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흐름은 이제 본 지 너무 오래되어 기억나지 않지만, 봉지에 담겨있던 금붕어만큼은 선명히 기억난다. 영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얘기다. 영화의 초반에 봉지에 담긴 금붕어가 나오는데, 그게 차의 뒷부분에 올려져 있다가 앞 차의 트렁크로 옮겨가고.... 그랬던 것 같은데, 최종적으로 그 금붕어가 어떻게 됐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이 영화의 초반에 금붕어가 나왔다는 것이 기억나고, 그 후엔 훌쩍 뛰어넘어, 그 유명한, 또한 가장 사랑스러운, 온라인 연인이 만나는 장면이 기억나니까. 그 장면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정말이지 가슴 아프게 봤는데, 아아 여러분, 진정한 '번개만남'이 어떤건지 궁금하다면 이 영화를 보자. 모니터를 앞에 두고 찐한 19금 대화를 나눴던 남녀가 만나는 장면이, 이 영화 안에 있다..


보고나면 우리는 이렇게 말하게 된다.



인생........Orz





아, 뜬금없이 저 영화가 왜 생각났냐하면, 이게 다 스타인벡 때문이다. 나는 그러니까 엊그제부터,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읽기 시작햇다. 오, 이 책은 얼마나 재미있게 잘 읽히는지!!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기가 쉬웠다. 모든 다리가 제대로 움직이고 있었으므로, 등딱지도 좌우로 흔들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마흔 살의 여자가 모는 세단 한 대가 다가왔다. 그녀는 거북을 보고 운전대를 급히 오른쪽으로 꺾어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바퀴에서 비명 같은 소리가 나고 흙먼지가 끓어올랐다. 바퀴 두 개가 잠시 위로 들렸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자동차는 끽 소리를 내며 다시 도로 위로 올라와 가던 길을 갔다. 그러나 속도는 조금 느려져 있었다. 등딱지 속으로 후다닥 숨었던 거북은 서둘러 나아가기 시작했다. 고속도로가 타는 듯이 뜨거웠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소형 트럭이 다가왔다. 운전사는 거북을 보고 운전대를 꺾었지만 거북을 치고 말았다. 앞바퀴가 등딱지 가장자리와 부딪히는 바람에 거북은 순식간에 뒤집어져 동전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고속도로 밖으로 굴러갔다. 트럭은 다시 오른쪽 차선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하늘을 향해 드러누운 거북은 오랫동안 등딱지 속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내 녀석의 다리가 흔들흔들 밖으로 나와 몸을 뒤집기 위해 짚을 만한 것을 찾았다. 거북은 앞발로 석영 조각을 움켜쥐고 조금씩 등딱지를 뒤집어 똑바로 섰다. 야생 귀리 줄기가 녀석의 다리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창끝처럼 생긴 씨앗 세 개가 땅에 박혔다. 거북이 둑을 기어 내려가는 동안 등딱지에 끌려온 흙이 씨앗을 덮었다. 거북은 흙길로 들어서서 움찔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등딱지로 흙길 위에 얕은 고랑을 구불구불 파면서. 녀석의 웃기게 생긴 눈은 앞을 바라보고 있었고, 뿔처럼 생긴 주둥이가 약간 벌어져 있었다. 녀석의 노란색 발톱이 흙먼지 속에서 살짝 미끄러졌다. (p.35-36)




거북은 어쩌다보니 고속도로 위에 있게 됐고, 어쩌다보니 차에 치이게도 됐다. 그렇게 뒤집어지고 바로 서는 과정에서, 그리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본래의 의도야 어찌됐든, 씨앗을 땅에 심고 싹을 틔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무심하게도 거북은, 거기에 제가 씨앗을 심었는지도 알 수 없게 되었고, 그러니 나중에 시간이 앞으로 쭉쭉 진행되어 거북이 다시 이곳에 와, 자기가 심어놓은 귀리가 자라는 걸 본다한들, '이것이 내가 한 것이지' 할 수도 없다. 물론 이 귀리가 땅에 떨어지고 흙이 덮이고 또 앞으로 쑥쑥 자라게 된다면, 그것이 거북 혼자만이 해낸 일은 아니다. 흙과, 태양과, 물과, 시간이 모두 함께 한 일일테다. 나는 이 거북이 살기 위해 애를 쓰며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는 동안, 이렇게 다른 생명에도 영향을 미친 장면을 보는 것이 매우 놀라웠는데, 이 장면은 이 장면 자체만으로도 내게 경이롭게 느껴졌지만, 뒤로 넘기면서 땅이 폭행을 당하는 동안에 다시 더 강렬하게 떠오른다.


