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연습 - 서른이 넘으면 자기 마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
황상민 지음 / 생각연구소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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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지 않는 자, 삶은 언제나 방향타를 잃어 휘청거리기 마련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 중대한 착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자신을 향한 소비욕을 줄이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화풀이하는 것이다. 행위의 결과에 집착하여 정작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주변환경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때로 자기 합리화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해서 불가피한 상황을 빠져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결국 상처받는 사람은 나라는 것을…….

 

나로부터 당당한 사람이 세상을 향한 포용력을 넓게 가질 수 있다.

세상에는 어른 아이가 많다. 그들은 성인으로서의 체격은 갖추었으나, 정신적으로 미숙한 아동처럼 사는 사람이다. 이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성인이 되었음에도 동심을 간직하고 싶은 사람을 지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몸과 마음이 불안정한 미숙한 상태의 성인을 대신하여 사용하자. 어른 아이의 말과 행동은 특정대상으로부터 분리되지 못한 느낌을 자주 표출한다. 자신의 의지를 철저히 배제하고서 세상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일과 사람으로부터 발생하는 문제상황을 현명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어른 아이의 모습은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인생은 나를 찾는 게임이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내가 누구인지 가르쳐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해답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나를 알기 위해서는 세상의 통념들과 이별하고 오로지 나 자신만 들여다봐야 한다. 그 시간은 한없이 외롭고 때론 고통스럽기까지 하다."(p.59)

 

 

 

《독립 연습》은 말한다. "자기 자신을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되자."

이 책은 MBC 라디오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에서 청취자의 고민을 상담하고, 그들의 내면적 독립을 위해서 따끔한 질책도 마다치 않았던 황상민 심리학 교수가 집필했다. 그리고 이 책에 실제 사연을 의뢰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그들에게 혹 우리에게 무엇이 상실되었는지를 명쾌하게 풀어냈다. 사연도 참 제각기 다양하기만 하다. 나에게는 별것도 아닌 문제가 누군가에게는 생사를 오갈 만큼 두렵고도 중요하다. 그러나 누군가의 사연은 탄식이 절로 나올 만큼 나 자신을 대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누구나 같은 범위내에서 같은 고민을 하지는 않았다. 중요한 것은 고민의 시발점이다. 그 모든 갈등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때로 독립은 책임감을 요구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와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제일 먼저 우리가 떠나야 할 곳은 부모님의 품이다. 언제까지 부모의 그늘 아래서 시원한 바람만 쐬고 있을 수는 없다. 그렇게 독립이 시작되었다고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독립 전쟁이 시작된다. 바로 자기 자신과의 전쟁이다. 나와 가족을 분리하는 것도 힘든 마냥에 나 자신으로부터 독립하라니…… 사실 나는 어렵고 또 어려웠다. 내가 나를 넘어선다는 것에 대하여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너 자신을 알라고 다그쳤던 소크라테스가 주먹을 불끈 쥐고 달려올 기세다. 자유인이 되고 싶은 욕망은 크나, 그로부터 발생할 모든 것을 전적으로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이 나와 당신을 망설이게 한다. 그래도 독립 연습은 꾸준히 이어져야 할 것이다. 일찍이 애어른이 되는 것은 마냥 좋지 않으나, 자정이 넘도록 어른 아이로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고놈의 자정은 나와 당신의 세월이거늘…… 우리에게 독립은 불편한 진실이다. 그러나 자신을 냉정하게 다스릴 줄 아는 자가 멋진 인생을 사는 법! 끝으로 저자의 말을 살짝 옮겨본다.

 

"이 책을 쓰면서 나는 지난날의 나와 다시 만났다. 상담을 청해온 젊은이들의 외로움과 불안에 마음 절절히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 또한 그런 불안과 외로움을 겪은 까닭이다. 아니, 나는 그들보다 좀 더 심하게 부적응을 겪었다. 세상은 너무 넓고 나를 이해하고 안아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뭐라 말할 수 없이 외롭고 불안했다. …… 그때 나는 외로움과 친해지는 길을 택했다. 나는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나를 찾았고, 나를 찾음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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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등학교 다이어리
박진선 외 지음, 박형주 사진 / 평민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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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학교 교육을 통해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다.

아담한 보따리에 자신이 짊어질 수 있을 만큼의 책을 집어넣고, 담요 한 장 혹은 베개를 들고 학교에 가는 초등학생의 모습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날은 하루종일 학교에서 책을 읽는 날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편안한 자세로 눕거나 엎드려서 교사와 학생이 나란히 책을 읽는다. 우리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교실의 풍경이거늘, 미국의 초등학교에서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풍경이다. 그리고 일 년에 한 번 전교생이 걸어서 학교에 가는 날이 있다. 지구의 날을 맞아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을 하루만이라도 줄여보려는 노력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미국의 초등학생은 심신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학습에 주력한다. 아이들을 이끄는 힘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교사의 권위를 지키되,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교감交感을 중심으로 학습을 이끌어가다.

