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연습 - 서동욱의 현대철학 에세이
서동욱 지음 / 반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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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현대철학의 불을 찾아서]

삶은 거칠고 의혹투성이다. 인간은 온 힘으로 이 바위를 밀고 나간다. 힘겨운 전진을 하는 이에겐 두 가지 힘밖에 없는데, 바로 생각하는 힘과 실천하는 힘이다. 갈대에 거린 바람이 울 듯 인간은 세상의 기운과 대기가 이동하는 길목에 서서 생각을 하고 소리를 낸다. 기술과 노동과 언어로, 그러니까 망치와 근육과 말하기로 생각한 것이 울려퍼지게 만든다.-7쪽

이렇게 생각과 생각의 실현이 바로 우리의 삶이라면, 철학은 이미 인생 안에 깊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철학은 별세계의 사유가 아니다. 다만 운동을 쉬는 근육이 쉽게 잠들 듯 생각 역시 잠에 빠지는데, 철학은 이 생각의 잠을 깨우려고 한다. 생각이 잠들 때 관습, 소문, 편견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우리는 혹시 이런 머릿속의 악마들과 더불어 한평생 어둠 속에서 보내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든 해보라고 주어진 단 한 번뿐인 삶인데!-7쪽

이 책은 20세기의 정치, 사회, 문화, 그러니까 인간의 삶 전반에 최대한 밀착하려고 시도했던 두 개의 조류, 즉 '현상학(또는 실존주의)'과 '구조주의(또는 탈구조주의)'라는 철학사의 매듭을 중심으로 현대적 사유를 추적한다. -8쪽

철학도 책도 타자와의 마주침이다. 다른 이의 삶과 생각과 마주치면서, 철학은 술잔이 넘치듯 한 사람의 머릿속을 넘쳐 놀랍도록 다양한 사고 실험으로 펼쳐진다. 그래서 오늘 당신에게 이 작은 술잔을 건네는 일은 떨림과 흥분 없이는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다.

2011년 봄
루뱅에서
서동욱-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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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11-08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뭐지? 음.. 이거 번역서인가? 원작 따로 있는거여? 음.. 아닌데? .. 분명 한국 사람이 쓴 책인데? 읽기가 왜 이리 뻑뻑헌지.. 음.. (더 읽을지 말지 고민중ㅡ.ㅡ;;)
 
100세 현역 의사의 스트레스 내려놓기 연습 - 당신의 행복 문턱을 낮추는 10가지 비결
히노하라 시게아키 지음, 이혁재 옮김 / 예인(플루토북)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거의 매일 새벽 2시까지 글을 쓰다가 잠자리에 듭니다." 이 말을 한 사람이 열 다섯 살이거나 서른 다섯, 예순 다섯 살이었으면 별 일 아니겠지만, '백 살 현역 의사'라고 하니 도저히 그냥 못 넘어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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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1-11-05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골골대면서 오래사는 것보다 저렇게 정신이 맑고 건강해야겠습니다.

잘잘라 2011-11-05 22:58   좋아요 0 | URL
예전엔 미처 몰랐지요. '몸 튼튼 마음 튼튼' 초등학교 1학년때 부터 해마다 봄 가을 운동회때 마다 보고 들은 이 말을 이제야 제대로 실감합니다. ^^
 
회사어로 말하라 - 성공하는 1% 직장인을 위한 회사생존 매뉴얼
김범준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 못 한 게 아니구 안 한 거, 라구? 

- 크크. 그게 그거지. 뭐가 다르냐.
  결혼 못 한 솔로랑 결혼 안 한 솔로랑 구분해서 누가 상이라도 준대? 

- 그러지 마. 다른 사람이 뭐라든 그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니까.
  그러는 너는! 기어이 내가 결혼을 '못 한' 사람으로 만들어야
  속이 시원하냐? 엉!
  

