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쉽게 하기 - 인물 드로잉 -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배운다! 스케치 쉽게 하기 3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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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를 가끔씩 보게 된다. 그들의 낡은 스케치북이나 방에는 으레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그린 그림이 있기 마련이다. 그림을 그리게 되면, 가장 먼저 그리고 싶은 것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일까. 반대로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그리고 싶어서 그림을 배우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그림이라는 것이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 바로 시작하여 그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은 항상 거기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비록 나는 만화책을 즐겨 보지 않았지만 주위 친구들 중에서는 만화책을 너무 좋아해서 급기야는 자신이 직접 그리는 친구들도 있었다. 정확하게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시절 친구들을 통해 만화 캐릭터를 그리는 김충원 작가의 또다른 책을 접한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그의 책을 접하게 된 것은, 학창 시절과 얼마전 읽었던 '기초 드로잉'에 이어 세번째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을 따라하면서 그동안 왜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좌절하게 되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거의 낙서에 가까운 그림들이었지만, 내가 그린 그림들은 하나같이 만화 캐릭터들을 닮아 있었다. 눈은 얼굴의 반은 아닐지라도 커야하며, 목도 길고 가늘어야 한다. 코는 작지만 오똑하고, 속눈썹은 반드시 길고 풍성해야 한다.

이런 생각들이 내 머리 속을 채우고 있었으니, 아무리 그려도 닮아보이지가 않지.

이 책 속에는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착각을 하며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지를 일깨워 주고 있다. 사람들은 각자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눈, 코, 입과 귀의 위치, 목의 길이, 두상의 크기는 비례하기 마련이다. 기본적인 얼굴의 바탕을 그려놓은 다음 세부 묘사를 하게 되면 균형잡힌 인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람들마다 얼굴의 모습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눈, 코, 입, 귀를 그리는 방법을 익힌다면, 정말 쉽게 세부 묘사를 할 수 있다. 설마 정말로 그릴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인물을 그리는 방법을 알고나서 인물을 관찰해보니 정말 우리 얼굴은 기본적으로 같은 생김새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물은 반드시 닮게 그려야 한다는 두려움, 그리고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르게 그려야 한다는 생각이 사라지자 쉽고 편하게 연필을 잡을 수가 있게 되었다.

언제가는 나도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멋지게 그려놓고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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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과 그림자 도둑 1
리들리 피어슨.데이브 배리 지음, 공보경 옮김, 그렉 콜 그림 / 노블마인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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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릴적 내가 가장 좋아했던 동화 주인공은 어린왕자였다. 유성을 타고 지구별까지 오게 어린왕자, 세상에는 수많은 장미가 있지만 자신의 장미에게만 충실한 어린왕자, 그런 어린왕자를 사랑했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서 새로운 동화 주인공에게 매혹되었다. 절대 나이를 먹지 않고, 절대 늙지 않는 피터팬. 어쩌면 피터팬은 모든 어른들의 꿈일지도 모른다. 피터팬이 된다면 귀찮게 매일밤 주름개선 크림을 바르지 않아도 되고, 비싼 보톡스를 맞지 않아도 될테니까. 사실은 그런 신체적인 꿈보다는 나이를 먹지 않기 때문에 항상 꿈을 있다는 , 그것이 가장 부러운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어 꾸는 꿈은 아무래도 순수하지 못하고, 이해타산적인 면이 많지 않은가.

 

올해가 피터팬 탄생 100주년인 덕분에, 나를 매혹시키는 요녀석을 올해는 자주 만나게 된다.

처음 연애를 때는 상대방을 만나러 가기 전부터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고, 상대방에 대한 신비감이나 호기심 같은 것도 어느 정도 가지고 만나게 되지만 년씩 만나다 보면 그런 설레임이나 호기심은 사라지게 된다. 나와 피터팬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 피터팬을 만났을 때는 마치 내가 웬디라도 것처럼 설레였다. 요녀석은 어떻게 하늘을 수도 있고, 나이도 먹지 않는지 정말 신비로움 자체였다. 그러나 전편 『피터팬과 마법의 별』을 통해 피터팬도 여느 아이와 다름없는 평범한 아이였었고, 그가 있는 것은 그에게 신비로운 힘이 있어서가 아니라 '마법의 별가루' 덕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얼마나 실망스러웠던지, 그의 젊음의 비결(?)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더라면 더욱 좋았을텐데 말이다.

