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떨어진 도서관. 구석에 선다. 이른바페미니즘 코너’. 『페미니즘 : 주변에서 중심으로』부터 시작해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까지 읽을 사람을 기다린다. 자리가 부족해 겹쳐져 있는 책들 가운데서 익숙한 제목의 책을 꺼내 든다. 



한참 알라딘서재에서페미니즘 공부열풍이 불었던 2015 초여름. 나도 여기저기 알라딘 이웃님들 서재에 가서는 댓글로 줄을 섰는데, 처음 읽었던 책이 책이다. 2015 6월이니까, 3년이 지났다. 중학교 통째. 고등학교 통째의 시간. 고개도 가누고 누워만 있던 아이가 만지고 뛰어다니고 꼬박꼬박 말대꾸를 시작하는데 필요한 시간 36개월. 3년의 시간이 너무 멀게 느껴져 책을 다시 읽는다. 



어느 오는 오후, 반스앤드노블에서 저자가여성의 신비』 다시 읽게 되면서 책은 시작된다. 2세대 여성주의를 촉발시킨 책이지만 1963년에 출간되어 이미 고전 중의 고전으로 인식되던 책을 다시 읽으면서 그녀는 놀라운 기분에 사로잡힌다. 결혼하기 위해 열아홉 살에 대학을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는 어느 여성의 이야기, 대학생 때에는 다른 나라 사람 이야기로만 여겼던 여성의 사연이 바로 지금의 자신과 다를 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바너드 여대의페미니즘 고전 연구수업 청강을 허가 받은 , 일주일에 번씩 아침 기차를 타고 뉴욕에 도착해 수업을 듣고 바로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시작한다. 책은 그녀의 페미니즘 고전다시 읽기. 




추천 도서 중에서 아직 읽지 못한 & 관심이 가는 권을 추려본다. 



























































속에 소개된 페미니즘 고전을 해석함에 있어 저자는 자신이 비평가나 학자로서가 아니라일반 독자로서 접근했음을 강조한다. ‘매우 개인적 소회이상의 무엇인가로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강의를 들은 2 동안 훌륭한 책을 많이 만났지만, 여기에 소개된 페미니즘 고전들은 자신이 처했던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도 밝혔다.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포함될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테면, 저자의 어머니는 전형적인 워킹맘이다. 



어머니는 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하고 분자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 내가 생후 1개월 무렵일 어머니는 일터로 다시 돌아갔다. 그때부터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 지내는 삶이 시작된 셈이다. (237) 



나는 나를 낯선 이의 손에 맡겨야 했던 부모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했는지는 말할 없지만 남의 손에 자란 내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했는지는 말할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 분이 출장을 떠날 때마다 나는 원인 모를 고열에 시달렸다. 학교가 파한 빈집에 들어갈 귓가에 울리는 발자국 소리가 왠지 서글펐던 기억, 초등학교 학예회 관중석 어디에도 부모님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주여 오소서> 부를 느낀 외로움 등이 내가 치러야 했던 대가였다. 나는 연극이 끝난 무대 뒤에서 이웃 아주머니가 자기 자식에게 주려고 가져온 꽃다발에서 뽑아 송이를 건네받은 적도 있었다. (238)  




생후 1개월된 아이를 두고 직장으로 돌아가는 엄마. 현관문 열쇠를 목에 걸고 다니는 아이.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그녀는 자신의 아이를 낳은 일을 하면서 아이를 돌볼 있게 프리랜서로 일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나는 아이의 기대에 눈빛에 매번 녹아 내리고 마는 엄마였다. 해야 일들을 옆으로 밀어 놓은 책을 읽어 주거나 실비아가 만들었다는 노래를 들어주기 일쑤였다. 나는 아이들이 세상을 원색으로만 본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주지시켰다. 정규직을 버리고 프리랜서를 선택한 데는 다른 이성적 동기도 영향을 주었지만 사실 감정적 동기가 가장 영향을 끼쳤다. 시간을 유동적으로 있는 일을 하면서 실비아가 필요로 때마다 옆에 있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어린 시절의 나처럼 부모님의 부재로 인한 결핍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 (242)  



그녀는 한결같이 자신이 어머니를 얼마나 존경하는지 말한다. 하지만, 엄마를 그리워했던 자신의 마음, 어린 시절의 자신을 애도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직업적 성공을 위해 밤새워 글을 쓰고, 새로운 일거리가 있나 거듭 출판사에 전화하는 그녀가 선택한다. 아이가 자신을 필요로 곁에 있어주는 엄마가 되기로 말이다. 


