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물대포 맞아버렸다
2005.12.08


오늘 오후 여의도 국회 앞 국민은행 근처...

비정규직 노동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입법(즉 비정규직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사유를 명시하여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여 올해 국가인권위원회, 노동 사회단체,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주장해 온 것을 내용으로 한 법률의 제정 또는 근로기준법, 노동조합 및 노동조합법 개정 및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폐지 또는 개정 등)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집회가 있었다.

노무현이나 열린우리당이 뻘짓하고 있다고 말하는 내가 오늘은 말만 해서는 안되겠기에 그곳에 가기로 했다.

요새 물대포가 자주 등장하다 보니 대열 뒤쪽에서 비옷으로 갈아 입고 대나무를 들고 앞으로 나서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등장은 모든 행사가 모두 끝난 후였으므로 어쩌면 하나의 상징적 행사 정도의 성격일 것 같다.

그들이 나서자 선무방송(여자 목소리다)이 들린다.

우리는 시위를 보호하러 온 것이지 시위를 막기 위해 온 것이 아니므로 해산하라 어쩌고 저쩌고..

경력 수송버스로 사람들이 다가서자 곧 노란색 물대포 차량에서 물이 쏟아진다.

겨울에 찬 물을 끼얹다고 생각해 보자. 물 한번 참 차다. 아니 춥다.

선무방송이 계속된다. 물러서라. 해산하라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좀 있다가 방패를 든 무리가 나타나고 서로 공방전이 벌어진다.

위에서 어쩌면 상직적 행사라고 정도의 성격이라고 했는데, 서로 밀고 당기지만 서로를 다치게 할 정도로 나서지도 물러서지도 않는 것이 그렇게 말해도 될 듯 싶다. 방패를 든 무리들도 방패날을 세우고(방패를 약간 비스듬하게 세우면 아래쪽 날이 다 보인다. 그렇게 하면 팔 길이와 방패 길이를 합친 곳까지가 공격 범위이고 그 방패날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얼굴 등 피부에 닿으면 피부가 찢겨진다. 방패를 땅에 갈기도 하고 진압 연습하면서 땅에 부딪히기도 하니 아주 날까롭게 날이 선 것이 많다. 어떤 자세인지 궁금하면 바로 아랫글 첫번째 사진을 보면 된다) 곧 달려들 것처럼 하면서 온갖 무서운 표정을 짓고 욕지거리를 해대지만 선뜻 나서지 못한다.  

선무방송이 계속된다. 방패를 든 무리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물러서라. 해산하라.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앞선 이들이 뒤로 빠지고 처음에 뒤로 빠졌던 이들이 다시 나선다. 물론 그들은 맨손이다.

그들은 방패를 든 무리들과 몸을 맞댄다. 그리고 서로를 밀친다.

서로 밀치다가 이런 저런 말이 오가기도 하지만, 재밌는 ?? 대화도 오간다.

오늘 내가 그 무리들 중 하나와 나눈 대화다.

그가 먼저 말을 건다. 어께에 파란 테잎을 붙인 걸 보면 계급은 상경이나 수경(군인으로 따지면 상병이나 병장)인 것 같다.

아저씨..여기 집회 끝나면 돈 받는다는 게 사실인가요 ? (존댓말이니 아저씨라는 말은 봐준다..)

누가 그렇다고 가르치던 ?(난 반말이다. 얼추 보아도 내 넷째 조카뻘이니 그냥 그러기로 했다)

아니, 그렇게 들었어요.

누가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지만 거짓말이야.

그에게 누가 그런 말을 해 주었을까 ? 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돈을 받고 그런 곳에 간 적이 없다. 내가 아는 한 그런 집회에 나가는 사람 중에 돈받고 가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물이 떨어졌는지 조용하던 물대포가 다시 움직인다.

방패를 든 무리들과 맞닿은 곳에도 쏠까 ? 같은 편이 물을 뒤집어 쓸텐데.

아 ! 미운 정도 정인가 몇 분 사이에 그들과 정다운 ??? 대화도 오간다.

방패를 든 무리들이 모자 눌러써야 한다고 충고를 해 준다.

니네들 있는 곳에도 물대포 쏘냐고 묻는다.

입술을 힐쭉하면서 헛웃음을 지으며 자기들이 있는 곳에도 막 쏜단다.

뭐야 ? 이런 우라질 ~~~

저 뒤에 숨어 있는 놈들이 움직이라는 대로 움직이거나 아무 개념없이 사는 애들이더라도 그래도 자기들이 부려먹고 있는 애들인데, 역시 그 놈들은 역시 병역의무라는 굴레를 씌워서 얘들을 인간 취급도 안하는 거야 !!!! 정말 나쁜 놈들이다. 그 무리들이 헛웃음을 짓는 이유를 알겠다.

