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좋은 어린이 책 <세계의 모든 거인 이야기>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경윤(일산 자유청소년도서관 관장)

 

아이들은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어 한다. 나는 어릴 적, 황금박쥐를 보면서 자랐다. 빨간 망토를 목에 감으면 세상을 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슈퍼맨을 보았을 때는 슈퍼맨이 되고 싶었고, 마징가Z를 보면 마징가를 조정하는 철이가 되고 싶었다. 거인은 덩치가 보통사람보다 큰 사람을 뜻하기도 하지만, 남들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거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을 뛰어넘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원초적인 욕망이다. 모든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거인이 산다.

 

이 책은 세계 곳곳에서 전해 내려오는 거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인들은 얼마나 큰지 죽어서 산과 바다가 되기도 하고, 산 하나쯤은 공깃돌을 가지고 노는 듯이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거인들도 있다. 인간과 친해져서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거인이 있는가 하면, 인간에게 해가 되고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는 거인도 있다. 각 나라에서 전해지는 거인들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거인이 실제로 있었느냐 없었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도 우리 속에는 거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 늘 자라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 책을 통해 큰 존재는 그에 따른 큰 책임도 따른다는 것을 아이들이 배웠으면 좋겠다. 그래서 자신이 거대해지는 만큼 다른 사람들을 많이 도와 아름다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것만 챙기는 거인만큼 흉악한 존재는 없으니까. 반면 자신의 거대한 힘으로 남을 돌보는 거인은 얼마나 멋진가. 우리의 아이들이 멋진 거인으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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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좋은 어린이 책 <너는 무슨 풀이니?>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최형미(동화작가)

 

여름 식물이 전하는 이름의 소중함
<너는 무슨 풀이니?>는 꼭 우리 집 아이와 할아버지의 이야기 같다. 내가 할 수 없는 일들, 특히 오랫동안 자연을 보아왔거나, 주변에 늘 있지만 잘 놓치는 것들의 대부분은 할아버지가 해주고 있는데, 할아버지와 아이의 주고받는 문답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이 책은 장면, 장면이 정겹고 사랑스럽다.

 

하얀 광목에 여름에 자라는 식물들을 수놓아 이야기를 만든 이 책은 정갈한 자수 그림책이다. 할아버지 댁에 놀러 간 타로는 마당 수돗가에 수박을 담그고 시원해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할아버지와 마당이며 집 근처를 산책한다. 할아버지는 아이에게 야생초의 이름들을 알려주며 특징을 알려주기도 하고 같이 냄새도 맡아보곤 한다. 정답게 아이와 산책을 하고 풀을 살펴보는 등의 모습을 자수로 나타낸 이 그림책은 어떤 일러스트보다도 멋지다.

 

아이가 시골 할아버지 댁에 다녀온 뒤로 주변 자연을 보는 눈이 제법 똘똘해졌다. 이건 무슨 풀이고, 저건 무슨 꽃이고, 어디에서 보았었는지, 무엇이 신기했는지 종알종알 일러주는 것을 보면 아이의 기억력이 놀랍다. 그러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누군가에게 인식 되고, 존중 받는 것에 ‘이름’만큼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아이는 “그냥 그건 잡초야.”라고 말했을 때보다 이름을 알려주었을 때 더 잘 기억하고 한 번 더 관심 갖게 되었다. 지금은 작은 풀이나 꽃에 지나지 않지만, 함께 살아가는 주변 세상에 대해 각각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이 살면서 아이에게 얼마나 크고 풍부한 경험을 갖게 해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타인이나 사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치를 알아가고, 존중하는 것이 어쩌면 이름을 불러주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아이들이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갖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마음을 다하기를 바란다. 살다보면 가끔씩 어려운 일에 부딪히고, 힘들게 느낄 날도 많겠지만 소소한 행복을 누릴 줄 알고, 소소한 가치들을 아는 것이 아이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므로…….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작은 것도 눈여겨보고, 존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들로 자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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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좋은 어린이 책 <평화의 나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진(아동문학가, 문학세계사 편집장)

 

평화는 어떻게 오는가
유사 이래 인류는 단 하루도 전쟁을 하지 않은 날이 없다고 합니다. 지금도 지구촌 어디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쟁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다른 이에게서 무언가를 빼앗기 위해서지요. 그것이 땅이든, 권력이든, 식량이든….