그렇다. 내가 결혼을 못했든 안했든 솔로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그렇게 '못'과 '안' 한 글자 차이 가지고 다투느냐.
그야. 섭섭한거지. 별 거 있가니? 
아니 사람이 말이지, 아 다르고 어 다른거 아녀?
그거 한 글자 바꿔서 말하는데 돈이 들어 시간이 들어? 나 원 참.
그라믄 기왕에 상대방이 기분 좋게 말하믄 좋잖여.
굳이 싸우자고 뎀비고 들건 뭐냔 말여.
뜨신 밥 묵고 그릏게 용 쓸 디가 읎어?
겔국 이게 뭐여. 
분위기 썰렁하게스리.. 에잇- 

   

지금 나는 솔로에다 백수다.
그런 내가 이런 책을 왜 읽을까?
솔로도 사람을 만나고 백수도 사람을 만난다.
솔로도 말을 하고 백수도 말을 한다.
솔로도 듣는 귀가 있고 백수도 그렇다.   

솔로에 백수인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이 책에서 하는 얘기가 직장생활에서 필요한 건 물론이고
솔로가 회사원을 만나고 백수가 직장인과 얘기할 때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선 당신에게 이 책이 필요할지 말지 그것부터 확인해보라며
30개의 문장을 제시한다. 주르륵 읽으면서 이 가운데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말은 몇 개나 되는지 세어보자.  

   
 

1. 열심히 하겠습니다. 

2. 누구나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죠. 

3. 그건 제 담당이 아닌데요. 

4. 지금 막 전화하려던 참입니다. 

5. 일이 밀려서 아직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6. 오늘 저녁엔 급한 선약이 있어 회식은 못 갈 것 같습니다. 

7. 실패하면 책임은 누가 지죠? 

8. 저런 사소한 것에 왜 목숨을 걸지? 

9. 대략 15퍼센트쯤 부족합니다. 

10. 죄송하지만, 본론 먼저 말씀해주시면 안 될까요? 

11. 어제 술먹고 새벽 3시에 들어갔다며? 

12. 저렇게까지 해서 성공을 하고 싶을까? 

13. 이건 부장님께서 실수하신 것 같은데요. 

14. 지난번에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는데요. 

15. 솔직히 우리 회사는 비전이 없어. 

16. 에이, 어떻게 그런 정당을 지지하세요? 

17. 저는 절대로 그 생각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18.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19. 회사는 회사고 저는 저죠. 

20. 제가 낯을 많이 가려서 그런 자리는 좀 부담스럽습니다. 

21. A사는 이번에 보너스를 듬뿍 줬다는데 저희는 뭐 없습니까? 

22. 내가 이 나이에 그런 일까지 해야 하나? 

23. 그 말씀은 이미 여러 번 하셨습니다. 

24. 그거 봐. 안될 거라고 했잖아. 

25. 지금 진행 중인데,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26. 하기 싫은 건 아니지만...... 

27. 예전 직장에서 모시던 팀장님은 영 아니었어요. 

28. (문자로)몸이 아파 하루 휴가 내겠습니다. 

29. 그게 될까요? 

30. 일단 한번 해보고 안되면 마는 거죠

 
   

 

진단은 세 가지다.
첫째, 5개 이하 : 당신은 이미 회사어 달인! 얼른 책 덮으세요~
둘째, 6~20개  : 이 책을 선택한 당신은 행운아. 늦지 않았다. 당장 준비하라!
셋째, 20개 이상 : 걱정된다. 당신은 누구인가? 정말 회사원 맞는가? 
                       (계속 회사 다니고 싶으면 이 책을 만난 것을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회사어를 갈고 닦으라는 뜻~) 

여기에 내가 네번째를 덧붙인다.
넷째, 25개 이상 : 그러고도 아직 안잘렸다? 그 회사 참 돈 많~은 회사다. 
                        무슨 일이 있어도 회사에 꾹 눌러앉아 계시길~ 

『회사어로 말하라』정가 14,000원. 알라딘 판매가 12,600원.
말하는 데는 돈이 안들지만, '회사어'를 배우는데는 12,600원이 든다.
그래도 12,600원 들여서 직장생활이 즐거워(즐겁다는 게 뭔가.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내 뜻대로 내 생각대로
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거운 거아니겠나? 상대방을 웃기고 싶어서
하는 말에 상대방이 크게 웃어주면 나도 즐겁도 상대도 즐겁고!)
진다면
정말 백 배 천 배! 남는 장사도 이렇게 남는 장사가 없다.  

