는 토마스는 자신의 세계에 테레자를 끌어들임으로서 토마스는 가벼운세계에서 무거운 세계로 테레자는 무거운 세계에서 가벼운 세계로서의 이동을 한다. 그는 테레자에 얽매여 칠년을 살면서도 여성편력은 여전하였기에 테레자가 더이상 참지못하고 떠났을 때 그는 구속에서 또한 자유로워지며 존재의 달콤한 가벼움에 취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달콤한 가벼움이 오래 가지 못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불러일으키자 테레자를 찾아간다.

 

어머니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지쳐 어머니로부터 벗어나는 것만이 삶의 전부였던 테레자는 신분상승을  열쇠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를 손에 들고 토마스의 세계에 들어갔으나 결국 자신의 삶도 어머니의 삶의 연장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당구공의 움직임이 당구치는 사람의 팔 동작의 연장선상에 있듯이 말이다. 결국 이런 깨달음은 테레자를 추락하게 만들고 밤마다 운명과 영혼을 포기하라고 속삭이는 꿈을 꾸게 된다. 토마스의 애인 사비나에게 사진을 배우게 된  테레자는 자신이 토마스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토마스의 애인을 관리해주는 노예가 되고자 한다. 이로서 그녀는 추락의 꿈을 더이상 꾸지 않게 된다. 스스로 추락하였기 때문에 ... 소련군의 프라하 침공으로 테레자와 토마스는 스위스의 취리히로 가지만 그곳에서도 토마스의 바람기는 여전하였고 테레자는 또 다시 추락의 꿈을 꾸게 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인한 고통으로 상처받은 테레자는 토마스를 떠나 혼자 프라하로 돌아오고 닷새 만에 토마스는 테레자에게 간다 . 이때 토마스에게 외치는 마음의 소리는 "그래야만 한다." 였다. 가벼운 세계에 살고 있던 토마스에게는 테레자를 찾아 갈 이유가 전혀 없었기에 마음속에서 "그래야만 한다."라는 영혼의 외침으로 인해 토마스는 수많은 의심속에서도 영혼의 귀기울임에 육체가 작동한 것이다.

 

사람들은 우리 어깨에 짐이 얹혔다고 말한다. 이 짐을 지고 견디거나, 또는 견디지 못하고 이것과 더불어 싸우다가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한다. 그녀의 드라마는 무거움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의 드라마였다. 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다.-p201

 

엄격한 청교도인 아버지의 아래에서 그녀는 반항과 배신이 자신인생의 모토가 되었다. 아버지에게 반항하기 위해 아버지가 싫어하는 사람과 결혼하였고 토마스가 주는 관능을 즐기는 사비나는 키치의 세계를 사랑한다. 그럼 키치란 무엇일까?

 

존재에 대한 확고부동한 동의가 미학적 이상으로 삼는 세계는, 똥이 부정되고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엄 각자가 처신하는 세계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러한 미학적 이상은 키치라고 불린다.-p399

 

쉽게 말해 똥이 인정되지 않는 세상이 키치라는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상, 사비나는 아버지에 대한 반항과 배신으로 키치의 세계를 살고 있었으나 어느 날 프란츠와의 사랑은 사비나를 비키치의 세계로 눈을 뜨게 한다. 프란츠는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지만 사회적 위치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교수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그늘아래 연약한 모습, 자살을 말하는 아내로 인해 여자는 자신이 보호해주어야 하는 존재로서의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비나를 만난 후 처음으로 프란츠는 자신의 안온한 삶을 버리고 혁명의 세계를 꿈꾸게 된다. 프란츠를 통해 키치의 세계속에서 눈을 뜨게 된 사비나는 프란츠를 떠나고 프란츠는 사비나를 통해 자신의 인생의 모든 무대장치가 변하게 되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항상 현실보다 비현실속에서 살았던 프란츠는 새롭게 얻어진 자유와 행복의 희열속에서 처음으로 독립된 인간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한 번은 중요하지 않다. 한 번이며 그것으로 영원히 끝이다. 역사란 개인의 삶만큼이나 가벼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깃털처럼 가벼운, 내일이면 사라질 그 무엇처럼 가벼운 것이다. -p358

