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신묘년 새해에 기분 좋은 책 선물을 하나 받았다. 바로 '필립 리브'의 '견인 도시 연대기'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악마의 무기>가 이번에 출간된 거. 그러면서 도서 사이트에서 서평단으로 운좋게 당첨돼 이렇게 읽게 됐다. 사실 강호는 이 연대기 시리즈 1권과 2권을 모두 읽었다. 1권 <모털 엔진>은 서평단으로 읽게 됐는데, 땅 위를 달리며 작고 약한 도시들을 집어삼킨다는 '도시진화론'의 선두주자 거대 도시 런던이 '반 견인 도시'를 세력을 잡아 먹으려다 멸망한 SF 어드벤처 모험 이야기에 매료 되었고, 2권 <사냥꾼의 현상금> 사서 읽었지만 그 또한 얼음 도시 앵커리지를 중심으로 톰과 헤스터의 이별과 만남이 여러 적들과 좌충우돌하며 펼쳐지는 모험담도 재미가 있었다. 

3권 <악마의 무기>, 톰과 헤스터의 딸 '렌'의 SF 모험담

그리고 이번에 이렇게 3편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많이 흘러 톰과 헤스터가 결혼해 아이를 낳고 그 딸 아이 '렌'이 열다섯 살 되어 그만큼 세월이 많이 흐른 상태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런데 조용하고 평화로운 앵커리지의 생활이 만족스러운 톰과 헤스터와 달리 렌은 앵커리지가 지루하기만 하고 뭔가 사건이 없을까, 바깥세상은 어떨까 궁금해하는 그런 모험 소녀로 나온다. 그러던 어느 날 기생 해적 로스트 보이들이 '틴 북'을 찾아 앵커리지에 숨어든다. 틴 북에는 견인 도시들과 반 견인 도시 세력 간의 전쟁을 종식시킬 가공할 무기에 대한 정보가 쓰여 있다는데, 이에 렌은 로스트 보이들이 틴 북을 훔치는 것을 돕는 대가로 자신을 앵커리지 바깥세상으로 데려가 달라고 하면서 위기를 맞는다.

그러면서 틴 북과 함께 납치된 렌, 딸을 찾아 나선 톰과 헤스터, 음험한 노예 상인 슈킨,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한 도시의 시장이 된 페니로얄, 스토커(사이보그)로 부활하여 그린 스톰(급진적인 반 견인 도시 세력)의 사령관이 된 안나 팽, 그리고 아직도 헤스터를 찾아 헤매는 슈라이커가 바다 위 뗏목 도시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악마의 무기>.. 이렇게 이번에도 내용이 전작들에 이어서 아니 더욱더 재미가 있어진 것 같다. 그 중심에는 톰과 헤스터가 어느 덧 중년으로 컸고, 딸 아이 '렌'이 사고뭉치로 모험을 하는 것이 이야기의 골격일 것이다.

이렇게 '필립 리브'의 견인 도시 연대기 시리즈는 이미 많은 팬층을 확보하며 인기를 구가해온 SF 소설이다. 특히나 어드벤처물답게 미래 모험의 세계는 인간의 상상을 신선하게 자극하는 또 다른 청량제로 특히나 이런 류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근사한 재미를 안겨주리라 본다. 더군다나 이번 이야기는 비밀의 '틴 북'이라는 소재로 궁금중을 자아내고 있어, 그것이 책 제목처럼 '악마의 무기'인지 아닌지는 읽어봐야 알 것이다. 아니면 그 이상의 의미인지는.. 아무튼 여러 말이 필요없는 견인 도시 연대기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강호는 2011년 첫 번째 읽는 책으로 단연코 '악마의 무기'로 달려 본다.

그런데, 1권 때부터 저 띄지의 홍보된 영화화는 언제쯤 나오는 것일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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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폭설로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이때,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연말연시처럼 사실 책 읽기에 좋은 계절도 없다. 추우면 추울스록 움츠러드는 게 다반사, 그럴 때일수록 한시름 고민을 털어버리고 활자가 주는 매력에 빠져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 자체 하나만으로 그건 또 하나의 즐거움이자 지적 쾌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강호의 주력?답게 책 소개를 해볼까 한다. 하나는 블로그의 방명록을 통해서 책 컨텍이 들어와 받게 된 인도 여행서 <인도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와 또 하나는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꿈의 도시>로 알라딘 적립금이 만료되는 것이 있어 이참에 구하게 됐다. 간단히 두 권의 책을 소개해 본다.



