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베할라 - 누가 이 아이들에게 착하게 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앤디 멀리건 지음, 하정임 옮김 / 다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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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서 표지 디자인이예요. 처음에는 그저 환상적이다라고 생각했던 표지 디자인이 책을 다 읽고난후에  표지가 주는 의미를 깨닫고 너무 멋져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단조로운 번역서 표지보다는 외서쪽이 더 멋지지만 자칫 환상소설로 착각할수 있기 때문에 번역서 디자인도 나쁘지는 않는것 같네요.] 

 처음 이 책의 정보를 접할때는, 쓰레기 마을에 사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고 해서 솔직히 마음 아플까봐 읽지 않으려했어요. 부끄럽게도 저는 현실적인 비참함, 우울함등을 감당하기 힘들어요. 그런데 '러브 액추얼리'와 '빌리 엘리어트'의 각본가와 연출가가 영화로 만들기로 했다는 광고를 보고 왠지 이 책속에 희망이 느껴져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는데, 주인공들이 사회의 제일 하층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이어서인지 '슬럼 독 밀리어네어'가 떠오르게 했어요.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하는데, 잘 만들어져서 영화도 성공하면 좋겠네요.영화 나오면 꼭 보러 갈거예요.) 자신들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희망이 있다고 믿는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며 언젠가 저 아이들의 희망이 절망으로 바뀔것을 알기에 더 두렵고 안타까웠던것 같습니다. 

 우연히 쓰레기장에서 줍은 지갑으로 인해 큰 사건에 휘말리게 된 라파엘과 가르도 그리고 레트. 각자의 시점에서 사건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진행되었는지를 알려줍니다. 아이들 눈으로 바라보는 부패된 사회를 보면서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사회자체가 고약한 냄새나는 쓰레기장이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우리가 문제아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훨씬 순수하고 깨끗하다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정말 이 책의 부제목처럼 '누가 이 아이들에게 착하게 살라'고 말할수 있을까요. 대체적으로 모든일들이 현실적인것에 비해 엔딩은 비현실적이었던것 같아요. 물론, 읽는동안은 행복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행복했음에도 씁쓸할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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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불청객 카르페디엠 26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김재희 옮김 / 양철북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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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영미권이 아닌 책을 읽는구나..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유럽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영어에 자유롭지 못하구나..생각했어요. 자식의 영어발음을 위해 방학동안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보내려다, 자식들의 작전(?)에 휘말려 포기한 후 결국, 자녀 또래의 소년을 방학동안 교환학생으로 맡기로 하게 됩니다. 

 그런데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부모님의 바람과는 달리 기대했던 범생이 소년이 아닌, 문제아 형이 대신 오게 되었다면?  

 정말 어른의 시선에서(솔직히 또래의 시선에도) 보면 벌거벗고 낯선 사람의 집에서 돌아다닌다던가, 땟자국이 줄줄흐르는데 씻지도 않고, 우유와 케첩만 먹는 '재스퍼'가 정상으로 보이지 않을겁니다. 아.. 골치거리를 맡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게다가 이 문제아(?)가 자신들의 아이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부모로써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앞으로 읽지 않아도 뻔히 전개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시선에서 어른들을 보면 그들의 행동도 정상처럼 보이지 않는건 마찬가지입니다. 친구에 대한 평가는 성적과 연관되고, 어른들의 행동에는 모두 좋은 이유가 있다며 아이들의 의견을 들으려하지 않으며, 강압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아이에게 굴복시켜려하는 모습등에 아이들은 강한 분노를 느낍니다. 솔직히 저도 함께 분노가 끓더군요. 어릴적에 단지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는지 생각하니깐, 지금도 속상했거든요. 

 그렇지만 부모들 역시 자신들의 마음을 이해못해주는 자식들에게 속상하고 서운했을거예요. 교환학생으로 온 '재스퍼'로 인해 단란해보였던 에발트의 가족들이 흔들리는것 같았지만, '재스퍼' 덕분에 더 단단해지고 성장해지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독심술사가 아닌 이상 자신의 고충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그 사람을 도와줄수 없는것 같아요.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도 정말 중요한것 같습니다.  

