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논증이다 - 탁석산의 글쓰기 2 탁석산의 글쓰기 2
탁석산 지음 / 김영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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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논증은 반드시 반박이 가능해야 한다. 아주 중요한 조건이다. 완전무결한 논증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좋지도 않은 것이다. -71쪽

좋은 논증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예상되는 반박을 잠재우는 전제가 등장해야 한다. 앞에서 보았듯이 반박이 불가능한 논증은 잘못된 논증이므로 잘못된 논증이 아니라면 반드시 반론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방어하지 못하면 논증이 무너지게 된다. -75쪽

논술이나 어떤 문제에 대해 논할 때는 어느 한쪽에 서야 한다. 왜냐하면 논술은 결론의 내용을 보는 것이 아니라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보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146쪽

논술에서는 배경지식을 넓히려고 너무 애쓸 필요가 없다는 거야. 있는 것을 어떻게 논증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는 거지. -159쪽

첫째, 논제를 열심히 읽는다. 뭘 요구하는지를 알아야 제대로 대처할 수 있다.
둘째, 논제에 찬성이든 반대든 어느 한쪽에 서라. 양비양시론은 결론이 없어 보여 강인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
셋째, 결론에 대해 가장 강력한 반론이 무엇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라.
넷째, 전제를 쓴다.
다섯째, 반드시 예상되는 반박에 대한 대안을 쓴다.
여섯째, 글을 쓰기 전에는 논증 형식으로 구성한다. 전제 1,2,3 등으로 번호를 붙이고 전제와 결론 사이에 선을 그어서 이것이 논증임을 확인한다.
일곱째, 여기서 잠깐. 글로 옮기기 전에 과연 자신의 논증이 좋은 논증인지를 검토한다. 즉 관련성, 전제의 참, 충분한 근거, 반박 잠재우기 등의 조건을 적용시킨다. 이때 찬찬히 따져서 부족한 점이 있으면 고치거나 보완한다.
-172-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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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도 매뉴얼이 있다 - 탁석산의 글쓰기 1 탁석산의 글쓰기 1
탁석산 지음 / 김영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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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노력을 한다 해도 글을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때 여기에서 말하는 글이란 주로 문학적 글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노력을 하면 실용적 글쓰기를 잘할 수 있으나 문학적 글쓰기는 노력보다는 타고난 재능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47쪽

글은 이 문장 하나만으로는 되질 않아.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야 하고 어떤 관계로 연결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아무리 구슬 하나하나가 좋으면 뭐하겠느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구슬 하나하나를 아무리 잘 닦아도 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93쪽

문학적 글의 형식인 기승전결은 아직도 영향력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말 할 때에도 여전히 유효하게 쓰이고 있으니 말이다. 기승전결이 시든 산문이든 문학적 글쓰기에 해당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121쪽

칼럼은 논증의 형식을 따라야 한다. 논증이란 앞에서도 말했지만 자신의 주장인 결론과 주장을 뒷받침하는 전제로 구성되지. 다시말해서, 칼럼은 논증 형식으로 쓴다는 것이지. 따라서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따르지 않는다.-125쪽

서론과 본론은 서비스 차원에서 두는 것뿐이다. 다시 말해서, 없어도 지장이 없는 것이지. 하지만 읽는 사람에게 이 글이 무엇을 말하려는지를 미리 알려주는 것이 서론이고 글을 마치면서 무엇을 말했는지 정리해주는 것이 결론이라고 할 수 있지. -127쪽

"독서는 글쓰기에 있어 필요조건일지는 몰라도 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책을 많이 읽는다고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138쪽

문학적 글쓰기는 인격수양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실용적 글쓰기는 인격과는 별로 관련이 없단다. -152쪽

글을 쓴다는 것은 목수가 생업으로 톱질을 하듯 하나의 기술이라는 것이지. 여기서 주의할 점은 조각가가 작품을 위해 톱질을 하는 것과 목수가 생업을 위해 톱질을 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조각가의 톱질이 문학적 글쓰기라면 목수의 톱질은 실용적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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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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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한테 사랑을 보여주면 우리는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의 존재에 주목하고, 우리 이름을 기억해주고, 우리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고, 약점이 있어도 관대하게 받아주고, 요구가 있으면 들어주기 때문이다."-16쪽

