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후보이 친미 개정판 10
마에카와 타케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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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사 권법을 전수받고 여기저기 떠돌며 수행 중인 친미는 산속에서 '로우'라는 이름의 도둑과 마주친다. 칼까지 들고 위협하는 로우를 맨손으로 잡은 친미는, 로우가 한이라는 도적 두목에 의해 부모님과 여동생을 잃었고, 가족의 복수를 하기 위해 친미처럼 여기저기 떠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친미와 로우는 한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는데, 과연 이 두 소년이 용창곤이라는 무시무시한 무기를 든 한을 이길 수 있을까. 읽는 내내 초조하고 손에 땀이 났다. 


로우와 헤어진 후 또다시 이곳저곳 떠돌며 수행을 이어나가는 친미. 이번에는 '낙양도'라는 신흥 종교가 퍼진 한 마을에 도착해 그 교조인 '유마리'를 만나게 된다. 알고 보니 낙양도가 수많은 사람들을 신자로 만든 건 아편 덕분이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친미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깨닫게 해주고 사람들을 아편으로부터 구해주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을 현혹해 이익을 취하는 나쁜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많은 것 같다. 그들에게 철권을 휘두르는 친미의 모습이 믿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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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철학자의 문장 하나쯤 - 1일 1철학 사유의 시간 1일 1교양
데니세 데스페이루 지음, 박선영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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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 기다렸어요. 하루에 잠깐이라도 좋은 문장을 읽으며 묵상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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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1
Boichi 지음 / 메모리얼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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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은 제22회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만화 부문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Boichi'라는 작가 이름이 낯설어서 검색해 보니 일본에서 활동 중인 박무직 작가의 필명이라고 한다. 작품은 본 적 없지만 90년대부터 만화를 본 사람으로서 들어본 적은 있는 이름이라서 반가웠다. 그동안 일본에서 활동하셨다니 놀랍고, 일본의 내로라하는 작가들도 받기 힘든 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으셨다니 대단하다. 


만화의 배경은 서기 2048년의 도쿄다. 전파와 철도로 전 세계가 연결되면서 범죄와 테러 또한 급증했다. 주인공 '오리진'은 최대한 조폭같이 옷을 입고 조폭같이 행동하면서 조폭의 세계로 숨어들어 간다. 오리진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단 하나 - 아버지 다나카 박사가 시킨 대로 인간 속에 숨어든, 인간 아닌 존재를 찾아내기 위함이다. 그러한 존재를 찾아낸 후에는 몸을 해체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난다. 그렇게 해서 향하는 곳은 거대 기업 AEE의 핵심부이다. 


<오리진>은 작가가 6년에 걸쳐 구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거대 기업 AEE의 이야기는 그보다 앞선 10년 젼에 구상했고, AEE 창업자와 다나카 박사의 이야기는 작품 발표 당시로부터 5년 전에 연재한 바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이제 막 시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진작에 프리퀄이 나온 시퀄인 셈. 화려한 작화와 탄탄한 세계관의 전체를 감상하고 싶다면 Boichi의 전작들을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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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0-06-29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무직!!! 반갑네요 ㅎㅎ 오랜만에 듣는 소식이 엄청난 상을 받은 거라니 무척 좋네요.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소식 고맙습니다^^
 
슈퍼 플라토닉
우에다 니쿠 지음, 김주영 옮김 / 메모리얼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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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타카기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꽃집을 물려받아 운영하는 30대의 꽃집 사장이다. 그에게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고등학생 여동생이 있다. 어느 날 이 여동생이 감기에 걸려서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행사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대신 가달라는 부탁을 한다. 하나뿐인 여동생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타카기는 마지못해 행사장에 가는데, 그곳에서 하필 꽃집의 아르바이트생인 토라지와 마주친다. 


