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 인 더 워터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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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속에서 건져 올린 돈가방에 안에 발견된 돈다발과 다아아몬드 .

내가 이것을 줍는 것을 본적도 없고 , 주인이 누군인지도 모른다면 ?

1. 가진다.

2. 무조건 가진다.

3. 무조건 내것다.

........

100번째 . 경찰에 신고하고 돌려준다.

내마음의 보기는 이러하다. 대부분이 이런 맘이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아주 개중에 100분의 1정도 되는 도덕적인 시민중에는 100번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사람들이 읽으면 절대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 이지만, 그들말고 대부분은 공감하고 내가 그돈을 갖게 된다면 하고 벌써 사고 싶고 하고 싶은 일,또는 물건 리스트를 적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모든 것에는 결과가 따른다.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처럼 이책의 주인공들에게 그 물건을 가지기 위해서 주어지는 댓가와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난다.

작가가 할리우드 배우라는 이력만큼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영화한편을 보는것 같다. 보라보라섬의 풍광 , 거기의 자연과 주인공들이 경험하는 일상들이 영화의 장면장면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는 그것을 건너다 본다. 구겨진 방수포 둔덕.

그 아래 살과 피부와 뼈와 이가 놓여있다.

죽은 지 세시간 반 된 시체가 .

아직 따뜻할지 궁금하다. 내 남편. 만져보면 따뜻할 것이다.

구글로 이미 검색해봤다. 어느 쪽이든 놀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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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린) 는 다큐멘터리 작가이다. 오랜된 연인 마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마크는 잘나가는 금융업쪽에 있다.

우리는 아주 잘해내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의 결혼식도 신혼여행도 모두 순탄하리라 여기던 어느날 , 마크에게 일이 생겼다. 그와 같이 일하는 동료가 사고를 쳐서 마크와 그가 난처하게 되었고 그로인해 이직을 준비하던중 지금 직장의 상사에게 들켜서 해고가 되어버렸고 일자리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게 되면서 우리결혼 과정에도 차질이 생기게 되었고, 결혼식도 식장도 휴가계획도 모두 축소및 취소된채 보라보라섬으로 신혼여행을 오게 된다.

에린과 마크의 균열이 생길쯤 바닷가에서 발견한 가방 하나 ,호텔의 실수로 그들의 것이 되고 그속에 들어있는 돈과 다이아몬드를 가지기로 작정한 이들은 완전무결한 범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모든 과정을 끝내고 영국으로 돌아온 순간 , 뉴스에 보도된 보라보라 휴양지에서 사고로 죽은 부부의 이야기.

그들이 에린과 마크를 대신해 죽임을 당한 것을 알게 되고, 돈과 다아아몬드의 주인들로 부터 점점 자신들을 향해 오는 듯한 두려움속에서 둘은 그 것을 피할 여러가지 방법들을 강구하게 된다.

가난할때 더욱더 사랑하게 된다는 말은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인가? 이 연인들도 맨처음에는 가난이라는 상황속에서 둘을 의자하는듯 하더니 갑자기 횡재한 돈과 다이아몬드앞에서 서로를 조금씩 의심하게 된다.

앞의 시작부분에서 남편 마크를 묻는 에린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특이한 반전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상상과는 아주 다른 반전을 제시하면서 에린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의도했던 되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나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건 아마도 당신이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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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이 독백했던 것처럼 , 어쩌면 어떤 상황이 던져지고 결정해야 할 순간이 오지만 , 그것은 각자의 선택의 결과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는것 같다.

마크가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도, 에린이 울면서 자신의 남편을 묻어야 하는 상황도 ..

" 썸씽 인 더 워터 " 라는 제목처럼 , 우리는 에린이 건져올린 무언인가 처럼 , 우리의 삶도 항상 무언가를 건져올리는 그 순간의 선택에 따라 삶이 달라질수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 때문에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무언가보다는 누군가를 지키는 것을 선택하기도 하고...