존 스타인벡이 하필이면 왜, 도대체 왜, 트랙터로 땅을 일구는 장면을 강간당하는 걸로 표현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농부가 씨를 뿌려 흙으로 덮은 뒤에 손뼉 치고 발로 밟고 사방을 둘러보는 장면이 자연스러운 것이나, 트랙터로 농부를 땅에서 쫓아내고 무자비하게 땅을 일구는 것을 아주 강하게 표현하기 위해 그랬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강간을 가져다 쓰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 트랙터의 부속을 발기한 음경같다고 하거나 기어의 움직임에 오르가슴을 느끼며 기계적으로 강간했다는 장면은, 정말이지 기분 나쁘다. 게다가 나는 '열정과 흥분이 없는 강간이었다(p.75)' 라는 문장을 열번쯤 읽었다. 이게 무슨 되도 않는 소리인가. 열정과 흥분이 없는 강간이라니, 강간에 그렇다면 열정과 흥분이 있단 말인가. 설마 그런 뜻으로 썼을까. 그러니까 여기서 열정과 흥분은 강간을 수식하는 게 아니라, '트랙터가 아닌 농부의 손발로 땅을 일구는 것'을 수식하는 것일까. 그렇겠지. 하면서도 썩 내키질 않는다. 한참을 이 장면에서 머무르며, 대체 왜 강간당하는 걸로 비유했을까.... 하고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어김없이, '내가 너무 예민한가' 하는 생각도 했고...


아, 그런데 이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라, 



뒤에 이렇게 트랙터로 무지막지하게 농부를 땅에서 내쫓고 땅을 일구는 장면이 폭력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느릿느릿 거북이가 걸으면서 뒤집어지고 똑바로 서는 과정에서 씨를 심게 되는 이 장면은 다시 또 한층 아름답고 강렬하게 다가온다. 실제로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는 내가, 무릇 땅이란, 씨앗이란, 씨앗이 자라는 것이란, 이런 식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처음부터 나를 감탄시킨 거북은, 거북 그 자체만으로 봉지에 담겨 차에 실린 채 이동하게 되는 금붕어를 떠올리게 만들었는데, 이 거북의 존재는 고속도로 위에서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주인공 '톰 조드'가 4년만에 가족을 만나러 가려는데 그런 톰의 눈에 띄어 톰과 함께 하게 되는 것. 톰은 그저 오랜만에 만나는 동생들에게 선물할 게 없어 거북을 주려는 조금은 잔인한 의도였지만, 예기치않게 거북은 그곳에서 파괴된 땅을 만난다.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레 씨를 심었던 거북은, 트랙터로 사정없이 일궈진 땅, 사람은 다 떠나버린 땅에 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한들 거북이 알았을까. 아아, 이곳은 파괴되었군, 나는 여기 오기 바로 직전에 귀리를 심었는데, 하지는 않을 것이다. 거북은 제가 한 짓이 무언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제 앞에서 일어난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런데 그 자리와 또 이 자리에 거북이 있다.




나는 작가가 이럴 때 대단하다고 느낀다. 정말 대단치 않은 것을 아주 대단하게 쓸 때. 이 거북이라는 동물은 그저 잠깐 등장했을 뿐이고,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 없어도 아무 상관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이렇게 등장해서는 한 역할을 아주 단단히 해내고 만다. 씨앗을 심고 또 파괴된 땅을 보는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 게다가 거북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작가는 이 작품을 쓸 때, 거북이를 등장시키자는 생각을 언제부터 했을까. 그 생각을 했다면 씨앗을 심기 위해 마련한 장치인걸까, 아니면 파괴된 땅에 함께 하는 것까지도 다 미리 생각해둔 걸까. 내가 소설을 쓴다면 이런 사소하고 깊은 장치를 할 수 있었을까. 예술이란 아름다우면서 동시에 지나치게 똑똑한 것이 아닌가, 하고 나는 감탄하는 것이다. 지금 나는 1권의 중간즈음을 읽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거북이가, 땡볕 아래 고속도로를 느릿하게 걷는 거북이가 눈앞에 있는 것만 같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역시, 소설은 읽어야 맛이여....



빨리 그 뒷부분도 읽고 싶다. 톰 조드와 그 가족들이 본인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있을지, 캘리포니아에 가면 정말 과일과 일자리가 널려있을지, 아아, 어쩐지 불행한 일들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지만, 어쨌든 어떤 일들을 맞닥뜨리게 될지 궁금하다. 게다가 글빨이 훌륭해서 진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





어제 여동생이 초등학교 1학년 조카가 받아쓰기 백점 받았다며 사진을 보내줬는데, 나는 100점 받은 것보다 글씨에 완전 뿅갔다. 무슨 초등1학년이 글씨를 이렇게 잘쓰냐. 글씨 예뻐. 조카야 사랑해, 완전 사랑해!!






