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여행 끝에서 자유를 얻다 - 마음으로 몸을 살린 어느 탐식가의 여정
데이나 메이시 지음, 이유미 옮김 / 북돋움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맛있는 음식을 마다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직까지 제 주변에는 그런 사람을 만나보지는 못했어요.ㅎㅎ

 

사실 이 책은 읽고 싶어서가 아니라, 먹고 싶어서 읽게 되었답니다.^^

탐식으로 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저자의 의도와는 달리 저는 탐식 마구 마구 하고 싶었거든요.

 

책 미리보기에 올려진 살라미와 생햄의 사진을 보며 엄청난 칼로리를 알면서도 쉬원한 필스너 한잔과 함께 먹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느꼈었거든요. 사실 프라하에 살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음식이었을텐데...

 

그 사진 한장 때문에 이 책에 음식 사진이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그리 많은 음식 사진이 없어서 아쉬웠답니다. 하지만 사진이 있었다면 정말 읽는내내 침 흘리고 말았을겁니다.^^

 

암튼, 책 처음부터 올리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옛날엔 올리브는 피자에 올려진 검정 올리프 토핑 정도만 알았았는데, 요즘은 마티니 한잔 마실때도 올리브 많이 끼어 달라고 말한답니다.

 

사실 책에 소개되는 식재료들은 한국에 그리 익숙한 식재료들은 아니예요. 만약 제가 이 책을 10년전에 읽었더라면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음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음식에 대하 열망을 이해하지 못했을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을것 같아요. 그래서 슬프답니다. 익숙해졌던 맛들이 그리운데, 먹을수 없어서... -.-;;

 

그나마 요즘은 한국에도 많은 음식재료들이 수입되어 유통되면서 먹을수 있게 되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게중에는 구하기 힘든것도 있는데,  요즘처럼 더울때 모히토 만들어 먹으면 정말 좋을텐데.. 생라임 구하기 힘들어요.)

 

그나저나 음식에 대한 추억때문에, 자신의 탐식이 어린시절 상처로 인한 내면의 공허를 채우고자 했던 허기라고 느꼈던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생산부터 가공까지 찾아내어 음식에 대한 신비감을 벗겨낸 후 더 이상 그 음식에 대한 환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워지고  의도와는 달리 자꾸 저는 삼천포로 빠지네요.

 

하지만 그녀를 탐식에 빠지게 만든 음식들은 대부분 패스트푸드 형식으로 공장에서 대량 생산해낸 저렴한 가공식품들이지만, 그녀가 직접 찾아가 곳은 장인들이 시간과 노력, 정성이 들어간 슬로우 푸드랍니다. 그래서 전 책을 읽으면서 그리움, 자연의 싱그러움, 상쾌함, 밝음이 느껴져 좋았답니다. 장인들의 사랑으로 만들어낸 음식들을 먹으면서 어찌 행복하지 않을수 있겠어요.

 

정말 우울하고 기분이 처질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힘이 나는 이유를 이제 이해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제가 만든 맛있는 요리를 먹고 힘을 얻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오늘도 전 가족들을 위해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Joey Pigza Loses Control (Paperback, Reprint) - Newbery Classics Joey Pigza 7
Jack Gantos 지음 / Harpercollins Childrens Books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이 책을 봤을때, 책이 '프린들'의 작가인 '앤드루 클레먼츠'의 책들과 함께 있어서(그리고 책 표지 디자인도 비슷해서), 그의 책인줄 알고 아무 생각없이 대출한 책이었답니다. 그런데 책을 읽을때 비로소 작가가 '앤드루 클레먼츠'가 아닌것을 알고 살짝 마음이 흔들렸어요. 그나마 '뉴베리'상을 수상했다는것을 알고 읽기로 결심했답니다. 그리고 읽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 첫페이지부터 읽으면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속 읽다보니 주인공인 'Joey Pigza'는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아이가 아니라는것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최근에 많이 알려진 병명인 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가진 아이랍니다. 단순히 말썽꾸러기인 아이가 아닌, 어른들이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치료해야하는 아이지요. 그동안 ADHD에 관한 이야기를 가끔씩 들어오긴했지만, 책속의 주인공이 ADHD인 경우는 처음 만나서인지 조이의 행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혼한 부모를 둔 조이는 이번 여름방학을 아빠와 함께 보내게 됩니다. '다시 부모가 함께 하길'바라는 마음을 가진 조이는 이번이 기회라 생각하지만 아빠와 함께 보내는 여름방학이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을것 같네요.  알콜중독과 약간의 조증 (아마도 아빠 역시 ADHD증후군을 가지고 있었을텐데, 당시에는 그것이 병이라 인식하지 못해 방치한듯합니다.)으로 조이는 아빠를 보며 자신도 아빠와 같이 구제불능이라 생각하게 되거든요.

