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박스의 <이토 준지 컬렉션> 자막판 방영이 한 주 뒤로 밀렸다. 1월 13일 밤 11시 30분에 1화가 방영되는 거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1월 20일에 1화가 방영된다. 방송 시간은 변경되지 않았다. 

 

 

 

 

 

 

 

 

 

 

 

 

 

 

 

 

 

 

* 이토 준지 《이토 준지 공포박물관 5 : 뒷골목》 (시공사, 2008)

 

 

 

역시 예상한 대로 2화가 주는 공포의 강도는 1화보다 강렬하다. 2화의 첫 번째 에피소드는 『패션모델』이다. 이와사키는 영화에 출연할 모델을 알아보기 위해 우연히 잡지를 보게 된다. 잡지를 펼치자마자 그의 눈에 확 들어온 건 그로테스크한 얼굴을 가진 모델 ‘후치’의 사진. 후치의 모습에 기겁한 이와사키는 잡지를 내팽개치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후치의 얼굴이 선명한 기억의 잔상으로 나타난다. 

 

이와사키와 함께 영화를 제작하는 친구들은 영화에 출연할 여성 두 명을 뽑는다. 한 명은 영화 여주인공 역에 어울릴 만한 예쁘장한 외모의 모델 지망생 모리 타마에, 또 한명은 후치다. 이와사키는 후치가 영화에 출연하는 것에 반대했지만, 어쩔 수 없이 친구들의 결정에 순순히 따른다.  이와사키는 자신에게 향하는 후치의 시선에 공포감을 느낀다. 섬뜩한 후치의 표정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 이와사키는 잠시 다른 곳으로 피해 보지만 후치도 그를 뒤 따라온다. 한창 영화 촬영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무렵에 후치는 자신의 출연 횟수가 적은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다. 이때부터 후치는 그동안 숨겨왔던 무시무시한 ‘진짜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글을 보는 분들에게 다소 ‘충격과 공포’를 줄 수 있어서 만화 속 무서운 장면은 공개하지 않았다. 영화 촬영하기 직전의 후치의 모습은 평범한 편이다. 후치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장면이 몇 차례 나오는데 생각보다 섬뜩하다. 후치의 ‘진짜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면 구글 검색창에 ‘이토 준지 패션모델’이라고 검색하자. 심약자분들은 주의 요망! 

 

 

 

 

 

 

 

 

 

 

 

 

 

 

 

 

 

 

* 이토 준지 《이토 준지 공포박물관 8 : 백사촌 혈담》 (시공사, 2008)    

 

 

 

2화의 두 번째 에피소드는 『기나긴 꿈』이다. 신경외과병원에 두 명의 입원 환자가 있다. 무코다 데츠로와 타케시마 마미. 무코다는 매일 수면을 취할 때마다 꿈의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특이한 증세에 시달린다. 그가 처음에 잠들었을 땐 2, 3일간 지속하는 꿈을 꾸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증세는 나빠지고 무코다는 1년 치의 꿈을 꾸게 된다. 무코다가 길게 늘어지는 꿈을 꾸면 잠자기 전에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를 진찰하는 담당의사 구로다는 무코다의 증세를 관찰하기만 한다. 계속 늘어지기만 하는 꿈속의 시간이 무코다의 뇌를 지배하는 동안 무코다의 모습은 흉측하게 변한다.   

 

마미는 죽음을 강박적으로 두려워하는 노이로제에 걸린 여성이다. 꿈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어서 병원에 배회하는 무코다의 모습을 본 마미는 그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사신’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의 재미는 인물 묘사보다 이야기 전개에 있다. 물론 이 작품에서도 흉측한 몰골로 변한 인물이 등장하지만, 무섭게 느낄만한 수준이 아니다. 애니메이션 줄거리의 분량이 원작과 비교하면 줄어들었다. 원작에서는 무코다가 꿈속에서 경험한 것들을 묘사한 내용이 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아마도 애니메이션 방영 분량에 맞추기 위해 원작의 줄거리 분량을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이토 준지 컬렉션> 2화에 대한 상세한 리뷰는 2화 국내 방영 이후로 공개할 예정이다. 만화를 ‘고찰(어떤 것을 깊이 생각하고 분석함)’하는 형식의 글을 쓰려면 줄거리 일부와 결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에 방영되지 않은 만화를 리뷰한 글이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오늘 쓴 이 글은 ‘고찰 리뷰’를 위한 ‘미리 보기(preview)’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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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1-16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재밌을 것 같긴하다.
옛날에 너 태어나기도 전에 <요괴 인간>이란
호러 만화가 있었지. 그거 생각도 나고.ㅋ

cyrus 2018-01-17 10:13   좋아요 0 | URL
제가 어렸을 때 <요괴 인간> 비디오로 본 기억이 있어요. 남자 요괴, 여자 요괴, 꼬마 요괴 셋이서 같이 다니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애니메이션 아닌가요? ^^

transient-guest 2018-01-19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토 준지는 매우 그레윗한 작가 같아요. 저도 이토 준지 작품은 무조건 사들여 읽습니다. 어쩜 그리 평범한 일상속에 호러가 자연스럽게 녹아 드는지. 이상한 현상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진짜 서리얼함을 느낍니다.ㅎㅎ 이게 애니로 나왔군요.

cyrus 2018-01-19 12:23   좋아요 0 | URL
어렸을 땐 이토 준지의 만화에 거부감을 느꼈어요. 요즘에 이토 준지의 만화에 푹 빠졌습니다. 이토 준지는 시각적 공포를 잘 연출해요. 유튜브에 1, 2화 영상이 있습니다. 더빙판은 아니지만 원작의 줄거리를 이해하신다면 만화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