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연인들 - 김선우 장편소설
김선우 지음 / 민음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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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손에 잡자 마자 단숨에 읽게 되는 소설이다. 짤막짤막한 문장과 감성을 자극하는 문장들이 강한 여운을 남기고 오감을 자극하는 작가의 묘사와 하나둘 밝혀지는 주인공의 과거의 이야기들은 점 점 더 긴박하게 흐른다. 현재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감춰졌던 이야기들이 하나둘 드러나게 되는 형식의 이소설은 한편의 미스터리 스릴러를 읽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7년전 연인과의 뜻하지 않은 이별로 어떻게든 아무렇지 않게 살아보려 했던 유경은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자신은 잊은듯 살아가려 했던 문신처럼 새겨진 과거의 기억들을 하나둘 떠올리면서 그녀는 기억에서 사라져버린 그의 이름을 떠올려 보려 애쓴다. 하지만 그와의 추억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점 점 더 미스터리해지기만 한다.


와이강을 사이에 둔 유경과 이름을 잃어버린 그의 이야기는 가슴절절한 연인들의 사랑이야기다. 지옥이라도 함께 하고 싶을 정도로 사랑했던 한 남자의 죽음으로 인해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을 하나둘 떠올리며 와이강의 파괴로 인한 해울과 수린의 아픈 사랑을 직면하게 되는 그녀는 처음엔 무덤덤하기만 하다. 하지만 잊었던 연인의 이름을 떠올리고 그제서야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억만금이 있어도 살아 있는 송사리 한 마리는 돈으로 만들 수 없는 법이다. 돈이 아무리 많다고 나비 한마리 쪼맨한 다슬기 한마리 만들수 있나, 돈으로 만들지 못하는 거, 그게 목숨인 것인데, 살리기라고? 옘비할!'-- p199


무분별한 강과 산의 개발은 지금 우리의 지구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강을 살린다는 명목으로 그 강이 생명으로 이어져 있는 사람들의 삶은 아랑곳 하지 않는 그들에게 맞서지 않는 유경은 마치 우리의 모습을 보는것만 같다. 강의 고통이 오롯이 수린에게 전해져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해울의 극단적인 행동은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우리들에게 일격을 가하고 있다.


'큰비 와서 물 넘치는 땅은 사람들게 아니라 강의 것이라, 그렇게 한번씩 물이 넘쳐야 땅도 좋고 강물도 몸 풀어서 깨끗해지고 하는 거지, 그래야 또 거기서 온갖 것들이 살고, 그게 순리라,' ---p200


물의 연인들, 와이강이라는 공간이 공존하는 그들에게 물은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사랑의 매개체다. 아니 우리 인간들에게 있어 물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정도로 중요한 것으로 우리 모두는 물의 연인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너무도 함부로 다루고 파괴하고 더럽히고 있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 모른척, 남의 일인것처럼 생각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김선우 작가는 편안한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옳지 못한것에 대해 해울과 수린의 고통을 떠올리며 맞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와이강의 물의 연인이었던 유경의 무뎌진 감성을 또다른 물의 연인인 수린과 해울을 통해 자연의 순리를 그르치는 모습을 그냥 두고 보아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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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백
김려령 지음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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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의 행동을 아이들의 말을 어디에서 어디까지 들어주고 믿어주고 그래야하는걸까?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방황스러운 나이가 되면 이제는 엄마 아빠와는 거리를 두려 하고

속마음을 털어 놓기보다는 가식적인 모습을 보이며 더 많은것을 속에다 담아 놓으려 하고

왠지 자꾸만 어긋나기만 하는거 같은 모습을 보여 부모를 안절부절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대화를 할라치면 더 삐걱거리고 그냥 지켜 보기에는 어딘가 위태로운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나는 도둑이다. 말그대로 순수한 도둑' 이라는 주인공 해일은 그야말로 손이 빠른 도둑이다.

그냥 도벽이겠지 싶은 그런 것이 아닌 친구의 전자수첩을 스리슬쩍 훔쳐 팔아넘기기까지 하는...

하지만 그날이 지나고 나면 잃어버린 아이에게 오히려 더 책임을 묻고는 그냥 흐지부지 되어버린다.

 

'누군지 가져간 물건은 입맛에 맞게 잘 쓰고,

대신 훔쳐간 영혼만큼 자기 영혼도 깎여 나간다는 것만 명심해라' ---p39

 

 

영혼 어쩌구 그럴듯한 이야기를 은근슬쩍 하는 담임샘과의 상담에서 꺼낸 유정란부화 이야기는

이제 반아이들에게까지 알려져 친구들이 집에까지 찾아오는 등 우정이 돈독해지는 계기가 된다.