사실 강호는 여행서같은 기행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좋아하지 않는다기 보다 별로 땡기지 않는다. 그냥 여행자가 자신의 여행담을 기록한 게 나와 별 상관이 없어서일까? 하지만 이런 여행서들은 이미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지 오래되었다. 섣불리 무시할만한 그런 류의 책은 결코 아니다. 그럼 이 책은 무엇일까? 제목 '인도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에서 나와 있듯이 인도 여행서라 보면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기존의 여행서와 좀 다른 느낌이다. 부제목 '백년의 고독, 천녀의 사랑'이라는 표현이 주듯이 무언가 문학적 수사가 한껏 느껴지는 여행서 같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인도 여행서가 아니다. 책 소개에도 보면은..

인도 여행서 보다 포토 감성에세이 '인도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영화감독 이사강, 포토그래퍼 김태환, 설치미술가 유쥬쥬 3인의 인도여행기라 말하면서 사진, 글, 그림, 공예와 함께 3명의 작가들이 그려내는 각자의 눈으로 본 세상을 담았다고 한다. 즉 보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과 모습들을 인도의 공간, 인물, 감정, 예술, 추상을 통해 각기 다른 3명의 시각으로 전하는데, 저자들은 인도에 다녀오면서 인생을 보는 눈,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고, 그것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한다.

특히 영화감독 이사강은 '크리에이터로 사는 법'을 조언하고, 포토그래터 김태환은 '작은 행복을 발견하는 법'을 얘기하며, 설치미술가 유쥬쥬는 '아티스트적 영감을 얻는 법'을 알려준다는 설명이다. 즉 세 사람이 인도 여행을 통해서 얻은 영감을 이 책에 담고 있는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아티스트 3인이 인도에서 길어올린 예술적 영감이며 의미있는 작은 행복이라 말하고 있다. 그래서 책 구성도 글만이 있는 것이 아닌 올 컬러 사진과 화보의 조화 속에 마치 한 편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 하다. 여러 말이 필요 없다. 감성이 메마른 자들이여, 포토북처럼 생긴 이 한 권으로 인도의 여행길은 물론 포토 에세이로 당신의 감성적 영감을 일깨워보자.
 



또 한 권의 책은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꿈의 도시>다. '오쿠다 히데오'하면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정도로 일본의 유명한 작가다. 이미 강호도 다 읽어 봤었고, 그가 창조해낸 괴짜의사 '이라부'가 삶에 지쳐 강박증에 시달린 현대인들을 치료하며 제대로 풍자와 유머를 선사한 시리즈 '공중그네', '인더풀', '면장선거'는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또 좌충우돌 지로네 가족사를 통한 사회소설로 손색이 없었던 <남쪽으로 튀어>와 히데오의 자전적 소설인 <스무 살 도쿄>까지, 이외에도 그의 인기작품은 많고 나오는 족족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이번에 은행나무에서 신작 <꿈의 도시>를 출간했는데, 책이 좀 두껍다. 600여 페이지가 넘는 게 일반 소설책이 300여 페이지니까 두 권을 합쳐놨다 보면 편할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꿈의 도시>, 이번엔 모든 게 집대성되었다.

<꿈의 도시>의 내용은 가상의 지방 도시 '유메노'에 살고 있는 성별, 나이, 직업, 주변 환경, 가치관 등이 전혀 다른 다섯 주인공의 톱니바퀴처럼 얽혀 있는 다섯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소설의 무대는 세 개의 작은 도시가 합병해서 탄생한 인구 12만의 지방 도시 유메노. 야심차게 꿈을 가득 안고 태어났지만 실상은 참혹하다. 중심가의 드림타운은 인근 대형 쇼핑센터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젊은 사람들은 모두 떠나 노인들만이 지키고 있는 유메노. 그곳에 살고 있는 다섯 명의 주인공들은 평범하게 우울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바로 이렇게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군상극'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작품이다.

그러면서 소설은 각 장마다 주인공이 바뀌면서 진행되고, 오쿠다 히데오의 압도적인 심리 묘사를 바탕으로 각 인물들은 각자의 '매력적인 우울함'을 발산한다는 설명이다. 즉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의 이야기는 조금씩 그 윤곽을 드러내면서 뒤로 얽혀 있는 그들의 미묘한 관계가 차츰 밝혀지면서 충격적인 라스트씬까지 선보인다. 그래서 600여 페이지가 전혀 지루하지 않는 폭발하는 스토리, 스피드한 전개 등 오쿠다 히데오의 진면목을 제대로 집대성한 최신 걸작 소설이라는 평가다.