 

 

네 명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세계는 극명하게 서로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네 사람의 세계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이동하며 사랑이 사람의 삶에 주는 영향에 대한 깊은 사유가 있으며 사랑뿐만아니라  철학, 역사, 정치 등 소설에서 다룰 수 있는 현실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이 소설은 전지적 작가시점으로서  곳곳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생각들이 양념처럼  니체의 회귀사상과 어우러져 있다. 작가는 네 명의 삶 전반에서 스며들어 니체의 사상이 주는 생의 의미의 깨달음에 이르도록 하는데,  또한 작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으로서의 니체 뿐만아니라 또 하나의 키워드인 '키치'를  통하여 보여주고 있는데 키치라는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세상은 바로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 존재하는 가벼움과 존재하지 않는 무거움에 대해 사유하게 된다.  또한 <영혼과 육체>에 대한 철학적 사고와 와 <이해 받지 못한 말들>에서는 두고두고 읽어야할 가치를 느끼게 되며 모든 단어들이 새록새록 마음에 새겨지는 느낌의 책이다. 결국 영원회귀는 반복되는 단조로움과 권태가 있어야 다음을 기대하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3부의 마지막에 니체와 테레자를 영원회귀를 벗어난 두사람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조금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정말 절대 가볍지 않은 사랑이야기로서 철학적인 시각으로서의 세상을 보게 해주는 비非키치의 철학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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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꾼 만남 - 스승 정약용과 제자 황상 문학동네 우리 시대의 명강의 1
정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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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꾼 만남> 이 책을 들고 서울나들이를 하였다. 십년만의 서울행에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마음이 심히 고무되어 있었지만 버스 안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삶을 바꾼 만남이 내게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인생은 만남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과의 만남은 그만큼 소중하고 만남을 통해 우리의 인생의 많은 것들이 달려있다. 서울 행에 더 기분이 들떳던 것은 과거 내 직장 상사였던 이사님과 십년만의 만남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나이드는 것도 모르고 십년만에 만난 이사님의 눈가에도 주름이 늘었고 머리에는 흰머리가 제법 보이는 것을 보니 우리도 같이 나이드는 처지라는 사실이 실감이 났다.

 

다산 정약용과 황상의 만남은 더벅머리 십오세 소년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황상의 평생을 스승 다산 정약용의 가르침을 받들어 살았다. 이 책의 저자는 다산과 황상의 만남을 본 순간 감격을 가누지 못하는 감동을 느꼇다는 고백으로 이 책을 집필하였다. 다산 정약용의 강진 유배길에서 탄생하였던 <목민심서>를 읽으면서 목민심서에서 밝히는 다산의 애민사상을 읽고 올곧은 다산의 성품에 감명을 받았지만 한 편으로는 마음속에 흔들림없이 학문을 할 수 있던 성품에 약간의 의구심이 들기도 하였다. 다산도 사람일진데 천주교로 인하여 형제가 눈앞에서 사형당하고 집안이 풍비박산이 되었으며 아들들의 모든 출세길이 막힌 폐족이 되었는데 울분이 어찌 없었을까 했는데 그 울분을 학문으로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 실로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다. 이 책은 다산이 황상에게 쓴 편지들과 그 아들들과 나눈 편지, 시로 만나게 된 혜장과 정약전과 나눈 편지들을 원문과 함께 실어 다산의 성품이 그대로 보여지며 다산에게 학문의 의미란 것이 어떠했는지,  유배지에서도 흔들림 없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학문이 있었기 때문이란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강진에 첫 유배를 갔을 때 15세 더벅머리 소년이 다산을 찾아와 이르기를

"저는 세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너무 둔하고, 둘때는 앞뒤가 꼭 막혔으며, 셋째는 답답합니다. 저같은 아이도 정말 공부할 수 있나요?  그러자 다산은

" 공부는 너 같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배우는 사람은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민첩하게 금세 외우는 것이다.

