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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시선 - 슈퍼리치는 어디에 눈길이 가는가
박수호.나건웅.김기진 지음 / 예미 / 2019년 8월
평점 :
총자산 100억 원 이상의 슈퍼리치는 무엇을 소유하고 어떻게 소비할까. 경제전문 주간지 <매경이코노미>의 박수호, 나건웅, 김기진 기자가 2017년 겨울부터 3년간 연재한 '슈퍼리치 NOW'의 기사를 엮은 책 <부의 시선>에 그 답이 나온다. 이 책은 슈퍼리치가 애용하는 브랜드와 제품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슈퍼리치가 애용하는 브랜드와 제품 중에는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이름도 있고 친숙하지 않은 이름도 있다. 친숙한 브랜드로는 파버카스텔, 베어브릭, 롤스로이스, 로얄코펜하겐 등이 있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오랫동안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브랜드'라는 것이다. 파버카스텔은 1761년 독일에서 설립되어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필기구 브랜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로얄코펜하겐은 1775년 덴마크 왕실의 후원으로 설립되어 현재까지 최고급 테이블웨어 브랜드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와 인기가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고, 슈퍼리치의 선택을 받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중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로는 반클리프 아펠, 폴리폼, 덕시아나, 크라운구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등이 있다. 이들 브랜드의 특징은 '아무나 살 수 없는, 하이 클래스만이 살 수 있는 초고급 브랜드'라는 것이다. 반클리프 아펠의 타깃은 소득 상위 0.1퍼센트의 슈퍼리치다. 모나코 왕실 등 전 세계 왕실이 애용하고, 단순한 보석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에 가까운 보석 제품을 선보인다는 점이 슈퍼리치의 소유욕을 자극한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는 소비자 가격이 약 3천만 원에 달한다. 일단 람보르기니와 협업해 완성한 디자인, 람보르기니 자동차 의자와 같은 소가죽 원단으로 만든 시트가 눈길을 끈다. 기능 또한 일반 안마의자에는 없는 슈퍼카 모드, 스마트케어 등이 추가되었다.
그렇다면 슈퍼리치는 항상 이렇게 값비싼 물건만 애용할까. 슈퍼리치를 상대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렇지만도 않다. 세계 여행에 1억 원을 쓰는 슈퍼리치가 광장시장에서 어묵 국물에 마약김밥 먹는 걸 좋아하기도 한다. 초호화 호텔에서 엄청난 서비스를 받는 것보다 한국 전통 고추장 만들기 체험이 더 좋았다고 말하기도 한다(어묵 국물, 마약김밥, 고추장이 더 익숙한 나로서는 1억짜리 세계 여행, 초호화 호텔의 서비스가 더 좋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우리 바꿀래요? ㅎㅎㅎ).
슈퍼리치의 최측근이 밝힌 슈퍼리치의 재테크 특징도 읽어볼 만하다. 슈퍼리치는 의외로 적은 돈에 민감하다. 카드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혜택 등을 꼼꼼히 챙기고,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체크카드보다는 현금을 선호한다. 슈퍼리치는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신중하게 고민하고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다. 뭔가를 살 때는 평생 쓸 생각으로 사고,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으로 산다. 슈퍼리치가 애용하는 브랜드와 상품에 관한 설명을 읽을 때는 부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는데, 슈퍼리치가 어떻게 돈을 모으고 아끼는지에 관한 설명을 읽으니 이래서 부자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전지현이 해피바스를 애용하고, 유노윤호가 캐시워크를 한다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