이러니 강호는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의 입장에서 안 읽을 수 있겠는가? 여러 말이 필요없는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장편소설 <꿈의 도시>, 이 꿈의 도시 '유메노'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제목처럼 그 도시의 꿈은 길몽이었는지 악몽이었는지 읽어보면 알 것이다. 1월에 곧바로 달려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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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2010 알라딘 서재의 달인 & 새얼굴

사실 강호는 메인으로 사용중인 이글루스 블로그 말고, 주요 도서 사이트에서도 3개의 블로그를 같이 운영하고 있다. 필명은 '북스강호'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 사이트에는 이글루스와 함께 주로 책 소개 페이퍼 작성과 책과 영화에 대한 리뷰를 하나 둘 올리며 나만의 기록을 적어 나가고 있다. 이미 인터파크 블로그에서는 북피니언 지수가 10만점에 가까워져 '파워 북피니언'을 몇 차례 받았고, YES24에서는 올 하반기에 '파워문화블로그'로 선정돼 6개월간 매달 5만원 적립금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런 활동에 방점을 찍은 게, 알라딘에서 주최하는 '알라딘 2010 서재의 달인'에 선정되었다는 점이다. 삼사 사이트중 가장 늦게 작년 늦가을부터 시작한 알라딘 서재 블로그에서 제대로 받은 거.



그런데 이런 경우를 '꿩 대신 닭'이라고 해야 할까? 사실 올해 메인인 이글루스 블로그 탑 100에는 못 들어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워낙 덕후분들이 많고 또 추천에도 밀려 안 된거라 위안했다. 그리고 이렇게 추천이 아닌 알라딘 운영진이 모든 데이터를 수집해 점검해서 총 70명의 알라딘 서재의 달인들을 뽑았고, 그 안에 '북스강호'가 당당히 들어가 있었던 거, 오후에 메일을 받고 얼마나 기쁘던지, '꿩 대신 닭'의 기분이 처음에 들다가 자세히 살펴보니 이것이 도리어 '꿩'이 될 판이다. 혜택이 가히 좋다.

http://blog.aladin.co.kr/zigi/4363388

알라딘 고객 중 구매 실적이 좋아야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고객으로 선정된 것인데, 현재 강호는 하위 등급인 '실버'였다. 단박에 2011년 한 해 동안 '플래티넘' 등급으로 혜택을 받게 되었다. 특히나 마음에 드는 건 매달 초 도서 할인쿠폰 이외에 4,000원 영화 할인권이 나온다는 점, 이미 매주 할인권을 받는 알라딘 7기 무비 블로거로 활동중인데 중복돼서 받을 수 있어 그만큼 영화를 더욱더 저렴하게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번에 알라딘 서재에 선정된 사람들에게 기념품으로 알라딘 2010 머그컵과 달력, 선물상품권 1만원을 준다고 하니, 제대로 연말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든다. 이 정도면 꿩 대신 닭이 아니라, 특히 강호 입장에서는 주로 책과 영화 리뷰 위주로 운영해 왔기에 제대로 받은 혜택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글루스 블로그를 통해서 알라딘 책 광고 TTB나 리뷰 글에 대한 Thanks 버튼이 적용되고, 영화 리뷰글들이 이달의 당선작에 선정돼 2만원을 타는 등, 이런 걸 모든 합친 알라딘 적립금도 현재 50만원을 넘은 상태다. 아래 그림..



위처럼 알라딘에 작성한 리뷰글과 페이퍼의 글을 보고 괜찮으면 다른 사람이 누른 Thanks to로 수익이 생기고, 도서 광고 TTB도 적립돼 차곡차곡 쌓이다보니 이렇게 50만원을 넘은 것이다. 그러면서 이제는 서서히 해당 적립금의 만료일이 다가와 관심있게 봐둔 책들을 하나 둘씩 의무적으로 사야 되는 케이스가 생기고 있다. 당장 25일에 만료되는 적립금 때문이라도 또 한 권의 책을 지를까 생각중이다.

'2010 알라딘 서재의 달인' 선정 자축, 강호식 리뷰는 계속된다.