둘째 예리하게 글을 잘 짓는 것이다.

셋째 깨달음이 재빠른 것이다." 이 만남 이후 황상은 다산의 가르침을 따라 평생을 학문하였다.

20년 주역을 공부한 혜장이 학문에 있어 기고만장하고 안하무인하다가 다산을 만난 이후로 20년 주역공부가 헛되다고 고백하는 편지에서는 다산의 깊고 바른 성품이 보여지기도 하며 그 어떤 제자보다도 황상을 아꼇지만 장가 든 이후 학문에 소홀함이 비치자 게으름을 호되게 책망하는 편지에서는 다산이 스승으로서 엄격한 면모도 보여진다.  하다못해 입에 풀칠하기 어려워 닭을 치며 사는 아들들이 근 5년만의 만남에 학문에 소홀함을 탄식하는 것을 보고 다산의 학문에 대한 의지에 감탄을 하기도 했다. 폐족이라는 사실로 벼슬길이 없음에도 폐족이기 때문에 학문을 해야한다는 아버지 다산의 말씀에 한마디 토를 달지 않은 채 따르는 아들들의 모습이 심히 감동적이다. 게다가 다산은 실사구시의 학문을 중요시하였듯 배추를 심는 농사조차 공부를 강조하였다. 또한 강진에 있는 보은산(우이산) 에 올라 우이산 형제봉에 올라 우이도에 있는 형님을 그리는 모습에서 참으로 애틋한 형제애가 느껴지기도 한다. 형 정약전의 건강에 근심하여 쓴 편지를 보내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을 때 스승의 마음을 헤아려 다산의 편지를 가지고 우이도에 간 황상의 학문을 칭찬하는 편지를 황상에게 전해주던 다산의 마음이 스승으로서 얼마나 뿌듯했을까?  과거 둔하고 막히고 답답한 황상을 뛰어난 학문가로 인정받게 한 다산의 인품이 심히 존경스러워지기도 하였다.

 

네 삶의 모든 부분을 공부의 과정과 일치시켜라. 세상 모든 일이 공부 아닌 것이 없다. -223p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밝히기를  "진실로 나의 덕을 쌓기 위한 것이지 어찌 꼭 목민에만 뜻이 있겠는가. 그리고 그것을 '심서(心書)라 한 것도 목민할 마음만이 있을 뿐 몸소 실행할 수 없으므로 이처럼 이름한 것이다. 라고 밝히며 목민심서라고 이름하였다.  목민심서를 읽으면서 감탄해 마지 않았던 것은 나라를 걱정하는 애민사상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다산이 살던 시대는 백골징포와 황구첨정이 횡행하던 시기였다. 그것을 바라만 봐야하는 마음을 시로써 표현하여 황상의 편지에 다산의 시대를 개탄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이렇듯 황상과 다산의 만남은 모든 부분에서 뜻을 통하며 황상을 아들로서 또한 가족으로서  서로 의지하며 유배지에서 오로지 학문에만 뜻을 담았다.  삶의 모든 부분을 공부와 연관하여 일치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터지만 그것을 일치시키기 위해 전생을 다바친 다산선생이 있다.그리고 그 정신을 그대로 이어 제자 황상은 평생을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으로 보답하여 살았다. 조금이라도 게을러지면 스승이 꿈에 나타나 호되게 야단을 치는 꿈을 꾸며 칠십이라는 나이에도 엉엉 울며 자신의 게으름을 한탄하는 모습에서 진정 아름다운 만남을 보았다.  나는 이제야 비로서 다산이 유배지에서 어떤 마음으로 그 시절을 견뎌내었는지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다. 폐족이 되어 자식들의 앞길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폐족이기 때문에 학문에 진실해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다산 정약용의 편지를 읽으며 그분의 인품과 사상에 대한 진정한 존경을 느끼게 되는 책이다.