 읽는내내 화났다, 우울했다, 기뻤다, 슬펐다, 행복했다 등의 복잡한 감정의 널뛰기를 경험한 책이에요. 그래도 독특한 위트로 인해 책을 덮을때는 따뜻한 감정을 간직할수 있어서 좋았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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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 사계절 1318 문고 68
박선희 지음 / 사계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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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라파  

<지명> ‘유럽(Europe)(동쪽은 우랄 산맥ㆍ아랄 해ㆍ카스피 해ㆍ흑해 따위를 경계로 하여 아시아 대륙과 접하고 있으며, 남쪽은 아프리카 대륙과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 대륙)’의 음역어.  

                                                                                                  [네이버 백과사전 출처]

 '구라파식 이층집'이라는 뜻이 '유럽식 이층집'이라는 표현이었네요.(예전에 우리가 프랑스를 불란서라고 표현한것처럼 말이지요.) 처음 알게 된 단어인데, '구라파식'이라는 표현이 입에 착착 감깁니다. 만약 '도미노 유럽식 이층집'이었다면 이 책에 관심이 없었을것 같아요.^^  

 제목도 제목이지만, 다 허물어갈듯한 집인데도 왠지 무시무시하고 삭막하기보다는 세련된 느낌에  호감이 갔어요. 표지탓에 일본문학인가?하고 잠시 오해도 했지만, 덕분에 오랜만에 한국문학을 읽은것 같습니다.  

 균열된 집을 보면 위태로운 느낌이 들듯이, 그 집안에 살고 있는 몽주의 가족들의 관계도 무척이나 위태롭습니다. 요즘 우리가 느끼고 있는 가족간의 부정적인 관계들을 모두 모아 놓은것 같아요. 고부간의 갈등, 부부간의 권태기, 가족간의 개인주의등등등... 

 솔직히 읽는동안 충격도 받지 않는것이 더 충격인것 같아요. 이제는 가족간의 관계 단절이 그다지 생소하지 않다는 것을 벌써 제 뇌가 받아들였나봅니다. 그래도 '몽주'의 가족들이 아주 희망이 없는것은 아니예요. 적어도 가족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각자의 방식대로 노력하고 있으니 약간은 희망이 있다고 할까요. 

 예전에는 항상 '몽주'의 입장에서만 이 책을 읽고 이해했을텐데, 저도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해서인지, 엄마의 마음도, 할머니의 마음도 이해할수 있게 되는것 같아요. 나이들면서 철든다는 표현이 맞는것 같네요.^^ 

 정말 몽주가 준비한 선물이 가족간의 관계가 회복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그냥 또 그렇게 지나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저는 몽주와 함께 희망을 가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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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 종교를 보는 새로운 시각, 심층종교에 대한 두 종교학자의 대담
오강남.성해영 지음 / 북성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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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보았을때, 솔직히 종교에 관한 책이라는 점이 무척 부담 스러웠어요. 우리나라가 기독교 국가가 아니었는데, 어느순간 종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교회이고, 이제는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기분이 들어서 그다지 이 책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 대한 평이 좋고, 제가 좋아하는 분이 적극 권장하셔서 읽게 되었어요. 이 책을 읽고보니 제가 종교 특히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바로 표층적 종교관 때문인것 같습니다. 과학의 발달로 인해 세계관이 확장되고 기존의 종교적 세계관이 균열되면서 비롯되는 믿음에 대한 불신등.. 지금 제가 겪고 있는 심경인것 같습니다. 

 부모님께서 교회를 다니시다보니 자연스럽게 저와 동생도 교회에 다니게 되었어요. 하지만 점점 클수록 저희 가족 중에 저만 교회에 좀 비협조적이었어요.^^;; 의무적으로 예배만 보고, 교회에 관련된 활동들은 잘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가끔은 교회 간다고 거짓말하고 다른곳으로 도망간적도 무수합니다. -.-;; 아마 아직도 엄마는 그런 저의 비행을 모르실겁니다. 절대 동생에게 엄마에게 이르지 말라고 용돈으로 회유를 했으니깐요. 

 암튼, 제 선택이 아닌 부모님의 선택으로 종교를 가지게 된것이 전 불만이었어요. 최근에 주디 블룸의 'Are you there God? It's me Margaret.'(마이 리틀 레드북을 통해 알게 된 책인데)을 읽었는데, 그 책에서도 유대교인 아버지와 기독교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마가렛이 부모의 종교적 갈등으로(부모님이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결혼할때, 마가렛의 어머니는 부모님과 의절을 합니다.) 마거릿은 12살까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아, 오히려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긴했지만, 적어도 마거릿은 어릴적에 여러 종교들을 체험하며 자신이 선택할수 있는 점이 부럽더군요. 