어제는 다섯살 조카와 여덟살 조카가 전화를 걸어와서는, 까요까요라는 치즈에 새로운 맛이 나왔는데 그게 자기네 동네에 없다, 이모가 우리집에 올 때 사와라, 하는 거였다. 나는 얘네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수 없어서 중간에 여동생의 통역이 필요했어..어쨌든 아 그래, 알겠다, 했는데, 조카는 '이모 이제 전화 끊어, 삼촌한테도 전화할거야' 하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삼촌한테도 전화해서 치즈 사오라고했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뻐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얘네가 뭘해도 넘나 이쁜 것 ㅠㅠ 



그나저나 비염 때문에 내가 아침저녁으로 넘나 괴로운데, 아니 봄에 무사히 넘어가길래 프로폴리스 극찬하고 다녔는데 ㅠㅠ 가을엔 왜이러는 것이여. 왜 프로폴리스가 내 가을 비염은 막아주지 못하는 것이냐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넘나 괴롭다. 살려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한테 이러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프로폴리스... 가을 비염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거였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너무 슬프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계속 먹어볼게...... 봄에 무사히 넘어간 건, 우연이었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연은 그럴 때 쓰라고 있는 게 우연 아니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연은, 버스안에서 회사 동료 만났는데 커피 사준다고 했을 때, 그 때 쓸 수 있는 말이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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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9-13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비염땜에 이비인후과 와서 이 글을 읽고 있습니다.....

다락방 2017-09-13 09:17   좋아요 0 | URL
오옷. 찌찌뽕....................................
이거슨 눈물의 찌찌뽕입니다.
저는 토요일에 이비인후과 가려고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연 2017-09-13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 글씨가 정말 정갈...^^
근데 비염이라뇨. 프로폴리스 넌 무엇이길래 효능이 왔다리갔다리이냐. ㅜㅜ
전 만성피로로 허덕이는 중인데.. 이건 뭘 먹어야 나을까요? ‘퇴사‘라는 약일까요.ㅜ

다락방 2017-09-13 10:36   좋아요 0 | URL
만성피로는...일단은 퇴사가 답이고요, 약국에서 얘기하면 아마도 비타민 B 를 먹으라고 하지 않을까, 싶네요. 비연님도 회사일 항상 많아 보이시던데, 요가...를 하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주기적으로 몸 계속 쭉쭉 펴주는 거 중요한 것 같아요. (요가초보자 입니다 ㅎㅎ)

조카 글씨 너무 예뻐서 진짜 한참 봤어요. 너무 예뻐요! 또박또박 한 자 한 자 저렇게 썼을 걸 생각하니, 그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예쁨이 차고 넘치죠. 아아, 조카는 사랑입니다 ㅠㅠ

비연 2017-09-13 14:17   좋아요 0 | URL
퇴사가 답이죠..ㅜㅜㅜ 흑흑. 저도 요가를 하려고 지금 집주변에 알아보고 있어요.
다락방님 제안도 있고 하니 본격적으로 해야겠어요~

다락방 2017-09-13 15:28   좋아요 1 | URL
저 시작한 지 3개월 되었어요. 아직도 몸이 제 마음대로 안되는 몸치이지만 ㅎㅎㅎㅎㅎ 그렇지만 하는 게 확실히 여러모로 좋은 것 같아요. 건강하게 지냅시다, 비연님!!

꼬마요정 2017-09-13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봄엔 용케 잘 넘겼는데, 가을 비염은 힘이 드네요.. 아.. 찬바람 부는 게 무서운가 봅니다. 몸이 금방 알아채네요..
어깨는 왜 이렇게 결리는지.. 담 걸렸는지 목도 아프고... 입술은 다 터지고.. 요즘 만신창이입니다. ㅠㅠ

그 와중에 조카님 글씨...대박.. 진짜 이쁘네요. 부럽습니다.^^

다락방 2017-09-13 15:29   좋아요 0 | URL
봄에 용케 잘 넘긴 게 그냥 넘겨진건가 봐요. 프로폴리스 효과인줄 알았는데, 가을 비염엔 이렇게 무너지네요 ㅠㅠ
코세척기 사서 사용중인데 이젠 코 스프레이 알아보고 있어요. 주말엔 이비인후과도 가야겠고요. 재채기 하느라 힘들어요 꼬마요정님. 엉엉 ㅠㅠ


저는 제 조카가 하는 모든 말도 행동도 다 예뻐요. 예뻐서 정말 미치겠어요. 이런 사랑은 처음이에요. 흑흑 ㅜㅜ

버벌 2017-09-13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분노의 포도를 몇년째 못 읽고 있습니다. 읽어야겠다. 생각난김에 읽어야겠군요. 마지막 문단에 폭풍눈물이.....

