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 어떻게 하늘 높이 올라갔나 - 움막집에서 밀레니엄돔까지 서양건축사
원제 Wie die Häuser in den Himmel wuchsen, 1999
수잔나 파르취 Susanna Partsch (지은이), 홍진경 (옮긴이) | 현암사
방금 독후감을 쓴 책인데, 대체로 읽기 좋은 편이지만, 가끔 번역이 꼬인 데가 있다.
그렇지만 리뷰에 미주알고주알 쓰자니, 공연히 책의 가치만 떨어뜨릴 듯하여 따로 정리한다.
11쪽, “그는 가능한 한 아무것도 없는 평지를 찾아내 그곳에 나뭇가지로 타원형을 그린 다음, 지름이 긴 양쪽의 원을 터놓았다.” 지름이 긴 양쪽의 원을 터놓았다는 게 대체 무슨 말일까? 타원형의 지름이 긴 쪽 양끝을 터놓았다는 뜻 아닐까?
74쪽, 작업장이란 용어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첫째는 새로운 교회의 공사장 옆에 있는 건물 자체를 의미한다. 이곳에서는 수공업자가 겨울에 건물에 들어갈 석조를 미리 제작하고 여름이 되면 건물에 장착하게 된다.”고 했는데, 이어진 두 문장에 “건물”이란 단어를 각각 다른 뜻으로 써서 헷갈린다. 앞 문장의 “건물”은 “작업하는 장소”를 뜻하고, 뒷문장의 “건물”은 “공사 중인, 새로 짓는 건축물”을 뜻한다.
85쪽 두 번째 문단의 (그림 5)는 (그림 59)로 고쳐야 할 듯. 내가 가진 책은 2001년 1월 10일 초판 2쇄로 찍은 것인데, 그 뒤 새로 찍었다면 이 부분은 고쳐졌을지도 모르겠다.
93쪽. 주택 건축에서 벽은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설명하기에 앞서, 이탈리아의 팔라초 스트로치 건축 모형에서는 내벽과 외벽 사이를 나무판으로 연결했다고 하면서, “인부들이 외벽과 내벽을 서로 연결하고 벽을 쌓았다면, 팔라초 스트로치는 언젠가 무너졌을 것이다.”고 한다. 갸우뚱. 그 바로 다음 문장에서 벽은 서로 연결되어야 마주보고 쓰러지는 일이 없다고 했는데, 팔라초 스트로치의 외벽과 내벽을 연결했다면 무너졌을 것이라니? 혹시 모형처럼 외벽과 내벽을 단지 나무판으로만 연결했다면 무너졌으리라는 뜻 아닐까? 뭔가 번역이 빠진 느낌이다.
95쪽 세 번째 문단의 “울퉁불통”은 “울퉁불퉁”으로 고쳐야 한다.
109쪽 맨 아랫줄부터 그 다음 쪽까지. “집을 덮기 위한 지붕 골조는 천장 위에 놓이지만, 천장을 짓기 전부터 이미 구조한 것이다. 그래서 교회 내부에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겨울에 어는 것을 막았다. 예컨대 내이브의 양쪽 벽면을 다 세우고 나면(63쪽 참고), 그 위에 지붕 골조를 하고 곧 지붕을 덮는다.”고 했는데, 천장을 “짓기” 전부터 지붕 골조를 “구조”했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지 얼른 이해가 안 된다. 아마 벽을 세우고 천장을 막고 그 위에 지붕을 올리는 게 아니라, 천장을 막기 전에 미리 지붕 골조를 올렸다는 뜻 같은데, “천장을 짓기 전”이라고 하면 천장과 지붕이 헷갈린다.
136쪽 두 번째 문단, “크레타나 미케네섬에서는...”이라고 했는데, 미케네는 섬이 아니다.
140쪽 마지막 줄, “히포다미스식 도시 계획”은 “히포다모스식 도시 계획”이라고 해야.
183쪽 마지막 문단, “제리코는 소금기 있는 사해 근처, 단수가 흘러내리는 곳에 세워졌고,”라고 했는데, 단수가 뭔지 잘 모르겠다. 단수(湍水)라는 한자어가 “소용돌이치는 물” “급류수”를 뜻한다는데, 그 뜻인가? 제리코는 성서에 나오는 여리고, 곧 “예리코”라고 했어야 하는데 독일식 발음으로 그냥 표기했나 보다.
233쪽 아래에서 다섯 번째 줄 끝 “레스토랑을 갖추어졌다.”는 “레스토랑이 갖추어졌다.”로.
234쪽, 베를린 다임러-크라이슬러 단지에 있다는 “음악 극장”은 혹 “연주회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