 

『피터팬과 그림자 도둑』에서는 마법의 별가루를 얻기 위해 별지킴이들의 반대편들이 또다시 쳐들어 온다. 그리고 얼굴의 형상은 보이지 않고 오직 어둠 밖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어둠이 내려 앉았을 때만 활동을 있으며, 그의 그림자에 사람들의 그림자가 닿게 되면 사람들의 그림자는 사라지고 그가 원하는대로 조정 당하게 된다. 피터팬과 그의 친구들, 그리고 별지킴이들은 무시무시한 존재가 있는 반대편들을 피해 별가루 반환을 시도한다. 별가루 반환을 둘러싸고 쫓기고 쫓는 가운데 별가루 반환이 이루어지는 곳은 유명한 테스가 누워 있다가 잡힌 '스톤헨지'이다. 누가 ,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항상 의문을 갖게 만든 스톤헨지는 바로 별가루 반환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었다. 당연히 이야기는 무사히 별가루 반환을 하고 피터팬은 네버랜드로 돌아온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지금까지 나는 한번도 무협지라는 것을 읽어본 적이 없다. 주위에 있는 남자친구들을 보면 놀라운 속도로 무협지를 읽어버리곤 했었다. 무협지라는 것이 항상 비슷한 플롯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캐릭터의 특성만 파악하면 10권짜리도 금새 읽어버릴 있다고 했다. 나는 『피터팬과 그림자 도둑』을 읽으면서 친구들이 어떻게 무협지를 그렇게 빨리 읽을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피터팬과 그림자 도둑』에는 그림자 도둑 외에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림자 도둑에 의해서 벌어지는 사건들도 『피터팬과 마법의 별』에서 등장했던 마법의 별가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읽는 이들로 하여금 관심을 집중시킬 있는 참신한 사건은 벌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앞부부만 읽으면 이야기는 이렇게 해서 저렇게 흘러가겠구나 하는 대략의 스토리가 머리속에 펼져진다. 덕분에 무협지 고수들만 만끽할 있다는 속독 방법을 그대로 따라할 수가 있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피터팬 시리즈 덕분에 죽은 캐릭터가 하나 있다. 모든 사물에 이름을 붙여주고서는 대화를 시도하는 갑판장 스미, 비록 그는 해적이지만 해적들 중에서는 가장 풍부한 감성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런데 시리즈에서는 스미가 말귀도

제대로 알아듣는 멍청하고 우둔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피터팬』에서 내가 피터팬 다음으로 애정을 가지고 지켜본 캐릭터가 바로 스미였는데, 원작에서의 스미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너무 크다.

피터팬의 영원한 맞수인 후크가 겨우 피터팬이 던진 망고를 맞는 엔딩 장면으로 끝난다는 , 그림자 도둑 덕분에 후크의 비중이 극히 적어졌다는 또한 아쉽기는 마찬가지이다.

보통 전편보다 나은 후속편은 없다. 그래서 전편보다 못한 후속편을 만나더라도 "역시"라는 한마디만 할뿐, 그다지 개의치 않는 편이다. 하지만 전편에서 쌓아놓은 명성이나 감동을 깎아먹는 일은 해서는 안된다. 내가 피터팬 시리즈를 접하면 접할수록 피터팬에 대한 설레임이나 환상이 사라졌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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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역사사랑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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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방 이야기

 

맨처음 『이덕일의 역사사랑』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그래, 이덕일 그 정도라면 역사를 사랑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첫장을 넘기면서 제목에 등장하는 '사랑'이 '愛'가 아니라 '舍廊'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손님도 옥희와 함께 다정하게 계란을 먹었던 그 '사랑'방. 그곳은 지나가는 객도 편하게 머물 수 있었던 곳이며,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정이 오고 가는 그런 곳이다.

그가 제목을 '역사사랑'이라고 했던 이유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 지니고 있는 그런 특징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그가 펴낸 책들이 한가지 주제를 놓고 그만의 관점으로 깊이 파고드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이번에 펴낸 『이덕일의 역사사랑』에서는 우리 역사에 대해서 부담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 짧지만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

 