<미국 초등학교 다이어리>는 한국 이민자 가족이 미국에 살면서 보고 배우고 느꼈던 모든 것에 대하여 말한다. 특히, 미국에서의 생활과 미국 초등학교 교육의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생생한 정보를 전하고 있음이 인상적이다.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오면서 느꼈던 미국의 교육시스템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미국 초등학교는 순수한 아이들의 놀이터같이 활기차면서도 놀랄 만큼 질서가 잘 유지되는 곳이었다. 선생님들은 항상 상냥하고 친절했으며 늘 나지막한 목소리로 가르치고 타이를 뿐이었지만 권위만큼은 바로 서 있었다."(p.22)

 

 

학습의 참된 가치를 재발견하게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미국 초등학교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현재 한국은 언론을 통해서 실력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열렸음을 지속적으로 국민에게 알리고 있다. 요즘 내가 꼭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하나 생겼다. 바로 KBS에서 방영하는 <스카우트>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꿈의 기업 입사 프로젝트를 주제로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쌓아온 실력을 발판으로 자신이 꿈꾸는 기업에 당당히 포부를 내비치는 학생들이 출연한다. 인사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실력이 부족할지라도, 현재를 중요시하면서 동시에 미래를 생각하고 과감히 스카우트하고 있다. 학생의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은 조금씩 개인의 성장과 미래에 대한 교육적 가치관을 넓혀가는 듯하다.

 

이 책에 제시된 미국의 교육제도를 전적으로 옳다고 수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서와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부분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학생의 개별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미국의 교육시스템은 부럽기까지 하다. 가르치는 내용은 체계적인 개념과 목표를 중심으로 언제고 수정이 가능하겠지만, 가르침을 받는 학생이 지닌 내면적 특성과 고유한 존재적 가치는 쉽게 침범할 수 없다. 그것은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훼손해서는 안 될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아이들은 그 영역을 지켜야 하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성과주의에 시달리는 직장인과 똑같은 심정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이다. <미국 초등학교 다이어리>는 미국의 학교 교육에 호감을 가진 어느 학부모의 소박한 바람을 기록한 책으로 볼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 표면에 접근하는 것으로 그칠지라도 미국의 교육시스템을 통해서 우리가 본받을 점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로서 읽어볼 수 있겠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곳이 학교가 되는 그날까지, 이 땅의 모든 학교가 성장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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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말부터 바꿔라 - 삶을 업그레이드하는 1mm 대화 디테일
캐서린 블라이스 지음, 김경숙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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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言)은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색을 지닌다. 당신의 말은 무슨 색인가?

쉴 새 없이 입을 움직이는 사람을 보고 그만 할 말을 잃은 적이 있었다. 난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무슨 말이 저렇게 많아?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지?' 그렇다고 듣기 싫은 내색을 대놓고 할 수는 없었다. 결국 이런 결정을 내리고야 말았지만, '다시는 저 사람하고 말을 안 해야겠다.' 그리 좋은 결정은 아니었음에도 두 번 다신 만나고 싶지 않은 유형이 되어버렸으니…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시절은 정말 존재했을까. 그 말 한마디가 참 쉽고도 어렵기만 하다. 그래서 이 속담은 우스갯소리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말 한번 잘못해서 인생이 바뀐 사람도 더러 있으니까. 그 인생이 대박이거나 쪽박이거나. <사소한 말부터 바꿔라>는 말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말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그래도 이왕이면 재치있게 잘하면 좋으니까 말이다.

 

"말을 구성하는 방법에 따라 이야기의 핵심이 드러날 수도 있고, 사라질 수도 있다. 논쟁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주제를 제안하려면 판에 박힌 문구를 사용함으로써 노란 불을 켜고 수비적인 게임을 하면 된다. 또는 어려운 화제를 비켜가려면 듣기 좋은 소리나 인사치레의 말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재미있는 질문이네요"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무엇보다 대화를 억제하는 미묘한 말은 대화의 열기를 식히기 마련이다. 살며시 "아, 그래요?"라고 말하면 이 이야기는 이미 한물갔다는 뜻이 된다."(p.121)

 

대화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말을 잘하려면 인간의 심리를 공부하라.

