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라면 아니,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Q정전>, <광인일기>의 '루쉰'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루쉰(1881~1936)은 고인이 된지 오래된 작가로서 그는 그 어떤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한 작가다. 그래서 좀더 대중적으로 현 시대를 같이 살고 있는 중국문학의 작가라면 단연코 강호는 '위화'를 꼽고 싶다. 사실, 중국문학은 일본문학처럼 작품이나 작가가 국내에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그래서 그 얼마 안되는 작가들 속에 '쑤퉁'도 유명하지만 '위화' 또한 돋보이는 존재로서 국내 팬들과 만나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위화'라는 작가는 어떤 작가일까.. 그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다.



중국 현대문학의 대표적 작가 위화, 그를 읽으면 중국이 보인다.

   
  1960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때 발치사(拔齒師)로 일했던 그는 1983년 단편소설 「첫번째 기숙사」를 발표하면서 소설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리고 「십팔 세에 집을 나서 먼 길을 가다」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 등 실험성 강한 중단편을 잇달아 내놓으며 중국 제3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첫 장편소설 『가랑비 속의 외침』으로 새로운 글쓰기를 선보인 위화는 두번째 장편소설 『인생』을 통해 작가로서 확고한 기반을 다졌고, 이 작품은 장이머우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위화 현상’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그리고 1996년 출간한 장편소설 『허삼관 매혈기』로 세계 문단의 극찬을 받으며 명실상부한 중국 대표 작가로 자리를 굳혔고,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형제』가 또 한차례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98년 이탈리아의 그린차네 카보우르 문학상, 2002년 중국 작가 최초로 제임스 조이스 기금을 받았고, 2004년 미국 반스 앤 노블의 신인작가상과 프랑스 문학예술 훈장을 수상했다.    
   



이렇게 그는 60년생의 올해 50으로 나름 젊은 측에 속하는 작가다. 하지만 그가 그려낸 작품들의 세계는 젊고 싱싱하지 않은 느낌이다. 도리어 조금은 어두운 면이 있다. 그중에서 강호는 대표적인 인기 작품들중에 <허삼관 매혈기>와 <인생>을 읽으며 중국의 근현대사가 관통하는 그 속에서 한 남자의 가족사가 유머스러운 풍자와 함께 진중하게 우리네 삶의 회한과 아픔을 담아낸 진수를 느꼈던 작품들이었다. 물론 <형제> 3권으로 아직 방점을 못 찍었지만서도.. 아무튼 이런 위화의 작품을 접하고선 잠시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국내에 위화의 신작 <4월 3일 사건>이라는 단편집이 나왔다는 소식에 같은 느낌의 (문학동네, 조성웅 역)단편선으로 하나 더 골라서 중고로 두 권을 1.2만원에 컬렉했다. 그럼, 두 권은 어떤 책인지 간단히 소개해 본다.

먼저, <무더운 여름>은 위화가 직접 가려 뽑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작품들을 묶은 소설집이다. 특히 이 책에 실린 여섯 작품은 위화가 1989년부터 1995년 사이에 쓴 소설들로, 초기 위화 작품에서 보이는 실험적인 경향과 그의 장편소설에서 드러나는 익살스럽고 서사 중심적인 경향이 절묘하게 만나는 지점에 있다는 소개다. 내용들은 두 여자가 한 청년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해프닝을 다룬 '무더운 여름'을 비롯하여, 한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퇴물로 전락해버린 한 시인이 12년 전에 받았던 편지를 책 사이에서 우연히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묘한 연애 이야기 '전율', 임신을 매개로 한 어느 부부의 이야기 '다리에서', 현대 중국사회의 한 단면을 담백하게 보여주는 '그들의 아들'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이 책 마지막에는 위화 작가가 2002년 쑤저우 대학에서 '나의 문학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강연문도 함께 실려 있다. 처음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와 스승이 된 작가와 작품, 오랜 시간에 걸친 자신만의 글쓰기 훈련 과정, 선봉파 작가로 시작해 서서히 작품의 경향이 변모하게 된 이유, 자신에게 있어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을 담은 강연문으로서.. '위화'라는 작가를 독자들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는 길라잡이를 제공하고 있다. 아무튼 이제 여름이 아닌 가을로 본격 접어든 시점에서 이 여섯 편의 단편집을 통해서 초기 '위화' 작품을 스타일을 만나보자.

<무더운 여름> & <4월 3일 사건>, 위화를 알 수 있는 단편집

그리고 이번에 문학동네에 신간으로 나온 <4월 3일 사건>.. 순간 우리의 '제주 4.3사건'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런 학살의 참극을 부른 사건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 작품 또한 위화가 직접 선정한 중편소설 네 편을 묶은 작으로, 1987년부터 1992년 사이에 쓴 이 작품들은 당시 이십대였던 청년 위화의 과감한 형식 실험과 삶의 근원을 탐구하고자 한 주제의식이 특히 돋보이며.. 인간 내면의 공포와 억압, 인간을 둘러싼 폭력과 죽음을 통해 우리 삶의 근원에 닿고자 한 청년 위화의 전위적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소개다. 각 내용은 이렇다.

표제작이기도 한 '4월 3일 사건'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와 압박에 시달리는 한 소년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소년은 자기 주위의 모든 사람들, 친구, 이웃, 심지어 부모까지도 뭔가 자신과 관련된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그래서 잔뜩 긴장한 채 모든 사람을 의심한다. 소년이 생각할 때 이 음모가 실행되는 날이 바로 '4월 3일'이다. '여름 태풍'은 예측 불가의 거대한 자연재해와 그에 맞서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고, '어느 지주의 죽음'은 중일전쟁 시기 한 시골 지주와 그의 아들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조상'은 머나먼 원시적 존재에 대한 애틋함과 두려움을 아이의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라는 소개등이다.