그 순간 내 왼쪽으로 불과 5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있는 물대포가 내 왼쪽 뺨을 향해 정면으로 날아온다. 물대포의 위력은 대단하다. 몸을 웅크리고 버티지 않으면 몸을 뒤로 밀쳐버린다.

여름이면 시원하기나 하지. 이런 이런 다 젖었군. 어라, 내 등산화는 방수라고 했는데 젖었네..우띠~

후드점퍼에 달린 모자를 눌러쓴 여자 한명이 물대포를 가까이서 맞고는 어쩔 줄 몰라한다. 어깨를 잡고 내 앞으로 당기고 물대포를 등지고 내가 섰다. 내가 맞는 게 낫다 싶어서. 다행히 곧 물대포는 멎었다.

그래도 선무방송은 계속된다.

마스크를 하기 전부터 선명하게 사진을 찍었고 그것을 근거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파란옷에 안경쓴 사람 물러나라. 누구누구 정말 선명하게 찍혔다 어쩌고 저쩌고...

그 방송을 들으니 웃음이 나온다. 나도 잘 찍었을라나. 너무 잘 찍혀서 내 얼굴이 잘 보일라나. 이왕 잘 찍지. 그래서 머리 속에 확 박혀버리지. 아니 너무 확 박혀 버려서 꿈속에서도 내 얼굴을 확 봐 버리지. 그래, 그리 말하고 하는 게 재밌나 ? 어잉~

허허..자랑스런 대한민국 경찰이 되어 업무에 충실할 뿐인데 놀리면 쓰나 ? 내가 놀린건가 ? 흠...난 그냥 그도 집에 가서 나처럼 내가 오늘 무슨 일을 했나 하면서 천장을 쳐다볼 때 어떤 기분이 들까 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웃자고 한 말이다.

춥다. 그래서 뒤로 물러선다.

점퍼 위에 묻은 물은 곧 얼어 살어음처럼 된다. 모자에서는 얼지 않은 물이 뚝..뚝..바지는 살에 닿아서인지 얼지 않고 젖었다. 차라리 얼어버리지. 더 춥잖아.

행사가 다 끝나고 가까운 식당에 갔다. 얼굴이 확 달아 오른다. 정면으로 맞은 왼쪽 뺨과 귀가 더 그렇다. 소주 한잔을 마신다. 더 달아 오른다.

그리고 집에 간다(지금은 집에 가기 전에 잠시 사무실에 들렀다).

오늘의 교훈...

1. 지편 내편 상관없이 물대포 쏘고 저 뒤에 숨어 있는 놈들 정말 나쁜 놈이다.

2. 방패를 든 무리들과 가깝다고 해서 절대 물대포 피할 수 없으니 자리를 잘 잡아야 한다.

3. 방수되는 옷과 신발을 챙기되 과장광고에 속아 산 것일 수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야 한다.

4. 옷이나 양말을 하나 더 챙기되 꼭 비닐로 꼭 싸야 한다.  

5. 저 물이 무슨 물인지 알 수 없으니 입은 꼭 다물고 집에 가거든 깨끗이 씻어야 한다.

저 물대포가 더 이상 쓸모 없어 가뭄난 곳에 물을 나르는 것이 제 일인 줄 아는 날이 빨리 와야 할 텐데.......




  • 마주보며말하기 2005.12.09 10:33:40

    어제 인도쪽에서 충돌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 뉴스를 보니 상당했던 모양이다. 잡혀서 구타당하는 시위대 사진과 그것을 못찍게 하는 카메라를 막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무미건조하게 적어본 글인데 그곳에 계셨던 분들이 못마땅해 할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마음이 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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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12-09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쓴 사람(제 옆지기)은 나이 어린 사람에게 함부로 반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경들한테는 반말을 합니다. -.- 그것도 전경 한 사람이 떨어져 있을 때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전경들이 패거리로 몰려 있을 때만 반말을 합니다.

깍두기 2005-12-09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 옆지기님 힘내세요. 숨은아이님도.
이 추위에 집회하는 분들도.
우리 사회가 점점 우리 사회 구성원 중의 일부(아주 중요한 일부)를 포기하는 것 같아 괴롭습니다.

라주미힌 2005-12-09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도 추운데...
감사합니다.

물만두 2005-12-09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바뀌어도 나아지는 건 없다는 ㅠ.ㅠ 몸 조심하시길...

숨은아이 2005-12-0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저야 뭐 하는 일이 없지만...

아영엄마 2005-12-09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운 날에 물대포 맞으시다니.. 감기 안 걸리셔야 할텐데... ㅡㅜ

엔리꼬 2005-12-09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비정규직인데, 나는 왜 집회 참석을 안할까,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결론은? 무섭다.