 

 하지만 아빠와 보내는 여름방학도 그리 나쁜것만은 아닙니다. 아빠와 함께한 야구 게임으로 자신이 공을 잘 던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결국엔 조이 스스로가 아빠와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한걸음 더 성장하게 되니까요.

 

 사실 조카 학급에 ADHD인 아이가 있는데, 조카와 약간의 트러블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카에게 되도록 그 아이와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했지 그 아이의 심정은 어떨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조이를 통해 ADHD인 아이들이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소설이긴하지만 조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조이를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함께 응원해주고 싶기도 하고 그랬어요.

 

 책 뒷편을 보고  'Joey Pigza'가 시리즈로 있다는 것을 알고 무척 반가웠답니다. 빨리 다음 이야기도 읽어보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심각하다 틴틴 다락방 5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이미화 옮김 / 한겨레틴틴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청소년문학하면 대체적으로 영미권 소설들로만 접해왔었는데, '여름방학 불청객'을 통해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의 매력에 살짝 빠져들었던지라, 그의 신작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전작은 작가가 유럽인이었을뿐, 배경은 미국이었던지라 크게 문화의 차이를 못 느꼈던것 같아요. 하지만 '나는, 심각하다'는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또 다른 문화권의 쳥소년들의 생활을 엿볼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게다가 책속에 등장하는 몇몇 장소들은 제가 여행했던곳인지라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책을 펼치자마자 접하게 되는 독특한 부제목들은 처음부터 제 눈길을 확 잡아당기는것 같아요. 사실 성장문학들을 읽다보면 비슷한 소재들로 살짝 익숙해져버릴수도 있는데, 의외로 주인공 세바스티안은 부모이 이혼으로 싱글맘과 사는것이 힘들지 않은것 같고, 잘생긴 외모와 똑똑한 머리를 두었음에도 키가 작아 고민하지 않는 쿨한면을 보여주는데, 독특하게도 '여장'을 하는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성정체성에 고민하게 됩니다.^^

 

 요즘은 많이들 동성애에 대해서 관대해졌다고 하지만, 성장문학에 자신의 성정체성에 혼란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는 드문것 같아서 호기심이 생겼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책은 청소년들의 성정체성에 관해 중심을 두어 다룬 성장문학은 아니랍니다. 아마도 사춘기때의 호기심과 주인공 성격이 만들어낸 하나의 헤프닝이라 볼수 있겠네요.

 

 어쩜 그런면을 통해 어른들이 너무 자녀의 사춘기 과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을 조금 위트있게 풀어낸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고민에 진지하게 반응해야겠지만, 가끔은 담대하게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일수 있는 자세도 필요하긴한것 같아요. (글은 이렇게 썼지만, 실제 상황이었다면 이렇게 담담하게 받아들일수 없을지도 모르겠지요.^^;;)

 

 살짝 무거울수 있는 주제를 세바스티안의 위트넘치는 사고와 행동으로 유쾌하게 읽었답니다. 은근 매력적인 캐릭터이긴한데, 살짝 애늙은이같은 느낌이 있어서 약간 현실성없어 보이기는 했어요. 그래도 세바스티안 같은 아들을 두면 심심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긴했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2-05-11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늙은이 캐릭터는 다 매력적인 것 같아요. <레옹>의 마틸다도 그렇고, <새의 선물>의 진희도 그렇고. 조금 현실성 없어 보여서 그렇긴 하지만 말이에요. 청소년 문학은 뻔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여장을 계기로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소년이라. 호기심이 불쑥불쑥~ ㅋㅋ

보슬비 2012-05-13 12:33   좋아요 0 | URL
네. '새의 선물' 진희 생각나네요. 현실성은 없어보이지만 마음에 드는 캐릭터이긴해요. 가끔씩 성장문학들을 읽으면 어릴적 시절도 생각나고, 푸릇푸릇한 느낌이 좋더라구요. 이 책은 그리 심각하지 않게, 유쾌하게 읽었어요.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
김용진 지음 / 개마고원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제목부터 참 의미심장하네요.

 

알라딘에서 틀린그림 맞추기를 하다보면, 은근히 그 책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을 보면 그것 역시 구매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정보노출을 해서 구매로 이끌려는 홍보담당자들의 전략이겠지요.ㅎㅎ 사실 이 책 역시 그런 경로를 통해 알게 된 책입니다.