이렇게 위화의 새로운 작품 세계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중편 작품집 <4월 3일 사건>.. 어찌보면 위의 <무더운 여름>과 같이 위화의 초기시절 그가 어떤 작가로서 나아고자 했는지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아닌가 싶다. 그것은 최고 인기작으로 구가중인 <허삼관 매혈기>, <인생>, <형제>와는 궤를 달리하는 느낌으로 다가오며.. 전통적 방식의 서사를 추구하지만 밑바닥에 깔고 있는 그 정서를 맛보는 색다른 레시피를 제공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지금의 '위화'를 있게 한 청년 위화의 전위적 작품으로서 다가올거라 예상하며, 위화를 알고 싶다면 올가을 이 두 권의 단편집을 꼭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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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0월 1주

개봉 영화 관람은 주로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보는 경우가 많다. 연인들의 데이트라면 다른 곳에 가서 볼 수도 있지만 딱히 자신이 사는 곳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웬만하면 말이다. 그런데, 강호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불행히도 극장이 없다. 시골인지라.. 그래서 차를 끌고 15분여를 가야 하는 곳에 위치해 있는 국내 유일한 이름의 극장 <싸이더스 시네마>.. 그렇다. 강호는 여기서 영화를 매주 목, 금요일에 보고 있다. 그것도 조조로 말이다. 알라딘 무비 블로거 지원금을 받아서..ㅎ 아무튼, 그래서 이번 10월에는 무슨 영화들이 나오고 또 무엇을 볼까 훑다가 기대되는 화제작 6편을 추려 보았다. 간단한 프리뷰와 함께...  

 

10월 7일 <레터스 투 줄리엣>,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


 

먼저 <레터스 투 줄리엣>이라는 영화.. 제목 때문이라도 안봐도 뻔한 로맨스물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끌리는 이유가 있다. 바로 여주인공 '아만도 시프리드'때문이다. 사실 그녀를 안 것은 '메간 폭스'가 뱀파이어 비스름하게 나온 <죽여줘 제니퍼>의 여자 친구역을 맡으면서 알게 됐다. 거기에서는 착하고 연애에 숙맥인척 나오는 역이었는데 마지막 반전이 있었다. 그리고 이후 <클로이>에서 미중년 '리암 니슨'을 유혹해야 하는 섹시한 클로이역을 했는데, 의뢰녀 '줄리안 무어'와 레즈까지 가면서 파국을 맞이한 이야기.. 그리고 이 두 영화 전에 <맘마미아>에서 소피역까지.. 

이렇게 그녀가 나온 영화들에서 나름 어필한 캐릭터였다. 그리고 이번에 개봉한 <레터스 투 줄리엣>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에서 펼치는 로맨스로 작가 지망생 '소피'로 나온다고 한다. 기존 영화들이 주연이 아닌 주조연에 가까운 역이었는데, 여기서는 여주인공으로 스크린을 책임져 나온다고 하니 기대된다. 금발에 큰 눈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여배우 '아만도 시프리드'.. 그녀만의 매력이 이 영화에 어떻게 잘 나올지 지켜봐야겠다. 



오랜만에 서극 감독의 영화가 나왔다. 그것도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숙한 배우 '유덕화'가 주연을 맡은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 물론 그가 맡은 역은 '적인걸'이다. 적인걸? 실제 적인걸은 당나라 시대의 유명한 수사관이었다고 한다. 보다 자세한 역사적 이야기는 나중에 적을 예정이라 차치하더라도, 아무튼 이 영화는 그 적인걸이 주인공으로 당나라 시대에 벌어진 어느 한 사건을 푸는 역사 추리 활극이라는 소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중국 최초의 여황제인 '측천무후'가 있고, 그 비밀을 파헤친다는 이야기로 중국역사 블록버스터급의 영화다. 이미 시사회를 통해서 호불호가 갈린 채.. 올 개봉작 <공자-춘추전국시대>와 <뮬란; 전사의 귀환>처럼 중국 역사 교육의 고취용?으로 나온 또 하나의 영화가 아닐까 우려가 있지만, 이 영화는 액션등 활극으로서 재미적 측면이 강화된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강호는 기대하며 볼 예정이다. 


10월 14일 <22 블렛>, <심야의 FM>



홍보 영상과 영화 프로그램에서 소개를 보면서 확 끌렸던 영화 <22 블렛>.. 더군다나 아직도 우리네 심상에 각인된 <레옹>의 주인공 '장 르노'가 주연을 맡은 영화라서 더욱 더 끌린다. 벌써 포스터만 봐도 액션 느와르의 냄새가 풀풀 난다. 실제로 22발의 총을 맞고도 살아난 어느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것인데, 여기서 장 르노가 냉혹한 마피아 대부 '찰리'로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22발의 총성과 함께 평온했던 삶은 산산조각이 나고, 죽음으로부터 기적적으로 살아난 그가 복수극을 펼친다는게 이 영화의 플롯이다.

뭐.. 외국물 특히 프랑스식 느와르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이 영화는 충분히 기대작이 아닐까 싶다. 더군다나 나름 히트쳤던 리암 니슨의 주연작 <테이큰>의 제작진이 만들었다니 기대된다. 총성과 액션의 앙상블속에 프랑스의 대표배우 '장 르노'의 중후하면서도 차가운 카리스마를 내뿜은 비정한 복수극 <22 블렛>을 꼭 만나보자.



이 영화는 지난 주에 포스팅한 <올 하반기 기대되는 한국 영화 7편>중에 첫 번째로 꼽았던 영화다. 가장 기대돼서가 아니라 시간 순서상 10월에 먼저 나오기 때문이다. 청순 가련형의 순둥이 처자 이미지의 '수애'의 첫 스릴러물 도전이다. 그래서 기대가 되는 만큼 우려도 있다. 그리고 이것을 나름 보안해줄 남자 주인공은 <올드보이>에서 냉혹한 사이코패스를 연기했던 유지태가 다시 아니 더욱더 냉혹한 이미지로 돌아왔다.