숨은아이 2005-12-09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라주미힌님 만두언니 아영엄마님 걱정하고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왜 한겨울에 물을 쏘는지 몰라요. 서림님, 무섭죠. ^^

릴케 현상 2005-12-0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업자는 이불 뒤집어쓰고 여기가 천당인갑다 합니다~

울보 2005-12-09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감기에 걸리지 않으셨는지요,,
숨은아이님도 걱정이 많으시겠네요 ..
두분모두 힘내세요,,

숨은아이 2005-12-09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엥? 추운 겨울에 실업자가 되셨군요. 이런.
울보님/고맙습니다. 저는 뭐 힘낼 것도 없어요.

하늘바람 2005-12-09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세상에 ^^

로드무비 2005-12-10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감기 안 걸리셨는지......
두 분은 정말 어쩜 그리 한결같으신지요.
참 귀한 커플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날씨에 물대포를, 참 악독하구만요.ㅉㅉ

숨은아이 2005-12-10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세상에 네상에.^^
로드무비님/저는 칭찬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 다행히 감기는 안 걸렸네요.

2005-12-10 1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05-12-10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건강하시길.

숨은아이 2005-12-11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지금 주문 마쳤습니다. ^^
야클님/야클님도요. 고맙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11.15. 농민대회에 나타난 국가의 폭력집단이다..아랫 사진은 그 이후 사진이다..(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자가 찍은 것입니다)

얼른 봐도 달라진 것이 있다..바로 1001..이라는 숫자가 방패에서 사라졌다..저들의 방패는 경찰서에 배속된 의경들의 것과 다르다.. 재질도 다를 뿐 아니라 크기도 다르다..물론 보이는 것처럼 색깔도 딱 저 색깔이다..노란빛이 조금 나는 방패집단이 빠지고 저 색깔이 나타나는 순간 난 오싹함을 느낀다..오늘도 누군가는 다치겠구나..그 예상은 빗나간 적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꼭 1년전 12월 국회 앞에서 만난 저 숫자를 가진 무리 중 하나가 기억난다..어떤 여성의 방송 소리에 대고 맞고함치던..저런 빨갱이같은 년..다 죽여버려야 해..그러면서 옆에 있는 또래애와 히죽거린다..내가 그를 보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한마디 했다.. (난 욕을 잘 못한다..투덜 투덜..씩씩..정도가 보통이다..) 내가 노려보자, 그가 나를 보더니 한마디 한다..야 이새끼야 뭘 봐 ? 난 기가 막혀 그를 계속 노려보았고 그는 곧 내 눈길을 피했다..그 집단 속에서 아무도 그의 말을 제지하지 않는다..그들을 데리고 다니는 직업경찰들도 말이다.. 

자기가 생각해도 너무했나 싶었던 걸까 ? 아니면 귀찮아서 ? 아니면 방패로 패버리면 된다고 생각해서 ? 군대 간 셈치고 의경을 지원했다가 그리 되니 짜증이 난 걸까 ? 아님 원래 그런 애일까 ? 이제 겨우 20살이나 되었을까 ? 도대체 어떤 것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 그냥 히죽거리며 아무말이나 내뱉으며 그러나 곧 눈길을 피해버리는 그를..

(시위대 잘못이냐, 국가의 폭력집단 잘못이냐는 어느 한 장면만을 떼어놓고 벌이는 논쟁은 어떤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주지 않는다..왜냐하면 논쟁의 진짜 당사자, 즉 국가의 폭력집단의 존재를 강력히 지지하는 당사자가 그 논쟁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즉 여기서 너희는 안 그러냐는 말 따위는 하지 말란 말이다. 그럼에도 이 의문만은 답을 듣자. 시위대도 잘못했다. 그래서 형사처벌 수없이 받았는데, 왜 저 집단은 못된 짓을 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지 ? ) 

어느 사회든 지배집단을 위한 폭력집단은 존재해 왔다..현재 사회가 가진 모순을 극복하는 사회가 오더라도 존재할 것같다..그러나 난 그런 집단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언젠가는.. 

참, 오늘 할 얘기는 그게 아니구나..어제 난 광화문에 다녀왔다..

농민들이 계속 스스로 목숨을 끊고 저 폭력집단에 의해 타살되었다는 정황이 있는데도, 그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어느 농촌에 찾아가 밥을 먹다가 각시를 보고는 '밥 맛있죠, 참 맛있네'를 되뇌이는 그 사람에게 화가 나서다..농민 시위가 있을까봐 공식 초청 행사에는 가지 않더만(전남), 농사는 우리가 지을 테니 판로를 책임져달라는 우렁찬 목소리를 들으니(경남) 기분이 좋더나 ? 그래 맛있드나 ? 겁나게 맛있드나 ? 피디수첩의 내용을 보니 짜증난다는 댓글 달 여유는 있는데, 농민 시위에 설쳐대는 저 집단의 행동 - 이 추운 겨울날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쏴대며 설쳐대는 - 에는 짜증낼 여유는 없드나 ? 