게다가 알라딘에서 사면 깨끗하게 읽고 6,940원에 되팔 수 있도 있으니
실제 드는 돈은 5,660원인데, 따지지 말자. 아마 이 책 읽으면
다른 사람한테는 안 보여주고 싶어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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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1-03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5개. 회사에서는 그렇다 이거죠, 헤헤.
포핀스님 몇개?

잘잘라 2011-11-03 14:36   좋아요 0 | URL
열 손가락으로 모자라요. ㅋㅋ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참 잘 샀어요.
특히 '정치어'를 말하는 부분은..
올레~!!! ^^

양철나무꾼 2011-11-03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딱 하나, 오늘 저녁에 선약이 있어서 회식은 못 갈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같습니다'라고는 하지 않아요.

다른 건...두리뭉실 의사표현 잘 못해서...요 위의 마고님한테 매일 구박 받는데,
이런 건 의외로 선방이네요~^^

잘잘라 2011-11-03 20:44   좋아요 0 | URL
와우! 딱 하나! 리얼리???^^
마고님 다섯 개로도 놀랐는데 님은 딱 하나!!!
음............... 은근 자극 받아요. 흐흐
책 팔지 말고 다시 읽어야겠음!!!

돌아오셔서 좋아요^^

2011-11-03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3 2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11-03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현방법이 조금 다른데 대충 비슷한것만 고르면 한 3개정도 되네요.
그럼 저는 이미 '달인'이란 말씀이신가요?
신기하네요. 저는 늘 의사전달과 소통에 대해 고민을 갖고 있거든요.

잘잘라 2011-11-03 20:54   좋아요 0 | URL
와우- 감은빛님도 세 개!!!
다들 왜 이러심. 아, 갑자기 노래하고 싶어요.
나안~ 차암~ 바보처럼 살았군요~~~

^^감은빛님 늘 고민하시는 보람이 있는거 아닐까요?
아무튼 덕분에 저는 더 찬찬히 책읅 읽고 있어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11-03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요. 그냥 읽어만 보는데 왜 갑자기 머리가 아프죠? ㅋㅋㅋㅋㅋ
지겹도록 회사 생활 할 때가 생각나서 그런가봐요.
전 이젠 회사 다니고 싶지 않아요...ㅠ.ㅠ

잘잘라 2011-11-04 13:08   좋아요 0 | URL
저는 회사 다니고 싶어요.
제가 만든 회사에 다니고 싶어요.
올해는, 힘들어졌어요. 건축사자격시험 불합격,
오늘 발표 났어요.
흐으우우--

바닷 바람 좀 쐬고 와야 겠어요. ^^;;;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11-04 16:15   좋아요 0 | URL
포핀스님! 바닷바람 좀 쐬셨어요?
그래요...시험에 불합격일 뿐이지 실패는 아니니까요.
포핀스님 회사 차리면 나 원서 넣을까요?
포핀스님 회사라면 즐거울 것 같아요. 즐겁게 일하면 좋겠어요. 회사도.
아자!

아이리시스 2011-11-04 17:33   좋아요 0 | URL
안돼요, 현맘님. 저 회계 배워서 경리하기로 했어요.ㅋㅋㅋ
저 직접 부가세랑 종합소득세 신고도 해본 여자사람이에요. 간이과세 아니구요. 푸하하.
그거 원래 세무서 다니시는 외삼촌이 회계사무소에 맡기는 대신 해주시던 건데 그 달은 촉박해서요.근데 한 방에 나가 떨어졌어요. 그 후로 세무서랑 국세청 직원들을 존경하게 됐어요. 세무사랑 회계사도. 관세사도 관세청도. 저는 돈이랑 안 친해요.ㅠㅠ

