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간선언 - 증오하는 인간
주원규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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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솔직히 책에 평점을 줄때, 특히 낮은 평점을 줄때 살짝 망설여지긴합니다. 이 책을 썼을때 고생했을 작가를 생각한다면 이런 점수를 줘도 되나?하는 마음이 들거든요.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당사자는 나이니깐, 이 책에 투자한 나의 소중한 시간과 즐거움을 생각한다면 그 미안한 마음을 살짝 덜어내고 싶네요. (별 반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개를 주기엔 아쉽고, 2개를 주기엔 미안했거든요.)

 

 책을 선택할때 좋아하는 작가가 아니라면, 대부분 표지 디자인 혹은 장르쪽을 살펴보고 선택하는 편이예요. 평소 이쁘고 환상적인 표지를 선호하는데, 가끔은 이 책처럼 이쁘지 않지만 독특한 표지가 제 눈길을 끌어당길때가 있습니다. 첫눈에 호감이 생겨, 책 정보를 살펴보니  오.. 약간 고어적인 느낌이 좋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정적인 의미에서 제프리 디버가 떠올랐습니다. 그의 책을 읽을때 느꼈던 긴장감과 촘촘히 얽힌 인물과 사건의 관계의 치밀함에 시간가는 줄 몰랐었는데, 반면 이 책은 짧은 시간에 다 읽었음에도(그다지 복잡하지 않아서 추리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편하게 술술 읽힌것 같네요.) 지루함을 느꼈거든요.

 

  정말 지루함에 책을 덮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올해 재미없는 책은 과감히 덮자!라는 저의 모토를 무시한 처사네요. 그나마 이 책이 한국소설이라는점과 페이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 때문에 참고 읽었습니다.) 그래도 엔딩을 봐야 속쉬원할것 같아 끝까지 읽었는데, 캐릭터들도 식상하고, 상황의 부주의함은 사건에 대한 공감도 못 끌어냈으며 결말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했답니다. 정부,기업, 종교의 부정부패를 바탕으로 자극적인 소재가 눈길을 끌었지만, 솔직히 그 눈길을 오래 잡아 끌지 못하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이 재미있으면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볼 계획이었는데, 잠시 미루어야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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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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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한해를 시작하면 어떤 책으로 시작을 해야할까 살짝 고민했었는데, 올해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덕분에 고민없이 시작하게 되었네요. 그의 책 제목처럼 올 한해 웃음 가득하고 싶은 마음에 '웃음'을 선택하게 되었으니 말이지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들을 재미있게 찾아 읽었으면서 정작 그의 최고 작품이라고 일컫는 '개미'는 아직도 읽어보지 않았으니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그의 책을 구매했어요. 되도록 책 구매를 자제하려했는데, 도서관에 너덜거리는 그의 책을 보니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암튼, '웃음'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올해에는 꼭 '개미'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의 책을 읽다보면 은근 자신의 책에 관한 소재가 등장하는데, '개미'를 떠오르게 하는 문구를 발견해서 더 그런것 같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한 의도는 좋았지만, 사실 책의 제목과 달리 제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 시점에 기분이 많이 상한 상태라 웃을 기운이 없었던것 같아요. 그래도 챕터에 소개된 짧은 유머들은 저의 상항 마음을 달래주었습니다. 역시 웃음만큼 상처 치유에 좋은 약도 없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진짜 여자의 상처받은 마음은 달래기에 유머보다 쇼핑이었습니다.ㅎㅎ)

 

다시 만난 뤼크레스 넴로드와 이지도르 카첸버그 무척 반가웠어요. 왠지 분위기는 상반되지만 이들을 보니 '밀레니엄'의 미카엘과 리스베트가 떠오르기도 하고, 애정이 가는 커플들이네요. 초반에 꽤 흥미롭게 이 책을 읽었는데, 읽다보니 어디서 읽은듯한 기억이 떠올라 살펴보니 그의 단편집 '파라다이스'에서 만난 소재였네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을 읽으면 그의 다양한 소재를 만날수 있는 기쁨도 있지만, 이렇게 장편을 읽을때 신선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는것이 좀 문제긴 합니다.^^;; 저에게는 참 애석한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2편을 읽으면서 책 뒷편 작가의 글을 읽는 바람에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을 읽어버렸기에 엔딩도 예상해버려서 살짝 맥이 빠졌던것 같아요. 어쩜 그의 글을 읽지 않은 독자들이 엔딩에 실망할수도 있겠다는 우려때문인지 베르나르가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논것이 잘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예전의 신선함이 좀 사그러진것 같아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전 다음에 그의 글이 출판된다면 또 찾아 읽을것 같아요. 아마, 그전에 '개미'를 먼저 읽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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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올레는 어디인가 - 길.사람.자연.역사에서 찾다
서승범 지음 / 자연과생태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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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는 제주의 방언으로 집 앞 좁은 골목길을 뜻하는, 집과 마을의 큰길을 연결하는 작은 길을 가리킨다.