(어제 경찰 간부인 듯한 자는 전화기에 시위 현황을 전하며 웃고 지랄이다..(아는 사람이 나타나자 그에게) 그렇게(시위대가 밀고 나오게) 될 줄 몰랐어 ? 하하..우린 책임없어..하하..이 추운날 물대포를 맞고 서있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는, 하다못해 지네들 편이라고 저기에 서있는 무리들에 대한 얘기도..한마디도 없다..) 

교보문고 쪽을 돌아 지나가다 방패를 들고 서 있는 무리들을 보았다. 방패에 적힌 숫자가 지워져있다. 들여다보니 1005다...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사진기를 집에 두고 왔다..그런데 마침 오늘 인터넷을 보니 비슷한 사진을 찾을 수가 있었다.

왜 지웠을까 ? 시민단체 등 집회 주최자가 국가의 폭력집단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서면 자랑스럽고 자랑스러운 기동대라며서 시위진압 연습 장면 등을 보여 주면서 낄낄대던 여유 ? 마저 보여주던 그들이..자기 부대 상징 숫자를 과감히 지워버리다니..끌끌..저 뒤에 숨어버린 자들의 주구에 불과하다는 것까지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더라도 방패에 적힌 숫자 지우는 것으로 자기 정체를 숨기며 질기게 살아남아 보겠다는 것인가 ?


 
 


  • 마주보며말하기 2005.12.05 12:20:04

    어쩔 수 없이 싸우더라도 절대 감정으로 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난 적어도 대응 불능 상태인 경우에는 그들에 대한 어떤 위해도 막으려고 했다..그런데 저 1001, 1002 등등에게까지 그래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저들에게 우리는 직접적인 타격 대상일 뿐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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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12-05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1, 1002 등 100으로 시작되는 전경 부대는 서울경찰청 직속 시위 진압 전담 부대라고 한다. "폭력 과잉 진압"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건 모두 이들 부대의 짓이라고 한다.

울보 2005-12-05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마음이 아파요,,조선인님 페이퍼보고마음이 아팠는데,,
뉴스를 보다가도 마음이 아파요 아이들이 물어보면 무엇이라고 말을 해야하나요,,
파란여우님이 요즘 뜸한것도 속이 상하고요,,

라주미힌 2005-12-05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신경질나... ㅡ..ㅡ;
왜 끝까지 징병제를 고집하는지 알만하죠...

비로그인 2005-12-05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 1001...
맞아봤습니다.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2000년, 아 그 때도 농민대회 때였군요. 대오 한 가운데를 싹둑 잘라먹더니 그 때부턴 마구잡이 폭력이었지요. 심한 욕설과 함께... 제 분에 못이겨 마구 휘두르는 듯. 가만히 서 있다가 왜 맞는지도 모르고 맞았지요. 왜 도망가야 하는건지도 모르고 도망갔고... 허리에 가서 생긴 방패에 찍힌 자국, 곤봉에 맞은 자국이 두달 넘게 지속되더군요. 한동안 걷는 게 힘들었던...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불쌍하더군요. 폭력성을 자연스레 습득하는 대다수의 남성들. 아마도 그들에겐 그 행위가 정상이었겠지요. 몇 명을 두드려 팼는지가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는 일종의 무용담일테고요.

숨은아이 2005-12-06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네... 전 그날 편하게 방안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참...
라주미힌님/음, 그게 그렇게 이야기가 되나요.
여대생님/헉. 허리를 방패에 찍혔다고요. 으아... 안 다친 게 다행입니다.

로드무비 2005-12-06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올리신 옆지기님 글이죠?
밥 맛있네, 했다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
아이, 정말 이렇게 추운데 고생하시는 분들......

산사춘 2005-12-06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현실인데 과거 얘기라 우기는 소리들이 들려요.
숨은아이님 덕에 저 자신도 다시 반성해 봅니다.

숨은아이 2005-12-07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그게 말이죠, 무슨 쌀 판매 촉진을 위한 박람회 같은 데였는데, 대통령이 부인과 같이 거기 방문해서 반찬도 없이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며 맛있다고 몇 번씩 말했다고 뉴스에 나왔죠. 그 얘기여요. 맛있는 밥 맛있게 먹는 거야 뭐라 하겠나요. 그런데 그 다음 화면에 행사 관계자가 "쌀은 우리에게 맡겨주십시오!" 하고 큰소리치니 대통령이 "믿겠습니다." 말하던 게 저는 더 기막히더라구요. 누가 누구한테 믿고 맡긴다는 건지... 대통령은 손놓고 있고, 농촌에서 몸부림치면 뭐가 다 된다는 건지...
산사춘님/예, 저도... 공감 감사!
 