알고 보니 토라지는 타카기의 여동생이 채팅으로 사귄 '덕친'으로, 토라지는 이런 우연이 다 있느냐며 친한 척을 한다. 평소 성격 같으면 바로 사정을 말하고 행사장을 빠져나왔을 텐데, 왠지 모르게 타카기는 토라지의 오해를 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럴 수만 있다면, 토라지의 덕친은 타카기의 여동생이 아니라 타카기인 걸로 영원히 하고 싶다. 이런 사정을 모르고 타카기에게 다가오는 토라지와, 토라지를 마음에 들어하는 여동생 사이에 낀 타카기. 과연 이 사랑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의 연상과 겉모습은 차갑지만 속마음은 착하고 심지까지 굳은 연하의 조합이라니! 요즘 내가 연상수 연하공에 빠져서 그런지, 읽는 내내 모 커플이 상상되어 혼났다. 부디 다들 행복해라! (응? 누구??) 아, 그리고 제목이 <슈퍼 플라토닉>이라서 아무것도 안 할 줄 알았는데, 아주 안 하지는 않는다(=결국 한다). 끝까지 다 읽고 나서 표지의 볼 빨간 두 사람을 다시 보니 너무 귀엽다. 한 번 더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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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 - 7인 7색 연작 에세이 <책장 위 고양이> 1집 책장 위 고양이 1
김민섭 외 지음, 북크루 기획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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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서비스가 인기라고 한다. 이 책도 <책장위고양이>라는 구독 서비스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김민섭, 김혼비, 남궁인, 문보영, 오은, 이은정, 정지우 - 이렇게 7명의 작가들이 돌아가면서 1편의 에세이를 매일 배달하는 서비스라고 한다. 주제는 매주 바뀐다. 고양이, 작가, 친구, 방, 비, 결혼, 커피 등 다양하다. '나의 친구 뿌팟퐁커리', '그 쓸데없는'처럼 하나의 명사로 완성되지 않거나 형용사로 된 주제들도 있다. 기발하고 독특한 주제에 대한 작가들의 해석(?) 차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에 실린 63편의 글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글은 김혼비 작가의 <문 앞에서 이제는>이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내리 반장을 했던 저자는, 특출난 리더십은 없어도 내가 속한 반에서만큼은 겉돌거나 따돌림당하는 사람이 없게 하겠다는 나름의 원칙을 고수했다. M도 그렇게 해서 친해진 친구였다. M은 하버마스 같은 독일 철학자들의 책을 수시로 읽는, 독특하고 해박한 아이였다. 아이들은 M이 '유난스럽다'며 피했지만 저자는 M과 친하게 지냈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반이 바뀌면서 소식이 끊겼는데, 어느 날 M이 전학을 갔다는 소식과 함께 M이 쓴 편지 한 통을 받았다. 편지를 읽는 내내 가슴이 미어졌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 또한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차올라 혼났다. 나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었다. 이 글을 읽으니 그 친구가 너무 그립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하기를. 


오은 시인의 <언젠가 비, 언제나 비>라는 글도 좋았다. 저자는 살면서 두 번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2009년에는 두 대의 차에 연속으로 치이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택시에 치여 쓰러져 있는데 승용차 한 대가 또 치고 뺑소니를 쳤다.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대체로 이렇게 반응한다. "그래도 그만하길 천만다행이에요." 또는 "보험은 들어 놓으셨던 거죠?" 사고 당사자에게는 사고가 천만다'행'일 리 없다. 보험은 다음 문제다. 이런 말들은 사고 당사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거리를 확인하는 말 밖에 안 된다. 공교롭게도 저자가 교통사고를 당한 날 모두 비가 내렸다. 지금도 비가 내리면 무섭다는 저자의 심정을, 교통사고를 당한 적 없는 나로서는 알 수 없다. 그저 가만히,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은 읽는 방식에 따라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순서대로 한 번 읽고, 작가별로 한 번 더 읽었다. '접시에 덜어놓은 디저트를 집어먹듯' 읽게 되는 책이라는 김겨울 작가의 표현이 참 적확하다. 이렇게 먹어도 맛있고, 저렇게 먹어도 맛있는 디저트 한 상 차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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