(중략)

`강화 올레` 역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여행 코스다. 바라건대, 강화만의 길 이름을 찾았으면 좋겠다. `올레`는 제주의 올레다. 지리산은 둘레길이고 서울 성곽은 서울성곽길이듯. 해안을 따라 있는 53개의 돈대를 도는 돈대길도 좋은 사례다. 

- 71 쪽 

 

  어느 순간 한국은 `올레길`에 열광하기 시작한것 같아요. 10년전에 제주도를 여행할때만해도, `올레길`이 아닌 그저 관광지만을 돌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 `제주도=올레길`이라는 공식이 생겨버린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전국은 `올레길`에 열광하시 시작한것 같고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올레길`이 그저 `걷는길`의 또 다른 이름일거라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올레`는 제주의 방언이고, 각지마다 저마다의 고유의 이름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없는곳도 있지만, 무조건 `올레`라는 말을 붙이기보다는 저자의 바람대로 각자의 아름다운 이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튼,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왜 사람들은 `올레길`에 열광하는지, 3년후쯤 친정 엄마의 환갑을 맞이하여 엄마, 동생, 저 이렇게 셋이서 일주일정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지라 겸사 겸사 제주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국 아름다운 길들에 관해 알고 싶었거든요.  

 

 책을 읽으면서 솔직히 여행서적으로는 조금 아쉬움이 있었습니다.(어쩜 제가 읽고 싶었던 이유를 충족 시키지 못해서인것 같아요.꼼꼼한 여행정보는 바라지는 않았어요. 요즘 인터넷이 너무 잘되어있다보니 어느정도 길잡이만 되어준다면 얼마든지 찾아볼수 있으니깐요. 그저 저에게 여행목적지를 찾을수 있는 동기만 부여해도 좋겠다 생각했는데, 읽으면서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것 같아요. 최근에 `소금사막`을 읽을때 구구절절한 글보다 한장의 사진이, 짧은 글이 모든것을 설명해줄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서인지 흑백사진은 좀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직접가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뭔가 심심한 느낌이 들었던것 같아요.  

 

 

 어쩜 제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찾으려했던 의도와 책을 쓴 저자와의 의도가 맞지 않아서인것 같아요.^^;; (여행서적보다는 에세이로 생각했다면 또 달랐을지도..) 그래도 '올레'길의 진정한 의미와 책 속에 소개 된 길중에 가보고 싶은 길 몇개 발견한것으로 조금 위안을 삼을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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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1-12-1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은 예나 이제나 똑같이 있었는데,
다들 자가용을 몰면서
스스로 잊었을 뿐이에요...

보슬비 2011-12-19 11:33   좋아요 0 | URL
네. 예전엔 참 걷는거 좋아했는데, 요즘은 걸어도 될 거리도 차를 타게 되니 미안하지요.
 
나의 이스마엘
다니엘 퀸 지음, 박희원 옮김 / 평사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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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아직도 읽지 않은 책이 쌓여있는데도, 여전히 어떤 재미있는 책들이 출간되었을까?하는 궁금증에 신간정보들을 찾아보게 되는것 같아요. 그리고 그중에 관심도서들을 정리해 도서관에 신청하기도 하고, 구입하기도하고, 운이 좋으면 서평도서로 신청해서 읽기도 합니다.

 대체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장르소설쪽으로 찾아보는 편이지만, 때론 '나의 이스마엘'처럼 책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관심을 가지게 되는 책도 있어요. 