'지조와 절개의 외길을 걷다', '대륙에서 한민족의 기상을 찾다', '시간의 날줄과 사람의 씨줄', '민중과 함께 하는 역사 혹은 생활의 발견', '해양을 향한 상상력 혹은 일본이라는 나라', '세계사의 들판에서 우리 역사의 좌표를 찾다' 등 6가지 소주제로 나누어진 이 책은 각각의 소주제에 맞는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동안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실들을 접할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보다 깊게 파고들 수 없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여 이야기를 풀이하고 있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역사를 사랑하는 그의 생각과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사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살지 못한 과거를 알아야 하고, 또 내가 살고 있는 현재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관심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우리 역사를 모르고 있었던가를 알게 되었다. 오히려 우리나라를 넘보고 있던 일본이나 중국에서 우리 역사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었으며, 우리는 시대착오적인 사대주의에 빠져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고 사장하고 있었다. 중국의 사마천은 『사기』를 완성하기 위해 궁형에 처해지는 수모를 감당해냈다. 비록 사마천과 같은 수모를 감당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우리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 관심 이상의 반성이 필요하다

 

군더더기 같지만 에피소드 하나를 덧붙이자면, 얼마전 어떤 이들이 동북공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그들이 어느만큼 동북공정에 대해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그만 화를 내고 말았다. 동북공정을 통해 북한을 자기네들 땅으로 편입시키려한다는 중국의 야욕을 이야기하면서, 마지막에 이런 말을 덧붙였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다면 바로 미국으로 이민갈거라고, 또 아들을 가지면 원정 출산해서 자기 아들은 절대로 군대에 보내지 않을거라고 했다.

비록 우리 역사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앎'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지행일치'를 얼마나 중히 여겼던가. 아는만큼 보인다고, 아는만큼 실천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밑줄긋기>

 

물고기 세 마리가 유유히 헤엄치는 <삼여도三餘圖>는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왕랑王朗」조의 기록에 근거한 그림이다. 어떤 사람이 홍농弘農직에 있던 동우董遇에게 시간이 없어서 독서를 못한다고 말하자 독서에는 '1년의 나머지(餘)인 겨울, 하루의 나머지인 밤, 맑은 날의 나머지인 흐리고 비 오는 날'의 세 여가(三餘)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답했다는 것으로, 겉과는 달리 학문을 재촉하는 그림이다. (p. 34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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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고대왕조실록 - 고대사, 감춰진 역사의 놀라운 풍경들
황근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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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엽기 시리즈와의 두번째 만남

엽기 시리즈는 벌써 3탄이 나왔지만, 내가 엽기 시리즈를 접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엽기 조선풍속사와의 첫번째 만남 이후, 제목에서 언급하고 있는 '엽기'가 우리 역사 속의 엽기적인 일이라기 보다는 역사를 들려주는 화자의 말하기 방식이 '엽기'적이라는 것을 인지한 덕분에 첫번째 만남보다는 덜 거북했다. 역사란 진지하게 논의되어져야 한다는 생각 덕분에 저자 황근기의 말하기 방식이 처음에는 상당히 거북했는데, 자꾸 접하다보니 내성이 생겨서인지 '엽기'와 '진지'를 왔다갔다하는 그의 말하기 방식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첫번째 만남에서는 텍스트의 내용보다는 말하기 방식에 더 신경이 썼다면, 두번째 만남에서는 오롯이 텍스트의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다.

 

# 아쉬운 고대사

사실 고려나 조선왕조의 이야기는 전해지는 책도 많고, 체계적으로 기록해 놓은 실록이라는 것도 있어서 쉽게 찾아볼 수가 있가 있다. 그러나 고대왕조와 관련된 이야기는 그리 흔치가 않다. 그나마 남아있는 김부식의 『삼국사기』는 저자의 사대주의 사고관 덕분에, 고구려나 백제는 결과론적으로 실패한 나라이기 때문에 승자인 신라에 의해서 많이 왜곡되어지거나 사라져버렸다.

각 나라마다 고유의 전통과 역사가 있을텐데, 그것을 정확하게 살펴볼 수가 없다는 것이 상당히 아쉽다. 게다가 요즘처럼 고구려사를 왜곡하여 자기네들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야욕을 볼 때면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 고대사, 감춰진 역사의 놀라운 풍경들

<고대사, 감춰진 역사의 놀라운 풍경들>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속에는 그동안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놀라운 풍경들이 종종 등장한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지금까지 국사 교과서를 통해 알고 있었던 이차돈의 순교와 신라의 불교 공인 과정이었다. 그동안 이차돈의 순교는 불교를 향한 이차돈의 순수한 열정으로 이루어졌다고 믿고 있었는데, 진흥왕과의 암묵적인 거래(?)가 있었다니.