 

내가 수년 이래로 독서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저 읽기만 해서는 하루에 백 번 천 번을 읽는다고 해도 안 읽은 것과 다름없다. 무릇 독서는 뜻모르는 글자를 만날때만다 모름지기 널리 고찰하고 세밀하게 연구해서 근원이 되는 뿌리를 얻어야 한다. 이렇게 한다면 한 종류의 책을 읽어 겉으로 백 종류의 책을 살피는 것을 아울러 얻게 될 것이다. 인하여 본래 읽던 의미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꿰뚫어 알 수가 있게 될 터이니 이것을 알아두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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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1-12-26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민 선생님의 글을 좋아해서 여러 권의 책을 사서 읽었고 또 여러 사람들에게 선물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다산과 황상의 이야기도 <스승의 옥편>에선가 읽었던 것 같았는데 이번에 나온 <삶을 바꾼 만남>도 반가웠지만 읽어야 할 책들이 누적되어 있기에 아직 읽지 못했지요. 정말 저도 내게 삶을 바꾼 만남이 있었는가 반문을 합니다. 원래 태생이 고집이 센 자이기에 삶을 바꾸지는 못하였지만 그래도 언제나 살아가면서 혼돈이 생길때마다 그 사람의 삶의 모습을 보며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고 다시금 걸어갈 수 있는.. 늘 바위처럼 묵묵하게 세상에 흔들리지 않고 매순간순간 정진하고 있는 분이 계셔 항상 감사하고 가슴이 떨립니다. `세상 모든 일이 공부 아닌것이 없다` 그렇지요. 그리고 마지막 독서에 대한 글이 늘 가슴을 칩니다. 이덕무의 글에서처럼 말이지요. 새해에는 꼭 읽으렵니다. 감사해요 드림모노로그님~

드림모노로그 2011-12-27 18:04   좋아요 0 | URL
다산의 책을 저는 거의 다 읽어보았는데 유배지에서 학문을 하는 모습에 조금은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ㅋㅋ 뭐랄까 그분의 심정이 헤아려지지 않았다고 해야되나요? 근데 정민 선생의 책으로 인해 가려운데를 긁은 기분이 들었어요. 다산 선생, 존경하고 위대한 분이라는 생각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 제게도 멘토같은 분이 계셔셔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나무늘보님 ^^
 
두려워도 앞으로 한 걸음 - 진정한 나를 찾는 용기의 힘
마지 워렐 지음, 김용남 옮김 / 와이즈베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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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의 그 무엇도 끈기를 대신할 수 없다.

재능은 끈기를 대신할 수 없다.

재능은 있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천재성도 대신할 수 없다.

성취하지 못하는 천재는 이제 흔한 말이 됐다.

교육도 아니다. 이 세상에는 교육 받은 노숙자들이 넘쳐난다.

끈기와 결단만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 '계속 전진하라'는

구호는 지금 껏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인류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다.

-캘빈 쿨리지(제 30대 미국 대통령)-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물질적인 가치가 중요시되면서 사회적으로 양적인 풍요를 추구하는 분위기속에서 숨가쁘게 달려온 시대를 살아왔다. 그러나 다가오는 시대는 정신적인 가치, 질적인 풍요를 추구하는 시대로서의 전환점이라는 과도기속에 살고 있다. 동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이런 과도기속에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 며칠 전 <현대의 자유>를 읽으면서 자유에 대한 개념조차 사회적 현상에 따라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의 가치를 추구하였던 자유에 대한 정의 또한 이제는 개인적인 가치가 최고의 기준이 되었다는 것은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만큼 현대는 개인의 가치가 가장 우선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개인의 가치가 소중해졌다는 것은 개인적인 가치관의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때론 역사에서 또는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진정한 가치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자 귀를 귀울이기도 하며 자기계발서를 통하여 스스로의 가치를 점검하기도 한다. 자신의 가치관이 바로 서있지 않으면 우리의 인생은 폭풍우치는 바다에서 표류하는 배와 같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의 인생에서 진정한 가치관을 위한 확고한 신념을 심어주는 동시에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이유를 가장 큰 이유를 "두려움"이라고 보았다. 우리는 때때로 거절당할까 봐, 프로젝트에 실패할까 봐, 바보같이 보일까 봐, 두려움은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퍼져 두려움 없이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런 방법을 알고는 있었는지 망각할 정도로 살고는 있지 않은지에 대해서 명쾌한 지침을 내려주는 자기계발서이다.