 '나의 이스마엘' 전작인 '이스마엘'의 표지를 보셨다면, 이번편이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긴합니다. 사실 이 책에 관심을 가지면서 전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전작부터 읽어봐야지 했다가, 품절되어 아쉬워할수도 있었는데, 표지보고 별로 아쉽지 않더군요. -.-;; 

 그 동안 인간이 수렵생활이 아닌 농경생활로 진화하게 된 과정이 인간 문명에 좋은 영향을 남겼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의 이스마엘'을 읽게 되면서 모든 세상을 인간 중심에서 생각했다는 것을 알고, 인간이 아닌 고릴라(혹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의 기준으로 다시 세상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구 한쪽에서는 식량이 넘쳐나서 버려지거나 동물의 사료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또 한편의 지구에서는 식량이 없어 기아로 죽어가는 사람들과 동물이 존재한다는 것이 무척 아이러니한것 같아요. '나의 이스마엘'에서는 그 원인이 농경생활을 시작으로 사유재산의 개념이 자리잡게 되고, '식량'에 자물쇠를 채우기를 시작하면서 발생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마지막에 가서야 왜 책 제목이 '나의 이스마엘'인지 깨닫게 됩니다. 책 속의 고릴라 '이스마엘'은 줄리의 '이스마엘'입니다. '나의 이스마엘'은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이스마엘'을 만날수 있도록 다리역활을 해주었습니다. '농경생활'의 병폐로 다시 '수렵채집'생활하자고 주장하지 않습니다.단지 우리의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내놓았는지, 다시 되돌아보고 좀 더 옳바른 길을 선택할수 있도록 '이스마엘'은 줄리처럼 우리에게 조언을 해준답니다. 

 처음엔 책 표지 분위기상 판타지 소설인가?했어요. 뭐, 고릴라가 텔레파시로 인간과 대화하기에 판타지로 볼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다보면 단지 고릴라와 12살 소녀는 하나의 형상에 불과할뿐 소설형식을 띈 철학, 인문서에 가까운 책입니다. 그래서 읽는동안 '소피의 세계'가 떠올랐던것 같아요. 가끔은 인간의 입장이 아닌 다른 생물의 입장이 되어 지구를 돌아볼수 있는 기회를 가져볼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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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Thirty - 젊은 작가 7인의 상상 이상의 서른 이야기
김언수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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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30'이라는 제목이 눈길이 갔는데, 곧 몸을 불사르는 듯한 표지가 저를 확 끌어당기더군요. 한국문학으로 젊은 작가들이 '서른'이라는 나이를 주제로 단편소설을 썼다는 것도 호기심을 끌었어요.  

 이상하게 '서른'이라는 나이는 젊음을 잃고 서서히 늙어간다는 느낌이 들어서 사람을 우울하게 하나봅니다. 그래서인지 몸을 불사르는 표지만큼이나, 책 속의 내용도 의미심장하더군요. 하나같이 작정을 하고 주인공들을 보내는데... 솔직히... 그래서 이 책이 좋았어요. ^^;; 

 사실 전 '서른'이 되면 우울하고 그럴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서른'이 되는 순간 (작정하고 우울해야지 했는데..) 잊어버리고, 즐겁게 보냈던것 같아요. 지금은 '마흔'으로 가고 있어서 우울해지려하네요. 아직도 '만'이라는 나이를 부여잡고 서른 중반이야라고 외치고 있지만.. 

 각각 단편이라 저는 순서대로 읽지않고, 그냥 내키는데로 무작위로 골라서 읽었는데, 그래도 상관없답니다. 그래서 단편이 좋아요. 한 작가의 단편도 좋지만, 이렇게 여러 작가의 단편들을 읽으면 그들의 취향을 한권으로 느낄수 있어서 좋고요. 

 여러 단편중에 개인적으로 '국경시장'은 완전 제 취향이었어요. 몽환적인 사건들이 비극적이지만 솔직히 저도 '국경시장'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만월에만 열리는 시장에서 제가 잊고 싶은 무언가를 덜어내고, 어쩜 누군가처럼 국경시장의 구석자리를 자리잡아 완전 눌러 지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메마른 감정과 혼돈이 글 스타일에서 톡톡히 느껴졌던, '모텔 힐베르트'도 독특해서 좋았어요.  

 사실 어느것 하나 버릴것 없이 책 속의 단편들이 재미(재미라고 표현하기에 모호하지만)있게 읽었습니다. 이 책 때문에 새로운 작가들을 알게 되어서 반가웠습니다. 책 속의 작가중에는 아직 다른 책을 출판하지 않은 작가들도 있지만, 곧 자신의 이름만으로 좋은 책을 출판해서 만났으면 하는 바람과 이미 책을 출판한 작가는 이번 기회에 찾아서 읽어보고 싶게 했던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의도는 불순하지만 즐거운 책 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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