이번 주 영화 프로그램마다 이 영화를 소개하기 바쁠 정도인데.. 어느 심야 라디오 방송과 관련돼서 한정된 공간 부스 안 여자 DJ에게 무언가 계속 주문하는 사이코패스, 과연 그가 노린 것은 무엇이며 왜 그랬는지 또 반전은 있는지.. 마지막으로 수애는 정말로 스릴러의 새로운 퀸이 될 수 있을지등, 이래저래 귀추가 나름 주목되는 우리 영화 <심야의 FM>이다.


10월 21일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



샤론 스톤이 주연했던 초 히트작 <원초적 본능>에서 형사로 분연했던 '마이클 더글라스'.. 아직도 두 남녀의 얼음 송곳씬?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각인돼 더글라스 형님은 강호에게 그런 이미지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냉철한 이미지로 세계 경제 중심지라는 애칭을 듣고 있는 뉴욕 맨하탄 '월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하는 이른바 '탐욕은 좋은 것'이라는 좌우명으로 월 스트리트에 군림한 '고든 게코'역을 맡았다. 그리고 거기에 또 다른 한 남자인 '제이콥 무어'.. 그는 정직한 펀드 중개인이자 금융계에서 빠른 속도로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는 신예 투자가이다.

그 역은 바로 로봇 액션의 향연을 선보였던 <트랜스포머>를 통해서 친숙해진 배우 '샤이아 라보프'다. 사실 이 젊은 배우는 좀 찌질스런 역이 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엣지있게 나온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극중에서 이들의 운명적 만남은 '돈'을 향한 탐욕과 배신, 그리고 성공으로 가기 위한 서로 다른 목표를 위해 불편한 동맹을 맺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소개다. 스릴러적 요소보다 드라마에 치중하며 절대 가볍지 않은 묵직하게 만든 웰메이드급의 영화가 아닌가 싶다. 과연, 그 중년과 젊은 남자 둘 사이의 불편한 만남속에 어떤 거래와 배신이 있을지 기대해 본다.


10월 28일 <부당거래>



10월의 마지막을 장식할 우리영화 류승완 감독의 신작 <부당거래>.. 이 영화도 저번에 '올 하반기 기대되는 한국영화 7편'중 하나였다. 황정민과 류승범이 주연을 맡고 유해진까지 가세하며 배우들 퀼리티는 나름 좋은 영화다. 내용도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죽은 바람에 가짜 범인인 '배우'를 만들어 사건을 종결시키고, 이 사건을 담당한 경찰, 검사, 스폰서가 만나 이들이 서로의 목적을 숨긴 채 그들만의 부당거래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스릴러의 느낌보다는 드라마적 요소로 얼마나 치밀하게 전개하느냐가 관건인것 같은데.. 충무로의 또 다른 매력적인 감독 류승완의 연출이라 더욱더 기대가 된다. 과연, 그들의 부당거래 속 숨은 거래가 무엇인지 10월의 마지막에 만나보자.

이렇게 강호가 보고 싶은 아니 볼 예정인 우리 동네표 개봉 영화들 6편을 뽑아봤다. 보통 한 주에 1~2편씩은 보는 편이니까.. 딱 맞는 정량의 영화들이다. 로맨스부터 시대활극, 액션물, 스릴러, 드라마까지.. 어느 것 하나 공통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들이 포진된 10월의 우리동네 극장가 풍경이다. 물론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보고픈 영화들과 함께 보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다른 분들도 이번 달 우리 동네에서는 무슨 영화들이 나오는지 한번 찾아보시길 바라며 간단한 프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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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는 '공중그네'다.

국내에서 '오쿠다 히데오' 하면 <공중그네>요, <공중그네>하면 '오쿠다 히데오'가 생각날 정도로 읽어본 사람들은 알지만 '이라부'가 펼치는 그 엽기적 사회 강박증 치료기는 그만큼 유명하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에는 무거운 현실의 문제를 가벼운 웃음 속에 능숙하게 녹여내는 능력이 있다. 쉽고 간결한 문체, 다음 행을 궁금하게 하는 문장,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묘한 치유력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그는, 이 독특한 매력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이후 일본소설 제2의 붐을 이끌고 있다는 대표적 소개다.

이렇게 그는 꽤 유명한 일본소설 작가다. 그래서 강호도 예전에 <공중그네>를 접하고 나서 '오쿠다 히데오'의 주요 작품들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단박에 들었다. 그리고 위시리스트에 오랫동안 담가둔 그의 베스트 컬렉션집을 이번에 이렇게 질렀다. 물론 많은 작품이 있지만 은행나무판에서 나온 총 5작품들 <남쪽으로 튀어> 두 권, <공중그네>, <인터풀>, <면장선거>, <스무 살 도쿄>까지 총 6권과 또 다른 인기작중에 하나인 <최악>를 포함해서 총35,000원에 인팍에서 컬렉했다. 권당 5,000원 꼴인 셈이다.


<최악>은 최악의 소설이 아니다.

아무튼 <공중그네>로 이렇게 나머지 작품들을 컬렉하게 되었는데, 그럼 책들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 먼저, 베스트 컬렉션 이외에 구입한 <최악>이라는 소설이다. 사실, 이 책은 우연찮게 보았는데 워낙 평가들이 좋아서 50% 할인도 하다보니 켵가지로 구했는데 책의 두께가 상당하다. 700여 페이지가 넘는 大 장편소설이다. 하지만'최악의 상황, 최악의 사건, 최고의 스피들'를 자랑하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놀라운 가속도 소설이라는 점에서 읽히는 감은 장난이 아닌 듯 싶다.