"이 세상에서 힘들게 노력을 하고 부산을 떠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탐욕과 야망을 품고, 부를 추구하고, 권력과 명성을 얻으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생활필수품을 얻으려는 것인가? 그것이라면 노동자의 최저 임금으로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 삶의 위대한 목적이라고 하는 이른바 삶의 조건의 개선에서 얻는 것은 무엇인가?"
(애덤스미스 <도덕감정론>)

다른 사람들이 주목을 하고, 관심을 쏟고, 공감 어린 표정으로 사근사근하게 맞장구를 치면서 알은체를 해주는 것이 우리가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18쪽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날때부터 자신의 가치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괴로워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느낌은 함께 사는 사람들의 판단에 좌우된다. 그 사람들이 우리 농담에 즐거워하면, 우리는 나에게 남을 즐겁게 하는 능력이 있다고 자신을 갖게 된다. 그 사람들이 우리를 칭찬하면, 나에게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방에 들어갔을 때 눈길을 피하거나 직업을 밝혔을 때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될 수도 있다."-21쪽

"질투심을 일으키는 것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 사이의 커다란 불균형이 아니라 오히려 근접 상태다. 일반 병사는 상사나 상병에게 느끼는 것과 비교하면 장군에게는 질투심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뛰어난 작가 역시 평범한 삼류작가보다는 자신에게 좀 더 접근한 작가들로부터 질투를 더 받는다. 불균형이 심하면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며, 그 결과 우리에게서 먼 것과 우리 자신을 비교하지 않게 되거나 그런 비교의 결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데이비드 흄 <인성론>)-59쪽

"시도가 없으면 실패도 없고, 실패가 없으면 수모도 없다. 따라서 이 세계에서 자존심은 전적으로 자신이 무엇이 되도록 또 무슨 일을 하도록 스스로를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자기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실제 성취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제임스)-71쪽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피상적이고 하찮다는 것, 그들의 시야가 편협하다는 것, 그들의 감정이 지질하다는 것, 그들의 의견이 빙퉁그러졌다는 것, 그들의 잘못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 점차 그들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 그러다보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그들을 필요 이상으로 존중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쇼펜하우어)-165쪽

"모든 질책은 그것이 과녁에 적중하는 만큼만 피해를 줄 수 있다. 자신이 어떤 질책을 받을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만만하게 그런 질책을 경멸할 수 있으며 또 실제로 그렇게 한다."(쇼펜하우어)-168쪽

"나의 실패를 다른 사람들이 차가운 눈길로 바라보며 가혹하게 해석한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일에서 실패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실패의 물질적 결과에 대한 두려움은 세상이 실패를 바라보는 냉정한 태도, 실패한 사람을 '패배자'로 지목하는 집요한 경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 심각해진다. '패배자'라는 말은 졌다는 의미와 더불어 졌기 때문에 공감을 얻을 권리도 상실했다는 의미까지 담고 있는 냉혹한 말이다."-202쪽

"보헤미아는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장소가 아니라 마음의 태도다."
(랜섬 <런던의 보헤미아>)-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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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 반양장
피천득 지음 / 샘터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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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람들이 격찬을 하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명저라고 손꼽히는, 피천득의 <인연>. 이걸 왜 이제서야 읽었나 싶은 생각도 있지만 내가 이걸 왜 봤을까 하는 후회 내지는 실망감 또한 없지 않다. 조개 속에 진주 알을 품고 있는 하이얀 표지. 티비 드라마나 영화, 책 소개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봤다. 너무 흔하게 등장하고, 흔하게 소개되는 책이라 마치 읽지 않고도 읽은 것처럼 느껴지는 책이기도 하지만, 난 안읽었음을 다시금 깨닫고 구입해봤다. 사실 개인적인 관심이라기보다 선물용으로 어떨까 싶어서 먼저 내가 읽어보고 괜찮으면 선물하려고 했던 건데 별로였다. 그런데 왜들 그렇게 칭찬을 해대는건지. 우리나라 수필의 교과서네 어쩌네 하는데 글쎄 문장력 때문인가.