나는 썸씽 인 더 워터 라는 것을 선택한 순간 밤을 새게 될지 몰랐지만 그 재미를 중단하기 싫어 밤을 새는 것을 선택한 것처럼 , 에린의 선택도 마크의 선택도 ,그리고 나의 선택도 모두 결정한 그순간에는 모른다.

이말처럼 해봐야 안다. 끝까지 가봐야 안다. 이책의 결말처럼

 

음악이 끝나도 춤을 멈추지 못하는 느낌

그게 바로 무덤을 팔 때의 기분이다.

 

 

무덤을 파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더는 궁금해할 필요 없다.
엄청나게 오래 걸리니까. 얼마를 예측하든, 그 시간의 두배가 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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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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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맘, 내가 속한 엄마 모임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맘이라는 용어를 좋아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그건 너무 정치적이고 안 좋은 단어다.

우리는 맘이 아니었다. 우리는 엄마였다.

그저 사람일 뿐인데, 어쩌다 보니 같은 시기에 배란하고 같은 달에 아이를 낳게 된 여자들이었다. 이렇듯 낯선 사이였지만, 아기를 위해, 우리의 정신 건강을 위해 친구가 되기로 선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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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사이트 맘동네를 통해 알게된 5월에 엄마가 된 사람들의 모임이다. 뉴욕 브루클린 버드나무에서 각자의 아기들을 데리고 나와 정보와 수다를 떠는 5월맘들.

아기와 엄마라는 공통된 목적으로 인해 그들은 연령,학식,지위와 상관없이 금방 친해진다.

육아스트레스를 날리기위해 만나서 서로에게 응원과 조언등을 나누는 그들에게 최근 모임에 나타난 위니라는 그녀가 항상 우울해 있는것 같아서 술집모임에 그녀를 꼭 초대하리라 마음먹는다.

 

5월맘의등장인물들

 

프랜시 -모성애 만세 삼창 스타일, 만인에게 사랑받고 싶어하고 매사조심스러운 성향을 가지고 있다.

남부출신이며 외모는 토실토실하고 모든것에 희망을 품는 긍정적인 스타일이다.

콜레트- 걸크러시, 믿음직한 존재이면서 모임중 가장 이쁜 스타일이다. 성공한 작가남편 찰리가 있고 자신도 작가이지만 남의 전기를 대필해주는 작가라 자기 삶에 불만이 있다. 콜로라도 출신이며 태평한 성격이다.

" 슈거 파우더를 뿌린 고급 디저트처럼 완벽한 여성"이라는 표현에 걸맞는 여성이다.

- 영국인 대범한 스타일,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 아 나 이러면 안되는데"라는 말을 달고 살고 , 무엇인가 감추는 것이 있는 비밀스런 성격의 소유자 .

위니- 어릴적 유명한 배우 이면서 , 사람들과 잘 섞이지 못한다.

그리고 나라는 서술자가 나와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듯하면서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묘한 느낌을 전해준다.

한국처럼 세상의 모든 여성들은 육아,엄마, 여성이라는 특징때문에 가장 가까운 관계가 되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것 같다. 5월맘 모임들도 그러한 특징으로 인해 육아맘의 스트레스를 날리고자 동네 술집에서 아이들을 누군가에게 맡기고 모인다. 평소 모임에 잘 나오지 않는 위니도 설득하고 회유하고 또 베이비 시터까지 구해주면서 그녀를 모임에 데리고 나온다.

모두들 흥겨워하고 있던 중 위니가 계속 스마트 폰을 통해 아들 "마이더스"를 보자 그중 넬은 그녀의 스마트폰을 빼앗고 무려 마이더스를 보는 앱까지 지워버리는 행동을 하기까지 한다.