막가는 안산공과대학 언제까지... | 혼자 중얼중얼
2005.11.24

 
 
 
위 사진은 이미 내가 여러 차례 쓴 글 중 하나에 실린 사진이다. 바로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안산공과대학의 조합원들(여성 조합원이 절대 다수이고 비정규직 계약직 노동자들) 차량 사진이다. 현재 파업을 하고 있고 파업 과정에서 학교측이 옹호하고 있는 학교바로세우기운동본부라는 단체에 소속되었거나 또는 학교의 지시를 받은 사람들이 노동조합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다가 마찰이 생기기도 하는데, 특히 정규직 남자 직원들의 행태는 과히 상상을 초월하고 저주스럽기까지 하다. 그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차량을 이렇게 부숴버린 것이다. 새벽에 술먹고서, 여성 조합원들을 죽여버리겠다고 마대자루로 설치면서 무려 4대의 차량을.......아무튼 어쩌다 그들의 얼굴을 마주치기만 해도 짜증난다. 나 같은 남자들이 지나가면 얼굴도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하면서 여성 조합원들에게는 반말에 함부로 대하는 꼴이라니...
 
그렇게 한 사람은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가 되었고, 학교로부터는 감봉 3월의 징계를 받았다. 물론 학교는 그 동안 직원들의 성희롱, 폭행 등의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까지 하였으나 노동조합과 생긴 마찰에 의해 해고를 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는지 그 사람 외에는 그 누구도 징계를 하지 않았다. 또한 지난 9월 초에 있었던 여성 조합원의 사타구니를 폭행하고 '거기 맞았다고 애기 못낳느냐'며 막말을 해댔다고 하는 폭행 당사자도 버젓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그는 폭행 혐의로 기소될 거라고 한다). 그러나 그도 지금 징계를 받지 않았다. 
 
여성 조합원이 아니었다면 과연 그런 일이 있었을까 ? 정규직이었다면 과연 그랬을까 ? 
 
아무튼, 위 차량 손괴자는 최근 벌금예납고지를 받았는데, 예납 마지막날에 또 다시 조합원들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그가 거의 제압당한 뒤에 도착한 나는 그가 들고 있었던 공업용 커터칼을 보았다. 그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적힌 현수막을 찢고 다니다가 그에 항의하는 여성 조합원을 칼로 위협하였다. 그는 다시 잡혀갔다.
 
 
만취상태에서 지부 조직부장 칼로 위협하고, 안면 가격
오늘로 213일째 파업을 진행중인 안산공대지부에 또다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7월2일과 6일 조합원들에게 성폭언을 하며, 차량을 파손했던 경비가 또다시 만취상태로 농성장에 칼을 들고 나타나 “다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는 만행을 자행했다. 경비는 천막과 주변의 현수막을 칼로 끊어놓고, 지부 조직부장을 칼로 위협하고 안면을 가격해 폭행 혐의로 현재 경찰에 연행됐다.

한편, 학교측은 14일자로 안산공대 본관에 직장폐쇄 신고를 한 상태이다.

*학교 경비가 칼로 찢은 현수막

*경비에 의해 안면을 가격당행 부러진 지부 조직부장의 안경

http://blog.daum.net/cyseok71/4397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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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5-11-25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법도 정규직만 보호하나보죠?

릴케 현상 2005-11-2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오래가네

숨은아이 2005-11-2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법'은 모르지만 그 동네 경찰은 그런 경향이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산책님/지긋지긋하지요. 언제까지 갈지... 당사자인 노조원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장백이 여기 있었구나!!!! | 혼자 중얼중얼
2005.11.14

 

그 시장 골목을 떠나온 지가 6년 반은 다 되어가는 것 같다. 고대 앞 시장인데 많이 변했다. 지난 주 금요일 늦은 밤 그곳에 들릴 일이 있었다. 닭곱창집도 참 많았는데, 지금은 서너 개뿐이고 그나마 요즘 애들은 그런 걸 먹지 않는단다. 그래서 생곱창은 없고 냉동곱창뿐이란다. 허름한 술집에 닭곱창을 먹으로 드나들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세상을 뒤집자던 이야기들로 넘쳐났던 곳이었는데, 너무나 조용하다. 애들이 화려한 불빛이 있는 다른 곳으로 다 떠난 모양이다. 그래서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곳도 있고 지나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골목 입구 쪽에는 16년 전에도 있었던 호프집이 아직도 있다. 생맥주 한잔에 1700원, 여전히 싸다. 10000원이 넘는 안주는 저 아래 두어개 정도. 허름한 것도 예전과 같다. 테이블도 네댓개. 그런 곳이 계속 남아 있었으면 좋으련만. 

  

참, 뭐가 달라졌나 두리번두리번하면서 가는데, 유리창에 체게바라 사진이 수십장이 붙여진 가게가 있었다. 뭘까 하고 가게 이름을 보니 '장백서원'이었다. 아 ! 장백이구나. 장백, 80년대, 90년대에 그 근처 학교를 어슬렁거렸던 사람들은 장백을 알 것이다.