아무튼 이글루스 탑100 보다 어찌보면 더 좋을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강호 입장에서는 분명 기쁜 소식임에 틀림없다. 2010년 한 해 동안 책과 영화 리뷰의 착실한 성과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이니까 말이다. 사실 하반기 들어서 책보다는 영화나 드라마 리뷰 위주로 쓰다보니 책에 좀 소홀히 한 것도 없지 않아 있지만, 알라딘 '서재의 달인' 선정은 책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알라딘이 밝혔듯이 '마이리뷰, 포토리뷰, 밑줄긋기, 마이페이퍼, 40자평, 즐겨찾기 당한 수, 추천된 수, 다른 글을 추천한 수'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정이라 더욱더 의미가 깊다.

아무튼 적다보니 자화자찬이 되버렸는데, 어찌보면 강호의 블로그와 취향이 잘 맞는 선정이 아닌가 싶어 이렇게 적어 봤다. 저마다 블로그를 하는 목적이나 그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에 자신에 맞는 그 무엇과 딱 들어맞는 결과가 나오면 기쁠 수밖에 없는 게 인지상정. 보무도 당당하게 그 엠블럼을 알라딘 서재와 이글루스 블로그에 달아본다. 내년 2011년에도 '서재의 달인'에는 계속 도전할 것이다. 물론 공언한 대로 강호식 리뷰는 계속 된다는 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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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장르 중에 스릴러가 주는 쾌감은 바로 '극적 긴장감'이라 할 수 있다. 그 극적인 긴장을 위해서 영화는 한시도 관객의 시선을 떼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죽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그 관 속에 어느 한 남자가 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죽지 않고 살아 있다. 그런데 왜 관속에 들어갔을까? 바로 의문의 시작이다. 가끔 죽었다가 살아나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이렇게 산 사람이 애당초 관 속에 묻히는 경우라면 분명 사정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기에 이 영화는 다분히 의도적이다. 이런 의도적인 것은 제목에 알 수 있는데, '묻다, 매장하다'의 뜻인 bury의 과거분사형인 'buried' 즉, '매장당한' 한 사내의 사투를 담아낸 것이다.

관 속에 묻힌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베리드>

그러면서 저 포스터 홍보처럼 '6피트의 땅속과 90분의 산소, 탈출구는 없어 살고 싶다면 통화하라'며 시선을 끌고 있는데, 사실 이렇게 한정되고 폐쇄된 공간에 잡혀 그려내는 스릴러들은 많았다. 감옥, 엘리베이터, 조그만 방이나 공간 등 그 곳에서 여러 군상들이 모여 문제를 풀거나 빠져나가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는 그림들, 하지만 이 영화는 딱 한 사람만 주시하고 그 공간마저도 앉을 수도 일어설 수도 없는 아주 협소한 관 속이라는 점에서 꽤 생소하고 처음 시도되는 폐쇄적 공간을 활용한 스릴러물이다. 과연 그 관 속에 있는 그 남자는 왜 묻히게 된 것일까? 과연 남자는 그 관 속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영화 <베리드>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당신 발 아래 충격의 현장 (베리드) | 6피트의 땅 속, 그는 아직 살아있다!


이라크에서 근무하는 미국인 트럭 운전사 폴 콘로이(라이언 레이놀즈 분). 갑작스런 습격을 받고 눈을 떠보니 그는 어딘가에 묻혀 있다. 직감적으로 그곳이 땅 아래 관 속 임을 안 그. 그에게 주어진 것이라곤 라이터, 칼, 그리고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핸드폰뿐이다. 과연 그는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영화의 시작은 관 속을 비춰듯 칠흑같은 어둠으로 시작된다. 한동안 아무 소리도 모습도 없다가 한 남자가 잠에서 놀래 깨는 목소리로 시작된다. 그리고 잠시 뒤 지포 라이터로 모습을 밝힌다. 그 사내가 불을 밝힌 것이다. 바로 이곳은 관 속.. 아니 내가 왜 여기에 있을까.. 너무나 황당하고 무서워 놀라 자빠질 얼척없는 케이스가 아닐 수 없는데, 사람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궁지에 몰리면 몰릴수록 어떻게든 헤쳐나가는 법, 지포 라이터에 의지해 관 속을 비춰며 이리저리 살피려 하지만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가 없다. 기껏해야 발을 오므렷다 폈다 할 정도인데, 그러다 발끝 어디에서 휴대폰이 울린다. 어렵게 전화를 받은 남자, 바로 자신을 이 지경으로 만든 이가 전화를 한 것이다. 