 

저자는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첫째 정직을 말하는데 정직이라는 개념을 오랫동안 연구한 심리학자 해리 프랭크퍼트는 그것이 성심성의껏 사는 것과 유사하다고 정의했다.

 

마하트마 간디가 말했듯이, 사람은 삶의 한 부분에서는 그릇된 행동을 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옳은 일을 할 수는 없다. 삶은 여럿으로 나눌 수 없는 하나다. 인생의 한 부분에서 부정직한 행동을 저지르고 나면 모든 부분의 정직성까지 파괴되고 만다. p46

 

이렇듯 정직하지 못한 측면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이상 삶의 질을 높일 수 없다. 저자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용기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정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스스로에게 정직함으로 인해서 두려움을 이기고 용기를 얻게 되는 순간 세가지의 엄청난 이득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첫째 좀 더 열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둘째 살아가면서 더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은 자기 안에 있는 창의성과 직관력이라는 신성한 원천을 발견하게 된다.

 

인문학자  강신주는 <철학이 필요한 시대>에서 태어나면서부터 쓰게되는 남을 위한 페르소나를 벗고 진정한 자신의 얼굴을 만나게 되었을 때 자신의 진짜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며 진짜 삶을 찾았을 때 비로소 남을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게 된다고 했다. 이 책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정직하고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 때  비로소 진정한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정직한 삶을 살게 되면 외부의 환경이 왔을 때 절대 흔들리지 않으며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걸음 내딛을 수 있는 용기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자신의 참된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타인의 기대에 굳이 순응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대부분이 솔직하며 가식이 없으며 자신만의 아름다움, 총명함의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다. 두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꿈은 바로 이것이었다. 가치관의 확립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은 사회에 나가서도 많은 부침속에 좌절하거나 소심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한다. 그러나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은 사람들의 시선속에도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개척해나간다. 내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던 것은 다름 아닌 정직이었다.  자기계발서라기보다는 또 다른 인문서적을 읽는 감동의 책이었으며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용기가 부족하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 책을 권유하고 싶을 정도로 과도기라는 동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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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1-12-25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평을 읽으니 저의 딜레마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우리 인생의 진정한 가치관의 확립이라는. 그리고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첫 번째 `정직`이라는 개념에 너무 공감을 합니다. 오늘 저녁미사에서 백발의 할아버지 신부님께서 새해에는 무엇보다, 누구처럼 되지 못해서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나처럼 비록 미소하고 보잘것 없더라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며 나답게 충실하게 살아들 가시기를 권한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정말 초코바만한 크기의 작은 하모니카로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와 귀뚜라미가 쓰르르 우는 가을밤,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이라는 동요를 너무나 훌륭하게 연주해주셨는데 이렇게 작은 악기에서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는 말씀에 감동 먹었습니다. 그렇지요, 누구나 두려움이 있지요. 정말 정직이야말로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살아낼 수 있다면 그 두려움을 떨치고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겠지요. 무엇보다 자녀분들께 이런 훌륭한 가치관의 확립을 꿈꾸시는 드림모노로그님께 다시금 존경드립니다. 저도 또 이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드림모노로그 2011-12-26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심성의껏 산다는 것이 정직의 정의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서 너무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
왜 막연하게 알고 있다가 그것의 실체가 정확하게 정의될때 머리를 한대 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가치관이 정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너무 기뻣어요
정직한 사람은 어떤 고난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처럼 정직은 많은 용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
저도 두려움이라는 것이 삶에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정직하게 살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여느 인문서 못지 않게 깊은 울림이 있는 책이니 기회가 되면 읽어보세요 ㅎㅎ 아니면 제가 새해 선물해드리고 싶은데요? 어떠신지