『잠깐 애덤 스미스 ,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에서 카트리네 마르살은 아이가 14 정도 되고, 식기세척기가 없고, 천기저귀를 날마다 마당에 있는 커다란 솥에서 삶아야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정 내의 엄격한 분업을 유지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동의한다. 나는 ‘700 전업 주부 시대 마지막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아이들이 스테파니와 같지 않더라도, 스테파니처럼 외로움과 고독을 마음 속에 숨긴 자랄 있음을 말하고 싶다. 유아 시절의 특정한 결핍이 이후의 성장 과정에서 오히려 그녀/그를 다른 방식으로 이끌 있다는 안다. 다만, 나는 엄마를, 아빠를, 외할머니를, 혹은 의지할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어린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또한 어른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여성에게 모성을 강요하는 것은 폭력적인 일이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며 행복하다고 느끼는 감정, 아이를 위한 선택, 함께 있기로 하는 결정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남성과 여성, 아버지와 어머니가 일을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 열쇠를 목에 아이들이 엄마와 아빠를 계속 그리워하지 않으면서 정서적으로 충만함을 느끼며 성장할 있는 방법을 찾을 있다고 생각한다. 주위의 엄마들 중에공무원, 교사 국가에 직접 고용된 엄마들은 비교적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일반 직장으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인데, 연속해서 육아휴직3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아이들이 어릴 2년을 사용하고,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점에 육아휴직을 신청해 아이의 학교 생활을 가까이에서 돕기도 한다. 초반에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육아휴직 3강제’, 아빠 육아 휴직 1강제등의 방식으로 시작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여성에게만 육아를 강요하지 않으면서 어린아이를 키우는 일에 엄마와 아빠, 사회와 국가가 협력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여성들과 남성들이 반세기 전에 그랬듯이 함께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새로운 전국적 운동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40시간 노동을 위한 투쟁은 이제 30시간이 돼야 테고, 합쳐서 80시간을 노동하면 되는, 아이를 키우는 남성과 여성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동안 노동하는 부모들에게는 하루 6시간 노동이 알맞고, 젊은 남성과 여성은 교육과 심화 훈련의 기회를 노동과 결합할 있어야 것이다. 60세가 넘는 사람들은 집안일만 돌보기보다는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계속 사회에 기여할 있는 방법을 찾을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좀더 많은 일자리가, 그리고 여성과 남성에게 새로운 성공의 기준이 주어져야 한다. (<여성의 신비>, 16) 



결국, 어느 것에 중점을 두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낳아 키우며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들을 함께 하고, 먹고 마시며, 웃고 뛰며 이야기하는 일들을, 사회적 성공이나 물질적 성취보다 소중하게 여긴다면, 그런 사회가 된다면, 그런 사회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많은 엄마,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통해 아이, 아직은 엄마와 아빠를 그리워하는 어린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커버려 엄마를 찾지 않는 아이의 엄마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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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6-07 17: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단발머리님을 응원합니다. 힘차게 응원합니다. 제가 내미는 손에 힘이 실려있음을 알아주시기를 원합니다.
단발머리님의 엄마로서의 삶, 여자로서의 삶, 그리고 공부하는 사람으로서의 삶, 서재인의 삶 모두 응원합니다. 이것들이 복합적으로 섞일 때 자주 나타나는 내적 갈등도 응원합니다. 우리는 어떤 역할을 맡든 내적 갈등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고민하고 갈등하고 분열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성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빨래하는 페미니즘, 오래전에 읽은 책인데, 오늘 단발머리님의 페이퍼를 보니 하나하나 다 새로워요. 다시 읽으면 또다른 의미가 되겠구나 싶습니다.