내용도 경제, 사랑, 인생, 모든 것이 최악의 순간으로 치닫는 세 주인공을 그린 소설로써.. 평범한 듯하면서도 우유부단함으로 똘똘 뭉친 세 명의 주인공들을 통해 인생이 얼마나 빨리 망가질 수 있는가를 스피디한 문체로 보여준다는 소개다. 여기에 최악의 한 방을 날리는 예측불허의 은행 강도사건까지 개입하며 사건은 꼬일때로 꼬이는데.. 과연, 이들이 맞닥뜨린 그 최악의 상황과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여기 <최악>을 통해서 재밌게 만나보자. 물론 최악의 소설은 아닐 것이다. ㅎ





유시민이 읽고 일본 대사에게 선물한 책, <남쪽으로 튀어>

오쿠다 히데오의 2005년 작이다. 사회주의 학생운동에 헌신하다 우여곡절 끝에 아나키스트로 분파한 아버지를 둔 사춘기 소년 우에하라 지로의 일상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아버지의 행동에 휘둘리는 가족과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지로의 이야기가 한 편의 유쾌한 모험담처럼 펼쳐진다는 소개다. 얼토당토않은 해프닝들을 통해 사회구조적인 문제들을 들춰내고, 현대사회의 단면을 조망하는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재능이 빛을 발하는 작품으로써 '2006 서점대상' 2위로 선정되었으며, 일본 최대 서점 기노쿠니야의 직원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책 베스트 1위'로 뽑혔다.

또한 국내에서 평가도 가히 독보적이다. KBS 'TV 책을 말하다' 선정부터 한겨레가 뽑은 '올해의 책', 책 시민기자와 블로거가 뽑은 '올해의 책', 책따세 추천 청소년 권장도서, 북데일리 선정 '올해를 빛낸 책', '네이버 도서평가단 '북꼼' 선정 '올해의 책'까지.. 이 책의 대한 호평 릴레이는 이렇게 많다. 아마도 내용이 과격파 운동권 출신인 아버지를 통한 가족사에 사회적 메시지가 담겨져 있어 그런 것 같다. "가볍고 날렵하면서도 진중한 주제 의식을 포기하지 않는 작품, 역사와 사회 문제에 바싹 달라붙어 샅바 싸움을 벌이는 소설"이라는 평가처럼.. 또 유시민 전 의원이 읽고 일본 대사에게 선물했다는 <남쪽으로 튀어>.. 올 가을에 즐겁게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오쿠다 히데오의 자전적 청춘소설 <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의 2004년 작이다. 젊음의 도시 도쿄를 무대로 그린 작가의 자전적 청춘 소설이다. 존 레넌의 죽음, 들뜬 봄의 캠퍼스, 그리고 서툰 사랑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주인공 '다무라 히사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즉 '시티보이'를 꿈꾸며 도쿄로 상경한 다무라 히사오의 좌충우돌 10년 속에 사랑스러울 만큼 유쾌하고 풋풋한 젊은이를 통해서 문장 사이사이에서 기세 좋게 튀어나오는 청춘소설이라는 소개다.

그래서 "그해 봄, 나의 청춘은 시작되었다!" 명제아래 풋풋함, 설렘, 망설임, 꿈과 열정 그리고 어른되기까지.. 바로 오쿠다 히데오가 그리는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청춘 그래피티 <스무 살, 도쿄>.. 우리네 젊은 날의 뭉클한 추억까지 되살리게 할 것 같은 그만의 유쾌한 청춘소설을 올 가을에 만나보자.



강호는 <공중그네>를 통해서 엽기적이면서도 무언가 매력적인 마냥 싫어할 수만 없는 재밌는 캐릭터인 '이라부'를 만나면서 그 재미에 빠졌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단박에 국내에 '오쿠타 히데오'를 알리는 작품이 되었다. 2004년 131회 나오키상 수상작이자 어딘가 수상해보이는 정신과 병원을 배경으로, 이라부 박사와 여러 환자들이 벌이는 요절복통 사건들이 그려진다. 주인공인 이라부 의사는 그야말로 괴상한-별난 캐릭터다. 환자를 결박하고 다짜고짜 주사부터 찌르고 보는 막가파식 치료법, 다섯 살 아이같은 천진한 반응, 음식점 하나를 문닫게 만들만큼 왕성한 식욕, 대학 동문들로부터 모두 따돌림당할 정도로 기이한 평소 행각까지..

그러나 황당무계하고 제멋대로인듯 보이는 이라부식 심리치료는 놀랍게도 100% 효과만점이다. 도무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던 환자들의 강박증은 난리법석 끝에 기적처럼 치유되고, 그 과정을 통해 유쾌.상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크고 작은 강박증 하나쯤 지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툭툭 털고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도록 용기를 주는 즐거운 작품이 바로 <공중그네>인 것이다.


'이라부'의 3부 걸작 시리즈 <공중그네> ,<인더풀>, <면장선거>

<인더풀>은 앞선 작품 <공중그네>의 후속편이다.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엽기 의사 '이라부'와 육체파 간호사 '마유미'가 버티고 있는 정신과 병원에 기상천외한 강박증 환자들이 찾아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 폭탄을 날리는 것도 여전하다. 스토커가 자신의 뒤를 밟는다는 망상에 시달리는 연예인 지망생 도우미, 직장동료와 눈이 맞아 달아나버린 전 부인과 섹스하는 꿈을 꾼 후 지속발기증에 시달리는 30대 남성, 변실금을 치료하려고 수영을 시작했다가 수영 중독증에 빠져버리는 남자 등 도무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던 환자들의 강박증은 난리법석 끝에 기적처럼 치유된다.

