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웹툰이 원작?

드라마의 재기발랄함에 혹시 웹툰이 원작이 아닐까 찾아보았다. 하지만 웬걸? 드라마가 원작이었다. 김혜자의 옛 광고를 패러디한 모습이라거나, 도라에몽 할머니의 화수분 같은 몸빼바지, 눈이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의 가공할만한 지팡이 신공(?) 등등. 톡톡 튀는 연출의 재미가 돋보인다. 물론 이 재미에는 김혜자의 귀여운 연기가 큰 몫을 차지한다.

2. 웃음과 함께 감동!

<눈이 부시게>는 그냥 재미있는 드라마가 아니다. 그 속에 감동도 넘쳐난다. 가족과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은 물론이거니와 정과 의리 등 사람들의 외로운 이면에 숨겨진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만남의 온도가 느껴진다.

3. 청춘과 늙음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대사를 하나 꼽으라면 "너도 늙어봐라"가 아닐까. 늙는다는 것의 의미와 청춘의 소중함을 혜자를 통해 절절히 느끼게 된다. 지금까지 나이를 먹어가면서 한 번도 늙어가고 있다는 자각을 하지 못했다. 나의 정신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뭄뚱아리는 어떤가. 하나둘씩 삐걱대고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 몸의 늙어감이 생활의 조건을 바꾸게 하고, 그 변화가 정신마저 나이들게 하는듯하다. 정신과 육체의 괴리. 아마 그것의 차이가 커지는 것이 바로 나이듦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4. 기억

1,2부를 보지 못하고 어느덧 10회까지를 시청했다. 10회 혜자가 알츠하이머임이 밝혀진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과연 현실 속에서 벌어진 일이었는지를 의심하게 만든다. 기억을 잃는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기억 자체만을 잃는 것이 아니다. 나라는 <생각>은 기억의 집합체이다. 물론 그 기억들은 왜곡 투성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기억들이 사라진다면 나 또한 사라지는 일이다. 혜자는 사라지는걸까.

ps. 노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보다 따듯하게 바뀌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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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짜여진 각본, 속도감 있는 전개, 사건의 반전.

트랩은 정말 잘 만들어진 드라마다. 하지만 결말의 아쉬움은 남는다. 마치 시즌2를 염두에 둔 듯 급하게 마무리 지어진 느낌이다.

그야말로 소시오패스로 뭉쳐진, 권력을 지닌 악의 집단이 허망하게도 헌팅 그라운드에서의 한판 대결로 무너져버린다는 것은 드라마가 6부까지 쌓아왔던 견고한 성이 모래성이었음을 고백하는 듯하다. 특히 악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는 ‘도련님’의 캐릭터가 쉽게 무너져 내린 점이 실망스럽다. 권력을 지닌 집단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힘을 지닌 도련님이 사냥터에서 맥없이 쓰러져 내리는 모습은 작가와 감독의 직무유기라 보여진다. 실제 이렇게 사냥터에서 조직이 무너질 정도라면 굳이 집단을 설정해 움직일 필요가 없어보이기 때문이다. 시즌2에서 다시 이 조직이 어떻게 등장할지 모르겠으나, 그 구성원이 아닌 조직의 체계를 무너뜨리는 싸움이 벌어지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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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SKY 캐슬>을 다 보았다. 본방송일 때 1편을 보던 중 채널을 돌려버린 나의 안목을 반성하며, 정주행을 시도했다. 역시나 1편이 문제였다. 도중에 그만볼까? 하는 유혹이 또다시 일었다. 아무래도 나와는 거리가 너무 먼 이야기였다. 설정 자체가 너무 과장됐다고 생각했기에, 배우들의 연기도 왠지 과장돼 보였다. 그럼에도 열풍의 근원지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은 욕구가 더 컸기에 더 지켜보기로 했다. 1편을 무사히 넘기니 2편부터는 몰입의 정도가 강해졌다. 설정을 인정하고 나니 이야기의 재미가 보였다.

