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가 먹는 음식은 어디에서 올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송혜숙(소설가)


즐거운 질문!
아이들이 자라면서 어른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나는 어디로 갈까? 이런 근원을 묻는 질문을 받게 되면 어른들은 당황하게 됩니다. 알고 있지만 설명하기는 어려운 질문, 정확하게 대답하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꼬이게 되는 그런 질문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어디에서 올까도 비슷합니다. 일단 질문을 밀어놓고 책을 넘깁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어린이들이 채소를 돌보고, 동물들과 지내는 모습이 나옵니다. 책은 다양한 사진으로 쉽게 설명하고, 내용도 친절합니다. 음식이 우리에게 오는 과정을 기계식으로 보여주지 않아서 좋습니다.

 

아이들이 이 세상을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은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흙을 가까이 하며 사는 일을 지은이는 대놓고 권유하지는 않습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른 생명과 살아보라고, 다른 생물들과 나누는 일을 경험하라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그것은 가꾸는 일이며, 지켜보는 일, 기다려주는 일, 보살펴주는 일, 함께 즐거워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랬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상한 마력이 풍겼습니다. 책장을 넘길수록 이 책을 쓴 지은이가 흙과 지내며 즐겁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전달되었습니다. 저자의 노동에서 즐거움이 감지되었습니다. 어떤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그것이 가장 기본적인 일입니다, 먹는 일일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되고 말고요, 가장 중요한 일이니까요.

 

어린이들의 생각이란 성인의 가치관으로 가는 단단한 씨앗 같은 것입니다. 어릴 때, 어떤 것을 보고 생각했느냐, 질문했느냐에 따라서 세상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사진은 특히 정겹습니다. 짜인 일정에 따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아이들과 달리 즐겁게 일하는 모습입니다. 희귀한 품종을 지키며 보호하는 작은 농장으로도 초대하고, 양떼와 지내는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도 데려다줍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쯤 질문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살래? 어떤 것을 선택할래? 결국 이 책은 삶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 그러니까 읽는 책인 동시에 실천의 책인 셈입니다.

 

깊이 있는 질문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출판사의 다음 질문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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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산으로 들로 사계절 자연 학교>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난지(어린이책 작가, <밥이 최고야> <김치가 최고야>)


봄에 환갑 넘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들로 산나물 뜯으러 간 적이 있습니다. 제 눈에는 오로지 쑥뿐인데, 어머니는 조금 걷다가 “어머나, 냉이가 탐스럽게 올라왔네.”, 또 조금 걷다가 “물가라 그런지 돌미나리도 보인다!” 하십니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어머니에겐 들풀 하나하나가 이름 불러 줄 수 있는 소중한 생명으로 눈에 들어왔던 것입니다. 이렇듯 자연 속에는 우리가 알든 모르든 수많은 생명이 살아 숨쉽니다. 그 생명들은 우리 눈에 ‘딱 아는 만큼만’ 보이는 거지요.


<산으로 들로 사계절 자연 학교>는 겨울잠에서 깨어난 청개구리 선생님이 나들이 나가면서 시작됩니다. 친근하고 귀여운 청개구리 선생님은 가장 먼저 봄의 꽃과 벌레들을 만납니다. 물가에서는 양서류의 알들과 물벌레, 물고기도 만나고요. 여름이 되면, 청개구리 선생님은 산에 난 딸기를 찾아 나섭니다. 또 물가에 사는 잠자리와 물고기들을 관찰하고, 여름에 특히 많은 여러 벌레도 놓치지 않습니다. 청개구리 선생님은 가을엔 버섯을 연구하고, 맛있는 가을 열매들도 살펴봅니다. 드디어 겨울, 청개구리 선생님은 잎 떨어진 나무의 마른 꽃을 보고, 동물들의 발자국 흔적을 연구한 뒤 다시 겨울잠을 자러 들어갑니다.