앞뒤 재지 않는 낙천성으로 삶을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 '유희적 인간' 이라부의 기이한 행동들은 가슴이 환해지는 결말을 선사한다.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적극적인 노력 없이 공허한 일탈충동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우울증과 강박증에 빠지고 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위트있게 풍자한 소설 <인더풀>.. <공중그네>에 이어지는 그만의 유쾌한 즐거운 이라부 표 처방전을 맞아보자.

<면장 선거>는 <공중그네>와 그 후속편인 <인더풀>에 이은 또 하나의 쾌작으로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간호사 마유미가 등장하는 세 번째 소설이다. 외딴섬에 부임하게 된 이라부 박사의 유쾌한 소동을 그린 '면장 선거'를 비롯, 총 네 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죽음에 대한 불안으로 패닉 장애에 시달리는 인기 프로야구 구단의 구단주이자 신문사 회장('구단주'), 청년성 알츠하이머에 걸려 히라가나를 쓸 수 없게 된 IT업계의 젊은 총아('안퐁맨'), 안티에이징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좌불안석인 여배우('카리스마 직업'). 이번에는 유명 인사들이 아라부네 병원에 줄을 잇는다.

한편 아라부가 2개월 임기로 부임한 외딴섬에서는 하필 격렬하기로 유명한 선거전 때문에 시끌시끌하다. 민주주의가 통용되지 않는 괴상한 섬. 공명정대함과는 애당초 거리가 먼 선거전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융통성 없는 말단 공무원은 새로 부임한 이라부에게 기대를 거는데.. 이렇게 이번에 이라부는 유쾌한 웃음은 물론, 권력과 제대로 한판을 벌이게 되는데 그 <면장 선거>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만나보자.

이렇게 강호가 벼르고 있던 '오쿠타 히데오'의 베스트 컬렉션을 말 그대로 컬렉하면서 책을 간단히 만나봤다. 작품들 면면히 기대되는 소설들이자 읽으면 그 유쾌한 재미와 상상을 즐겁게 만드는 그런 작품들이다. 물론 이외에도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들은 많은 것으로 안다. <방해자> 3권과 <올림픽의 몸값> 2권, <한밤중에 행진>, <마돈나>, <걸>까지 말이다. 하지만 여기 베스트 컬렉션 6권과 <최악>까지 만나봐도 '오쿠다 히데오'를 알기에는 충분하다. 그래서 책 읽기 좋다는 '천고마비'의 가을에, 유쾌한 웃음과 풍자의 레시피가 가득한 '오쿠타 히데오'의 작품을 만나 보시길 제안해 본다. 강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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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 연휴동안에 이제서야 끝자락에 시간이 좀 남아서 오랜만에 고향집에 있는 큰 책방을 찾았다. 당연, 요즈음 베스트셀러를 비롯해 넷상으로 본 책들의 외형적 이미지?를 만지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앞으로 살 책들로 미리 둘러보는 강호에게는 꽤 의미있는 시간이다. 그러다가 두 권의 책을 발견했다. 사실, 이 두 권은 예전에 이 책방에서 러시아 문호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와 '안톤 체호프'의 <단편선>을 사면서 눈여겨 본 책이었다. 다음에 올때는 여기 두 권의 책을 사야겠다고.. 그래서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나올때 두 권을 도서상품권으로 컬렉했다. 그럼, 강호 스타일대로 매번 하는거지만 책 소개를 간단히 해본다. ㅎ

먼저, <설국>이다. 그런데, 이 제목은 어디서 얼핏 들어본 것 같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로도 나온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꽤 많이 나온 것으로 안다. 정확히 본 기억은 없지만서도 그런 느낌이 드는 원작이다. 그런데, 왜 이 작품이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에 이렇게 떡하니 자리매김하고 있을까..이 책은 바로 일본 최초로 196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작가는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 이 작은 1937년 처음 발표 후 출간되다가 12년동안 여러 번의 수정 작업을 거쳐 1948년 마침내 완결판 <설국>으로 출간되었다. 그리고 민음사에서 정식 계약을 통해서 2002년 이후 2010년 37쇄까지 펴낸 인기작으로 우리들 손에 들어왔다.

이 작품은 12년에 걸쳐 섬세하게 조각된 동양적 미의 세계, 전세계인들의 감탄을 자아낸 눈 덮인 니가타 지방의 아름다운 정경, 순수한 서정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묘사한 일본 문학사상 최고의 서정 소설로 평가받는 <설국>으로, 한마디로 줄이면 시마무라의 온천마을 방문기이다. 실상은 정확한 플롯이 없어서 방문기라 이름 붙이기도 모호함속에 스토리보다는 분위기를 잔뜩 살린 소설이라는 소개다. 그것은 이렇게 저렇게 궁굴린 문체, 거진 반 페이지 가까이 되는 수식, 서술어를 이리저리 휘두르는 솜씨 덕에 이야기보다는 작가의 개성에 초점을 맞추며.. 눈 쌓인 온천 마을, 설산, 내연 모를 아름다운 여인, 게이샤 등등 주요 장면이나 인물들의 이미지도 공감각적으로 독자의 감성을 건드린다는 평가다.

당시 1968년 스웨덴 한림원은 이 작품을 노벨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하면서 "일본인의 마음의 정수(精髓)를 뛰어난 감수성으로 표현한 서술의 능숙함"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유흥문화를 보여주는 장면이 많지만 그렇다고 꼭 일본적인 소설은 아니다. 눈 쌓인 온천지방을 묘사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보드라운 문체와 눈 녹듯이 사그라드는 고마코와 시마무라의 대화가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독자들에게 긴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뉴욕 타임스>조차 "가와바타의 글은 소리 없이 퍼져나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추천사처럼, <르 몽드>는"『설국』은 문체의 아름다움에 있어 대표적인 고전이다. 이미 모두 읽고서도 다시 읽게 되는 것은 바로 그 시적이면서 우아한 문체의 풍요한 때문이다." 추천사처럼.. 설국은 분명 우리네 마음 한 켠에 자립잡은 '서정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문학이 아닌가 싶다. 제목처럼 가을이 지나 눈 내리는 겨울에 읽으면 제 격일 것 같은 느낌의 <설국>을 꼭 만나보자.