제가 가는 길에 단발머리님과 함께라고 생각하면 외롭지 않습니다. 우리 오래 함께 가요.

단발머리 2018-06-07 19:54   좋아요 3 | URL
뭐랄까. 다락방님의 응원은, 아주 아주 더운 날, 얼음이 동동 띄워진, 아이스 자몽 허니 블랙 티 같다고 할까요.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뽐뿌하는 응원이예요.

저는, 제 위치와 자리를 항상 잊지않으려고 해요.
저의 고민과 갈등들이 한가한 전업주부의 ‘역겨운 페미니즘‘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요. 그러면서도 현재 저의 삶에서 ‘여성‘의 삶이 어떤 식으로 제한되고 규정되는지에 대해서도 해석하고 분석하고 싶어요.
결국에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여자가 사람으로서 살 수 있는 세상이니까,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나갈때,
다음 세대의 여성들이 그리고 또 남성들이
정말 사람이 살만한 세상에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무엇보다,
전 분노하고 소리치는 페미니스트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항상 감동해요.
지금 제가 누리는 소소한 행복과 기쁨도 사실은 그녀들에게 많이 빚지고 있다는 걸 요즘에 더 많이 느껴요.
토요일 집회, 잘 다녀오세요.
같이 못 가서 미안하고, 그리고.... 고마워요, 다락방님....

syo 2018-06-07 23:28   좋아요 1 | URL
전 대체 뭐건대 두 분 댓글을 읽으며 눈물이 피잉 돌까요..... -_ㅠ히잉

단발머리 2018-06-08 08:39   좋아요 0 | URL
우리 모두 같은 마음이라 그럴까요.
syo님~~~~~ 토닥토닥^^

2018-06-08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0 0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유혹하는 글쓰기     

내가 스티븐 킹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스티븐 킹은 모른다. 아쉽다. 내가 스티븐 킹을 좋아하면서 끝까지 읽은 그의 소설이 하나도 없다는 것도, 스티븐 킹은 모른다. 다행이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예전에 읽었는데, ebook를 통해 한 번 더 읽었다. 귀로 읽는 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쾌감 때문에 쓰고 또 써서 현재의 스티븐 킹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동화같지만, 계속 쓰기 위해 그가 겪었던 생활의 고충에 대해 알고 난 후라면, 그의 말이 그리 허황되게 들리지 않는다.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







       2.     자본론을 읽다

마르크스 읽기라면 줄 서 있는 책들이 꽤 많은데, 4월에 유유출판사 10년 대여 행사에서 구입한 이북이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사회주의는 이미 실패한 실험이라는 걸 부인할 수 없는 시대에도 분배가 바로 『자본론』의 핵심이다”, 이런 부분에서 조금은 설렌다.








3.     네메시스

네메시스의 켄터 선생님은 대놓고 오이디푸스왕과 비슷하다. 자신 앞에 펼쳐진 운명과 재앙을 피해 멀리 도망쳤지만 결국 그 모든 비극의 원인이 자신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영원히 앗아가 버린 그 잔인한 악은 폴리오 균이 아니라 그 균을 만든 신이라는 언설은 특별하다. 신이라는 존재는 아주 아주 못된 천재라는 그의 결론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켄터 선생님의 절규가 마음에 와 닿는 것 또한 사실이다. 바닥끝까지 파헤쳐 진저리나게 하는 로스 특유의 밀어붙임이 다른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책. 나는 필립 로스를 사랑한다.