   

장백은 서점이다. 단지 '책이 왼쪽으로 기울여 꽂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은 압수수색한다는 우스개소리도 있었던 때, 고대 후문에 있는 장백은 왜 책을 왼쪽으로 기울여 꽂아 두었을까 ? 장백이 털린다(압수수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우리는 돌과 화염병, 쇠파이프를 들고 장백을 지키러 갔다. 장백은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소중한 책과 공간을 내어주었기 때문에.......그래서 경찰은 압수수색하는데 진압장비를 갖춘 전경들을 닭장차에 싣고 나타난다. 

  

세상은 변한 게 없는데 오직 간사하게도 사람들의 마음은 변해버려서 또 개발에 밀려 -  그곳과 그 근처는 길이 넓어지고 지하철이 들어서고 먹고 마시는 노는 것들로 거의 메워졌다 - 그 자리를 내주고 학교에서 좀 더 먼 곳으로 밀려났다. 진리의 상아탑에서 진리는 오갈 데가 없어 저 멀리 사라져가는 것처럼...장백을 살리자고 해서 회원을 모집했고 마침 직장에 다니던 나는 10만원을 냈지만 결국 장백은 문닫았다. 그리고는 신문 한귀퉁이에 장백도 망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이제 영원히 장백을 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 ! 장백이 여기 있구나 ~ 장백이 여기 있어. 그 장백이 내가 생각하는 그 장백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은 해 보지도 못하고, 장백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반가웠다. 발길을 멈추고 불꺼진 가게 안을 찬찬히 들여다 보았다. 정말 자그마한 곳에 많지 않은 책들이 꽂혀 있다. 앞서가는 친구들에게도 말을 건네다. 저기 장백이 있어. 장백이....

  

나, 장백한테 돈 받아야 하는데, 내 투자금 돌려 줘~~~~~ 괜한 소리도 해 본다. 나, 장백한테 꼭 내돈 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장백이 잘 되야 하는데, 그러려면 또 어쩔 수가 없구나 ! 내 돈 받으려면 또 투자를 하는 수밖에 ㅠ.ㅜ 

  

아래 글은 장백이 하고 싶은 말이란다. 그리고 장백이 회원을 모집한단다. 

  

  

“인문학만이 살 길이다”

자본의 경쟁력 시대이다.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의 할인 경쟁은 지역 서점이 살아갈 길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시장의 원리를 내세우는 자유 경쟁은 무분별한 유통의 독점과 책이란 상품에 가치를 떨어드리는 결과를 가져 왔다. 출판의 다양성은 판매 부진으로 시장에서 사라진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책이 독자에게 외면당하는 것은 판매 경쟁에서 비롯된다. 책의 경쟁은 필요한 정보와 교양과 인간 내면을 추구하는 삶의 지침서 일 때 올바른 의미를 찾는다. 지금의 도서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일반적 법칙을 조작한다. 독자들이 책을 다양하게 선택할 권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한 출판사의 사재기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할인 경쟁은 독자들을 기만하여 도서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까지 소비자는 지불해야 한다. 각종 마일리지와 책 배송 무료의 선전은 이미 도서 가격에 포함되어 정해진다.

우리는 점점 책을 구경하면서 필요한 책을 고르는 재미를 잃어버린다. 출판의 흐름으로 세상을 읽던 시대는 사라졌다. 독서를 통해서 인간의 내면을 성찰하는 여유는 없다. 다만 경쟁에서 이긴 승자만이 살아남는 서글픈 세상이 존재할 뿐이다. 그 경쟁이 자본을 축적하는 과정의 승리자는 되겠지만 인생의 기쁨을 맛보는 기회는 없을 지도 모른다. 장백은 지금까지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책만 판매하는 슈퍼마켓의 진열에서 벗어나 대학과 지역을 연결하는 문화적 중심에 서 있었다. 한 해의 신간을 주제별로 정리한 도서기획전 행사, 각종 공연 활동과 학술 강연, 열린 세미나, 소식지 발행 등은 서점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려 주었다. 정부는 이러한 활동을 탄압했다. 이데올로기 색깔에 물들어 있는 현실은 장백에 존립을 궁지로 몰아갔다. 장백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공동체적 조합의 체계와 문화적 연대의 모색을 시도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고 벽은 높았다. 장백은 무너지고 있다. 인문학의 시대는 이제 개인화되고 각자의 세분화된 관심의 영역으로 흩어 졌다. “함께하는 희망 찾기!”는 이제 불필요하다. 필요한 정보는 손쉽게 인터넷을 검색하면 된다. 대학 도서관 순위 1위가 무협지와 환타지 소설로 10년째 발표되어도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다. 대학의 학문은 건물에 갇혀 있거나 부동산의 가치만 남을 뿐이다. 인문 사회과학의 위기는 이미 1990부터 시작됐다. 장백 역시 그 위기를 건너가지 못하고 좌절하고 있다. 희망이 있을까?