핵심은 하나, 소통과 경청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가능하다. 연인 사이에서 즐겨 사용하는 밀고 당기기 기술도 적절히 사용할 줄 안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말은 다양한 성격을 지닌다. 크게 수동성과 능동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수동성은 내가 화자가 되어 일방적으로 하는 말이다. 그에 반해 능동성은 나와 상대방이 말을 주고받는 것, 즉 대화라고 볼 수 있겠다. 또한 말은 목적에 따라 성격을 달리하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협상을 들 수 있겠다. 이처럼 말은 인간의 의사전달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그 이면에는 심리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생각과 감정을 반영한 것이 곧 말이기 때문이다.

 

"공통된 주제를 언급하면 화제를 상대방 쪽으로 넘길 수 있다. 이런 생각의 도약을 통해 함축적이고 말로 할 수 없는, 감춰진 의미에 주목하게 된다. 오랜 친구와 나누는 대화에서 기쁨을 얻는 이유는 대화가 수많은 공통 주제로 엮여 있어서 마치 놀라운 독심술처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p.124) 

 

바야흐로 시대는 소통과 공감으로 다시 일어선다. 사람과 사람은 통通해야 한다.

노골적으로 조롱을 받거나 무미건조한 대화에서 빠지고 싶은 사람, 또는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나 가족과 직장동료의 관계에서 정당하게 의사표현을 하고 공정한 협상을 체결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사소한 말부터 바꿔라>를 읽어보자. 이 책은 제 삼자의 입장에서 청자와 화자 모두를 대변한다. 당신에게 일방적으로 말 잘하는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차후의 문제이며, 보다 중요한 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대화의 핵심에 주목하라고 당부한다. 그것은 소통과 경청이 될 것이다. 거창한 비유일지라도 한 마디 덧붙인다면, 혁명은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되기 마련이다.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도 마찬가지다. 책 제목에 이미 답은 나와 있다. 당신의 사소한 말, 사소한 습관과 행동부터 점검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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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 - 미리 알아두면 삶이 편해지는 23가지에 대하여
웬디 러스트베이더 지음, 이은정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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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위치가 높고 낮음에 따라 인생의 착륙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돌처럼 무거운 사람이 있고, 종이처럼 가벼운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 두 사람이 똑같은 위치에서 뛰어내렸다고 착륙하는 시간마저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돌을 잘게 부수어서 가루를 만들어 바람에 날려보낼 수도 있는 법, 종이를 물에 적셔서 뭉치면 제법 무게가 나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해진 틀에 맞추어서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 사람은 언제라도 변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몸을 길쭉하게 뻗어서 다이빙하는 것과 잔뜩 웅크려서 회전력을 이용하는 것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니. 우리는 착각 속에서 행복과 불행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사실은 그게 정답이다. 나는 늘 버릇처럼 중얼거린다. "괜찮아. 다 괜찮아. 뭐 어때.", 이미 엎질러진 상황 앞에서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되도록 빨리 인정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 나름대로 최면을 거는 것. 나는 늘상 그렇게 주어진 하루에 충실했던 것 같다.

 

새 바람이 불어온들, 낡은 바람의 의미마저 날려보낼 수는 없다.

신체의 변화에 민감할수록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보다 어린 사람을 보면 그 싱그러움에 질투심을 느끼는 것처럼… 도리어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보면 안도감을 느낀다는 것, 이러한 모순된 방식이 나를 별 볼 일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너는 아직 날쌘 바람과 같아. 걱정하지 마."라고 말한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열매가 계절에 순응하고 수확을 기다리듯, 책은 나이를 먹고 늙어간다는 것에 대하여 말한다. 30년간 다양한 사람을 관찰하면서 그들의 삶에 베인 풍요로움을 기록한 어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쓴 인생 보고서 <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 열심히 살아온 삶을 회상하는 시기에 도달하면 인간은 제일 먼저 무엇을 떠올리는가. 그 삶에 점수를 매긴다면 과연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우직한 소처럼 살아온 삶이었던가.

 

"젊은 시절 사람들은 자기에게 있는 의혹과 불안을 들킬까 봐 두려워 한다. 굳건한 자부심은 점차 소진된다. 그러다 나이가 들면서 수치심은 점점 사라지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된다.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자신을 도와줄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면 수치심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된다. 자신이 지닌 약함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가 '진흙처럼 평범한'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진정한 행복에 더 가까워진다. 남을 판단하고 비판하고 결점을 찾아내려는 성향도 많이 줄어든다."(p.33)

 

 

언제라도 나뭇가지에 내리 앉아 쉬었다가는 새 한 마리처럼 살자.

