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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책이다 - 청소년,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허병두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 : 너희가 책이다-청소년,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2004
저자 : 허병두
출판 : 청어람미디어
작성 : 2007.03.10.
“으아아아아아악! 사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져버렸어!!”
-즉흥 감상-
편입에 이은 적응의 대 혼란 속에서 새로운 환경에 자리잡아나가기란 앞서 읽은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1979~1992’보다도 더욱 심한 멀미를 경험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정신없는 나날 중에서도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있었으니 각 과목마다 선정해준 몇몇 도서를 읽고 ‘Book Review’를 써오라는 것이었는데요. 그렇게 만난 이번 책은 정말이지 “진짜 지루할거야.”라는 선입견의 마음을 그저 부끄럽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럼 주구장천 많은 작품들을 만나가며 가능하면 전부 ‘감상기록장(이하 ‘감기록’)’을 작성해나가던 중 간혹 “좋은 작품 추천해주세요!!”라고 감히 부탁드리곤 하는 저에게 날아온 아주 재미있는 추천서가 하나 있기에 조금소개해볼까 합니다.
그러고 보면 이번 책도 보통 제가 많이 접하는 ‘이야기 책’이 아닌 고로 이렇다 할 줄거리 등의 소개가 없음을 먼저 말씀드리며 시작해봅니다.
책은 앞으로의 미래를 열어나갈 수많은 젊은이들인 ‘푸른 영혼들’에게 보내는 저자의 편지글로 그 장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인문분야에 대한 ‘제1부 인간의 삶과 무늬’ 사회분야의 ‘제2부 나, 너 그리고 세계’, 자연과학분야의 ‘제3부 자연, 영원한 물음표’, 한국문학을 말하는 ‘제4부 우리의 언어, 우리의 삶’, 세계문학을 말하는 ‘제5부 숨 쉬는 고전, 공감의 기쁨’을 통해 저자가 일선에서 경험하고 많이 생각했던 좋은 책을 만나는 방법, 올바론 독서의 방법, 각 상황과 계절별로 만나면 좋겠다 싶은 많은 작품들의 이야기가 멋지게 작성된 블로그의 리뷰 포스트와 마치 독자나 질문 한가득 가지고 있을 제자들과의 고민 상담을 하는 듯한 구성과 내용으로 재미있게 기록이 되어 있었다보니 그만 점심 도시락마저 망각의 강물에 빠뜨려버리고 말아버렸었습니다.
위에서도 짧게 언급한 것이지만 현재 400여 편을 달리는 중인 나름대로의 작품 리뷰 ‘감기록’을 작성해 오면서 많이 생각했던-간지러운 곳을 저자 분께서 너무나도 시원스럽게 긁어주시는 부분이 없지 않았던지라 한결 개운해졌으면서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편안한 기분으로 안내해주심에 그만 감사의 마음까지 가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거기에 이 책의 대부분을 뒤덮고 있는 작품들에 대한 소개 글들은 “읽기 위해서 책을 산다!!”고 외치던 저에게 구매에 대한 충동을 일으키게 하더군요.
하지만 이렇게 아무리 좋은 기분으로 만난 책이라도 부분적으로는 조금 실망하고 말았는데요. 앞선 도서 ‘귀신설화연구鬼神說話硏究, 1995’의 감기록 때도 언급한 것으로, 이번 책에서의 ‘서유기西遊記’에 대한 소개 글 중에서 같은 중국의 고대소설 중 하나인 ‘봉신연의封神演義’에 대한 언급이 빠져있었다는 것이-어떻게 보면 불필요했을지라도-그저 아쉬웠습니다. 일본 만화가인 ‘후지사키 류’ 님을 통해 처음 알게 되어 결국에는 한국에도 번역 출판된 소설책을 겨우 구해 읽으며 그저 감탄을 해버리고 말았던 작품을…, 아아. 역시나 흘러가는 역사의 강물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가라앉지 않고 떠있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 고민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해보게 된 것이 있다면 역시나 자주 듣는 부모님의 잔소리로 “제발 양서를 좀 읽어라!!”를 떠올릴 수 있었다는 것인데요. 일단 제가 소장중인 작품들을 조금 나열해본다면 한국에서는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이름으로 괴짜취급 받아 일부분에서만 열광하는 SF(science fiction)로 시대를 뛰어넘어 각종 분야에서 다양한 철학을 말씀해주신 고 아이작 아시모프 님, 짧은 이야기들의 행진 속에서 엄청난 반전과 미래사회의 양면성에 대해 생각해볼 것들을 던져주신 고 필립 K.