그러던중 위니의 베이비 시터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 마이더스가 없어졌다고 경찰에 신고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경찰이 출동하고 그리고 아이 유괴사건으로 번지면서 언론들이 하나둘씩 달라붙으면서 모든 엄마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조금씩 수면위로 떠오른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처럼 , 겉으로 보기에 너무나 평온한 그녀들이지만 각자의 고민과 고통이 조금씩 있음을 알게된다.

삶에서 있어서 변화는 성인이 되어서 결혼 또는 육아 ,임신을 통해서 삶이 가장 많이 바뀌게 되는 것 같다.

동양에서만 육아, 엄마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모순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서양에서도 동양과 그리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 서양은 대놓고 하지 않고 은근히 한다는 것이 오히려 엄마와 여성들에게 큰 모순의 굴레를 만든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언론에서는 어린 아이를 가진 여성들이 어떻게 술집에서 맘놓고 놀수가 있느냐면서 여론 몰이를 하고 , 현시장의 자서전을 대필하고 있는 콜레트는 그모임의 한 멤버라는 사실이 들킬까봐 전전긍긍하던중 시장실에서 중요서류를 조금씩 몰래 복사하거나 훔치던 중 중요한 범인의 단서를 잡게 된다.

또한 프랜시는 자신들이 위니를 초대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짙어서 경찰들을 괴롭히면서 위니의 아들 마이더스유괴 사건에 개입하면서 나름대로 혼자서 범인을 추적한다. 그속에서 여유롭지 않은 생활 ,남편과 자신들의 경제적 궁핍함도 이겨내야 하는 순간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범인의 단서를 확보하게 되기 까지 한다.

,그녀는 아이를 낳고 직장에 다시 복직하지만 주위의 시선 특히 육아맘으로서 고충을 직장에서 선뜻 이해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숨겨진 과거로 인해서 술을 마시면서 폭음하는 습관이 있고 , 마이더스가 유괴되던날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유괴의 실마리를 놓치는 결과를 만든 것이 자신이라는 죄책감에 놓여있다. 그러던 어느날 그토록 숨기고 싶었던 과거가 언론에 낱낱이 까발려 지고 , 그로 인해 점점 더 나락으로 떨어지려 할때 범인의 실마를 잡고 콜레트와프랜시와 같이 범인을 잡으러 가게 된다.

각자의 비밀을 품고 , 겉으로만 친한척 하던 그녀들이 유괴사건을 통해서 각자의 민낯 , 즉 숨겨진 과거를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조금더 서로의 관계와 상황을 인정해가는 과정속에서 사건의 핵심, 범인을 풀어가는 이야기이다.

한생명을 잉태하고 낳고 키우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대단한 일인지, 그로 인해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육아라는 것이 낳은 여성에게만 가해지는 현실을 꼬집으면서 , 그 곁에 같은 책임을 져야 할 남성들의 비겁함 과 함께 깊은 이해를 보인다는 서로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 것인가를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

엄마도 여자이고 ,인간이고 그리고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호모사피엔스임을 그리하여 퍼펙트 마더란 모든 엄마들, 지금도 열심히 아이들을 위해 울고 웃는 모든 여성들의 현재진행형임을 시사하는 것 같다.

범인이 밝혀지는 반전도 좋았지만, 그 범인을 밝혀가는 과정중에서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달라진 미래를 구성 표현하고 끌어가는 구조가 좋았다.

누가 범인인지? 를 찾아가다 여기저기 터져나오는 비밀들을 캐내는 즐거움이 좋았던 책이었다.

아직 결혼도 아이도 없어서인지, 절절함 보다는 안타까움이 더크게 다가왔다. 아마 직장맘,독박육아를 하고 있는 여성들이 본다면 울수 있는 이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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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의 집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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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다린 시리즈 , 중간집 그집사람들 먹지도 자지도 않는다더군요 역시 기다린 보람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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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방문자들 - 테마소설 페미니즘 다산책방 테마소설
장류진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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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미니즘 소설, 나에겐 아직 낯설고 익숙하지 않다. 여자라서 꼭 읽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 여자이기 때문에 알아둬야할 이야기라는 강박이 있었다.