그의 분노의 대상은 이탈리아인이나 집파리나 우편물이나 우유나 돈이나 악취가 나는 시코커스나 무자비한 더위나 호러스가 아니라, 도무지 앞뒤가 맞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두려움과 혼란 때문에 유행병을 설명하기 위해 내어놓는 그 모든 원인이 아니라, 심지어 폴리오 바이러스가 아니라, 그 원천, 그 창조자 바이러스를 만든 신이었다. (130)



       

       4.     세상이 잠든 동안 


       Agalma님의 알라딘 굿즈 페이퍼를 읽다 보면, 나를 위한, 나를 겨냥한 페이퍼가 아닌가 싶을 때가 많다. 부러움을 배가시키는 질투 유발 페이퍼다. 나는 알라딘 굿즈에 매달리지 않는 쿨한 사람이어서, 알라딘 머그컵, 알라딘 독서대, 알라딘 북파우치 정도에 만족하는 사람인데, Agalma님 페이퍼를 읽다 보면 뭐든 하나 사야겠다는 내면의 목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가장 최근에 소장한 알라딘 책베개. 알라딘 굿즈와 깔맞춤을 위해 같은 페이지를 읽는 수고. 알라딘 굿즈는 커트 보니것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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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8-06-01 17: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티븐킹.. 미저리, 정말 무서운데 정말 재밌어요. 그분도 제가 이러는 거 모르세요. ^^

단발머리 2018-06-01 18:43   좋아요 1 | URL
제가 읽다 포기한 스티븐킹 작품은 닥터 슬립이었었죠.
70페이지 정도 읽다가 정말 순수하게 너무 무서워서, 포기했어요ㅠㅠ
미저리,는 길이 남을 명작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근데 역시 무서워서.... ^^

syo 2018-06-01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사람들은 분배가 아니라 생산 과정에 숨어 있는 자본의 해독을 파악하는 게 《자본론》의 핵심이라고 보기도 하더라구요. 역시 위대한 책은 여러 갈래로 읽히나 봅니다.

단발머리 2018-06-01 18:44   좋아요 1 | URL
위대한 책에게까지 가기 위해 초간단 준비 운동을 하면서도
이 위대한 책의 위대한 점이 마구마구 느껴지네요.
기대가 큽니다, 저는요...
금방 포기할찌라도 일단 기대에 부푼~~~^^
 





















아내와 헤어진 알았던 니노가 아내와의 관계를 끝내지 않았다는 , 정확히는 관계를 정리하려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 오히려 니노의 아내가 임신 7개월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레누가 알게 된다. 니노가 말한다. 나는 엘레오노라와 헤어질 없고, 없이 없어. 레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쓰는 니노. 패닉 상태에 빠진 레누. 



레누는 대학시절 자신의 애인이었으며 지금은 시누이의 애인인 프랑코에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한다. 레누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프랑코가 말한다. 



Why, then, did he drive from Naples to Milan, why did he travel all night, why did he humiliate himself, accusing himself, why did he beg you not to leave him? All that should signify something. It signifies, I cried, that he is a liar, that he is a superficial person, that he is incapable of making a choice. And he kept nodding yes, he agreed. But then he asked: What if he loved you, seriously, and yet knew that he could love you only in this way? (108) 




너를 정말 사랑하지만 이런 식으로밖에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거라면?” 


나를 사랑한다 했으면서, 결혼 생활을 끝장냈으면서,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아내와 헤어지지 하겠다는 남자를, 여자를 모두 갖겠다는 남자를, 나는 계속 사랑해야 하는가. 계속 사랑할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을 독점하고 싶은 마음이 잘못된 것인가.  



일부일처제는 여자에게만 유리한가. 아내가 낳은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는 것을 확인해야 하기에 남자들은 본성에 어긋나게 일부일처제를 받아들이는 것인가. 가능하다면, 니노처럼 가능하다면 여자가 아니라, 여자, 여자도 마다하지 않을 텐가. 그런 사랑에 행복한가. 여자들은 어떤가. 함께 사는 남자가 나의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필요를 채워줄 있다면 남자를,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와 공유할 있는가. 사람과 나의 관계에 있어서배타성이라는 측면, ‘절대성이라는 측면을 완전히 배제할 있는가. 



여기까지다. 


여기까지가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 정상적인 혼란』 읽기 , 준비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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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5-30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응원합니다.
저는 몇 해전에 사랑은 지독한...읽으려고 사뒀다가 몇 장 읽고 다시 팔아버린 사람입니다. 포기한 1인....
완독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빠샤!


