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아이들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6
브록 콜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정말 길위에서 방황하는 아이들 이야기다. 그런데 집이 없거나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아닌 친구들로부터 외딴섬으로 벌거벗겨진채 버려진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라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런일이 이 책속에서 벌어지고 있다. 오랜 전통이라는 명목아래 모두는 연약한 두 아이를 장난의 대상으로 삼아 참으로 끔찍한 일을 벌이고 있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해 당혹스럽기만 하다.

 

하룻밤만 친구들의 장난을 참고 견디면 무사히 풀려날 수 있겠지만 이 두 아이들은 어찌보면 무모할지도 모를 정말 용감한 행동을 한다. 벌거벗겨져 버려지는 최악의 대접을 받은 두 아이는 더이상의 장난거리가 되고 싶지 않아 섬을 탈출해 그 아이들로부터 사라지기로 결심하고 그 섬을 벗어나 둘만의 여정에 오르게 된것이다. 둘이어서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서로를 잘 알지 못했던 낯선 소년과 소녀였지만 같은 처지라는 사실때문인지 금새 서로를 의지하면서 갖가지 일들을 겪으며 때로는 갈등도 하지만 둘에게는 소중한 방황이 된다.

 

사실 소녀는 엄마에게 전화해 지금 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엄마는 친구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갖지 못하는 딸아이에게 조금만 더 참고 스스로 문제를 잘 해결해 보라는 말만 할뿐 소녀의 말에 제대로 귀기울이지 않는다. 소녀가 조금 더 솔직하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지 못한것도 문제지만 다급하게 전화한 딸을 내치듯 몰아붙인 이 엄마를 보며 나도 혹시 우리 아이들이 절박하게 내뱉는 소리를 귀기울여 듣지 않고 심약한 아이의 어리광이라고만 생각한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그래도 엄마가 사실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집으로 돌아가는 소녀를 보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집이 되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보물창고 청소년문학 시리즈가 성폭력, 동성애, 집단따돌림 혹은 자살과 같은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한 책을 출간하고 있어서 처음엔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한권 두권 읽어가다보니 이제는 현실이라는 느낌으로 피부에 와 닿는듯 하다. 세상은 내가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듣기싫고 알기싫은 일들을 내일이 아니라 여겨 그동안 너무 등한시하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번역서여서 그런건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충격적인 소재여서 그런건지 문장과 문장이 잘 연결되지 않고 편안하게 읽혀지지가 않는 책이다. 하지만 벌거벗겨진 두 아이가 친구들의 따돌림에 굴복하지 않고 섬을 탈출하는가 하면 현실에 닥친 문제들을 피하지 않고 하나 하나 맞딱드려 헤쳐나가면서 당당하게 우뚝서는 모습은 왠지 희망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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