 그래도 습관도 신앙인지 무언가 어려운일 있으면 자연스레 신을 찾게되는것 같습니다. 저는 기독교이지만, 신랑은 카톨릭이랍니다. 다행스러운것은 저희들 부모님들은 두 종교가 다르다 생각하지 않으시고, 저희가 어디로 가든지 크게 신경쓰지 않으셨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신랑을 데리고 교회를 갈때가 더 문제가 있긴했어요. 해외생활을 하다보면, 종교에 의지하기도 하는데, 솔직히 기독교인으로써 제가 챙피해서 신랑과 교회를 가다가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바로 배타적인 종교관 때문이지요. 타종교를 비판하려거든, 그 종교에 관해 정확히 알고 난후 비판하면 좋으련만,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잘못된 지식으로 자신만의 잣대를 재려는 사람들을 보고 좀 울적했었습니다.  종교란 양날의 칼과 같아서 잘 사용하면 아주 유용하지만, 자칫 잘못 사용하면 타인은 물론 자신까지 다칠수도 있습니다. 타종교의 가치를 함부로 평가하지 않고, 여러 종교의 전통을 공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해할수 있는 성숙한 종교인으로써의 자세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종교는 무조건적인 믿음이 있어야한다고 하지만, 결국 그 무조건적인 믿음이 지금의 불신과 배타적인 종교관이 성립이 되는것 같습니다. 그런 종교적인 문제점을 이 책에서는 표층적인 종교관(무조건적인 믿음)에서 심층적 종교관(깨달음, 신비주의)를 통해 해결해야한다고 제시합니다. 대담집 형태는 처음 읽는데, 대담집이라 그런지 어려울것 같은 종교가 쉽고 흥미롭게 읽을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제가 가지고 있는 종교에 대한 흔들리는 마음을 이해해주고, 잘 다독여주는 책 같았어서 좋았습니다. 저도 남만을 탓할것이 아니라, 제 자신을 돌아보고 심층적 종교관을 따르도록 노력해야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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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라 반점의 형제들 카르페디엠 25
세오 마이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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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해보이는 형제들의 모습이 보기 좋고, 평점도 좋아서 읽게 된 책인데, 다 읽고 나서는 정말 잘 읽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었어요. 

 처음 책을 읽었을때는 동생 고스케의 입장이 되어 너무 이기적이어보이는 형 헤이스케가 너무나 얄미웠는데, 형 헤이스케의 입장이 되어보니 동생이 형에 대해서 아는것이 하나도 없었던거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래서 형제의 입장이 되어 챕터가 나눠진 부분이 마음에 들어요). 그러면서 형 헤이스케가 얼마나 동생 고스케를 부러워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부모에게 태어나고, 같은 환경에서 자란 형제인데도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만큼, 속에 품고 있는 생각도 무척 달랐습니다. 그 다름으로 인해 서로간의 오해도 생기고, 가장 가까운 관계이지만 그만큼 라이벌 관계였던 형제였기에 고충도 컸던것 같아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소설가가 되기위해 집을 떠난 형을 보며, 첫째로써의 책임감을 자신에게 떠맡기고 간 형이 원망스럽지만, 그 형으로 인해 고스케는 다른 친구들보다 더 즐거운 고등학교 생활을 보낼수 있었고, 또 다른 미래를 만들어 갈수 있었답니다.

 책 초반에는 두 형제의 길이 정해진것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두 형제가 자신의 진짜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줘서 흐믓했어요. 저는 여동생이 있어서 형제간의 우정이 자매간의 우정과는 완전히 똑같을수 없겠지만, 첫째로써, 둘째로써의 고충을 읽으며 비슷한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집이 싫어서 어떻게든 집에서 떠나고 싶어했던 헤이스케가 결국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을때는, 뭉클했어요. 무엇보다 도무라 형제들의 아버지는 두 형제의 진짜 성향을 바로 꿰뚫어보신것 같아 놀랍기도 하고, 저는 아직도 방황하고 있는데, 도무라 형제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너무 오래 방황하지 않고 찾았다는것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유쾌하게 읽은 일본 문학책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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