때가 되면 제 쉴 곳에 정착하고 다시금 새로운 보금자리를 향해 떠날 줄 아는 철새의 모습, 나는 철새의 이동을 떠올려본다. 이 삶에 있어 현명한 처세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열정적으로 타오르던 젊음을 보내고 노년에 이르렀을 때, 그 공허함과 결실의 사이에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까. 인생의 후반전에 도착하면 그 무엇을 위해서 살아갈 것인가. 그날이 오면 모든 걸 다 이루었을까. 언젠가 때가 되면 내가 머물 곳과 가야 할 곳이 점차 선명해지리라 믿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삶이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나는 그 방향과 목표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다들 그렇게 사는 것이라 말할지라도, 내가 그것을 어디까지 수용하고 나에게 베풀 것인지에 대해서도… 나도 한 마리의 철새가 되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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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말해주지 않는 건강 이야기 - 국내 최초 의학전문기자 홍혜걸의 의학 교양서
홍혜걸 지음 / 비온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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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에 물처럼 하염없이 흘러간다. 그 과정에는 온갖 성공과 실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뜻하지 않은 패배로 인해 열등감에 시달리기도 하고, 또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맞닥뜨리곤 기뻐서 어쩔 줄 모른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자만이 진정한 성공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피상적인 욕구충족에 집중한 나머지, 많은 사람이 남의 집 살림살이를 대하는 것마냥 등한시하는 것이 있다. 행복한 삶이 완성되려면 그에 상응하는 절대적이면서 기본적인 요소가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 부와 명예인가? 그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바로 우리의 건강이다. 심신이 온전하지 못하면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능하다. 육체와 정신의 조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곧 행복으로 가는 최선의 방법이다.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최적의 삶과 건강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도처에 널린 것이 우리의 식욕을 자극하고 건강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절제하지 못하는 인간의 몸과 마음은 날로 궁핍해진다. 이 책의 저자는 국내 최초 의학전문기자, 홍혜걸이다. 한때 KBS 아침마당을 통해서 그의 강연을 꼬박꼬박 챙겨 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군더더기 없는 말주변과 실속있는 건강 정보를 족집게처럼 짚어주었던 홍혜걸 의학전문기자가 이번에 <건강 이야기>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이 책을 '교양으로서의 의학'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되,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의학 정보를 다루면서 그것이 비단 특정 분야에 종사하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실질적인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알짜배기 의학 교양서를 선보인 것이다.

 

「'밀운불우(密雲不雨)'란 말이 있다. 구름은 빽빽하나 비는 오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여건은 조성됐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을 뜻한다. 인체에도 밀운불우가 존재한다. 장기마다 노후한 세포들이 가득하고 혈관엔 기름기가 잔뜩 끼어 있고 건강하고 싱싱한 세포들은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특별히 위중한 질병도 없는데 매사에 활력이 떨어지고 자주 잔병치레를 경험한다. …… 한마디로 노후 세포와 신생 세포와의 교환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아 생기는 속병이다.」- 본문 중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당신의 건강을 위협한다. 우스갯소리로 된통 당해본 사람이 그 고통을 잘 아는 법이라고 한다. 건강만큼은 자신 있다고 폭음을 일삼던 사람이 졸지에 병원 신세를 지면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게 되면, 정신이 번쩍 드는 것과 같다. 제아무리 건강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봤자, 실제 몸과 마음 상태에 따라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면 아무 짝에 쓸모없는 죽은 지식이나 다름없다. 이 책은 인간의 실생활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온갖 질병과 그에 따른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또한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의학정보의 진실 혹은 거짓을 가려내는 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우리에게 '사용 가능한 의학정보'로서 전달되기까지의 과정에 숨겨진 비밀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건강은 기본에 충실하는 마음가짐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당부하고 있다.

 

정신력을 건전하게 강화하면 신체는 절로 탄력과 활기를 유지하게 된다. <건강 이야기>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사는 법을 알려준다. 삶에 있어 건강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소이나, 단순히 오래 산다고 마냥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건강하면서도 행복하다는 것은, 곧 건강과 행복은 분리될 수 없는 것과 같다. 불행한 사람이 건강할 수도, 건강한 사람이 불행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건강한 삶'에 대한 가치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 물론, 어떤 측면에서는 저자의 주관이 개입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몸과 직결된 의학정보를 다룸에 있어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중립된 자세를 유지하면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의학전문기자로서 20년 가까이 수많은 인터뷰어를 만나고, 그 취재 내용을 정리하여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의학정보를 <건강 이야기>에 담았다. 지금보다 나은 삶과 건강을 위해서라도 이 책을 꼭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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