페미니즘에 빠지면 너무 시니컬해 지지 않을까 !! , 혹은 머리에 질끈 띠 매고 무슨 단체라도 가입해야 하는것 아니야 하는 촌스러운 사고를 가졌었다.

그래서 오히려 점점 폐미니즘 소설이나 영화라면 눈을 돌리고 멀리 했던 것 같다.

가보지 않은 미국을 가본것 처럼 단정짓는 그런 희한한 사고 ,또는 허세와 두려움을 이책은 조금 날려주는것 같다.

6명작가들이 말하는 폐미니즘은 대단한 운동을 하거나, 무서운 이야기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자라오면서 여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 지금도 겪고 있는 일상의 차별대우 혹은 불합리한 시선에 대한 이야기였다. 읽을수록 , 오랜시간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그것이 부당함을 모르고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 폐미니즘은 웬지 우울하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날려버리는 책이었다.

(새벽의 방문자들 )

새벽에 나의 집의 벨을 누르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새로 이사한 오피스텔에서 항상 남자들만 그리고 어김없이 응답이 없으면 문을 두드리고 하고 손잡이를 당기기도 한다.

이남자들 왜 이러는 걸까 ?

딩동

초인종이 다시 울렸다. 여자는 귀를 의심했다.

자신이 들은 소리가 현실인지 아닌지 구분하지 못해 당황했다.

딩동.

한 번 더 울리자 그제야 서늘한 공기가 여자의 심장을 훑고 지나갔다.

여자를 찾아올 사람도 없었고, 이사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조차 업었다.

더 남은 택배도 없었다.

무엇보다, 새벽 3시였다.

20페이지 (새벽의방문자들 )중에서

혼자살면서 가장 두려운 것중 하나는 새벽의 방문이다. 예상치 않은 벨소리, 바깥에서 들리는 현관번호키를 누르는 소리, 오피스텔에 살면 한두번은 겪는 이런 방문, 특히 12시를 넘어 새벽녁에 들리는 소리는 정말 자다가도 놀라서 벌떡 일어나게 만든다.

그런데 주인공은 한번으로 끝날줄 알았던 이방문이 연속적으로 계속 일어난다.

그것은 성매매 없소를 찾는 남자들의 방문이었다. 옆동과의 착각으로 인한 , 이런 조그마한 실수가 어떤 사람에게 공포가 될 수 있다는 사실 , 그리고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문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야기의 끝부분에 가서 예상치 못한 인물과의 만남 속에서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폐미니즘이 사실은 우리 일상속에서 아주 많이 근접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룰루와 랄라)

서른 다섯살 나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다. 그곁에 2년 같이 살았고 결혼을 앞둔 겸이라는 제철소 계약직 남자가 있다.

오래된 낡고 좁은 아파트 에서 자주 마주치는 어느 부부를 보면서 그 부인의 우울한 모습에서 보이는 이미지와 반대되는 "룰루랄라"라는 별명을 붙이고 그들을 자주 주시하게 된다.

가난하고 불안정하다고 해서 아버지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우리도 그런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그런 어머니의 자식으로 살아가는 일이 어떤 빛깔이고 어떤 소리인지 안다.

가난에서는 쓴맛이 아니라 짠맛이 난다.

그 소금기를 혀끝에서 느껴본 사람은 부르르 몸서리치게 되고,

인생에 시간과 사랑의 양념을 치는 일에 인색해진다.

우리 사이에는 아이가 없으리라. 나는 짐작한다.