저 먼저 뽑고, 현맘님도 뽑아줘요, 포핀스님.^-^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11-04 20:47   좋아요 0 | URL
ㅎㅎ 아이리시스님 지금 로비하는거예요? ㅎㅎ
하긴 젊은 직원이 낫겠죠..어흑...ㅠ.ㅠ

잘잘라 2011-11-04 23:38   좋아요 0 | URL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울다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웃다가

몰라요. 두 분! 책임져요, 탈 난 내 엉덩이!!!
웃다 빠진 내 배꼬옵!!!!!!!
ㅋㅋㅋ


yamoo 2011-11-07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4개 정도 되네요..ㅋㅋ
그나저나 아이리시스님하구 현맘님의 댓글 보고 빵 터졌네요..ㅋㅋㅋㅋㅋㅋ
 
회사어로 말하라 - 성공하는 1% 직장인을 위한 회사생존 매뉴얼
김범준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능력,태도,마인드 다 필요없다. 직장에서 성공은 ‘회사어’ 하나로 좌우된다」과장,경솔,과격하게 들릴 수도 있는 말이지만 직장생활 1년 아니 6개월만 해봐도 충분히 목격할 수 있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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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11-03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설이기도 합니다. '회사어'를 제대로 하려면 '능력,태도,마인드' 다 필요합니다.

비로그인 2011-11-03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어'라는 게 따로 있는 건가요? 직장생활 무경험자로서는 뭔가 신기한 걸요 ㅎㅎ;;

잘잘라 2011-11-03 11:36   좋아요 0 | URL
ㅎㅎㅎ 직장생활 하실 계획이시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아픈만큼 성숙해진다, 뭐 그런 말도 있지만, 운전 초보라고 뭐 꼭 사고를 치고 그래야 운전실력이 좋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저인지라.. ^^;;
 
하하 미술관 - 영혼의 여백을 따듯이 채워주는 그림치유 에세이
김홍기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땐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좋은 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새로운 장점을 발견했다. 누구의 영향도 안받고 순전히
내 느낌만으로 고른다는 점이 장점이다. 빌려 온 책을 읽고 마음에 들면
"역시 나야! 내가 참 보는 눈이 있지? 크하하~"
이렇게 자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 빌려 온 다섯 권의 책 중 가장 만족스러운 책은 『하하 미술관』 
그가 선택한 그림도 좋고, 덧붙인 글도 좋다. 하나가 좋으면 전체가 좋아진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도 좋고, 표지도 좋고 심지어 책의 크기와 두께까지
딱 마음에 든다.  

블로그도 있다.
'블로그'도' 있다'는 몰라서 하는 말,  나는 책부터 보고 블로그를 봤지만 거꾸로 그는
'블로그'가' 있어서' 책을 낼 수 있었으니까.

http://blog.daum.net/film-art/13743251  

   
 

스웨터를 제대로 입어본 사람은 압니다. 인간의 체온으로 덥혀진 따스한 공기가
몸의 구석구석을 순환하도록 외부의 아픔과 상처를 차단하는 것은 균일하게
배열된 올들의 힘인 것을. 한 올 한 올이 마치 벽돌 하나하나를 쌓아 집을
건축하듯, 오랫 시간을 통해 포개져 만들어진다는 것을. 인간의 몸을 유연하게
감싸며 적당히 늘어난 스웨터엔 삶의 여백이 숨쉬고, 그 속에 상처를 껴안는
따스한 공기가 머문다는 기본적인 생의 진실을 말입니다.  

(...) 

어려움이 닥칠 때는 뜨개코를 풀어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생의 진실을 받아들여보세요.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결국은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가장 가까운 길일 테니까요.
(29~30p.)