그건그렇고, 오랜만에 개놈(죄송) 니노 만나네요. 후훗.

단발머리 2018-05-30 12:58   좋아요 0 | URL
정희진샘 <혼자서 본 영화>에서 본 책이고, 미네님 페이퍼 (미네님, 안녕하세요^^)에서도 본 책이라 이번에 도전해요.
저도 얼마만큼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ㅎㅎㅎㅎㅎㅎㅎ 일단 준비운동 들어갔습니다. 다락방님 응원에 힘입어 완독 함 해 볼께요.

그나저나....
니노 ㅅㄲ 나쁜 ㅅㄲ 입니다.
보고 또 봐도 그렇죠~~~~~
 
















단발머리 대통령. 단번에 눈길을 끈다. 일단, 나는 단발머리다. 헤어스타일이 단발머리가 아니라 닉네임이 단발머리다. 가끔 알라딘 닉네임으로 사인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근데 단발머리 아니시네요.”라는 말을 듣는다. 사실 닉네임을 정할 때도단발머리 아니었던 같다. 평범하면서도 기억에 남는 닉네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옆에 앉아 있던 아이의 머리가 단발머리여서 충동적으로 그렇게 정했다. 


지정곡도 따로 있고. 나름 괜찮은 같다. 










세월호 사건 이후 대통령의잃어버린 7시간 대한 이야기가 한참이었을 , 박근혜 올림머리를 만드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에 대한 말이 많았다. 기자는 박근혜가 애용하는 미용실을 찾아가 대통령의 헤어스타일과 똑같이 머리를 매만지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는지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국민이 사건의 발생과 정부의 무대응을 생중계로 보고 있었음에도 박근혜는 미용사 자매가 도착해 머리를 매만져 주기 전까지 청와대를 나설 없었다. 박근혜에게 올림머리는 특별하다. 박정희의이자 육영수의대타였던 박근혜에게 올림머리는 결코 양보할 없는 무엇이다. 




박근혜 헤어스타일이 워낙 회자되다 보니, 이런 뉴스까지 생산되었다. ‘해외 정상들, 이유 있는 단발머리 사랑’. 정치적인 + 단발머리 스타일 = 여성 정치인 머리 스타일. 이런 기사는 좀 억지스럽다. 정치인 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의 직업인들에게여성이라는 이유로 갖가지꾸밈노동 요구하면서, 이제는특정한헤어스타일이 특정 직업군의 여성들에게적합하다고 제안하는 자체가 코미디다. 박근혜처럼 꾸밈노동에 사로잡혀도 되겠지만, 그렇다고이런 좋겠다 훈수 역시 받아들이기 싫다.   







이야기를 해보자면, 제목 자체가 책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거의 보여준다고 있다. 얼굴에 맞는 단발머리 헤어 스타일. 책을 이유라면, 셀프 스타일링의 팁을 가르쳐준다는 것인데, 따라할 있느냐 여부는 각자의 손재주 여부에 달려있다. 




그래, 작년 추석 이후로 미용실에 가지 않아 제멋대로 길어버린 머리카락을 자르러 가기는 가야할 같다. 이번에는 단발머리 대통령 묘정의 안내에 따라 진짜단발머리 도전해 봐야겠다. 목표는 이와 같지만 







, 나는 단발머리 대통령이 아닌 것을. 나는 그냥 단발머리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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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페미니스트는 (남성에게) 무해한 개념녀라는 천사의 날개를 스스로 부러뜨리고 헬조선이라는 진창으로 추락한 존재입니다 자신을 짓누르는 자기검열과 자기혐오의 족쇄였던 날개를 폐기해 버린 이들은 더는 가부장제 천당에 머무는 착한 천사를 꿈꾸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들은 진창과도 같은 현실과 거리를 두고 관념적 자기만족에 머물던 페미니즘의 타성으로부터도 깨어났습니다. 스스로지옥Hell 페미니스트라는 이름을 붙인 순간부터 그렇습니다. (28) 



나는 헬조선에서 가장 극렬한 전투 가운데 있는 헬페미니스트들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가장 앞장 있는 그녀들에게, 그녀들의 용기와 헌신에 박수를 보낸다. 그녀들의 희생이 있음으로 해서, 많은 여성, 나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의 삶이 1센티라도 전진하고 있다고 믿는다. 