또 신분제에 있어서는 지극히 폐쇄적이었던 신라, 덕분에 한나라의 여왕이면서도 같은 성골의 남자가 없어서 노처녀로 살아야만 했던 선덕여왕. 그토록 폐쇄적인 신분제를 행했던 신라 사회가 성(姓)에 대해서는 개방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웠다. 아무리 농경사회에서는 다산이 풍요의 상징이었다고 해도, 아직 신라 사회에는 유교적인 사고방식이 유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임신한 아내를 상관에게 보내는 일 등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자식들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부모들의 희생쯤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조금 이해할 수는 있지만 말이다.

 

# 부족한 역사의식

중국의 사마천은 『사기』를 완성하기 위해 궁형에 처해지는 수모를 감당해내야만 했다. 지금까지 손에 꼽히는 역사책인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이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나 역사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사마천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 중국에서는 우리의 역사를 왜곡시키기 위해 안달이 나있다. 무엇보다도 그 옛날 사마천이

지녔던 역사의식이 그리워지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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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살인
아르노 들랄랑드 지음, 권수연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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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테의 『신곡』

그의 명성을 풍문으로 익히 들어는 왔지만 ''라는 장르의 때문에 차마 한번도 읽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라는 장르와 베아트리체를 사랑한 단테의 이력, 그리고 '신곡'이라는 제목을 미루어 짐작컨대 『신곡』은 분명 사랑을 노래한 시일 것이라고 어림잡아 짐작하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사전 답사  살펴본 『신곡』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었다. 단테의 『신곡』은 주인공이 베르길리우스라는 안내자를 따라 지옥, 연옥, 천국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었다『신곡』이 사랑을 노래한 시라니, 정말 무식한 발상이 아닐 없다.

 

# 아르노 들랄랑드의 『단테의 신곡 살인』

'흑란'이라는 멋진 닉네임을 가진 피에트로는 자신의 상관의 여자를 탐한 죄로 '납지붕' 갇힌다. 하루하루 죽을 날을 기다리던 '흑란'에게 희망을 안겨준 것은 베네치아를 위협에 빠뜨리려 살인 사건이었다.

그는 예전처럼 10 위원회의 우두머리인 빈디카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살인 사건에 뛰어든다. 한명, 두명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흑란' 정체를 없는 살인자, 불새들의 우두머리이자 디아볼로 혹은 키마이라가 단테의 『신곡』-지옥편에 등장하는 모습대로 사람들을 죽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배교, 육욕, 식탐, 낭비와 인색함, 분노, 이단, 폭력, 사기, 분열 불화... 배반을 사람들이 차례차례 죽음을 당하면서 결코 짧지 않은 이야기를 긴박하게 풀어 나간다. 그리고 추리 소설이면 으레 등장하는 반전을 마지막에 잊지 않고 심어 두었다.

 

# 지옥과 천국

'지옥' '천국'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일 밖에 없다. 누군가에게는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천국' 다른 누군가에게는 고통으로 들끓는 '지옥'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불새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베네치아를 지옥이라 부르며 총독을 죽이고 새로운 정권을 세우려고 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토록 그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었기에 스스로를 지옥에 사는 악마라 칭했을까. 결국은 개개인의 욕심이었다. 자신의 욕심을 채울 없는 베네치아, 당연히 '지옥'처럼 느껴질 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은 지옥에서 벌하는 방법대로 한명씩 한명씩 죽임을 당하고 만다.

 

# 불새들 VS 오적들

외세의 힘을 빌려 나라를 뒤엎으려고 불새들을 보면서 생뚱맞은 생각일지는 모르지만, 100여년 일제의 힘을 빌려 조선을 뒤엎으려한 그들이 떠올랐다. 실패한 개혁자이자 실패한 반역자들. 어떻게 보면 매우 다른 문화권이지만, 외세의 힘을 빌려 나라를 뒤엎으려한 반역자들을 세계 곳곳에서 종종 찾아볼 있다. 역사는 되풀이되며, 비슷한 모습을 가진다는 .

비록 남의 나라가 배경이 이야기, 게다가 허구를 바탕으로 소설이지만 나는 책을 읽으면서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밑줄긋기>

 

간혹 생각이란 것은 전혀 예기치 못한 순간 스스로 길을 뚫어 우리에게 빛나는 통찰을 안겨 때가 있다. 살면서 이처럼 느닷없는 영감의 선물을 받는 일은 극히 드물다. (p.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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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8-11-2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