 
   

 

어릴땐 엄마가 떠 준 스웨터, 조끼, 목도리, 모자, 장갑 으로 겨울을 났다.
'어릴 때' 라고 해도 실은 20대에도 엄마가 떠 준 털옷을 입었다.
엄마는 꽈배기 무늬 체크 무늬 물결 무늬 등을 자유자재로 넣어가며
가을에서 봄이 오기 직전까지 뜨개질로 옷을 만들어 주셨다. 

그 때 까진 '마른 체형' 이었지. 싱싱하고 젊을 때고.
지금은 솔직히 피부도 푸슬 푸슬 체형도 두리둥실 두둥실~ 하다.
여기에 스웨터까지 입으면? ㅠ.ㅠ 거울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찬바람이 부니 역시 이런 그림에 눈길이 간다.
들여다보자니 자꾸 엄마가 보고싶다.(주말에 보고 왔는뎅~ㅋ) 

스웨터 입어도 맵시 나는 몸매,를 만들때까지(만들 수 있겠지?!) 이 그림 보면서
으쌰 으쌰!!! 

  

오늘 저녁엔 명동에서 열린 조장은의 두 번째 개인전 오프닝에 다녀왔습니다.
늘 전시회 제목을 유쾌하게 짓는 그녀답게 이번에도 만만치 않은 제목을
걸었습니다. '골 때리는 스물다섯'. 갑자기 제 스물다섯 살 때가 기억나더군요.
난 그때 뭘 하고 있었나? 하고 말입니다.(83p.)

하하하하. 『하하 미술관』책 제목이랑 딱 맞는 그림이 나왔다.
'골 때리는 스물다섯' 전시회 제목도 제목이지만
'기억이 안납니다' 그림 제목이 정말이지 "하하하하하하하하!" 

스물 다섯. 난 그때 뭘 하고 있었나? 

"기억이 안납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오겠지~
아무렴. 

 

 

 

  

주정아는 한국화를 유머와 위트의 젊은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촉망받는 작가였습니다.
그녀는 인간의 감정인 질투, 사랑에 대한 목마름, 일상의 권태 등을 해학적으로 그림으로써
보는이드에게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개성과 위트 넘치는 현대 한국화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작가가 첫 번째 개인전을 앞두고 삶을 마감한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102p.)

음... 그림 보고 깔깔거리고 웃다가(산책을 거부하는 저 개 표정 좀 봐봐! ㅋㅋㅋ)
음... 작가가 첫 번째 개인전을 앞두고 삶을 마감한 사실,을 읽고 뚝-. 

 

  

 

...한 손으론 부대찌개 간을 맞추고, 또 다른 손엔 붓을 들었습니다.
작가라고 해서 주부의 삶이 더 로맨틱한 것은 아니겠지요.
산만한 손길엔 자신의 호흡을 가족 구성원의 생활과 동선에
짜 맞추어야 하는 주부의 일상이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가족 지킴이로서 삶의 우선순위를 '자신'이 아닌 가족 구성원에게
맞추다 보니, 자신은 생의 리듬을 잃어버린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 땅의 아줌마들이 아픈 이유는 바로 그 리듬의 상실에서 비롯
되는 것이 아닐까요?(166p.) 

으흐흐흐. 이거 참. 웃지도 못하겠고 울지도 못하겠고.
이인청 화가님! 지금 이 순간 제가 느무 느무 어정쩡합니다요.
으짜믄 좋겄습니까요. 저도 리듬을, 잃어버린 리듬을
찾고 싶습니다요!!!  

 

독일 화가 카를 슈피츠베크의 작품을 걸어봤습니다.
이 책에서 유일하게 소개하는 서양화 작품이네요.
(...) 

원래 약사였던 슈피츠베크는 아버지가 죽은 후에야 꿈꾸던 화가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가난한 시인>은 독일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그림 2위에 오른 작품입니다. 1위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였지요.
(...) 