페미니즘 모먼트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결혼하기 전까지, 아이를 낳기 전까지, 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제약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했다. 내게 강요된 제약의 일부를 ‘82년생 김지영처럼 무의식적으로 수용했고, 다른 일부는 내게 와서 닿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야 생각한다. 그것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이었는지. 나는 결혼하고 나서야, 결혼 후에 남편과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위치가 완벽하게 다르다는 인식했다. 9 넘게 동거하다가 아이를 갖게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말하던 퀘백의 소설가 니콜 브로사르처럼 말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으면 물론 화가 나고, 그것에 저항하고, 현실을 바꾸는 일에 활발히 참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어머니가 되고 나서야 내가 여자임을, 대부분의 여자들에게 요구되는 것을 하도록 요구받고 있음을 갑자기 깨달았어요. , 저는 임신을 했을 페미니즘 책을 읽기 시작했지요. 시몬 보부아르의 『제2 성』, 필리스 체슬러의 『여성과 광기』, 버지니아 울프의 3기니』,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 케이트 밀레트의 『성 정치학』 읽었어요. 물론 많은 여자들처럼 저는 페미니즘이 인생을 바꾸었다고 생각합니다. (207) 

















『여성의 신비』 내게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이 지닌 한계, 책의 저자가 가진 한계에도 불구하고, 책은 안의 고민을 밖으로 꺼내어 주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상 속에서, 나는 만족하지 하는가. 다른 사람들은, 다른 여자들은, 다른 엄마들은 다들 그렇게 적응하고 사는데, 나는 그게 되는가. 계속 무언가를 잃어버린 같은 기분이 드는가. 다른 책들은, 내가 읽었던 다른 책들은 설명해 주지 했다. 




침대를 정리하면서, 식품점에서 물건을 사면서, 의자 커버를 씌우면서, 아이들과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아이들을 소년단과 소녀단으로 태우고 다니면서, 그리고 밤에 남편 옆에 누워 있으면서 조용한 물음 – “이것이 과연 전부일까” – 자신에게조차 던지기 두려워했다. (54) 




가사노동에 대한 깨달음은 실비아 페데리치에게서 왔다. 『캘리번과 마녀』, 『혁명의 영점』 각별한 이유다. 재료를 준비해 음식을 차리고, 차린 음식을 먹고, 먹이고, 치우고, 정리하고. 빨고 널고 개고 정리하고. 털고 밀고 닦고 정리해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아니다. 내가 하는 일은 아무 일도 아니다. 전업주부. 전업으로 주부. 주부의 말고는 하는 일이 없는 사람. 하는 일의 대부분이 가사노동인 사람. 일하고 있는데도 사회적으로 나는노는사람이다. 나의 노동은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인정받지 한다. 나는 일하지 않고 먹는 사람이다. 힘들다고 말할 없었다. 한가한 소리, 배부른 소리라는 말을 들을 뻔했다. 일을 하겠다고 말하는게 두려웠다. 돈을 버는 일과 돈이 되지 않지만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을 동시에 만한 체력이 나에게는 없었다.  




정희진 선생님이 말씀하셨던앎의 위치성 대해서 생각한다. 앎은 위치에 의해 결정된다. 나는, 나의 욕망과 현실, 그리고 나의 사회적 위치가 정해준 영역 안에서 사고하고 판단한다. 서울에 사는 비장애인. 가부장제에 편입한 기혼 여성. 이성애자이며 기독교인. 그리고 전업 주부. 나는 내가 있는 위치에서 보이는 만큼 이해할 있을 뿐이다.



