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시작되기 전, 공연의 연출자로서 무대 앞에 앉아 번잡한 시장 안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심오한 슬픔의 감정이 몰려든다. 사람들은 흥청망청 먹고 마시고 사랑을 나누고 애인을 차버리는가 하면,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며, 한편에서는 담배를 피우고, 속이고, 싸우고, 춤을 추고, 바이올린을 켜기도 한다. 깡패들이 사람들을 위협하며 돌아다니고, 멋부린 사내들이 여자에게 추파를 던지며, 소매치기들은 다른 이의 주머니를 털고, 경찰들은 경계를 서고, 약장수들은 매대 앞에서 소리를 질러대고(또 다른 돌팔이 사기꾼들, 죄 염병에나 걸려 죽었으면!), 시골뜨기들은 소매치기들이 뒤에서 그들 주머니를 터는 동안 번드르르한 옷을 입은 무희들이며 연지를 바른 늙고 처량한 곡예사들을 올려다본다. 그렇다, 이곳이 허영의 시장이다.(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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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잘잘라 > 정말이지 아버지는 '너무' 멋있었다.

얼음,
땡 ㅡ
땡 ㅡ
땡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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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베토벤의 교향곡을 주제로 새로운 책을 쓸 때는 타당한 이유가 필요하다. 독자들은 클래식 콘서트 레퍼토리의 핵심으로 남아 있는 이 유명한 작품들을 이미 충분히 잘 알고 있는데 굳이 보탤 것이 남았을까 하는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정보의 바다에 광속으로 접속할 수 있는 시대이므로 마우스만 누르면 베토벤에 대한 중요한 것은 거의 무엇이든 알아낼 수 있다고 여길 만도 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아직 베토벤의 삶과 경력의 많은 측면들이 밝혀지지 않았고, 그의 작품 세계와 예술적 발전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갈 길이 멀다. 이 책은 베토벤 교향곡 하나하나의 역사적, 전기적 사실과 창조적 기원에 초점을 맞춘 입문서다. 베토벤만큼 자신이 작곡한 거의 모든 작품의 초기 모습들이 담긴 방대한 자료를 후대에 남긴 대 작곡가도 없다. 그가 집에서 사용했던 스케치북, 그리고 특히 말년에 외출할 때 들고 다녔던 작은 수첩들이 남아 있다. 여기 보면 1802년 하일리겐슈타트 유서(청력 상실로 절망에 빠진 31살의 베토벤이 요양차 가 있던 빈 근교 하일리겐슈타트에서 두 동생에게 썼던 유서로, 동생들에게 전달되지는 않았다. ㅡ옮긴이)에 썼듯이 "내 안에 있다고 느낀 모든 것을" 꺼내놓겠다는 평생의 다짐을 열심히 실천한 작곡가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가 갈수록 쌓여가는 이런 스케치 자료를 대부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때, 그는 오랜 세월 자신의 내적 창조의 세계를 하루하루 힘겨운 삶으로부터 보호하고 있었던 것 같다.(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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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할매가 있다, 이런 아이들이 있다. 단지 그것 뿐이다. 그런데도 그 사람들의 이야기는 묵직하다. (1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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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 여든 앞에 글과 그림을 배운 순천 할머니들의 그림일기
권정자 외 지음 / 남해의봄날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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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더 사야겠다.
마음에 드는 그림이 많아서,
맘에 드는 그림 골라서,
오려서,
잘 잘라서,
코팅해서,
들고다니면서,
여기저기서 꺼내 놓고 볼 요량.

살아오신 이야기에 대해서라면,
솔직하게 말하자면,
에.. 또..
슬프고 열 받고 마음 아픈 이야기가 80퍼센트,
기막히고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이야가 18퍼센트,
재미있고 기발하고 속 시원한 이야기가 1퍼센트,
나머지 1퍼센트는 쩜쩜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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