룰루와랄라 중에서 51페이지

가난한 동네에서 아이들을 낳고 사는 그 룰루랄라 부부를 통해서 자신들의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 어째든 그부부는 같이 다니면서도 나란히 걷는 법이 없다. 남편은 앞만, 여자룰루는 땅만보고 걷는다. 그러던 어느날 , 일러스터레이터 일거리가 줄어 공장에 알바를 하러 가게 된 나는 버스정류장에서 룰루를 마주치게 된다. 그들 부부에게 생긴 가슴아픈 사연, 그리고 내가 공장에서 겪는 불합리한 일들 속에서 가난과 여성이라는 주제가 오롯이 떠오른다.

가난은 어쩌면 우리에게 이제 여성이라는 존재, 성마저도 포기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마음아픈 이야기였다.

베이비 그루퍼

가장 이해할 수 없으면서 가장 이해될 수 도 있는 이야기일 것 같다.

이해할수 없는 것은 나이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는 가장 흔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그루피: 록그룹 팬으로서 그들을 쫓아다니며 성적 파트너가 된 여성들을 지칭하는데서 유래된 말이다.

신설 예술고를 다니는 나는 거기서 "초"라는 친구를 통해서 홍대를 갔다가 음악을 하는 P를 알게 된다.

미성년자인 나와 달리 ,P는 어른이지만, 자립하는 어른이 아닌 제멋대로이면서 우유부단한 어른에 가까운 청년이다. 나를 여자친구라고 소개하지 않으면서 섹스를 하고 싶어하고 ,나와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면서 내몸을 탐하는 그런 남자이다.

어느 저녁 긴 구글링 끝에 나는 그루피라는 단어를 찾아냈다.

지난 여름 내내 내가 정체를 밝혀보기 위해 노력했던 P와 나의 관계가 그 단어 안에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을 그러모아도 설명되지 않던 한 시절이 그 단어의 발견과 함께 빠르게 무너져 내렸다.

그날에 나는 울지 않았다. 문득 문득 눈물이 난것은 그 후로 며칠이 지난 어느날, 또 몇 달이 지난 밤들이었다.

문자에 답을 하지 않자 P는 이내 뜸해지더니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다.

베이비 그루피 중에서 135페이지

예술가 P라서 아니라,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돼가 아니라, 이야기속에서 느끼는 것은 우리 사회는 왜 남자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것에 급급해 ,여성의 몸을 생각하지 않는 P ,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것을 당당해 하는 그를 통해서 아직도 많은 남자들의 사고는 개화기에 머물러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랑하고 사귀는 것에 대한 교육이 없는 대학과 등수만 중요시되는 교육에서 뒷전으로 밀리는 성교육에 대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 했다.

나머지 세편도 만만치 않다. (예의바른 악당)에서 전혀 예의가 없는 남친이 나오고 그남친은 자신이 예의바르고 똑똑하다고 여기면서 여자친구에게 막말을 일삼는다. 그 이야기의 결말에 나온 문장

선배는 왜 , 사람들을 화나게 해요?

예의바른 악당 중에서 189페이지

여성들이 대부분의 남성에게 던지고 싶은 특히, 예의 바른 악당들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인것 같다.

(유미의 기분)에서는 평상시 남자들 ,특히 조직사회에서 던지는 여성의 성 상품화, 또는 여성 몸매나 얼굴로 우스개 소리를 하는 사회에 일갈 하는 이야기이다.

선생님 그 말씀 책임질 수 있으세요 ?

무슨 말?

한은새가 먼저 꼬리 쳤다는 얘기요.

어?

여자는 꼬리가 아홉이라서 꼬리를 잘 친다는 얘기요.

아, 그건 ,다같이 웃자고 한 얘기지.

저는 안웃었는데요.

유미의 기분 " 198"페이지 중에서

웃자고 한 이야기에 뭘 그리 정색하고 그래 ? , 여자들은 꼭 지보다 이쁘면 욕하더라 !! 라는 말들과 일맥상통한다.

어쩌면 정색한 내가 오히려 사람들한테 욕을 먹거나 ,분위기 이상하게 만들었다는 자책감을 느끼는 경우를 많이 당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은것을 내포하고 있는 이야기이다.