페미니즘이 워낙 스펙트럼이 넓고 방대한 학문이기도 하지만, 나의 주된 관심사는가내부불노동’, ‘노동으로서 가사 활동이다. 아이 출산 현재까지 전업 주부로 살고 있는 현재의 나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할 있다면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이런 기사를 보게 됐다. 



잠갔는데 뚫렸다여자 화장실구멍 진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052308303973371, 머니투데이 2018. 5. 27>



여자화장실 문짝 안쪽으로 의심스러운 구멍들이 있는데 남자화장실은깨끗하다는 기사다. 새로 지어져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여자화장실에만 구멍이 있다. 신촌의 편입학원, 여행사가 밀집한 종로 빌딩, 컴퓨터 학원이 위치한 강남 빌딩. 시공업자들도 이유를 없는 백여개의 구멍들.  










내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단은 여기인데 차마 옮길 수가 없어 사진으로 대신한다. ‘여자에게 기눌릴 화장실 몰카를 봐라 일부다. 









방향 없이, 목표 없이 이리저리 헤매는 페미니즘 공부이지만, 복수 전공해도 된다면,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 있어 여성의 가사 노동 대한 연구에 더해, 여자에게 기눌릴  '화장실 몰카 보며 자신감을 회복'한다는 심리를, 해괴한 심리를 추적하고 싶다. 




인간은 언제 인간인가. 


가장 사적이며 가장 내밀한 공간에 침투해, 배설의 순간을 엿보며 내면을 안위하려는 심리는, 그러한 인간의 심리는 도대체 무엇인가. 도대체 뭔가. 



언제 인간인가. 

언제 인간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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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5-2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옆칸에 들어가 저를, 정확히는 제 항문을 훔쳐보려돈 놈과 눈이 마주친 경험이 있지요. 거기서 뭐하느냐, 당장 나가라고 소리를 질러놓고, 밤이었기에, 정작 저는 나가지 못하고 화장실 안에서 벌벌 떨던 적이 있었어요.

얼마전에 sns 에서 한 남자사람이 ‘기술적으로 화장실 문에 나있는 구멍안에 카메라 설치 안된다는 걸 모르나, 그걸 왜 두려워하나‘고 하더라고요.... 여자들은 몰카의 공포에 떨고 있는데 ‘그건 불가능해!‘라고 말하는 사람이라니.... 미쳐 날뛰는 세상이죠. 저는 심지어 실제의 남자와 마주치기도 했는데요. 뭘 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가르치고 싶은걸까요? 어디다대고 무얼 가르치려는건지....

계속 갑시다. 함께 계속 갑시다,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18-05-28 16:27   좋아요 0 | URL
아..... 눈 마주치는 상황이라니.... 여자들은 잘못한 게 없는데도 두려움에 떨고, 남자들은 아무것도 무섭지 않고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이런 상황을 도대체 뭐라하면 좋을까요.
오늘 아침에 이 기사를 보고는 참.. 답이 없는 이 미친 세상을 어쩌면 좋을까요.

그냥 길게 말할 게 아니라 간단히, 더 간단히 가면 어떨까 싶어요.
화장실 몰카 설치, 유통, 판매, 구매자 모두 강력 처벌.... 이런 것도 말해야 하는 입이 아파요.

힘내요, 우리.
다락방님, 우리 뚜벅뚜벅 걸어서... 같이 가요.

비로그인 2018-05-29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기사 봤어요... 돌겠더라고요. 거기다 무고죄 특별법 청원이 10만이 넘었다는 기사는 제목만 보고도 소름이 끼쳤어요.
이 모든 게 과정이라고 되뇌이면서도, 기가 차네요. 페미니즘 책은 거의 안 읽었는데 하나하나 또박또박 읽어가려고요. 좋은 책들 많이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18-05-29 12:41   좋아요 0 | URL
가끔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맞나, 이건 정말 상상 속의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idahofish님 댓글 읽다 보니, <백래시>도 생각나고요. 시소처럼 앞으로 뒤로 가는 것 같지만,
읽기로 연대하고 같이 말하고 소리치면 조금은, 아주 조금은 나아질 거라 생각해요.
전... 그렇게 믿어요. 자주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