대학입시에 모든 걸 걸어야하는 우리 교육의 문제를 통렬히 비판하고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의 숙명이라 할 수 있는 해피엔딩은 그 비판의 칼날을 다소 무디게 만들었다. 교육의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 시스템의 문제임이 확실하다. 그럼에도 드라마에서는 혜나의 죽음으로 등장인물들의 인식이 바뀜으로 인해 문제가 해결된다. 그래서일까. 드라마가 끝나고 우리 교육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주인공들의 이미지를 이용한 광고가 많아졌다.

우리 사회는 피라미드가 더욱 굳건해지고, 피라미드를 오르내리는 통로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나마 그 작은 통로는 대학의 서열로 그 진입이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분명 이 피라미드 형태의 사회를 항아리든 다이아몬드이든 다른 형태로 변화시키고 싶다는 근원적인 열망에의 합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서고 싶다는 열망 속에 갇혀 있기 일쑤다. 차민혁 교수는 우리 도처에서 지켜볼 수 있는 욕망의 상징이다.

경쟁은 분명 문명의 발전을 가져온 밑거름이지만, 공생하지 못하는 경쟁은 파멸을 불러올 것이다. 지금까지는 피라미드 꼭대기라는 유혹으로 경쟁의 그림자를 가려왔지만, 언젠가는 그 그림자의 민낯이 드러날 것이다. 꼭대기가 화려하면 화려할수록, 장벽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곳을 향한 욕망도 커지지만 그것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욕망 또한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견주는 일은 불가능한 일일까. 우리는 스스로 피라미드 속으로 걸어가기 보다는 피라미드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길을 걸을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린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주가 나선 길이 바로 질문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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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의 주인공 김혜자와 <진심이 닿다>의 주인공 유인나의 귀여움 대결이 꽤나 볼만하다.

청춘을 잃어버리고 바로 늙어버린 김혜자는 25세의 감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젊은 감성과 늙은 몸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웃음과 함께 귀여움이 폭발한다.

인기를 잃어버리고 재기를 노리는 왕년의 스타 유인나는 순박함을 지니고 있다. 순박함과 명예욕이 충돌하는 장면에서 귀여움은 차고 흘러 넘친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보고 있자면 귀여움이란 꼭 어린 아이들이나 청년만의 것은 아니라고 느껴진다. 귀여움은 애교와도 잇닿아 있다는 점에서 나이가 들수록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굳이 상대방에게 귀여움을 받을 필요도 없거니와, 젊음으로 통용되는 아름다움과도 점점 멀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간다고 해서 타인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받는 방법이 꼭 귀여움에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이듦과 귀여움이 반대말은 아닐 것이다. 마음 속의 나이! ‘마음은 청춘이다’라는 말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은 아닌듯하다.

  

<진심이 닿다>에서는 그야말로 귀여움의 초절정에 있는 유인나를 만나볼 수 있다. 말투와 태도 하나하나에서 귀여움이 뚝뚝 떨어진다. 그런데 가만히 보고 있자면 이 귀여움의 많은 부분이 혼자일 때 나타난다. 즉 현실에서라면 상대방에게 보여지지 않는 상태, 드라마이기에 우리가 볼 수 있는 것. 그야말로 우리의 상상에 딱 들어맞는 귀여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혜자의 나이를 뛰어넘는 귀여움과 유인나의 순박한 귀여움. 고단한 현실을 잊고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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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 드라마중 가장 몰입도가 높다.

딴 생각할 겨를을 주지 않는다. 드라마를 보다가 한눈을 팔거나 다른 일을 할 틈이 없다. 한마디로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사람을 사냥한다는 소재의 영화나 드라마는 꽤 있다. 이 경우 대부분 사냥장면의 액션에 취중하는 경향이 높다. 또는 추격의 극박함을 잘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트랩>은 사냥이 갖는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심리와 그 위치의 역전을 위한 노림수 등 사건 전개 자체의 힘이 크다. 여기에 더해 이 사냥이 단순한 사냥이 아니라 무엇인가 큰 덫 속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곳곳에서 암시하고 있다. 특히 그 덫의 중심에 있는 강우현(이서진 역)의 캐릭터는 꼭 피해자인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구구절절히 이야기를 설명하지도 캐릭터를 꾸미지도 않고서, 오직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건 전개만으로 이 모든 것을 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트랩>의 연출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이런 리듬을 잃지않고 끝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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