손가락으로 자신이 지은 시의 운율을 세어보는 시인의 모습이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 가난해도 행복한 저 시인의 표정이
내 얼굴에서도 발사되고 있는지, 거울을 찾아 확인해보고 싶네요.
글을 쓰는 일은 행복합니다. 머리칼을 하도 쥐어뜯어서 탈모가 더욱
심해진 걸 빼놓고는, 글을 쓰다 보면 마음이 정리되어 좋습니다.
마음속 밑바닥까지 내려가, 그림을 통해 느꼈던 것들, 당시 나를 둘러싼
어려운 상황들을 기억해내어 남김없이 정리하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집니다.(243p.)

 

책에 실린 92장의 그림 가운데 하나를 골라
내 마음에 걸었다.   

스웨터를 입어도 맵시 나게 생긴 이 젊은 여자가 우는 모양이 웃긴다.
눈물 펑펑 쏟으면 우는 건 우는 건데 한 손은 머리칼을 쥐어 뜯고
한 손은 주먹을 쥐고 포즈는 마치 "앗싸아~" 하는 것 같고 입꼬리는
확실하게 웃고 있다. 음.. 내가 보이는대로 내가 느끼는대로
내 멋대로 이 여자에게 임무를 준다. 

"나와 같이 펑펑 울어줘요. 내 마음에 걸려 있는 동안 만큼은~" 


이 책을 읽는 동안 행복하셨나요?
여러분 모두 그려셨기를 바랍니다
.(245p.)

"네! 책을 읽는 동안 행복하고, 리뷰 쓰는 동안 행복합니다.
내년 초에 새책 내신다구요? 좋아요. 그럼 새책을 기다리는 동안도
저는 분명 행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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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11-02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그림들도 이쁘고, 글들도 이뻐요.
전 개인적으로 육심원이란 처자의 '새침떼기 아가씨' 그림들을 쫌 좋아했었거든요.
님 리뷰를 보다가 오랫만에 생각이 나서 이리저리 들추고 앉았어요~^^

잘잘라 2011-11-02 15:01   좋아요 0 | URL
흐흣 육심원이란 처자가 그리면 남자 얼굴 조차 '새침떼기'가 되는 것 같아요.
'새침떼기'라는 별명을 가졌던 저로서는 너무 많은 새침떼기가 양산되는
느낌이라 쫌 거시기~하기도 하여요. ^^

마녀고양이 2011-11-0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그림,,, 아 짱나요.
저 허리 봐, 저 아랫배 봐, 저 엉덩이 봐... 나는 이제 다시는 저렇게 붙는 스웨터를 못 입을거야,
근데 울다니! 몸매 성형 성공해서 너무 기뻐 우는거 아닐까요?

책을 실제 볼 수 있을 때 장점,
손끝으로 느끼고 코로 향기를 맡고 때로 내 책은 볼에 부비부비도 할 수 있다는 거!

잘잘라 2011-11-02 15:04   좋아요 0 | URL
그니깐요, 저런 몸매로 울 일이 뭐라고~ 참.. 그죠? ㅋㅋ

아무래도 '중앙 도서관' 옆으로 이사가야할까봐요.
동네 도서관엔 신간이 '느~무 느무' 가물어요.
신간을 부비부비, 하고 싶다는~~~!!!

순오기 2011-11-03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좋아요~ 2009년에 어머니독서회 토론도서였는데, 다들 열광했더랬어요.ㅋㅋ
그런데 내가 리뷰를 00공원에만 올리고 알라딘엔 안 올렸었네요~ 우째 이런 일이!!
나도 저 아가씨처럼 울어야 할려나~~~~~~ㅋㅋㅋ

이 책 제목도 참 잘 지었어요~ 하하미술관 짱!!

잘잘라 2011-11-03 11:12   좋아요 0 | URL
그렇잖아도 리뷰 쓰고 알라딘 책소개 페이지에서 순오기님 아이디 많이 봤어요.
올리신 페이퍼 읽으면서 '아, 역시 순오기님! 벌써 몇 전에 다 섭렵하셨군~' 이러구
감탄하구 반갑구 그랬다는..^^

내년 초에 신간 낼 준비하고 있데요. 이번엔 대한민국 40대 남자들 생각하면서
응원하는 글 쓰고 있다고, 블로그에서 읽었어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