 

그러나 전쟁이 일어나면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 일으킨 편이나 침략을 당하는 편이나 모두 피해자가 됩니다. 어느 한쪽만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는 전쟁은 없습니다. 그리고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입니다. 그중에서도 전쟁이라는 엄청난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는 연약한 여성들과 어린이들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의 수많은 어린이들이 희생당하고 있습니다. 왜 욕심 많은 어른들 싸움에 아무 죄 없는 어린이들이 희생을 당해야 할까요? 이런 전쟁을 멈추게 할 수는 없는 걸까요?

 

<평화의 나무>는 전쟁에 맞서며 평화를 노래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피 묻은 무기를 보고 쫒기는 사람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자란 소년은 평화의 염원을 담은 노래를 부릅니다. 자신을 낳아준 대지에서 사랑하는 여인과 평화롭게 살고 싶은 소박한 꿈을 꾸던 소년은 노래를 부르다가 전쟁에 미친 어른들에게 희생당합니다. 그런데 소년이 죽은 자리에서 풀잎이 돋아나고, 그것이 무성한 나무가 되어 소년의 평화의 노래를 이어갑니다. 멈추지 않은 평화의 노래로 결국 마을 사람들은 전쟁을 포기하게 되고 마을에는 평화가 찾아듭니다.

 

이 책은 평화의 노래를 부르다가 희생당한 소년의 이야기와 소년이 죽은 자리에서 돋아난 나무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나무는 동양식 세계관으로 말하면 소년의 환생입니다. 나무에서는 소년이 부르던 평화의 노래가 끊임없이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그 노래의 힘이 전쟁을 멈추게 하는 것입니다.

 

소년이 나무로 환생한다는 판타지 기법을 이용하여 그림책에서는 다루기 힘든 전쟁과 평화,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진정한 평화는 전쟁으로 상대방을 쓰러뜨려서 오는 것이 아니라, 평화로운 방법으로만 찾아올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전쟁의 폭력성과 광기가 거세다 해도 ‘평화’의 부드러운 힘에는 당하지 못합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아프리카입니다. 아프리카와 인연이 있는 작가인 안느 조나스와 화가인 레지스 르종은 슬픔과 애정을 담아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주제가 강렬한 만큼, 그림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표지에 실린 천진하지만 슬픈 눈으로 웃고 있는 아프리카 어린이의 얼굴에서, 왜 우리가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이루어야 하는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합니다.

 

“평화가 가는 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평화가 바로 그 길이다.(마하트마 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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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좋은 어린이 책 <사시사철 우리 살림 우리 문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노경실(작가)


세계 곳곳에 ‘한류’의 바람이 강하게 붑니다. ‘우리 스스로’ 한국인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정도입니다. 그러나 막상 외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한국’에 대한 최소한의 ‘앎’이나 ‘이미지’가 무언가? 하고 조사를 하면 이번에도 ‘우리 스스로’ 얼굴이 뜨듯해지고 맙니다. 그 요란한 한류 안에 한국의 문화는 물론 전통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삶의 풍습은 거의 담겨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정작 한류의 주인공인 한국사람, 특히 한국의 우리 아이들은 도대체 우리 문화나 풍습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무얼까요?

 

어릴 때부터 선진국이라 하는 서양의 언어, 그림책, 장난감, 애니메이션, 노래, 그리고 온갖 먹거리와 입고 신을 거리, 게다가 서양의 풍습을 즐기는 것 등등에 푹 젖어 가는 아이들. 마치 오이 피클이나 양파 절임처럼 생각과 정서, 습관이 그런 것들로 푸욱 절여지는 듯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물론 우리와 함께 하는 여러 지역과 나라의 사람들을 위한 ‘한국’의 일상과 계절에 따른 풍속을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자가 필요합니다. 바로 ‘사시사철 우리 살림 우리 문화’라는 책처럼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을 전부 누릴 수 있는 민족은 그렇지 않은 지역의 사람들보다 훨씬 다양하고 섬세하며 자연 친화적인 풍습과 문화를 꽃피웁니다. 이 책에서는 새 옷을 만들면서 맞이하는 설빔이나, 집 안 곳곳을 따뜻하게 만들고 김장을 하면서 겨울 준비를 하는 등등의 우리네 살림살이를 소개합니다.

 

옛사람들이 살아온 생활을 살펴보면 자연에 순응하기도 하지만 자연의 변화에 대해 미리미리 준비하는 지혜, 이웃과 즐거움과 어려움을 모두 함께 나누는 인정, 자연의 작은 것 하나도 삶 속에 활용하는 과학적 정신이 짧지만 동시 같은 문장을 통해 잘 드러납니다. 그런데다가 그림작가가 삽화, 인형 만들기, 촬영 조감독 등 웬만한 영화 한 편 찍는 듯 시간과 노력을 들였지요. 1인 다역을 하면서요!