다락방 2017-09-14 07:57   좋아요 0 | URL
분노의 포도, 걸리적 거리는 부분은 분명 있지만(이건 고전읽을 때 계속 그럴 것 같아요) 분명 재미있습니다, 버벌님. 도전하십쇼! 지금이 바로 그 때 입니다!

transient-guest 2017-09-14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조카의 글씨는 손으로 쓴 맑은 고딕체 같습니다.ㅎㅎ 저는 스타인벡을 좋아합니다. 일단 이곳 출신으로 대단한 명사였고, 얼마 전에 기념관에 가서 전시된 자동차, 책, 당시 모습 등도 보고, 아마 거의 백년 전에 그가 신나가 다녔을 살리나스 다운타운도 걷고 했더니 애정이 무한팍팍이더라구요. 사실 좀 그간 낮게 평가하기도 했거든요, 괜히 겉멋에..ㅎ 지금은 한글책은 구할 수 있는 건 다 구했고, 영문으로도 조금씩 구하고 있습니다. 근데 그가 작가로 생활하게 만든 사실상의 데뷔작/대박 작품인 Tortilla Flat은 어디에 넣어놨는지 지금은 못 찾고 있네요. 그걸 봐야하는데..

다락방 2017-09-14 08:00   좋아요 1 | URL
제 조카 글씨 너무 예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카자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스타인벡의 소설을 지금 처음 읽는데요, 아주 글 잘 쓰고 재미있어요.
스타인벡의 소설을 읽고 싶다고 담아둔 게 몇 년전인데, 그때 아마도 누군가의 책에서 저자가 스타인벡을 엄청 칭찬해서 담아둔 것 같거든요. 그 작가가 누구였나 곰곰 생각하다가, 고래에 대한 책을 쓴 작가였나... 막 이러고 혼자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스타인벡 소설을 트랜님이 좋아하실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트랙터운전사와 농부와의 대화가 진짜 압권이잖아요. 경제서적 읽는 느낌도 주더라고요. 그나저나 거기 살고 계씨니 기념관도 다녀오실 수 있군요...음...... 기념관은 저도 한 번 가보고 싶네요. 다운타운도 걸어보고 싶고....

transient-guest 2017-09-14 08:14   좋아요 0 | URL
농사짓는 곳이 대부분 그렇듯이 살리나스는 쇠락한 타운이에요. 하지만 덕분에 기념관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느긋하게 구경하기 좋았고 바로 옆의 다운타운도 걷기에 딱 좋았습니다. 개발이 덜 된 덕분에 옛날 느낌도 물씬 났구요.ㅎㅎ

hellas 2017-09-14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폴리스 추천받은 이후로 꾸준히 섭취하였으나..... 찬 공기를 들이마시는 순간 그냥 콧물바람이 되는군요. 눈도 가렵고....ㅡ.ㅡ 이번생의 알러지는 이미 틀린것 같습니다...

다락방 2017-09-14 08:01   좋아요 0 | URL
저 봄에 무사히 넘겨서 이거슨 궁극의 비염예방약인가! 감탄하고 열심히 먹고 있었는데, 이 가을 비염엔 프로폴리스고 뭐고 무릎 꿇었네요. 저 진짜 어제는 목구멍이 따끔거려서 잠도 못잤어요. 오늘 아침만도 코를 몇 번이나 풀었는지.. 눈도 가렵고 눈물도 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 생에는 정말 안되는걸까요, 헬라스님? 너무 힘들어요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술 2017-09-18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e and You and Everyone We Know>에서 <분노의 포도>를 읽는 장면이 나오나요?
영화를 못 봐서 왜 이 영화가 다락방님께 <분도의 포도>를 생각나게 했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느닷없게도 <분노의 포도> 하면 스타인벡 소설 다음으로
며칠 전 자살한 광마의 옛날옛적 1990년 소설집 <광마일기>가 생각나요.
거기 나오는 단편소설 ‘연상의 여인‘에 ‘리아의 젖꼭지는 분노의 포도처럼 뽈딱 솟았다‘라는 대목이 있거든요.

다락방 2017-09-18 12:32   좋아요 0 | URL
아뇨아뇨. 그 영화에서 봉지에 담긴 금붕어가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분노의 포도속 거북이 등장 장면에서 영화속 금붕어가 연상되었어요. 그래서 뜬금없이 생각하게 된거고요, 영화속에서는 전혀 분노의 포도에 대한 언급이 없어요. 아무 관계 없는 영화에요.

언급하신 단편소설은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하필이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