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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책의 숲에서 길을 찾다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추천도서 56 ㅣ 청소년 자기계발 시리즈 1
류대성 지음 / 인더북스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누구에게나 롤모델(role model)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분야와 위치에서 전범이 될만한 사람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스승이든 선배든 부모든 그 외 어떤 인물이든지 자신이 살아가는 카테고리에서 모범과 귀감이 될만한 사람은 분명 존재한다. 세 사람 이상이 모이면 한 명 이상의 스승은 반드시 있다고 하지 않던가.
책을 읽고 블로그에 서평을 남긴지 어느덧 3년이 넘었다. 책읽기의 완전함은 결국 쓰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쓰는 것은 읽는 것의 되새김이자 완결이다. 읽는 것만으로 얻을 수 없는 공백을 쓰는 것은 채워준다. 인류의 수많은 책읽기 선배들이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想量을 완전한 독서의 삼위일체 조건으로 고백해온 이유가 분명히 있다.
서평은 결국 읽히기 위해 존재하는 텍스트다. 타자의 읽힘을 전제하지 않는 서평은 없다. 객관과 주관이 호흡하되 종내 주관으로 마무리되는 게 서평의 특징이다. 온라인상에 범람하는 수많은 서평들을 읽으며 공감을 표하기도 하고 때로는 반대편에 서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종국 다양성이라는 보편적 가치 안에서 서로 소통되고 통합된다.
책을 읽고 블로그에 후기를 남기는 아마추어 리뷰어인 내게도 롤모델은 존재한다. 다수의 책을 읽고 깊이 사유하며 타자와 건전한 토론을 하는 리뷰어들은 모두 초라한 내 자신의 롤모델이 된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세계는 넓고 '뛰어남'은 많다. 많이 읽고 많이 쓰며 많이 생각하는 훌륭한 리뷰어들이 참으로 많다. 그들을 통해 내 책읽기와 글쓰기를 되돌아보고 점검하게 된다.
2007년 네이버후드 어워드 책리뷰 부문 우승자 류대성 씨(네이버ID '인식의힘')도 그중 한 명이다. 오랫동안 그의 서평을 읽으며 책을 소개받고 글쓰기를 도전해왔다. 발군의 다독, 깊고 넓은 지성, 명쾌한 논리, 적절한 감성, 깔끔한 필력 등은 그가 국내 온라인상에서 가장 서평을 잘 쓰는 리뷰어라는 점을 입증한다. 그런 그가 책과 관련된 자신의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에 반가움이 앞섰다. 많이 반가웠고 적잖이 놀랐으며 실로 부러웠다.
인터넷이 아닌 종이활자에 처음으로 인쇄하여 출간한 그의 첫 책 『청소년, 책의 숲에서 길을 찾다』는 역시나 '책'에 관한 책이다. 평소 책에 신세를 지고 고마움을 표해왔던 저자의 독서관대로 이 책은 책과 독서 전반에 걸친 다양한 안내와 진중한 사고를 담고 있다. 책의 구성은 간명하다. 1부는 저자가 선정한 56권의 서평이 분야별로 실려있고, 2부는 풍성한 독서를 위한 저자의 조언을 담고 있다.
저자는 총 여덟 개 분야에서 56권의 책을 소개한다. 문학과 인문, 역사와 인물, 경제와 예술, 철학과 종교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별로 반드시 읽어야 할 책들을 엄선하여 안내하고 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책들이 많이 눈에 띄지만 낯선 책들의 목록도 보인다. 책에 수록된 56권의 책 리스트를 보고 있노라면 저자가 책 선정에 얼마나 큰 고심을 했는지 가늠하게 된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분야별로 균형성 있게 선정한 점과 깊이와 시대성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책들을 선정한 점이 저자의 노고를 증명한다. 문학과 고전에서부터 철학과 글쓰기 관련 책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입맛과 개성이 살아있는 서평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적절한 분량 안에서 책읽기에 대한 직접적 조언을 담고 있는 점이다. 저자는 2부에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선택 방법, 책읽는 노하우와 글쓰기의 필요성 등을 매우 깊이있고 실례적으로 조언한다. 더욱이 56권의 도서 外 책읽기에 도움을 주는 양서들을 선별 추천함으로써 풍성한 참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책의 표지 전면에는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추천도서 56"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문구처럼 청소년들에게 좋은 양서를 추천하고 건강한 독서를 위한 안내를 잘 담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어야 할 대상이 청소년으로 한정되지만은 않는다. 중고생은 물론 대학생과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이 읽어도 무리없이 폭넓고 수준있다. 가볍지 않고 적절한 깊이와 무게로 풍성하고 건강한 책읽기를 견인하는 힘있는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블로그 제목을 책 말미에 거론하며 끝맺음을 한다. 그는 강조한다.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라는 것을. 블로거들 사이에서 그를 수식하는 유명한 문구가 된 이 말은 사실 매우 깊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마르크스가 역설했듯이 세계를 '해석'하는 일은 1차원적이며 한물간 과거형이다. 이제 요구되는 것은 '변혁'이다. 우리의 앎과 열정이 고작 머릿속에 함몰된 것이라면 그것은 아무 쓸모가 없다. 가슴으로 알고 느끼며 다스리는 지성과 열정이야말로 세계를 변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의 진본이다. 책은 바로 그것을 위해 존재한다.
서평을 정리하자. 참으로 건강한 책이다. 독서 방법론은 이권우의 책처럼 실재적이고 서평의 질은 유시민의 책 못지 않다. 우리 시대 최고의 리뷰어 류대성의 『청소년, 책의 숲에서 깊을 찾다』를 자신있게 권한다.
http://blog.naver.com/gilsamo
Written By Dav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