 소설보다 난 이런 수필류를 더 좋아하는데 <인연>은 그렇게 마음에 와닿는 수필은 아니다. 옛날분께서 일기처럼 쓰신 글이라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모두 지극히 '개인용'이다. 물론 글이 나쁘지는 않다. 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깊이있게 쓰여졌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미 작가의 손을 떠나 하나의 상품으로 되어 독자들의 손에 들어온 텍스트가 독자에게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나에게는 별다른 의미를 전달해주지 못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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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5-10-29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안읽었는데... 제 생각엔 말이죠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때라면 그래도 좀 와닿지 않을까요?
-제가 원래 피씨어요. 피민. 그래서 피천득을 옹호하는 건 아니어요-

BRINY 2005-10-29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사코의 연두색 우산은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는 사춘기의 '특별한 기억' 아닐까요? 왜 몇년전에 아사코의 모델을 찾아 TV방송이 미국까지 날아갔었잖아요.

마늘빵 2005-10-30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 ^^ 흠 어쩜 제가 지하철 오가면서 읽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어요. 진득하니 책상에 불켜놓고 읽은게 아니라. 흠.
브라이니님/ ^^ 아 전 처음 듣는 야기라서요. 그런 일도 있었군요. 다들 피천득의 수필을 좋아하시나봐요. 난 왜 이렇지? ㅡㅡa ㅋ

빛뜨란 2005-12-2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연>을 읽은 사람들의 평을 들어보면 모두들 좋다고 하죠.
그래서 덩달아 저도 사람들의 평을 좇아 남이 물어보면 좋다고 말하면서도 뭔가 답답했어요. 아프락사스님의 평을 보니 뭔지 모르겠지만 머릿속을 뭔가가 치고들어오는 느낌..?ㅋㅋ
 
두 글자의 철학 - 혼합의 시대를 즐기는 인간의 조건
김용석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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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석. 내가 정말 좋아하는 우리나라 철학자 중 한 사람이다. 요 몇년 사이에 관심을 갖게 된 대표적인 철학자로 김용석과 탁석산을 들 수 있는데, 탁석산 선생님의 경우에는 <한국의 정체성>과 <한국의 주체성>이라는 미니 문고판 책으로 단번에 스타 철학자로 우뚝 선 반면, 김용석씨(선생님이란 칭호는 나에게 오프라인을 통해 가르침을 준 분이기에 사용했고, '씨'는 오로지 책을 통해서만 안 분이기에 구별해 사용했다)의 경우에는 스폰지에 물이 스며들듯 서서히 다가왔다. 그리고 실제로 대중들에게 알려져있기로도 대중에게 다가서는 탁석산 선생님의 접근 방식과 김용석 씨의 접근 방식은 엄연히 다르다. 두 분 모두 강단철학이 아닌 대중적인 철학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지만, 탁석산 선생님의 경우에는 무게있는 주제를 가볍게 다루는 반면, 김용석 씨의 경우에는 가벼운 주제를 깊이있게 다루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철학자 김용석을 내가 처음 접한 것은, 지금은 절판된 <서양과 동양이 만나 127일간 이메일을 주고 받다>라는 책을 통해서다. 이 책에서 그는 서양철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이승환 교수는 중국철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이 대화가 대담집의 형식을 빌어 나온 것이었다. 일방적인 강의보다 대담 형식의 책은 같은 주제를 통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두 사람의 시각을 엿볼 수 있어 더 폭넓은 사고를 장려한다. 이 책을 통해 김용석씨의 사유가 마음에 와 닿았고, 이후 그의 저서를 곁눈질 하고 있었으나 <일상의 발견> 이외에는 아직 접하지 못했다.

  그리고 세번째 그와 만난 것이 바로 이 책, <두 글자의 철학>이다. 책이 소개되면 그 책의 내용과 불문하고 바로 구입해버리는 작가가 나에게는 몇 있다. 김용석씨가 그렇고, 앞서 언급한 탁석산 선생님이 그렇고, 스위스의 젊은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이 그렇다. 그래서 알랭 드 보통의 저서가 최근 번역되자마자 바로 '질러버렸다'.