딕 님, 비록 시대가 미래의 우주일지라도 전쟁의 양면성과 역사 속에서 만들어지는 영웅의 이야기를 하셨다 생각한 올슨 스콧 카드 님, 최근 저의 뇌에 신선한 자극을 선사해주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님, 정서에도 맞지 않으며 어둡다 해서 찬밥신세인 공포문학에서 별것 아닌 내용 같으면서도 일상을 되돌아보게 하는 재미를 선사해주시는 스티븐 킹 님, 기존의 환상문학에 진지함과 예술성을 부여해주신 앤 라이스님, 생소함을 달리는 의학 분야와 변호사들의 세계를 말씀해주신 로빈 쿡 님과 존 그리샴 님, 감히 짬뽕소설의 대가라 외치게 하시는 딘 R. 쿤츠 님, 한국계의 진지한 환상문학의 주자라 믿고 있는 이우혁 님,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며 상상력의 극치를 선물해주신 장용민, 김성범 님, 감독 겸 작가로서 많은 가능성을 던져주신 유상욱 님, 마지막으로 같은 주제로 그 다양성을 말씀하셨던 스즈키 코지 님 등의 작품들이 제 책장을 가득 채워주고 있으며 이미 읽었거나 읽기를 원해 쌓아둔 기타 많은 책들을 보신 부모님과 친구들은 하나같이 “어둠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다.”라고 하시기에 양서와 악서란 일단 읽어보고 판단해볼 문제라 항변을 해보고 있는 중이로군요(웃음)
아. 여기서 말하고자함은 “한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라고 할지라도 일단 좋고 나쁨은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좋다고 말하는 책을 읽는다고 해도 그게 그 사람의 현실에 적용되지 않을 경우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발생시킬 수도 있고,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심각한 자살충동에 시달리고 있을 때 문성실 님의 소설 ‘신비소설 무巫’를 읽으며 정신적 반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처럼, 실제 한 번도 읽어보지 않고 선입견이라는 색안경을 쓴 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그런 행위보다도 이왕이면 무조건적인 반대의사를 표현하는 것을 자제하고 일단 한번 같이 읽어보고 난 다음 많은 대화로서 독서지도를 하는 것이 좋지 않겠다는 결론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번 책을 읽으면서 또 한 가지 생각한 것이 있다면 이 세상에는 읽을 것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입니다. 이때까지 저 나름대로 많다면 많을 수도 있을 작품들과의 만남과 그 기록들에 대해서 정성스러운 ‘기록평’ 같은 것도 받아보곤 했다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은 극히 일부분만 만나보았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요. 저자님의 소개 글만 보아도 엄청 재미있을 것만 같은 수많은 책들. 과연 언제 다 만나볼 수 있을 것인지 행복한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책이 새롭게 선보여 지는 것일까요? 그것이 궁금하여 조사를 해보니 한국에서만 일주일에 350여권의 새 책이 출판된다는 것으로 검색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통계가 과연 다른 출판사의 이름으로 중복 출판되는 책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절판되었다가 재출판 되는 책, 시대의 물결 속에서 비슷한 주제를 서로다르네 말하며 출판되는 책 등에 대한 것 까지 고려되었는지는 몰라도, 휴우. 정말이지 너무나도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닌 가 진땀이 다 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도움이 될 좋은 책을 찾는 방법 중의 하나를 알기 위해서라도 이번 책을 조심스레 한번 추천해보고 싶어집니다.
한국의 독서 실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가까운 이웃 나라인 일본의 이야기를 같이 하곤 합니다. 그나마 간혹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책 등의 인쇄물을 손에 들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반가운 기분을 느끼는 중인데요. 하지만 아직도 그런 인쇄매체보다도 영상물에 대해서만 많은 대화가 이뤄지는 것을 보며 그 원작이나 그 작품들의 배경에 대한 좀 더 입체적인 대화의 자리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이렇게 새롭게 시작한 대학생활. 그 소박한 꿈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해보고자 합니다. 조금 더 거창한 이유를 붙여보라면 ‘인류의 문화유산을 보존, 이용, 가공하여 후세대로의 계승과 함께 전 인류의 지적 고양을 위해서’라도 말이지요(웃음)
그럼 이것으로 조금의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서평에 대한 서평’을 마쳐보고자 합니다.
TEXT No. 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