또 하나의 일본문학은 제목부터 임팩트한 <인간실격>이다. '인간실격'이라니.. 바로 인간의 자격이 박탈당한 이야기인가.. 그렇다. 띄지에 설명처럼 천만 부 이상 판매된 일본의 대표적 국민소설로 '다자이 오사무'(1909~1948)의 대표작이다. 오사무의 짧은 연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후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그는 '데카당스 문학', '무뢰파 문학'의 대표 작가로 불리게 된다. 1948년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다마 강 수원지에 투신, 생애 다섯 번째로 자살을 기도함으로써 서른 아홉 살에 생을 마감했다. 이렇게 기이한 이력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 그는 제1회 아쿠타가와 상 수장자이자 현대 일본 소설의 상징으로 불리우며 전후 일본 문학사상 1천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한 장편소설로 대표되는 작가다.

그 이야기 속에는 순수한 인간을 실격시키는 현대 사회에 대한 예리판 비판이 들어 있으며, 패전 후 황폐한 일본, 정신적 기반을 잃고 술과 마약, 매춘 등에 빠져 처절하게 파멸되어 가고, 결국 자살을 선택하는 '요조'의 일생을 통해서 누구보다 인간이기를 원했으나 끝내 인간의 자격을 박탈당한 한 인간 실격자의 처절한 고백이 묻어난다는 소개다. 그래서 이런 지나치게 우울한 내용으로 어찌보면 '다자이 오사무'의 유서 같은 자전적 소설로 평가돼 문단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으나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국민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설국>처럼 같은 출판사로 구할려던 민음사판이 <인간실격>외에 <직소> 하나만 있었는데.. 이 책에는 대표작 <인간실격>이외도 몇 편이 더 수록되어 있다. 일본 국어교과서에 실린 그리스 전설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자의식과 수줍음을 이야기한 <달려라 메로스>를 비롯해 <잎>, <역행>, <어릿광대의 불꽃>, <그는 옛날의 그가 아니다>까지 총 6편의 대표작들을 실었다. 그래서 이런 오사무의 작품속에는 메이지 유신을 거치면서 도덕적 양심을 저버린 채 축적한 기성세대 부의 비호 아래 안락한 생활을 하지만.. 결코 자랑스럽지 못한 치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연약한 청년의 이야기는 바로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적 특징이 묻어난다.

그것은 바로 전통적인 가치가 설 자리를 잃고, 또한 젊은 세대가 허무주의에 사로잡혀 있던 전후戰後 일본의 혼란을 완벽하게 그려낸 그의 소설이야말로.. 작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자신과 사회를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자화상같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바로 뉴욕타임스 조차도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데 있어 다자이보다 뛰어난 작가는 드물다."는 평가처럼.. 그의 자전적 이야기로 그려낸 인간의 자격을 박탕당한 한 인간 실격자의 처절한 고백을 들어보자. 무엇이 자격이고 실격인지 말이다. 

이렇게 일본문학의 대표적 걸작 두 권을 간단히 소개해 봤다. 분명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사람들이다. 한 분은 일본에 노벨문학상을 안긴 노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였고, 젊은 나이에 요절한 작가 '다자이 오사무'.. 이 둘은 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공통점도 갖고 있다. 또한 이 작가들을 처음 들어보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지금 일본의 현대소설로 자리매김한 인기작가들.. 무라카미 하루키, 미야베 미유키, 요시모토 바나나, 이사카 코타로, 히사기노 게이고, 노자와 히사시, 오쿠다 히데오, 오기와라 히로시등과는 다르게 말이다.

하지만 이 둘은 지금의 인기 작가들보다 앞선 시대를 산 만큼 시대의 아픔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알아야 할 일본 작가이자 문학이 아닌가 싶다. 대표작 <설국>과 <인간실격>, 그래서 이 대표적 일본문학은 꼭 필독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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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9월 3~4주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추석 대명절앞에 온 가족과 친지가 만나는 기쁨은 물론 맛나는 음식과 함께 풍성한 한가위가 찾아왔다. 그런데, 뭐니뭐니 해도 이런 연휴가 며칠씩 되는 기간동안에는 밀린 공부나 독서 아니 영화들을 보기 마련이다. 매년 익숙하게 TV에서 해주는 추석표 영화들은 물론, 큰 스크린으로 만나보는 또 다른 추석표 영화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2010년 한국 영화 5편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먼저 지난주 9일에 개봉한 <해결사>부터 달린다.

 

 

줄거리를 살펴보면..한 때 잘나가던 전직 형사이자 지금은 흥신소를 운영하는 강태식(설경구). 평범한 의뢰라고 생각하고 급습한 불륜 현장에 한 여자가 죽어 있다. 꼼짝없이 범인으로 몰리게 된 그 때, 걸려오는 전화 한 통… 살인 누명을 벗으려면 누군가를 납치하라는 놈의 지시. 숨 돌릴 틈 없이 시작된 경찰의 추격,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과거 사연, 그리고 주변 인물까지 장악하고 있는 놈의 감시와 도청… 게다가 납치해야 하는 인물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할 중요한 사건의 키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자신을 조종하려는 놈과 실체를 알 수 없는 배후에 맞서 폭풍 같은 반격을 시작하는데...