남자의 사투 속 유일한 희망 휴대폰, 과연 살 수 있을까?

그러면서 500백만 달러를 요구한다. 나중에는 100만 달러도 낮추긴 했지만, 어찌됐든 이 평범한 노동자인 트럭 운전사 폴에게 있어 그 돈은 큰 돈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이런 돈을 어디서 구하란 말인가? 이렇게 갇힌 상황에서... 그래서 그는 그때부터 그 휴대폰으로 전화를 한다. 911센터에 전화를 했지만 우리 관할이 아니라는 얼척없는 사무적인 답변, 국방부와 FBI등에 연락을 취할 때도 내 일이 아닌 냥 잠시만 기다려달라, 당신이 왜 그곳에 갔고, 왜 묻히게 됐냐, 그러게 왜 조심하지 않았냐, 등 사람의 목숨이 달린 생사보다는 그를 취조하는 듯 사무적으로 폴을 대한다. 폴은 미칠 노릇이다. 나는 군인도 아니요, 단지 돈 벌러 이라크에 온 노동자일 뿐인데, 이렇게 테러리스트들에게 습격을 당해 관 속에 묻힌 신세가 된 것이다.

만감이 교차하고 미칠 노릇이지만 어떻게든 살아야 할 판, 산소는 계속 부족해지고 점점 힘들어지는 가운데 테러리스트의 요구는 계속된다. 그런데 사실 알카에다 같은 테러리스트들 보다는 이들은 돈이 필요한 잡범같은 범죄자들인데, 어찌됐든 돈 때문에 폴은 이렇게 묻히고 그들은 휴대폰 동영상으로 네가 묻힌 상황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내라, 나중에는 손가락까지 자르라고 을러대는 등 돈을 요구하면서 조건이 상당히 위협적이다. 폴의 입장에서는 안 들을 수가 없고, 더군다나 그들이 보낸 휴대폰 영상에는 자신의 동료 여자가 인질로 잡혀 살려달라는 애걸에도 무참히 총으로 사살한 그들이었다.

이에 폴은 더욱더 위기에 처하고, 계속 몇 군데에 전화를 하고 결국 인질전문처리반의 한 남자와 통화가 되면서 어떻게든 구조할테니 기다리라는 다소 희망의 빛을 본다. 한숨을 돌리고 깜박 잠든 사이 관 속의 구멍을 통해서 들어온 한 마리의 뱀과 사투가 벌어지고, 잠시 뒤 어디서 폭격이 시작됐는지 관이 요동치며 상당한 양의 모래가 관속으로 들어와 폴의 생명을 위협한다. 점점 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 어떻게든 빨리 구조대가 와서 구해내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며 폴은 더 이상 그 관속에서 지체할 수 없다. 마지막 통화를 사랑하는 아내와 통화를 나누며 죽을 예감에 자신의 유언으로 관 속에서 동영상까지 찍었던 폴,

그런 가운데 마지막으로 구조대의 전화로 한낱 희망을 끈을 놓치 못한 채 계속 관 속에 쌓이는 모래더미에서 살기를 바랬던 폴, 과연 그는 구조대에 의해 그 관속을 탈출할 수 있을까? 아니면 끝내 살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인가? 마지막 그 몇 분 사이에 이 모든 것이 나온다.



이렇게 영화는 관 속에 묻힌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리고 있다. 한정된 공간을 넘어서 아주 폐쇄된 공간 '관' 속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이것이 대단한 게 영화의 시선은 시종일관 이 관 속을 한 번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말로 '원 세트, 원 액터'의 다소 도발적인 기획으로 만든 영화다 보니 단 하나의 공간에서, 단 한 명의 배우가 등장해 그 모습을 지켜보게 하며 동참하게 한다. 그러니 이를 지켜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지루할 수도, 때로는 자신이 마치 관속에 갇힌 것처럼 몸이 옴짝달싹 못하는 폐쇄적 억압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은 이 영화를 연출한 '로드리고 코르테스' 신예 감독의 역량이기도 한데, '관 속'이라는 극히 제한된 하나의 장소를 통해 생사의 기로에 선 한 남자의 극한의 두려움을 처음부터 끝까지 힘있고 과감한 연출과 치밀한 촬영으로 관객의 시선을 끌었다는 점이다.