지역 서점이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은 전문성에 있다. 장백은 그 전문성을 인문학의 정신과 올바른 책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문화적 공간에서 찾고자 한다. 그동안 인문 사회과학 서점은 대학가에 위치했다. 지역 서점과 구별된 차별성을 가지고 운영했다.

하지만 인문 사회과학 서점은 애석하게도 다섯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다. 지역의 대표성을 가지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서점 운영을 개인의 정치성과 자본에 의존한 탓이 크다. 또한 지역서점의 역할 분담에만 한정지운 탓도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독서 시장은 아직도 부족하다. 대학과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적 공간으로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대학과 주변 초 중고등학교 그리고 인근 주민의 다양한 독서 운동을 조직하거나 지역 주민의 독서 수준을 높이는 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역 서점이 참고서와 베스트셀러만을 주된 판매 방식으로 하는 것은 독서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장백은 전문성을 갖춘 지역 서점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장백의 주인으로 당신을 모십니다.


투자 금액 : 일 만원

조흥은행 : 김용운 319-04-538366

문화를 열어가는 자치 공간 장백서원 02 6409-6258 016-9310-6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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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11-15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시장에, 떡볶이집이 없어졌다. 새벽 2시에도 떡볶이를 먹을 수 있는 곳이었는데.

산사춘 2005-11-16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장백서점 소식지(?) 열심히 얻어다 봤었는데!
그 필자들도 그립습니다.

숨은아이 2005-11-16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산사춘님도 장백을 아시는군요!

릴케 현상 2005-11-1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아는 분이 두 달 동안 애 업고 알바했는데 월급을 못 받았다는-_-

숨은아이 2005-11-17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
 

폭력경찰이 망치로 부쉼 | 할 말은 하고 살자
2005.11.05

 

 

[쌀 비준안 국회 상임위 통과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로 향하던 농민이 몰고 가던 차량을 경찰이 망치로 부쉈다. 차유리에 '폭력경찰이 망치로 부쉼'이라고 적혀 있다. 오마이뉴스에서 윤성효 기자 기사에서 [펌]]

 

거의 대부분의 시위 현장에서 경찰은 절대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다만, 과격한 시위를 막다 보니 약간의 불상사가 있었다고 말한다. 결국 과격한 시위 때문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 책임은 젊음을 억제하지 못한 의경 또는 전경에게 있다고 말한다. 즉 경찰관들은 책임없고 의경 등이 제대로 진압수칙을 지키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여기서 시위대 책임이냐 경찰 책임이냐를 말하지는 않겠다. 경찰이나 군대가 있게 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말로 그 답을 대신한다. 그리고 경찰이나 군대가 그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를 보았으면 하는 말도 덧붙이면서 말이다. 그것은 이곳 대한민국에서만의 일은 아니다. 군대나 경찰 그것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것 하나는 말하고 넘어가자. 자꾸 의경 또는 전경에게만 책임 돌리는 것은 제 얼굴에 침 뱉는 거다. 계속해서 그런 일이 있는데도 왜 제대로 하도록 만들지 못하냐 이 말이다. 무슨 자랑이라고 계속 같은 핑계를 대는지.


아무튼 아무리 그것이 불법이라 딱지를 붙일만한 일이라 해서시위 용품이나 시위대가 소유한 물건을 파손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러나 난 그런 일을 정말 수도 없이 봐 왔다. 건물 안에 들어와서는 컴퓨터, 유리창, 책상 등을 다 부시질 않나, 아무 관련 없는 물건들도 집어가거나 깨버리질 않나, 시위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차량, 음향기기 등을 두들겨 깨려 하질 않나...참 엿 같은 경험이었다.


대부분의 시위는 그 목적이 그렇게 비난받을 만한 것이 아니라고 난 생각한다. 그것이 비록 정권이나 자본, 그리고 가진 자들이나 또 아무 생각도 없는 사람들로부터 비난받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시위를 자세히 들어보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에게 주어진 양심과 사상, 사회 정치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의견과 그것을 보여줄 행동의 자유의 표현일 뿐이다. 그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비난하고 비판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생각을 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경찰은 어떤가 ?


경찰은 집회 시위를 통제하거나 제한하거나 또는 금지해야 한다는 사고로 꽉 짜여진 것 같다. 그 사고는 경찰이 주도하여 만든 현행 집시법을 보면 쉽게 알 수 있고, 실제 경찰서에 가서 집회신고를 하러 가면 경찰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난 집시법에 대한

사람들의 무지를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다. 일몰 이후(야간), 일출 이전 집회는 안 된다 ? 대사관 앞은 안 된다 ? 주요 도로 행진은 안 된다 ? 주거 지역이라 안 된다 ? 학교가 있어서 안 된다 ? 다른 단체가 신고 되었으니 무조건 안 된다 ? 전력이 있어서 안 된다 ? 이는 집시법을 제멋대로 해석하거나 의도적으로 잘못 말한 것일 뿐, 정확히 따져보면 절대 그렇게만 해석될 근거는 없다.


