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꽃마을의 비밀 ㅣ 스콜라 어린이문고 2
송언 지음, 양상용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들 역사동화나 일반 역사소설이 재밌는 이유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과거 선조들의 이야기를
유물이나 유적의 흔적만을 참고로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을 발휘해 멋진 이야기로 탄생시켜 놓기 때문이다.
그래서 왠지 추리소설을 읽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긴박감을 주기도 하고
또 생각지도 못한 선조들의 가슴 찡한 이야기에 감동을 받기도 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배꽃 마을 쌍둥이 장돌벵이 형들을 따라 장사를 배우던 용이는 이제 갓 열두살 소년이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10년째 갇혀 있는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이어 나가던 어머니도 병져 눕고
집안 살림은 열살 여동생이 꾸려 나가는 대신 용이는 장사꾼이 되어 집안 경제를 책임지게 된것이다.
이제 열두살이면 아직 한창 어리광을 부리고 친구들과 신나게 놀아야 할 나이인데 벌써 어른노릇을 하는 용이가 참 안쓰럽다.
그러다 새로 부임한 사또를 찾아가 자신의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달라 하소연을 하고 사또를 도와 반란을 주도했던
이계심을 자수시켜 공정한 판결을 내리고 난 후로 사또는 민심을 얻고 미제의 사건들을 하나 둘 해결해 나가게 된다.
용이는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자신이 직접 장돌뱅이가 되어 장사를 하러 나서는가 하면
사또를 찾아가 아버지의 일을 호소하고 사또를 도와 도적의 두목을 잡기까지 하는 용기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 열두살 어린 나이이다 보니 아버지를 그리워 하는 마음이 너무도 사무쳐 그럴수도 있겠다 싶겠지만
용이의 용기 있는 행동과 효심과 모험심등은 아무래도 남다르단 생각을 가지게 한다 .
그리고 각각의 사건들을 하나둘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게 되고 생각지 못한 사건의 실마리를 잡기도 한다.
사또는 어린 아이 용이의 이야기도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여 듣는가 하면 백성의 이야기에 귀를 열어두고
사건을 해결함에 있어 범인의 태도나 형편을 살펴 그마저 억울함이 없도록 살펴 주는 참으로 인자한 캐릭터다.
그래서 이야기를 읽는 내내 과연 실존하는 인물 중에 이런 인물이 정말 있는걸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게 되는데
마지막에 용이에게 알려준 그의 이름을 듣게 되면 그제야 이 소설의 가장 큰 맥락을 잡은듯 그렇게 무릎을 치게 된다.
이런 사또만 있었다면 옛 조상님들이 탐관오리의 횡포에 고통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지 않았을까?
아직 어린 용이의 경우 자신의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마을의 살인사건을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했지만
그 살인마 또한 계획적인 것이 아닌 우발적인 살인으로 아직 어린 딸과 생이별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자신이 아버지와 헤어져 10년을 살아오면서 겪은 일을 떠올리며 오히려 범인을 돕는 측은지심을 보인다.
또한 아직 어린 나이에 무서움에 벌벌 떨기 보다 적극적으로 도적 토벌에 압장서는 모습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아마도 용이가 소원하던 아버지의 석방이 더 쉽게 이루어졌는지도 모를일이다.
인자하고 지혜롭고 자상한 사또와 더불어 용기있고 모험심이 강하고 착하기 그지 없는 용이가 콤비가 되어
배꽃마을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고 도적들을 토벌하고 10년만에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는 등의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가져온 무척 희망적인 이야기여서 참 좋다.
배꽃 마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도 조금만 더 용기를 내고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