  <두 글자의 철학>은 두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들을 주제로 삼아 저자의 생각을 풀어내는 철학에세이이다. 저자는 크게 1부 인간의 조건, 2부 감정의 발견, 3부 관계의 현실의 세 부분으로 나누고, 각각의 범주안에 두 글자로 된 작은 제목들을 품고 있다. 생명, 자유, 유혹, 고통, 희망, 행운, 안전, 낭만, 향수, 시기, 질투, 모욕, 복수, 후회, 행복, 순수, 관계, 이해, 비판, 존경, 책임, 용기, 겸허, 체념 등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여러가지 주제를 다룬다고 하여 결코 글이 가벼운 것은 아니다. 주제 하나를 다루더라도 그가 오랜 세월에 걸쳐 평상시에 가지고 있던 깊이있는 사유를 바탕으로 쓰여졌고, 우리가 뻔히 다 아는 주제이고 여기서 더 무엇이 나올까 싶은 주제들이지만 내가 바라보는 것 이상으로 그는 자신이 경험한 것, 자신이 생각한 것 등을 바탕으로 폭넓고 깊이있는 시각을 전달해준다. 그래서 그의 글이 좋다. 아주 일상적이고 사소한 소재를 다루지만 거기에서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부분을 물어 들어가 사색의 향연을 펼쳐준다. 그리고 나는 그 안에서 흠뻑 젖은채 즐긴다.

  책에는 수많은 철학자들의 명언이 나오지만, 그는 명언에 의존하지 않는다. 명언은 단지 그의 글을 보조해줄 뿐이고, 정말 알짜배기는 그만의 순수한 사유이다. '용기'와 '소신' 에서 보여준 그의 이런 사유들은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인간이 자기 생각을 만들어갈 때 중요한 것은 결론 이상으로 과정이다. 더구나 어떠한 입장에 대해 '믿음'을 갖는다는 것은 지속적인 반성과 성찰을 전제로 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위험하다. 진짜 소신을 중요시하는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생각해오던 것과 믿어오던 것을 수정할 줄 안다. 소신을 내세우고 지키며 굽히지 않는 것 이상으로 소신을 관리할 줄 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성실한 관찰, 치밀한 사고, 다른 사람과의 지속적인 대화, 포용적인 세계관 등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실수와 오류를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소신은 강자앞에서 지키는 것이지 약자 앞에서 내세우며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나의 소신이 그야말로 옳다고 확신하더라도 약자의 소신에 문을 열줄 알아야 한다. 진정으로 소신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소신에 귀 기울이고 그것이 부각되도록 하며, 그것이 지켜지도록 배려한다. 이것이 소신있는 사람의 겸허함이다."

"모든 일에 총명하게 대처하고 매사에 정의롭게 행동하며, 용기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보통 사람의 에너지 한계를 넘어서는 힘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편안한' 상태의 자기를 유지하기 힘들다. 이때 필요한 것이 겸허의 자세이다. 즉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쓰던 에너지를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데로 돌리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에너지 사용을 적절히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겸허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이때의 겸허는 자신의 능력을 가장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무리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능력대로 삶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겸허는 일반적 정의에 따르면 다른 사람 앞에서 뻐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인 관계의 덕목이지만, 각 개인의 차원에서는 결국 자기 조절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자아 찾기의 덕목인 것이다."

  이로써 나는 책을 통해 그와 세번째 만남을 경험했고, 그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아직 읽지 못한 그의 책을 조만간 탐독하겠노라 다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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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31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대한 관심도 그렇지만...지은이에 대한 관심까지 만드는 리뷰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마늘빵 2005-10-31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책에 대한 이야기보다 지은이 이야기를 더 많이 한거 같아요. 쓰고보니. ^^ 좋은 책입니다. 읽기도 쉽고.

Common 2006-02-1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아프락사스님 리뷰 보고 이 책 샀었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