 

해일이 유정란을 부화 시키는 과정은 이미 해일의 가족의 화제의 중심이다.

엄마는 병아리가 부화되는 모습을 보며 어릴적 혼자 지내야했던 해일에 대한 기억에 가슴아파하고

아빠는 곤달걀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로 형 해철과 프라이를 한다느니 양념을 한다느니 하지만

어느새 병아리가 닭이되면 머무를 닭장을 만든다며 재료를 미리 미리 챙겨다 놓기도 한다.

어느새 유정란 자연 부화의 과정들은 해일과 친구들과 담임과의 관계를 끈끈하게 이어 놓고

가족을 하나로 묶어 주는 이야기를 읽으며 문득 우리도 유정란 부화라는 것을 한번 해볼까 싶게 만든다.

 

그리고 해일이 훔친 전자수첩의 주인 지란의 친아빠와 새아빠의 이야기 또한 흥미롭다.

어쩌면 전자수첩으로 새아빠와의 관계가 호전될수도 있었는데 도둑때문에 오히려 나빠졌으며

언제나 자신을 끈질기게 찾아 대는 친아빠가 미워서 해일과 진오에게 엉뚱한 부탁까지 하게 된다.

친아빠의 집에 몰래 들어가 모든 가구들을 못쓰게 만들던 그 순간 조차 해일은 도둑질을 한다.

그런데 버려진 그 물건들 중 하나를 해일의 아버지가 해일의 집으로 들여온 순간부터 해일의 번민은 시작된다.

 

 

꼬리가 길면 밟히기 마련, 해일이 노트북을 훔치는 순간을 진오에게 들킨것이다.

그리고 마음을 분석한다는 형 해철에게 자신이 다른 사람과 똑같다는 사실을 확인 받고

어릴때부터 남들과 달라서 자신은 틀린줄만 알았던 그동안의 자신을 위로하게 된다.

또한 해일은 이제 자신의 마음에 가시처럼 박힌 것들을 고백해야할 시간이 다가왔음을 느끼고

지란과 진오를 다시 한번 집으로 초대해 자신의 커다란 가시를 하나 뽑아내게 된다.

 

역시 아이들은 참 순수하다.

자신의 물건을 훔쳤는데도 쿨하게 욕을 해주면서도 스리슬쩍 용서해 주는 순수한 우리 아이들,

그래서일까? 그런 친구들이 있어 해일은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고 고백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김려령 작가의 지난 소설 [완득이]만큼 유쾌하고 통쾌함을 주는 이야기는 아니다.

가족들간의 대화와 친구들간의 갈등과 그리고 왠지 쿨한 '같기도' 선생님의 이야기가 잘 버무려져

도둑을 직업이라 여기는 해일이 중심이 되어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 박힌 가시를 들여다 보고

친구들처럼 그 가시를 스스로 뽑을 수 있도록 믿고 그저 지켜보며 기다려 주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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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나무 내 친구는 그림책
카토 요코 지음, 미야니시 타츠야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림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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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프고 슬픈 마음을 알아주고 같이 울어주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친구랑 싸워서 울고, 엄마한테 혼나서 울고, 넘어져서 울고 이래 저래 우는 울보아기돼지!
꼭 우리 아이들 어릴적 모습을 보는것만 같은 모습이네요,



그날도 아기 돼지는 무슨일인지 또 울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해님이 반짝반짝하는데 하늘에서 비가 내리네요,
알고보니 늘상 울고 있는 울보 아기돼지를 보면서 자신은 아무것도 해줄수 없어 울고 있는거에요,
참 마음이 이쁜 나무에요,
나무가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으니 오히려 아기돼지가 나무를 달래주네요,




다음날도 아기 돼지는 친구랑 싸워서 울상이 되어 나무에게 달려왔어요,
그런데 이번엔 아기돼지가 울기도 전에 나무가 먼저 펑펑 울어버리네요,
아기돼지는 또 나무를 달래주며 괜찮다고 위로해 주다보니 자신도 정말 괜찮아진거에요,
다음날 아기돼지는 일부러 웃는 얼굴로 반갑게 나무에게 달려오다 또 꽈당 넘어졌어요,
이번에도 나무가 아기돼지보다 먼저 울어버리고 오히려 아기돼지가 나무를 달래준답니다.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되어 온갖 이야기를 나누다 그만 아기 돼지가 잠들어 버렸어요,
한겨울 추위에 꽁꽁 얼어버릴까봐 나무는 자신의 초록잎 옷을 모두 벗어 아기돼지에게 덮어준답니다.
이 나무는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후손쯤 되는걸까요?ㅋㅋ




아기 돼지가 잠에서 깨어 나무가 자신을 지켜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요,
나무는 물론 따뜻한 봄이 와 새싹이 돋아 다시 푸르른 나무가 되었지만
더이상 말도 하지 않고 울지도 않게 되었어요,

그래도 서로 웃고 울었던 추억을 기억하고 있는 아기돼지에게는 둘도없는 친구로 남았어요!