이렇게 이 영화는 천만 영화만 두 번을 기록한 흥행배우 '설경구'와 나름의 비주얼을 갖춘 '이정진', <방자전>의 씬스틸러 '오달수'와 '송새벽 '그리고 코믹하고 구차한역의 '이성민'까지.. 오케이없는 액션영화에 오케이를 외친 소위 잘 나가는 배우들을 포진해서.. 남의 뒷일을 해결하다 자신의 목숨이 달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겁나게 운없고 시종일관 고달픈 이 남자 '해결사'의 좌충우돌 고군분투를 그린 액션활극이다. 그것은 바로 조직 혹은 시스템이 정하는 게임의 규칙안에서 발버둥치는 한 개인이 그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반격을 가는 이야기라 볼 수 있다.

즉, 적들이 블럭처럼 쌓아놓은 함정을 돌파하는 동안 해결사와 놈들이 만나는 접점은 액션이란 장르안에서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 지점에서 이 영화는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속에서 쉼 틈 없이 내달리는 이야기를 끌고가는 동안 리얼하고 빠른 호흡의 액션을 극대화한 오락영화임을 발견한다. 그것은 유혈이 낭자하거나 잔인하지 않으면서도 시선을 끄는 액션은 설경구의 온몸을 불사른 맨몸 액션으로 나름의 시퀀스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기존 '복수'를 소재로 한 우리영화에서 잔혹한 복수극에 빠져 지쳐하는 관객들에게 아니 피폐된 마음을 안돈시켜주는 일종의 청량제 같은 액션활극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그림은 성룡표 액션을 보듯 유쾌하고 통괘하다.

하지만 이런 액션은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는 스피드로  정치적 음모에 관련된 검은 커넥션을 그려 버무린 그림은 웬지 상충돼 보인다. 바로 한국 대중의 어떤 정치적 공분을 무의식적으로 표출한 느낌이지만 그런 소재가 여기 액션에 짐?이 된게 아닌가 싶다. 어찌됐든 이 영화는 극 초반에 불륜현장을 잡기 위해 태식이 모텔에 들어설때 여자의 그 신음소리 몇 컷만 뺀다면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손잡고 극장가서 재밌게 볼만한 그런저런 추석표 영화가 될 것 같다. 추석 2주전 개봉이 빠르긴 하지만서도.. 그래도 온 국민이 아는 '강철중'의 이미지로 각인된 배우 '설경구'가 성룡식 액션을 선보였으니 눈이 즐거운 영화다.  

위의 영화들은 바로 이번주 16일 개봉한 한국 영화들이다. 총 4편인데, 그중 위의 개봉 예매순으로 보더라도 영화의 인기도를 대강 알 수 있다. 먼저, 그 유명한 홍콩느와르의 대표작 <영웅본색>을 리메이크 한 <무적자>다. 

이 영화가 표방하고 있는 주제와 그림.. 벌써 수컷 냄새가 물씬 풍기는 마초적인 이 네 남자의 모습만 봐도 이 영화는 바로 느와르적인 냄새가 풀풀나는 그런 영화다. 느와르(Noir).. 원래는 불어로 '검다'는 뜻이다. 영어의 블랙과 같은 뜻으로 바로 black film.. 그 검고 어두운 영화를 지향했다고 보면 될까.. 그런데 우리는 느와르 하면 단연코 '홍콩 느와르'를 떠올린다. 80년대 영웅본색과 첩혈쌍웅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뇌리속에 느와르는 주윤발 형님이 바바리 코트에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이쑤시개 하나 물고 쌍권총을 난사하며 적을 소탕하는 그런 아우라를 생각한다. 범죄영화들 즉, 갱스터 무비에서 나오는 그림들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그림만 봐도 느와르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기밀래, 보스, 경찰, 목숨, 조직원, 비열한 계략, 조직, 음모, 배신까지.. 아주 느와르 영화가 갖출 건 모두 갖춘 완벽한 영화라 할 수 있다. 농이 아니다. 실제 영화상으로도 이런 모든 느와르의 요소들이 전면을 휘감는다. 그러면서 네 남자의 동선을 계속 좇고 있다. 그런 동선의 그림들은 각자 개성이 철철 넘쳐난다. 소위 폼생폼사 가오에 죽고 가오는 사는 남자 영춘, 윤발이 형님께 전수를 받은 마냥 매 선글라스를 끼고 쌍권총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총기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 영춘이.. 가슴속에 동생을 버려 두고 온 죄책감에 시린 멍에를 안고 사는 센치한 남자, 도통 웃질 않는다.   

그리고 그런 형을 만나서는 마냥 울부짖는 동생 철, 마치 그런 모습은 영화 <야수>에서 미친 형사역의 권상우를 보는 듯 하다. 하지만 경찰이 되고 나서는 더욱더 형이 걱정되는 그런 가슴 여린 동생 , 그리고 소싯적에 영춘 밑에서 눈치 살살보며 조직 보스의 꿈을 키운 야비한 배신자 태민까지.. 이렇게 이 네 명의 각기 다른 개성들은 서로 충돌하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 영화의 주제이자 플롯은 '사나이들의 우정과 의리 배신'도 있지만 사실 큰 그림은 바로 '형제애'다. 형제로 하나된 그들을 그리면서 진한 페이소스와 세련된 영상을 선보인게 주 목적일터..  

하지만 혁과 철, 두 형제의 사랑과 우정은 너무 작위적이고 크게 감흥이 일지 않는다. 왜 그토록 그 형제가 아파해야 했는지 강호에게 와닿지 않는다. 그것이 마치 어긋난 운명이 가져온 장난이기에 그냥 받아들여라.. 남한 출신이 아닌 새터민이기에 더욱더 사회의 주류로 살지 못한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라.. 하지만 강호의 느낌은 그렇지 않다. 스케일이 큰 액션물이라 하더라도 이 이야기의 큰 주제는 결국에는 드라마이다. 그런데 그 드라마의 메시지는 결국 전달이 잘 되지 못했다.