'원 세트, 원 액터'가 보여준 극한의 스릴러 <베리드>, 제대로다.

더군다나 이 관 속에 갇힌 한 남자 '폴'을 연기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는 바로 유명한 여배우 영화 <천일의 스캔들>에서 '나탈리 포트만'과 열연했던 '스칼렛 요한슨'의 남편으로 국내에서는 <프로포즈>, <엑스맨 탄생: 울버린> 등의 영화에 출연한 로맨틱 가이로 나름 알려진 배우다. 그리고 이 영화 '베리드'를 통해서 그는 패쇄공간 속 죽음의 공포 앞에서 분노하고 미치듯 절규하는 미국의 힘없는 노동자 '폴 콘로이' 역으로 분해 이번 연기를 통해서 몇 번이나 기절을 하는 등 실감 나는 생애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는 전언이다. 실제 17일 간의 촬영기간 동안 단 8시간 수면, 촬영 도중 수시로 과호흡증을 일으키며 캐릭터에 빠져들어 분노와 절규, 고통 속에 지쳐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극도로 사실감 있게 표현해 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일 정도로, 관 속에 갇힌 그 남자는 정말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

영화는 그러면서 사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다분히 담고 있다. 이라크 범죄 집단의 습격을 당해 돈 때문에 관 속에 묻힌 한 남자의 설정 속에는 그가 펼친 사투에서 살아남기 위한 희망은 오로지 하나 '휴대폰'이었다. 이 휴대폰으로 911센터는 물론 국방부와 FBI와 연락을 취하면서 그들의 사무적인 언사와 대처를 보게 되고, 심지어 자신의 회사까지 통화를 시도하다 당신은 해고가 되었다는 얼척없는 소리까지 듣는 등, 영화는 한 개인이 그 어떤 권력으로부터 어떻게 피해를 보고 홀대를 받으며 처참히 무너져 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몸이 갇혀 있어 꼼짝도 못하는 상황에서 구조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으로 내몰리다보니, 그 남자의 상황은 보는 이로 하여금 폐쇄적 공포감에 덧칠을 해 더욱더 극한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는 사실 초중반은 루즈함이 있긴 하다. 시종일관 그 관 속만을 비추는 상황에서 오는 그 어떤 따분함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영화는 소위 하품이 나오는 그런 류는 아니다. 중반 이후 관 속에 뱀이 들어와 그 뱀을 물리치기 위해서 긴장된 시선을 끌고, 지상의 폭격으로 관이 요동치며 모래가 들어오는 상황, 관 속에서 자신의 손가락까지 자르는 모습까지 휴대폰과 초로의 빛으로 연명한 그 관 속에는 여러 상황들이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국에는 그 남자가 처했던 상황에서 벌어진 두려움, 절망, 공포, 희망, 분노까지 이 모든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제대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 '베리드'는 올해 아니, 지금까지 나온 스릴러 영화 중에서도 가장 색다르고 유니크한 매력이 돋보이는 스릴러라 감히 말하고 싶다. '원 세트, 원 액터', 과연 그는 관 속에서 탈출해 살 수 있을까?

이것이 이 영화가 시선을 끄는 단 하나의 이유이자, 유니크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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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가 지금 읽고 있는 조정래의 장편소설 <허수아비 춤> 다음으로 읽고 싶은 책이 있다. 이미 모든 인터넷 서점마다 '인문 경제' 파트에서 독보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책, 바로 장하준이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기 위해서 쓴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다. 특히 이 책은 그 유명했던 국방부의 불온서적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그가 펼쳐낸 경제학 파노라마 <나쁜 사마리아인들>이후 3년 만에 나온 장하준의 신작이다. 그런데 강호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을 때 읽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알라딘의 적립금 중 2만원이 기간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컬렉하며 같이 구했다. 그럼, 이 두 권의 책 소개를 해본다. 먼저 신작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다. 



2010년 '인문 경제' 부문 장하준의 신작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우선 이 책은 세계적인 경제학자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가 『나쁜 사마리아인들』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책으로, 그 동안 신자유주의를 강력하게 비판해온 장교수의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첫 단행본이라는 소개다. 책은 우리가 무심코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곤 하는 경제 문제 23가지에 대해 역사적 사실(史實)과 주변 사례(事例)를 가지고 그 이면을 짚어 주는 지침서같은 책으로써, 자본주의 경제에 관심많은 독자들에게 혜안을 심어주는 청량제 같은 인문서가 아닐까 싶다.