가끔 너무 아프거나 너무 슬플때 옆에서 누군가 위로해 주면 큰힘이 되잖아요,

울보 아기돼지에게 자신을 위해 울어주는 나무는 아기돼지를 건강하게 자라게 해주는 친구에요,

위로받을 수 있는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있다면 슬프고 힘든일도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을거 같아요,


검은 테두리안에 그린 그림이 참 인상적인 미야니시 타츠야의 그림과

친구와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가 참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에요,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친구의 아프고 슬픈 마음을 함께 나누는

친구와의 진짜 우정을 키워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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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아이들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6
브록 콜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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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정말 길위에서 방황하는 아이들 이야기다. 그런데 집이 없거나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아닌 친구들로부터 외딴섬으로 벌거벗겨진채 버려진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라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런일이 이 책속에서 벌어지고 있다. 오랜 전통이라는 명목아래 모두는 연약한 두 아이를 장난의 대상으로 삼아 참으로 끔찍한 일을 벌이고 있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해 당혹스럽기만 하다.

 

하룻밤만 친구들의 장난을 참고 견디면 무사히 풀려날 수 있겠지만 이 두 아이들은 어찌보면 무모할지도 모를 정말 용감한 행동을 한다. 벌거벗겨져 버려지는 최악의 대접을 받은 두 아이는 더이상의 장난거리가 되고 싶지 않아 섬을 탈출해 그 아이들로부터 사라지기로 결심하고 그 섬을 벗어나 둘만의 여정에 오르게 된것이다. 둘이어서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서로를 잘 알지 못했던 낯선 소년과 소녀였지만 같은 처지라는 사실때문인지 금새 서로를 의지하면서 갖가지 일들을 겪으며 때로는 갈등도 하지만 둘에게는 소중한 방황이 된다.

 

사실 소녀는 엄마에게 전화해 지금 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엄마는 친구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갖지 못하는 딸아이에게 조금만 더 참고 스스로 문제를 잘 해결해 보라는 말만 할뿐 소녀의 말에 제대로 귀기울이지 않는다. 소녀가 조금 더 솔직하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지 못한것도 문제지만 다급하게 전화한 딸을 내치듯 몰아붙인 이 엄마를 보며 나도 혹시 우리 아이들이 절박하게 내뱉는 소리를 귀기울여 듣지 않고 심약한 아이의 어리광이라고만 생각한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그래도 엄마가 사실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집으로 돌아가는 소녀를 보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집이 되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보물창고 청소년문학 시리즈가 성폭력, 동성애, 집단따돌림 혹은 자살과 같은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한 책을 출간하고 있어서 처음엔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한권 두권 읽어가다보니 이제는 현실이라는 느낌으로 피부에 와 닿는듯 하다. 세상은 내가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듣기싫고 알기싫은 일들을 내일이 아니라 여겨 그동안 너무 등한시하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번역서여서 그런건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충격적인 소재여서 그런건지 문장과 문장이 잘 연결되지 않고 편안하게 읽혀지지가 않는 책이다. 하지만 벌거벗겨진 두 아이가 친구들의 따돌림에 굴복하지 않고 섬을 탈출하는가 하면 현실에 닥친 문제들을 피하지 않고 하나 하나 맞딱드려 헤쳐나가면서 당당하게 우뚝서는 모습은 왠지 희망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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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부르스리]

 나또한 비슷한 시대를 살아서인지

시대적 배경과 파란만장한 삼촌의 삶이

흥미진진하게 여겨진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제주의 진면목을 들여다 보게 하는책,

조만간 제주에 가고 싶어지는 책,

 

 

 

 

 

 

 

 

 

 

 

 

 

[사료를 드립니다.]

 

이금이님의 책은 무조건 다 좋다.

 

 

 

 

 

 

 

 

 

 

 

 

 [장수탕 선녀님]

어릴적 목욕탕을 떠올리게 하는 책.

목욕을 마치면 마시던 바나나우유와 요구르트의 달콤함이

오래 오래 남는다.

 

 

 

 

 

 

 

 

 

 

 

올해의 알라딘 책 투표에 참여한 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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