어느 순간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 ,어릴적 부터 조그마한 집단에서 부터 여성을 상대로 하는 유머를 하지 말아야 인식의 전환도 일어나리라는 것을 느낀다. 나도 한때 같은 여성이면서 유미를 탓했으니 말이다.

(누구세요) 찌찔이 남자친구와 멋있는 여성의 이야기이다. 19금도 살짝 가미되어있는데, 고구마 백개를 먹다가 갑자기 시원한 사이다이야기로 결말이 나는데, 가장 재미있으면서 통쾌 유쾌하다.

단, 현실에서는 절대로 일어나기 힘든 이야기라는 것이 단점이다.

남자들이 여성들을 상대로 가장 많이 하는 음담패설같은 이야기를 이렇게 글로 만나다니, 여성들보다는 남자들이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 가득한 이야기이다.

면밀하고도 냉정히 머리를 굴리다가 다시 나는 흠칫, 놀란다.

아니 ,당신,아가씨 . 댁은 도대체 누구세요 ?

내 안에 지금 계신 분,누구예요? 누구냐고요.

우리 오늘 처음 만나는 것 같은데, 애기 좀 해요.

나는 팬티를 벗어 세탁기에 던진다.

저 팬티는, 내 팬티가 아니다.

그럼 ,누구 팬티야? 모른다. 나는 아무것도.

누구세요 ? 중에서 264

마지막 작품의 작가는 "간혹 어떤 일들은 단지 성별을 바꿔놓은 것만으로 큭큭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라고 말하면서 그렇게 그저 우리가 함께 웃어보았으면 좋겠다라는 글을 , 큭큭큭 하면서 .

그러나 작가도 우리도 안다. 큭큭큭 하는 날보다 ,현실에서는 ㅠㅠㅠ 하는 날이 많아서 큭큭큭 할 여유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어려서는 이쁘지 못하면 여성의 자리보다 사람으로 인식되고 , 엄마가 되는 순간 여성성보다는 모성을 더욱 요구하는 사회가 그리고 나이가 든 여성은 아줌마라는 성도 없는 이상한 중성의 위치를 요구받는 사회에서 살고 있음을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속에서라도 "큭큭큭"하고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준 작가에게 고마워진다.

폐미니즘 소설에 대한 편견도 날리고, 남성이 읽기전에 모든 여성들이 읽어서 우리가 우리에게 폐미니즘을 제대로 인식시키고 그리고 남성들을 교육시키기 위해서라도 여성들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

나의 주위에는 아직도 그녀의 존재자체가 축복임을 모르는 많은 여성들을 위해서 ..

6명 작가가 건네는 이야기에 방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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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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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에 시체가 발견된다. 산탄총으로 자신의 얼굴을 쏜 여자. 그리고 이층 방에서 발견된 또다른 아이의 시체

그 시체의 상태가 처참하다.

아이의 얼굴이 있어야 할 곳에는 이목구비를 분간할 수 없는 커다랗고 시뻘건 곤죽만 남았고, 시커먼 파리와 딱정벌레들이 엉망이 된 살덩이를 꿈틀꿈뜰 바삐 들락거린다.

내 아들이 아니야 .

페이지 15

엄마가 아들을 죽이고 벽에 남긴 메세지 " 내아들이 아니야"

우울증에 걸린 엄마가 아들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 이후, 그 마을에 오게 된 남자 조 손 .

그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그럴 수밖에 없는 여러가지 상황에 놓여 있다.

더군다나 , 자살한 여자의 빈자리, 학교에 취직하고 , 자살이 일어난 그집에 머물면서 까지 왜 돌아와야만 했을까 ?

라는 의문을 쉽게 풀어주지 않는다.

이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꽤 마음에 든다. 시작하자마자 일어난 끔찍한 사건뒤에 나타난 남자 조 손은 불행해보이는데 , 그의 몸짓이나 언어는 전혀 불행하지 않다.