다음으로 국가는 의무 복부라는 이름으로 전경 또는 의경을 시위 진압에 사용하여, 강제노동을 시키고 있다. 이는 이미 국제노동기구에서 지적받은 것이고 노동부도 이를 인정하고 있는 바이나, 오로지 국가의 필요에 따라 그들을 도구로 계속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오로지 복종만이 있다. 어린 그들은 어쩔 수 없다고 시키니까 그런 거라고 말하지만(물론 그렇지 않는 애들도 있다. 저게 인간이야 싶을 정도로 시위대를 공격하는, 겁이 나도 그럴 때는 나도 살의를 느낄 정도다) 어쩔 수 없어도 따르게 만들어 버리는 것. 참 잔인한 일이다. 국가는 피해간다. 젊은 그들이 어쩌다 실수한 것이라고 하면 그만이니까. 책임을 져도 그들이 지면 그만이니까. 얼마나 좋은가 ? 동정도 얻을 수 있다. 그들도 시위대들의 친구이자 자식인데 어찌 그럴 수 있냐면서 떠들어 대던 말. 우습지만 참 잘 먹혀들어간 말 아니던가 ? 서로를 다치게 하게 만든 자들은 뒤에 숨어 있는데도 그들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그런 자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없으면서 말이다.


아무튼, 앞서 말한 대로 경찰이 시위대 차량을 방패나 곤봉, 그리고 도끼(아마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운송하역노조가 파업할 때 여의도에서 레미콘 차량을 도끼로 부수고 다녔던 게 바로 경찰이다. 영등포 경찰서였을 것이다. 정당한 공무집행이라고 강변하던 초급간부의 말에 치를 떨었었다), 망치로 부수고, 음향기구 나 현수막을 부수고 찢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비록 시위 현장에 있는 것이지만, 그것은 또한 누군가의 소유이다. 그들이 설사 불법한 시위라는 평가를 받는 행동을 했더라도 그것들은 온전히 보존되어야 하는 것들이다. 거기에 무슨 긴 설명이 필요할까 ?


게다가 이미 그런 것들은 고정되어 있는 것들이어서 그것을 다른 곳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으면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차량을 도로 한 가운데 놓아두면 그것이 도로교통법을 위반하였다고 할 텐데, 그렇다고 그 차량을 망치로 도끼로 부수어 버려야 할 것인가 ? 그런데 왜 저 모양으로 만든단 말인가 ? 위 차량을 부순 것은 전경이라고 한다. 그에 손에 망치를 들려 준 것은 누구인가 ? 그는 어떤 죄책감이라고 느꼈을까 ? 시키니까 그냥 했을까 ? 그렇다면 그는 이 사회에서 어떤 삶은 살아가는 사람이 될까 ? 시키니까 하는 사람을 길러내고 거기에 공권력이라는 거창한 이름까지 붙여준 이 사회는 또 도대체 어떤 빌어먹을 사회이며, 또 앞으로 어떻게 될까 ?


결국 관할 경찰서(부산 강서경찰서)에서 잘못을 시인하고 모두 배상하기로 했단다. 참 파손된 차량은 한두 대가 아니라 십여 대라고 한다. 이번 일은 그렇게 정리되었지만 불행하게도 경찰은 전혀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참 기분이 그렇다. 시위대를 적으로 간주하고 시위진압 훈련을 중심으로 하는 시위진압기동대라는 것이 존속하는 한 말이다.


시위가 많다는 것은 권리 의식이니 하는 것들이 커져서였을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것을 제대로 담아 낼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물리력이 행사되는 시위가 많다는 것은 그것이 아예 없어서 일 것이다.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노동 분야에서도 그런 시위가 많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법과 제도와 그것을 움직일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고 보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이 있더라도 운용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을 때도 무척이나 많다. 그래서인지 난 그런 시위에 대해 함부로 비난하지를 못한다. 또한 많이 다치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비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대부분이다. 모쪼록 시위는 경찰과 같은 집단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두어서는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경찰 역시 인권 경찰의 모토를 들고 나왔으니 절대 섣불리 어느 한편에 서려고 해서는 안 된다(물론경찰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요구일 수도 있지만).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데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이다. 남더러 이기주의라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침묵이야말로 가장 큰 이기주의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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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5-11-08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시위=범죄라는 등식을 이 놈의 국가가 워낙 잘 만들어놔서(제도, 정서, 인식)
저런 짓들을 잘 하는거 같아용..

숨은아이 2005-11-08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서, 인식, 그거 중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