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는 '공중그네'다.

국내에서 '오쿠다 히데오' 하면 <공중그네>요, <공중그네>하면 '오쿠다 히데오'가 생각날 정도로 읽어본 사람들은 알지만 '이라부'가 펼치는 그 엽기적 사회 강박증 치료기는 그만큼 유명하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에는 무거운 현실의 문제를 가벼운 웃음 속에 능숙하게 녹여내는 능력이 있다. 쉽고 간결한 문체, 다음 행을 궁금하게 하는 문장,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묘한 치유력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그는, 이 독특한 매력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이후 일본소설 제2의 붐을 이끌고 있다는 대표적 소개다.

이렇게 그는 꽤 유명한 일본소설 작가다. 그래서 강호도 예전에 <공중그네>를 접하고 나서 '오쿠다 히데오'의 주요 작품들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단박에 들었다. 그리고 위시리스트에 오랫동안 담가둔 그의 베스트 컬렉션집을 이번에 이렇게 질렀다. 물론 많은 작품이 있지만 은행나무판에서 나온 총 5작품들 <남쪽으로 튀어> 두 권, <공중그네>, <인터풀>, <면장선거>, <스무 살 도쿄>까지 총 6권과 또 다른 인기작중에 하나인 <최악>를 포함해서 총35,000원에 인팍에서 컬렉했다. 권당 5,000원 꼴인 셈이다.


<최악>은 최악의 소설이 아니다.

아무튼 <공중그네>로 이렇게 나머지 작품들을 컬렉하게 되었는데, 그럼 책들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 먼저, 베스트 컬렉션 이외에 구입한 <최악>이라는 소설이다. 사실, 이 책은 우연찮게 보았는데 워낙 평가들이 좋아서 50% 할인도 하다보니 켵가지로 구했는데 책의 두께가 상당하다. 700여 페이지가 넘는 大 장편소설이다. 하지만'최악의 상황, 최악의 사건, 최고의 스피들'를 자랑하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놀라운 가속도 소설이라는 점에서 읽히는 감은 장난이 아닌 듯 싶다.

내용도 경제, 사랑, 인생, 모든 것이 최악의 순간으로 치닫는 세 주인공을 그린 소설로써.. 평범한 듯하면서도 우유부단함으로 똘똘 뭉친 세 명의 주인공들을 통해 인생이 얼마나 빨리 망가질 수 있는가를 스피디한 문체로 보여준다는 소개다. 여기에 최악의 한 방을 날리는 예측불허의 은행 강도사건까지 개입하며 사건은 꼬일때로 꼬이는데.. 과연, 이들이 맞닥뜨린 그 최악의 상황과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여기 <최악>을 통해서 재밌게 만나보자. 물론 최악의 소설은 아닐 것이다. ㅎ





유시민이 읽고 일본 대사에게 선물한 책, <남쪽으로 튀어>

오쿠다 히데오의 2005년 작이다. 사회주의 학생운동에 헌신하다 우여곡절 끝에 아나키스트로 분파한 아버지를 둔 사춘기 소년 우에하라 지로의 일상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아버지의 행동에 휘둘리는 가족과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지로의 이야기가 한 편의 유쾌한 모험담처럼 펼쳐진다는 소개다. 얼토당토않은 해프닝들을 통해 사회구조적인 문제들을 들춰내고, 현대사회의 단면을 조망하는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재능이 빛을 발하는 작품으로써 '2006 서점대상' 2위로 선정되었으며, 일본 최대 서점 기노쿠니야의 직원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책 베스트 1위'로 뽑혔다.

또한 국내에서 평가도 가히 독보적이다. KBS 'TV 책을 말하다' 선정부터 한겨레가 뽑은 '올해의 책', 책 시민기자와 블로거가 뽑은 '올해의 책', 책따세 추천 청소년 권장도서, 북데일리 선정 '올해를 빛낸 책', '네이버 도서평가단 '북꼼' 선정 '올해의 책'까지.. 이 책의 대한 호평 릴레이는 이렇게 많다. 아마도 내용이 과격파 운동권 출신인 아버지를 통한 가족사에 사회적 메시지가 담겨져 있어 그런 것 같다. "가볍고 날렵하면서도 진중한 주제 의식을 포기하지 않는 작품, 역사와 사회 문제에 바싹 달라붙어 샅바 싸움을 벌이는 소설"이라는 평가처럼.. 또 유시민 전 의원이 읽고 일본 대사에게 선물했다는 <남쪽으로 튀어>.. 올 가을에 즐겁게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오쿠다 히데오의 자전적 청춘소설 <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의 2004년 작이다. 젊음의 도시 도쿄를 무대로 그린 작가의 자전적 청춘 소설이다. 존 레넌의 죽음, 들뜬 봄의 캠퍼스, 그리고 서툰 사랑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주인공 '다무라 히사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즉 '시티보이'를 꿈꾸며 도쿄로 상경한 다무라 히사오의 좌충우돌 10년 속에 사랑스러울 만큼 유쾌하고 풋풋한 젊은이를 통해서 문장 사이사이에서 기세 좋게 튀어나오는 청춘소설이라는 소개다.