그가 숨기려고 하는 그 옛날의 과거 사건, 지금 현재 도박에 손을 대어서 빛에 쫓겨 숨어든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 점점 궁금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가 다리를 절게 만들었던 이야기까지도 . 하지만 가장 궁금한것은 그의 동생 애니에 대한 이야기이다.

장 중요하게는 동생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가장 간절하다.

동생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 내 본모습을 백 퍼센트 드러낼 수 있는 상대였고, 눈물이 날때까지 나를 웃길 수 있는 딱 한명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내 동생은 여덟 살 때 실종됐다.

그당시에 나는 그보다 더 끔직한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러고 나서 얼마 후에 돌아왔다.

페이지 44

죽은 동생이 살아돌아온 그 후의 이야기가 시작되기전에 펼쳐지는 이야기만으로 재미가 있다.

쇠락해져가는 마을, 그가 어릴때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마을의 모습. 그리고 그를 괴롭혔던 친구 스티븐 허스트, 이제 교사가 되어 돌아온 자신을 괴롭히는 그와 그의 아들.

그리고 그들의 아내이자 엄마이지만 자신에게는 첫사랑이었던 마리 .

절대 돌아가지마.

사람들은 항상 이렇게 얘기한다.

상황이 달라져 있을 거라고.

기억하는 것과 다를 거라고.

과거는 과거로 남겨두어야 한다고.

물론 맨 마지막 충고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는 자꾸 되살아나는 성향이 있다. 꼭 맛없는 카레처럼

페이지 16

마을 사람들은 그가 자살이 일어난 집에 살고 있는 그를 못마땅해 하고, 어느날 우연히 술집에서 만난 동창 스티븐은 마을을 떠나라면서 그의 부하들을 보내 그를 폭행한다.

그순간 그를 구해준 어떤 여인으로 인해 간신히 살아난 조는 ,병원에서 눈을 뜬 순간 더끔직한 현실에 마주하게 된다. 그를 구해준 여인은 바로 도박빛을 받으러온 여자이면서 그의 다리를 절룩거리게 만든 장본인이다.

3만달라를 갚지 않으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인 조. 그리고 마을에 숨겨진 오래된 폐광에 관련된 동생과의 연결고리 . 동생이 사라진 그 24시간동안 무슨 일이 있엇을까 ?

 

읽어나가면서 전혀 예상할수 없는 전개와 불쌍하리 만큼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린 주인공의 삶이 과연 다시 회생될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또한 조라는 캐릭터 자체도 특이하다. 저 정도면 어떻게 살지 !! 아니면 아주 우울함의 극치 일텐

데.

나는 잘 넘겼다. 나는 좋은 사람이다. 솔직한 사람이다.

비극을 겪고 흉터가 남았지만 그래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

그런가 하면 거짓말쟁이기도 하다. 나는 교통사고로 동생을 잃지도 , 그때부터 다리를 절지도 않았다.

페이지 67

자신의 비극을 마주하기 위해 , 삶이 가장 나락으로 떨어진 지금 그 사건과 마주하기 위해 다시 돌아온 마을에서 무언인가 해낼것 같은 힘을 느낀다.

어쩌면 사람은 가장 힘들다고 느낄대 , 위기가 왔을때 큰 힘을 발휘하는 것처럼 ..

조도 어릴적 그 사건을 다시 파헤칠 용기를 얻었는지도 모른다.

이야기 결말에 나타난 반전속에서 느끼는 강렬한 이야기 속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이라서 저질러지는 악행과 그 연결고리 그리고 악행들 .

환경에 지배받는 인간이라는 말이 어쩜 그리도 이책의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지..

순간순간 저자가 던지는 문장들이 반전보다 더 현실감이 느껴져서 더욱 좋았다.

 

 

솔직히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다. 진실을 알고 나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그럴 만한 여유가 되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

페이지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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