이렇듯 이 이야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 계절 동안 이루어진 청개구리 선생님의 연구 일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자연 속에서 만난 동물과 식물, 곤충들을 정겨운 세밀화로 보여 주어서, 어린아이의 첫 생태도감으로 알맞습니다. 산으로 들로 나들이 나가 이 책에 등장한 여러 동식물을 직접 만나 보세요. 여태껏 알아보지 못하고 흘려 보냈던 많은 생명들을 인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 순간 자연은 여러 생명을 느끼고, 관찰하고, 탐구하고, 배울 수 있는 ‘학교’가 됩니다. 이 책은 자연 학교에서의 소중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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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세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서유리(동화작가, 사각사각 논술연구소 대표)


‘가족’이란 무엇일까? 시대와 사회가 많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가족이란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도 가족의 조건을 혈연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가족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에게 주인공 알피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있다.


‘입양’이라는 평범하지 않은 방법으로 가족을 만난 알피는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키우던 햄스터 핸리가 새끼를 낳자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기로 한다. 알피의 친구들 역시 알피를 도와 다양한 방법으로 햄스터의 새로운 가족을 찾아 나선다. 알피와 친구들이 햄스터의 가족을 찾아주는 과정은 전혀 이상하지도 낯설지도 않다. 오히려 아이들의 그 따뜻한 마음에 동참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어서 빨리 햄스터의 새로운 가족을 찾았으면 하고 함께 응원하게 된다. 어쩌면 알피와 햄스터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바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작가는 입양이란 전혀 다르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가족을 찾기 위한 평범한 방법 중 하나임을 보여 준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알피에게 ‘입양’이라는 말이 썩 달갑지 않은 숨기고 싶은 상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이야기 어디에서도 알피의 상처는 찾아볼 수 없다. 알피는 자신의 상처를 숨기려고 노력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활짝 열고 보여주었는데도 말이다. 꽁꽁 싸매 둔 상처는 덧나고 염증이 나지만 활짝 열고 공기를 만나게 해 준 상처는 빨리 아물 듯 알피와 주변 사람들이 자신 있게 상처를 드러냈을 때 입양은 더 이상 감추고 싶은 상처가 아닌 기쁨이고 축복이 되었다. 그리고 알피는 자신과 똑같은 입장에 처해 있는 햄스터에게 사랑을 실천할 줄 아는 멋진 소년이 되어 있었다. 입양에 대한 세상의 고정관념과 따가운 시선에 ‘사랑의 실천’이라는 따뜻한 방법으로 당당하게 맞서는 알피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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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베개 애기>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원종찬(아동문학평론가,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동화 작가 송창일은 1930년대에 많은 작품을 발표했으며, 1938년 평양에서 동화집 <참새 학교>를 펴낸 바 있습니다. 북한이 고향인 그는 해방 후에도 그곳에서 살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그의 작품을 만나 보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요즘 그의 동화들이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번에 그림책으로 새롭게 태어난 <베개 애기>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송창일의 <베개 애기>는 나이가 퍽 어린 아이의 세계를 잘 그려 놓았습니다. 주인공인 명애가 아무 생명이 없는 베개를 아기처럼 여기면서 살뜰히 보살피는 것을 좀 봐요. 누구나 어렸을 때에는 이와 비슷한 놀이를 하고 지냅니다. 일종의 소꿉놀이인 셈이지요.

 

아이들의 놀이 가운데에서 소꿉놀이는 무척 재미도 있거니와, 몸과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는 데 중요한 몫을 한답니다. 이 책에서 명애가 베개 아기를 어떻게 돌보고 있나요? 제 동생처럼요? 그리 해도 좋을 텐데 마치 제가 낳은 아기처럼 돌보고 있지요? 이건 명애가 베개 아기의 언니 노릇이 아니라, 엄마 노릇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엄마가 자기한테 사랑을 듬뿍 주면서 잘 돌봐 주는 것처럼, 자기도 베개 아기한테 사랑을 듬뿍 주면서 잘 돌보고 싶은 겁니다.