그래서 "그해 봄, 나의 청춘은 시작되었다!" 명제아래 풋풋함, 설렘, 망설임, 꿈과 열정 그리고 어른되기까지.. 바로 오쿠다 히데오가 그리는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청춘 그래피티 <스무 살, 도쿄>.. 우리네 젊은 날의 뭉클한 추억까지 되살리게 할 것 같은 그만의 유쾌한 청춘소설을 올 가을에 만나보자.



강호는 <공중그네>를 통해서 엽기적이면서도 무언가 매력적인 마냥 싫어할 수만 없는 재밌는 캐릭터인 '이라부'를 만나면서 그 재미에 빠졌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단박에 국내에 '오쿠타 히데오'를 알리는 작품이 되었다. 2004년 131회 나오키상 수상작이자 어딘가 수상해보이는 정신과 병원을 배경으로, 이라부 박사와 여러 환자들이 벌이는 요절복통 사건들이 그려진다. 주인공인 이라부 의사는 그야말로 괴상한-별난 캐릭터다. 환자를 결박하고 다짜고짜 주사부터 찌르고 보는 막가파식 치료법, 다섯 살 아이같은 천진한 반응, 음식점 하나를 문닫게 만들만큼 왕성한 식욕, 대학 동문들로부터 모두 따돌림당할 정도로 기이한 평소 행각까지..

그러나 황당무계하고 제멋대로인듯 보이는 이라부식 심리치료는 놀랍게도 100% 효과만점이다. 도무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던 환자들의 강박증은 난리법석 끝에 기적처럼 치유되고, 그 과정을 통해 유쾌.상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크고 작은 강박증 하나쯤 지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툭툭 털고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도록 용기를 주는 즐거운 작품이 바로 <공중그네>인 것이다.


'이라부'의 3부 걸작 시리즈 <공중그네> ,<인더풀>, <면장선거>

<인더풀>은 앞선 작품 <공중그네>의 후속편이다.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엽기 의사 '이라부'와 육체파 간호사 '마유미'가 버티고 있는 정신과 병원에 기상천외한 강박증 환자들이 찾아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 폭탄을 날리는 것도 여전하다. 스토커가 자신의 뒤를 밟는다는 망상에 시달리는 연예인 지망생 도우미, 직장동료와 눈이 맞아 달아나버린 전 부인과 섹스하는 꿈을 꾼 후 지속발기증에 시달리는 30대 남성, 변실금을 치료하려고 수영을 시작했다가 수영 중독증에 빠져버리는 남자 등 도무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던 환자들의 강박증은 난리법석 끝에 기적처럼 치유된다.

앞뒤 재지 않는 낙천성으로 삶을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 '유희적 인간' 이라부의 기이한 행동들은 가슴이 환해지는 결말을 선사한다.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적극적인 노력 없이 공허한 일탈충동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우울증과 강박증에 빠지고 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위트있게 풍자한 소설 <인더풀>.. <공중그네>에 이어지는 그만의 유쾌한 즐거운 이라부 표 처방전을 맞아보자.

<면장 선거>는 <공중그네>와 그 후속편인 <인더풀>에 이은 또 하나의 쾌작으로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간호사 마유미가 등장하는 세 번째 소설이다. 외딴섬에 부임하게 된 이라부 박사의 유쾌한 소동을 그린 '면장 선거'를 비롯, 총 네 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죽음에 대한 불안으로 패닉 장애에 시달리는 인기 프로야구 구단의 구단주이자 신문사 회장('구단주'), 청년성 알츠하이머에 걸려 히라가나를 쓸 수 없게 된 IT업계의 젊은 총아('안퐁맨'), 안티에이징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좌불안석인 여배우('카리스마 직업'). 이번에는 유명 인사들이 아라부네 병원에 줄을 잇는다.

한편 아라부가 2개월 임기로 부임한 외딴섬에서는 하필 격렬하기로 유명한 선거전 때문에 시끌시끌하다. 민주주의가 통용되지 않는 괴상한 섬. 공명정대함과는 애당초 거리가 먼 선거전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융통성 없는 말단 공무원은 새로 부임한 이라부에게 기대를 거는데.. 이렇게 이번에 이라부는 유쾌한 웃음은 물론, 권력과 제대로 한판을 벌이게 되는데 그 <면장 선거>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만나보자.

이렇게 강호가 벼르고 있던 '오쿠타 히데오'의 베스트 컬렉션을 말 그대로 컬렉하면서 책을 간단히 만나봤다. 작품들 면면히 기대되는 소설들이자 읽으면 그 유쾌한 재미와 상상을 즐겁게 만드는 그런 작품들이다. 물론 이외에도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들은 많은 것으로 안다. <방해자> 3권과 <올림픽의 몸값> 2권, <한밤중에 행진>, <마돈나>, <걸>까지 말이다. 하지만 여기 베스트 컬렉션 6권과 <최악>까지 만나봐도 '오쿠다 히데오'를 알기에는 충분하다. 그래서 책 읽기 좋다는 '천고마비'의 가을에, 유쾌한 웃음과 풍자의 레시피가 가득한 '오쿠타 히데오'의 작품을 만나 보시길 제안해 본다. 강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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