'적이 된 형제, 피보다 진한 의리, 그리고 차가운 배신'으로 귀결되는 이 소재처럼 비열한 거리에서 느와르적으로 뿜어댄 요소를 버무렸지만 형제애가 불러온 감성액션이 아닌 세 남자와 한 남자의 대결로 압축되며 마지막에 이 영화는 그런 큰 주제를 버렸다. 그것이 비록 느와르의 클리셰처럼 적 앞에서 장렬히 전사?한다 해도 가슴이 찌릿하거나 저미지 않는다. 그것이 이 영화의 맹점이자 느와르적 요소만 남고 감성액션이라 표방한 형제애를 못살린 결과가 아닌가 싶다. 물론, 다른 느낌을 가졌다면 형제애는 전달이 잘 된 반면에 느와르는 너무 식상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강호는 느와르적 요소 또한 만점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총기 남발이 무모할 정도로 마지막에 펼쳐져 얼척 없긴 했지만서도.. 아무튼, 이래저래 오랜만에 마초적인 한국형 느와르 영화가 나와서 반기며 나름 볼만했지만 메시지는 전달이 안 된 영화 <무적다>다.

 

 

 

 

 

 

 



그리고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청춘남녀의 연애담을 그린 <시라노; 연애조작단>이다. 사실 못 본 영화라 잘 모르겠지만.. 연애에 쑥맥인자들, 그들을 위해서 여기 4명의 시라노 연애조작단이 나섰다. 소위 '연애 대행'과 '작업의 정석'을 가르쳐주며 그들이 사랑에 골인하게 만들어 준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즉, 어찌보면 짜고치는 로맨스라 보면 쉬운데.. 그러면서 그 속에서 뜻하지 않게 사랑이 이루어지는 전형적인 코믹로맨스 물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의외로 영화 전문가들 평가가 좋다. 부활한 충무로의 로맨틱 코미디물로 만개한 영화다부터 에피소드들이 조금만 정제되면 더 좋을 뻔한 영화, 김현석 감독의 연출 색깔이 잘 묻어난 재미 충만의 로맨틱물까지.. 봐도 좋을 듯 싶다. 그래서 가을로 접어드는 이때에 젊은 청춘남녀들이 가볍게 즐기며 볼 만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굿모닝 프레지던트> 이후 장진식의 또 다른 코미디물이 나왔다. 온 국민을 상대로 퀴즈쇼를 한다는 <퀴즈왕>.. 이번 추석에 맞춰서 나온 다분히 가족 오락영화를 표방한 영화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포스터에서처럼 주인공들 아니 나오는 인물들이 참 많다. 그러면서 이들이 어찌저찌해서 좌충우돌하며 130억대 우승 상금이 걸린 그 퀴즈쇼에서 대박을 터트리게 된다는 영화다. 아주 전형적인 가족 코미디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평가는 그렇게 좋지 않은 것  같다. 

장진식 코미디가 여전히 통했지만, 마치 각 캐릭터간의 개인기의 경연장을 보듯 드라마적 완성도는 떨어진다는 평이다. 더군다나 깔깔대며 웃다가 일순간에 공허해지는 느낌과 함께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빵 터지는 않는 모호한 영화.. 그래서 장진식 코미디의 장점과 무리수가 동시에 느껴지는 영화 <퀴즈왕>이라는 평가다. 뭐.. 그래도 크게 대박을 못 치더라도 추석 연휴기간 가족끼리 가볍게 즐기고 유쾌하게 볼 영화가 아닌가 싶다. 자.. 퀴즈에 관심 많으신 분들은 동참해 여기 퀴즈들을 풀어보자.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적 미모라 평가받는 '김태희' 그런데 그녀는 외모를 따지기전 연기로 평가받는 여배우다. 하지만 그녀의 미모만큼이나 연기는 최고가 아닌게 사실이다. TV판이나 영화판이든 무언가 각인된 연기를 선보인 적이 없을 정도로 그녀에게 연기력은 아직도 부족한 느낌이다. 그런 김태희가 이번에 작정하고 몸을 던져 말을 타는 경마장 기수로 나오며.. 또 이런 그녀를 도와 남자 기수로 분연한 양동근과 짝을 맞추며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었으니 <그랑프리>다.  

물론 이 영화는 지극히 드라마적인 영화다. 대부분의 스포츠 관련 영화들이 그렇듯 시련과 역경을 딛고 그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의 고뇌를 다루며 마지막에 우승으로 감동을 선사하는게 보통의 그림들이다. 그리고 이 영화도 그런 클리셰에서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연기자가 그 역에 얼마나 녹아놨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역시나 영화 전문가 평가는 좋지 않다. 각본부터 고삐 풀린 망아지같아 웃기도 울기도 애매한 드라마라는 혹평이 있는 반면 그래도 오랜만에 김태희의 열연이 보였다는 평까지.. 분명 이 영화는 대척점에 있다. 하지만 여기수 최초로 그랑프리에 도전하는 '김태희'의 변모된 모습을 보고싶다면 스크린을 통해서 만나보자. 

이렇게, 추석 연휴 기간동안 볼만한 아니 개봉한 한국 영화 5편을 뽑아봤다. 사실, 강호는 5개 작품중 <해결사>와 <무적자>는 봤고, 나머지 <시라노;연애조작단>과 <퀴즈왕>, <그랑프리>는 못봤다. 그래도 어느 정도 느낌이 오는 영화들이다. 그간에 핏빛으로 점철된 스릴러와 복수극이 아닌 오랜만에 가족끼리 봐도 무방한 잔혹하지 않은 액션물과 로맨스와 코믹 드라마까지.. 분명 이번 추석은 긴 연휴만큼 풍성한 볼거리 영화들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중에서 최소 1-2편은 스크린을 통해 만나보시길 바라며.. 
그럼, 모두 즐거운 추석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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