특히 영국에서는 책이 나오자마자 아마존 경제 부문 1위에 올랐으며 이후 미국, 일본, 러시아, 독일, 네덜란드, 대만, 태국 등 모두 9개국에서 출간 또는 출간이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인기가 많고 이 책 또한 길게 갈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재미난 것은 책 제목처럼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얄팍한 지식을 뛰어넘는 경제 지식과 또 자본이 가르쳐 주지 않은 그 이면에 숨은 23가지를 장하준 교수가 발췌해서 정리해 준 것이니, 더욱더 눈길이 가는 게 사실이다.

23가지 내용들의 제목에서 발췌된 의문들은 '기업은 소유주 이익만 고려하면 되는 걸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면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올까? 미국에서 보듯이 경영자들의 보수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은 그만 한 생산성을 보이기 때문일까? 기업에게 유리한 정책은 국가 경제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까? 정부의 시장 개입과 복지 확대는 경제 발전을 저해할까? 교육을 많이 시키면 나라가 더 부유해질까? 탁월한 경제학자가 없으면 효과적인 경제 정책을 세울 수 없는 걸까? ' 이처럼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이러니 이 책을 어찌 안 읽을 수 있을까? 

그런데 이 책은 다소 전문적인 냄새가 나지만 경제 문제에 대해 말하는 데 고도의 전문 지식이 없어도 되며,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상세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책 내용은 물론, 다 읽고 나서도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 장하준 교수는 말하고 있다. 뭐.. 여러 말이 필요없는 책이다. 자칫 이런 류의 인문 경제서가 소위 매너리즘에 빠져 독자들을 어지럽게 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견지해온 또 장하준 교수가 설파해온 내용들은 분명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클 것이라 본다. 그래서 연말연시에 꼭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은데, 우리의 인문 경제의 혜안도 넓힐 겸 꼭 읽어보자.



장하준의 본격 교양 경제서 문제작, <나쁜 사마리아인들>

그리고 또 하나의 책은 바로 진짜 유명한 책, 2007년 말에 나오면서 인기를 끌었는데 거기다 2008년 여름에 국방부가 불온서적으로 지명하면서 더욱더 이목을 집중시킨 장하준 교수가 펼쳐낸 경제학의 파노라마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다. 강호는 애석하게도 당시 그렇게 주목을 받는 이 책을 읽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라도 읽을려고 '23가지'와 같이 컬렉했는데, 책 앞의 띄지처럼 '160주 연속 경제 베스트', '50만이 선택한 최고의 경제서', '전문가와 네티즌이 뽑은 지난 10년 최고의 책'이라는 평가가 말해주듯, 이 책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에 왜 이 책은 아직도 회자되는 것일까?

그것은 장하준 교수가 처음으로 보통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집필한 본격 교양 경제서라는 점이다. 자유 무역이 진정 개발도상국에게도 도움이 되는지, 경제를 개방하면 외국인 투자가 정말 늘어나는지 등 우리 시대의 현안들에 대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책이나 영화 등을 소재로 유쾌하면서도 신랄하게 답해 주며 '현실로서의 경제학'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안다. 특히 이 책에서 장하준 교수는 흔히 통용되는 '경제 발전의 원리'라는 것이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전개된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얼마나 황당한 교리인지를 폭로하며, 그의 통렬한 분석은 이른바 정통 경제 이론에 입각한 처방이 특히나 가장 취약하고 무방비 상태의 나라들에게 어떻게 해를 끼쳐 왔으며, 앞으로도 얼마나 해를 끼치게 될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노엄 촘스키'는 추천사를 날렸다.

그렇다. 이 책은 이토록 신랄하면서도 명료한 '현실로서의 경제학'을 이야기하다 보니 눈길을 끌며 불온서적까지 등재되는 해프닝을 겪은 책이다. 물론 아직도 이렇게 회자되며 계속 읽히고 있는데, 역시 여러 말이 필요 없다. '장하준'이 쓴 경제학서라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읽어 볼 가치가 있는 두 권의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독서에 빠지듯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소설 속 이야기처럼, 이 책을 통해서 세계화 속 자본과 경제의 그 묘한 앙상블의 실체를 만나보자. 그것이 이 책을 읽는 가장 단순한 이유이자 필독서로써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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