appletreeje 2011-12-26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의 리뷰를 여러 분들이 썼던데 약간의 느낌이 다 다르더군요. 역시 드림모노로그님께서는 책의 장점을 가장 잘 아시는 것 같았습니다. 참 뛰어난 재능이십니다. 도식적이지 않고 무엇보다 언제나 항상 `지금 여기`에서의 내 삶과 접목시키서 그것을 다음 발자국의 지표로 삼고 사시는 모습이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버나드 쇼의 묘비명처럼 살고 있는 듯한 제게는 늘 경탄입니다. ㅎㅎ 지금 당장 결제창에 손가락을 꾸우욱 눌러도 되지만 왠지 님께서 새해선물로 주시겠다는 말씀에 마음이 동요되고 있습니다~ 이그 모지란 사람.

드림모노로그 2011-12-26 18:45   좋아요 0 | URL
우와 ~정말 나무늘보님의 댓글은 저역시도 늘 감동하게 되옵니다 ^^
저는 사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제일 가슴아픈 사실이 책이 보여주는 것을 바라보지 않고 서평을 위한 , 즉 남을 위한 서평을 쓰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 제가 뭐 딱히 잘쓰고 뛰어난 글재주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제 삶과 연결이 되는 책읽기를 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ㅎㅎ 그냥 나자신에게 정직하고 싶은 것 뿐이지요 ^^ 좀 조용히 있고 싶어서 알라딘에서는 친구하나 만들지 않았는데 나무늘보님처럼 마음으로 다가오는 블로그 이웃님을 만날때마다 글로서도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 기쁜 마음이 듭니다 ...이 책은 제가 일주일 동안 줄 쳐가면서 아주 열심히 읽은 책이기에 나무늘보님도 무척 좋아하실 책이라 생각되요 , 자기계발서들은 가끔 빤한 느낌이 있지만 저는 인문서에 가까운 책이라 봅니다.
비밀 댓글로 주소만 휘릭 날려주시면 ㅋㅋ 새해 선물로 쏘아드립니다 ^^

2011-12-26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7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7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appletreeje 2011-12-30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내주신 책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성심성의껏 읽겠습니다. 드림모노로그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현대의 자유 - 그리고 정부의 한계 우리 시대의 이슈 총서 4
찰스 프리드 지음, 이나경 옮김 / 바이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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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자맹 콩스탕은 '개인의 자유는 현대인에게 최우선적인 가치' 라고 주장했다.

 

과거의 자유는 개인의 행복과 같은 이익은 위대한 가치를 위해 희생될 수 있는 평등에 근거한 자유였다. 과거의 자유는 한 개인의 가치보다는 보다 '가치'있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현대의 자유는 개인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 책 <현대의 자유>에서는 커다란 그림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럼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다수결의 원리’에 기초한 민주주의적 정치제도와 사유재산보호의 틀 안에서 점진적인 분배의 평등을 강조하는 현사회에서 진정한 자유란 무엇일까?

 

우선 자유에 대한 정의를 해보자. 이 책에서는 자유에 대한 정의를 표준화된 개인성이라는 정의를 내린다. 세상에는 사회, 국가, 가족 등 많은 공동체가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은 한 사람 한사람의 개인이다. 가치를 판단하는 것도 좋고 나쁨, 옳고 그름,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을 판단하는 것 또한 개인의 몫이다. 개인은 또한 자신의 신념과 판단, 선택과 행동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이러한 신념이나 판단, 선택과 행동이 개인의 것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거나, 또는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 인간의 개인성, 즉 믿음과 판단, 선택에 대한 책임이야말로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인간 욕구의 기반이자, 자유의 토대이다. 따라서, 자유란 규범화된 개인성이다. 나의 개인성, 즉 내가 사고력과 추리력, 판단력을 가진 인간임에도 내 의지를 꺽고 자신의 뜻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은 나를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자유의 침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나를 자신과 같은 인간이라고 인식하는 동시에 그 자신과 나를 인간이게  만드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관계가 타인과 나의 자유를 말해준다.