이렇게 소꿉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엄마가 되기도 하고, 아빠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하면 자연히 엄마 아빠의 마음을 잘 헤아리게 되지요. 또 엄마 아빠처럼 의젓할 줄도 알게 됩니다. 이 작품의 맨 마지막을 보세요. “베개 애기의 어머니도 우나?” 하는 말에 명애가 울음을 뚝 그치고 부끄러워하잖아요. 베개 아기의 엄마가 됨으로써 성큼 마음이 자란 것이지요.

 

아이들은 노는 게 일이고, 놀면서 자라게 되어 있습니다. 또 어서어서 어른이 되고 싶어 합니다. 때문에 소꿉놀이를 하면서 아픈 사람을 낫게 하는 의사가 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되어 보는 게지요. 손님을 태우는 운전수가 되고, 불을 끄는 소방관도 되어 봅니다. 그러면서 세상을 더 잘 알게 되고 다른 사람의 처지도 더 잘 이해하게 되지요. 소꿉놀이가 바로 역할 놀이인 까닭입니다.

 

대개 소꿉놀이를 하려면 이런저런 도구들이 필요합니다. 엄마 노릇을 하려는 명애한테 아기가 되어 줄 베개가 필요했듯이 말입니다. 아이들끼리 소꿉놀이를 할 때에는 조개껍질로 살림을 차리고 모래알로 밥을 짓지요. 씩씩한 장군이 되려면 나무 막대기가 필요할 때도 있고요. 돈 주고 사는 장난감보다는 둘레에서 흔히 보는 도구를 잘 이용해야 뭐든 막힘없이 역할 바꾸기를 할 수 있습니다. 소꿉놀이를 통해 창의성을 발달시키는 것이지요.

 

그뿐인가요? 명애는 베개 아기의 엄마 노릇을 하면서 아주 큰 기쁨을 누립니다. 사랑을 받는 자리에서 벗어나 남에게 주는 자리에 섰으니 얼마나 뿌듯하겠어요. 여러분도 명애처럼 어서 어른이 되어 모든 일을 잘 해내고 싶은 바람이 아주 클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열심히 잘 노는 것 말고 달리 무엇이 더 중요하겠어요. 놀이가 세상의 이치를 저절로 깨닫게 해 준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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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진선(서울은평초등학교 사서)

 

드러나는 큰 상처만이 아픔은 아니다. 아이들은 학교생활을 하며 크고 작은 상처를 받고, 그 상처의 크기는 누가 쉽게 잴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은 그런 아이의 마음을 따듯한 시선으로 섬세하게 잘 담아냈다. 주인공 주경이는 반장에다 친구들을 몰고 다니는 활발한 성격의 혜수에게 말 못할 괴롭힘을 당한다. 오직 혜수의 눈초리가 다른 아이에게로 넘어가길 바라며 묵묵히 학교를 다닐 뿐이다. 그리고 마침내, 혜수의 새로운 타깃이 된 명인이가 나타나지만 이제 벗어날 줄 알았던 주경이는 오히려 혜수의 말 한마디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해자가 되고 만다. 명인이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된 주경이는 전보다 더욱 큰 괴로움과 죄책감에 빠져든다.

 

 ‘기역자 소풍’, 아이들이 제각각 신게 되는 장화 등 책에 나오는 소품들이 위안과 위로를   준다. 특히 모퉁이에 위치한 기역자 소풍 가게 언니의 모습에서는 무심히 말 한마디의 위로로 마음을 달래 주는 어른의 모습이 보였다. 신지수 작가의 그림에서 또한 마음 짠한 위로의 색감이 느껴진다. 상처를 주고받던 아이들이 결국 자기들끼리 박자를 맞춰 가며 하나의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기역자 소풍의 ‘햇볕을 받고 잘 자란 토마토’처럼 참 대견하고 기특했다.

 

아이들끼리 주고받는 대화, 그 미묘한 관계에서 흐르는 주경이의 마음에서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된 후에도, 남들 눈에는 별것 아닌 작아 보이는 상처도 개인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된다. ‘작가의 말’에 나온 황선미 작가의 한마디가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한다. “나는 누군가의 단 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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