 

또, 일종의 ‘숨은그림찾기’의 즐거움을 줍니다. 한 장 한 장마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인형과 부속물들. 신기하게도 그것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평면적인 삽화. 이 두 가지 요소와 재료를 펄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자연의 배경. 이 삼박자 안에서 우리는 우리 삶과 문화 속에 소박하게 놓여 있는 작은 그림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갖게 됩니다. 미술감독이자 인형제작자(?)인 화가의 치밀함과 재기발랄함이 고리타분할 수 있는 전통문화를 유쾌하게 살려준 것이지요. 덕분에 사시사철 우리의 삶과 문화가 싱싱하게 보이고 들리며, 만져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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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좋은 어린이 책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권혁준(아동문학평론가, 공주교육대학교 교수)


건방이는 이 시대 초딩들이라면 한번쯤 꿈꾸어보는 로망의 인물이다. 가난한 할머니와 살다가 할머니마저 돌아가시고 고아원으로 들어갈 처지가 된 건방이는 우연한 기회에 무술의 대가 오방도사를 만나 무술수련을 받으면서 자신이 무술에 뛰어난 자질이 있음을 알게 된다. 무술의 절대 강자가 된 초등학생 건방이는 학교의 일짱이 싸움을 걸어오면 어떻게 대처를 할까. 불량 고딩이 초딩을 괴롭힐 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야기는 독자의 예상을 배반하면서 유쾌하게 전개된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정말로 재미있고, 실실 웃음이 비어져 나온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솜씨가 정말 대단하다.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초등학생 둘이 골목길에서 핫도그를 먹으며 나누는 이야기. “골목길 같은 데서 혼자 걸어가다가 깡패를 만나잖아? 그럴 때 ‘머니맨 도와줘요!’ 이렇게 세 번 외치면 머니맨이 나타난대. 머니맨은 ‘M’자가 박힌 야구 모자를 쓰고 있는데 싸움을 완전 캡짱 잘한대. 10대 1로도 이긴대”


많은 독자가 이미 알아챘듯이, 머니맨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보던 슈퍼맨이나, 원더우먼, 스파이더맨과 닮아있다. 뛰어난 능력으로 악당을 물리치고 약자를 도와주는 영웅들 말이다. 그런데 우리의 머니맨은 그런 틀에 박힌 인물들과는 달라서 매력과 개성이 넘친다. 비싼 핸드폰을 뺏길 뻔한 초등학생을 구해준 다음 머니맨이 읊조리는 대사는 저절로 웃음이 나게 한다.

 

 “초딩은 500원, 중딩은 600원, 고딩은 700원인데, 고딩 세 놈이니까 2100원, 7시가 지났으니까 야간 할증료 100원씩 추가해서 합이 2400원이야.” 머니맨은 날쌔고 무공이 뛰어나지만 체구가 작은 초등학생이다. 깡패를 물리쳐주고 요금을 받는 머니맨은 아무 대가 없이 약자를 보호해주던 지난 시대의 영웅과는 다르다. 곤경에 처한 시민을 구해주고 합리적인 대가를 받는 영웅이 지금 우리 시대에는 더 공감을 이끌어낼지 모르겠다.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명랑 무협동화이다. 성인 무협소설에서 보던 스토리 구조, 절대 무공의 사부와 비술을 전수 받으려고 경쟁하는 제자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 작품이 이런 관습적인 이야기 공식을 채용했다고 해서 뻔한 서사로 전개될 것이라고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전통적인 무협소설의 주인공들은 속세에서 떠난 절대 순수의 공간에서 무술을 수련하고 정신을 연마할 수 있었지만 현대의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오방도사와 건방이는 자본주의의 삶의 방식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스승 오방도사는 고기반찬만 밝히며 배가 부르면 행복해지고, 제자 건방이는 곤경에 처한 아이들을 구해주는 알바로 돈을 저축하는 현실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그렇지만 이런 모습이 이들의 진면목은 아니다.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천진난만하던 오방도사가 사실은 정신적 경지가 드높은 무술인임이 드러나며, 건방이도 순수하기 이를 데 없는 초딩임을 알게 된다. 현대 자본주의 세계의 삶의 방식과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의 모순이 빚어내는 아이러니컬한 상황도 이 작품을 읽는 즐거움의 하나이다.

 

어린이문학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당신들은 스토리텔링의 즐거움, 벗어남의 즐거움, 공식의 즐거움과 그것을 배반하는 즐거움, 말놀이의 즐거움 등을 마음껏 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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