 

 그전까지 부끄럽게도 저는 '위키리스크'를 '위키피디아'와 같은걸로 착각했던 사람입니다. 사실 책을 받기 까지도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OTL 그래도 지금은 당당하게 '위키리스크'와 '위키피디아'는 어떻게 다른지 설명할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지요.

 

 처음에는 부끄러웠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 부끄러움이 어쩜 우리나라의 주류 매체들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류 매체들이 의도적인 무관심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정보를 통제하여 저 같은 사람들이 많을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위키리스크'는 정부나 기업의 비밀을 파헤친 사이트인데, 이 책의 주한 미대사관이 작성한 비밀 외교전문들을 폭로한 책이다보니 우리나라와 미국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약간 아쉬운점이 있다면, 이렇게 우리가 진실을 알아야 힘을 키울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읽기는 했지만, 최근에 일반적인 인문서들에 비해 좀 어렵고 재미없게 서술했다는 점이예요. 조금 더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표현했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읽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암튼 요즘 우리사회는 진실을 알수록 울화통이 터지고, 짜증나고 암울해지니 정말 '뉴스보기' 싫다는 말이 절로 나올수 밖에 없네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더 선거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주권을 제대로 행사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폭풍의 언덕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6
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적에도 책읽기를 좋아했지만, 고전은 재미없다는 편견 때문에 찾아 읽기보다는 추천도서로 억지로 읽었던것 같아요. 그런데 '폭풍의 언덕'은, 제게 고전도 이렇게 재미있을수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닫게 해준 책이었답니다.

 

 그 후로 고전소설들만 골라서 읽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지금까지 독서량을 볼때 그 순간이 제가 가장 많이 고전을 읽었던 시기가 아닌가 싶어요. 게다가 용돈으로 구매까지.. 물론, 그후에도 재미있는 책들도 많이 발견하긴했었지만, '고도를 기다리며'같은 지금 읽어도 간신히 이해가 갈까 말까했던 고전들도 읽으며 살짝 정신적 자만에 빠지기도 했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고전 중에 '폭풍의 언덕'만큼 제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책을 찾을수가 없었어요.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서 정확한 줄거리도 가물거림에도 불고하고, 주인공 '히스클리프'의 이름은 절대 제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으며, 그때의 받았던 그 감동만큼은 아직도 잊지 않고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오래전부터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다시 읽지 못하겠더라구요. 처음에는 '히스클리프'와 '케서린'의 지독히 이기적인 사랑에 다시는 발을 놓을만큼 용기가 없었는는, 이제는 그때 받았던 감정을 잃어버리게 될까 두려워 의도적으로 피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읽겠지..하는 마음에 영문책을 덜컥 구매해버렸어요. 그리고 한동안 책장에 꼽아두며 언젠가...라고만 되새겼지요.

 

 그런 저의 게으름을 두고 볼수가 없었는지, 어느날 문학동네에서 출판한 '폭풍의 언덕'이 제 손에 덜컥 들어와 버렸네요. 이제는 정말 이런저런 핑계없이 18년만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읽다보니 당시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며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슬픔도 느꼈어요. 초반에는 영어책도 비교해보며 읽었는데, 역시 영어책으로는 나중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할만큼, '요크셔 사투리'는 해석불가능할정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크셔사투리를 우리지방의 사투리로 해석되는 순간 좀 무너졌어요. ㅠ.ㅠ 어쩔수 없는 선택임에도, 예전에 못 느꼈던 배신감은... -.-;; (그래서 제가 허클베리핀을 못 읽겠어요.ㅎㅎ)

 

 한편 이 책을 읽었을 당시 사춘기시기여서인지, 저에게 더 큰 충격을 주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책을 읽으며 '히스클리프'의 악마같은 사랑에 마음이 아리기도 했지만, 예전만큼 강렬하게 느끼지 못한 제 심장을 보며, '나이듬'에 슬픔도 느꼈어요. 청춘일때는 도발적이고 위태로운 사랑의 감정에 끌렸을지 몰라도, 이제는 부드럽고 안정적인 감정에 안주하게 되어버린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에 벗어나, '헤어턴'과 '캐서린'의 사랑에 더 눈길이 가는건지도 모르겠네요.

 

 예전의 강렬한 감정을 다시 찾지 못해 아쉬웠지만, 여전히 이 책은 저에게 좋은 감정을 남겨주었고, 나중에 다시 원서로 도전해봐야할것 같아요. (또 18년이라는 세월을 흘려보내지는 않겠지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