 

책에서는 세가지 자유의 침해 사례로서 퀘벡주의 언어 경찰, 캐나다 국가 의료보험, 버몬트의 월마트를 통해 합리적인 목적을 위해 민주적인 절차로 만들어진 제도가 전 국민의 동참없이는 유지되지 못하는 경우를 보여주고 있다. 바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한 공리주의의 원칙의 입각한 기초 민주주의 사상으로 인한 평등으로 인해 개인의 자유가 어쩔수 없이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자유와 상충되는 모든 가치중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평등이다. 평등은 자유와 마찬가지로 모든 목표를 달성하는 실질적인 과정 속에서 추구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목표를 자유롭게, 또는 평등하게 추구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부여되는 자유는 가치로서의 '자유'일부분에 불과하다. 그것은 사람은 각자 최대한의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하지만, 이 자유는 타인의 최대한의 자유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대한의 평등한 자유는 각각의 개인이 자발적으로 남의 문제에 도움을 주거나, 남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하지 않는 한 남을 간섭하지도, 남의 간섭을 받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일을 하는 상황에서 실현된다.   

 

모든 사람은 어느 누구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도 최대한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경계선이 존재한다. 이를 확인시켜주는 것 하나가 바로 자유다. 이 분리된 개인으로서의 개체성이 바로 위에서 말한 자유의 정의인 개인성의 특징이다. 내 목표와 만족감이 정도 면에서나 밀도 면에서나 가치 있는 이유는 그것이 온전하게 내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는 , 내가 나 자신을 영혼을 가진 개체로 파악하고, 타인에게 나의 영혼을 인식하는지, 또 나를 하나의 인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묻는다. 자유는 개인적인 관계, 즉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문제이다. 즉 현대의 자유란

 

'누구에게도 이용당하지 않는, 즉 의도적인 간섭을 받지 않는 주체로서의 토대가 자유' 인 것이다.

 

자유란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유와 동시에 권리라는 자격이 주어진다. 권리를 가짐으로써 우리는 인간일 수 있다, 권리란 올바름과 선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 그 선을 추구할 책임을 가지는 자유롭고 이성적인 인간에게 주어지는 자격인 것이다. 권리가 있다고 해도 , 그 대상이 확실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자유란 우리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다. 결국, 법 제도를 철저히 지키는 것은 자유의 한 측면이자, 자유 그 자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유는 우리가 가진 권리로 표현된다. 결론적으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선이라고 생각하는 목표를 추구하는 선택을 내리고, 이에 맟춰 인생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환경이 요구된다. 우리의 자유와 개인성의 핵심은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것이 마음의 자유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처럼, 자유와 이성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이다.

 

현대의 자유는 과거의 자유와는 다르게 자유의 억압은 온건하고,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억압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경계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잊어버린 채 편안하고 일반화된 격식 또는 민주주의 자체와 자유를 혼동하게 되고 말 것이다. 자유는 민주주의와는 다르다. 국가의 일원이 아닌, 개인으로서의 자유를 의미하는 현대의 자유는 고대의 자유와는 다르다. 이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들의 자유인 것이다. 또한 알게 모르게 자유에 대한 침해는 일어나고 있다. 내 블로그의 글이 누군가에 의해 삭제가 되는 행위 또한 자유의 침해인 것이다. 책의 저자는 현대의 자유라는 커다란 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막연하게 자유에 대한 사고를 하고 있었는데 현대에 우리는 진정 자유로운가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어렸을 적 사회시간에  최대 다수를 위한 최대의 행복을 위해서는 소수의 희생을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바보같은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껏 최고로 생각하던 나의 가치에 반하여 내 자유를 침해당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나는 내 삶을 스스로 책임질 권리가 있는 사람이기에 현대의 자유를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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