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양질의 책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

사고 싶은 책이 많은데 은근히 가격이 부담될 때는 역시 이곳만 한 게 없네요. 

더불어 품절되어 구하지 못하는 책들도 때때로 운이 좋으면 만날 수 있기에

자주 들르게 됩니다.

 

 

평소에는 집에서 그나마 가까운 곳을 주로 이용하는 편인데, 저는

약속이 생기거나 다른 동네 갈 일이 있으면 꼭 그 주변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있나 검색해봐요.

왠지 모르게 궁금하더라고요.

어떤 곳은 입구에 작가들의 얼굴과 글귀 말고 거기에 + α랄까, 책으로 꾸며진 곳도 있었는데, 그런 차이만으로도 재미있고 매력 있었거든요.

물론 어떤 차이 없이 심플하게 있어도 그 자체로도 좋고요.

익숙한 곳 말고 다른 곳의 알라딘 중고서점을 가본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두근두근하거든요.

이번에 서울대입구역점이 새로 오픈했다고 하길래 방문해봤습니다.

 

 

 

 

 

알라딘 중고서점 <서울대입구역점>은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이런 모습이에요.

 

 

앞으로 쭉 가면 바로 나와요.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다고 해서 어디쯤일까 했는데 정말 가깝더라고요.

제가 갔을 때는 마침 옆 가게가 공사 중이라 복잡했었는데 그래도 저기 램프라든가, 벽면의 그림들, 알라딘 중고서점임을 알리는 시원시원하고 큰 글씨체 덕분에 금방 보였어요.

   

 

얼마나 가깝냐하면, 이 위치에서 바로 지하철 3번 출구도 보일 정도!!

매장 오른쪽에는 올리브영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모습이에요.

역시 알라딘 중고서점은 블랙 앤 화이트죠!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이는 벽면이에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서점 안쪽의 모습입니다. 책장마다 책이 가득했어요.

 

 

바로 왼쪽에는 음반,DVD, 블루레이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그 앞쪽으로는 알라딘 굿즈가 있는데 다양한 제품들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름이라 그런지 투명한 보틀, 유리컵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시원한 음료와 얼음 넣으면 보기에도 예쁠 것 같더라고요.

 

 

큼직큼직한 에코백도 책 넣기 딱이겠어요.

 

 

벽면에 있는 검색대. 원하는 책이 있는지 검색해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출력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애서광 체크리스트.

읽으면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답니다.

책에 낙서를 하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매일까지는 아니어도 주변에 서점 있으면 꼭 들르게 되네요.

뭔가에 홀리듯 스르륵. 시간이 5~10분 밖에 여유가 없더라도, 없으면 없는 대로 일단 들어가서

책 구경을 하는데 그게 또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러다 책을 구매하기도 하고요.   

 

 

 

 

서울대입구역점은 그리 넓지는 않지만, 오밀조밀 공간 활용을 잘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장르별로 다양한 책들도 많고,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책을 읽을 수 있게 공간을 갖추는 것까지도 챙겨서 그야말로 있을 건 다 있는 알찬 곳임을 느꼈답니다.

 

 

저는 작가들의 예쁜 일러스트를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그림책도 즐겨 사는 편인데,

<너도 보이니>시리즈는 예전부터 하나씩 모으고 있던 책이라 반가웠답니다.

이 책은 작가 월터 윅이 사진으로 만든 그림책으로, 상상력이나 구성도 참신하고, 숨은그림찾기의 재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리즈 중, 제가 갖고 있지 않던 책이라서 앗싸~!를 외쳤어요.

여기서 만나게 되다니 너무 기분 좋은 거 있죠.

 

 

계산하러 가면서 발견하게 된 또 하나의 테이블.

아까 그림책 코너 앞에는 아이들을 위한 테이블이었다면 여기는 어른들이 사용하고 있네요.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다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겠지만요.

시간이 있다면 저기서 책을 읽어도 좋겠어요.

 

 

 

친절한 스태프님 덕분에 책 구매를 쉽고 빠르게 완료했습니다.

책도 사고, 다른 책들도 둘러보고 왔음에도 나오는 게 왜 이리 아쉽던지요.

구매한 책을 펼치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어요. 역시 잘 구매했다고 만족하는 중입니다.  

책 좋아하는 사람에게 설레고 신나는 장소인 알라딘 중고서점!

앞으로도 쑥쑥 여기저기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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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해져라~상큼해져라~상큼해져라!

더운 오후가 청포도처럼 상큼해지길 바라며 외쳐본다.

 

 

청포도맛 사탕보다도, 음료보다도 훨씬 더 더 맛있는 진짜 청포도!!

청포도는 신맛, 단맛이 아니라 청포도만의 상큼함이 있다.

개운하고 깔끔하고 맑은 상큼함. 

청포도는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시원하게 먹으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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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소개와 리뷰
책을 읽기 전에 책소개를 읽어 보는 편이다. 리뷰가 있다면, 사람들의 리뷰를 몇 편 훑어보기도 한다.
그럼 대충 어떤 내용인지, 이 책은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온다.
100퍼센트 확신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의 감을 잡는 것.
이것은 그 책을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선택하는데 꽤 많은 도움이 된다.

 

 

그것도 그럴 것이, 제목과 표지는 그럴싸한데 정작 내용은 영 아니었던 적도 많았고,
더불어 국내에서, 해외에서 무슨 상을 받았다더라 하더라도 그것이 꼭 나랑 맞는 책이라고는
할 수 없어서다.
물론 문학성을 인정받아 뛰어난 작품인 것을 알겠다.
혹은 어떤 책들은 수상 내역과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극찬 받는 책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가 있지 않은가. 자신에게는 그저 그런 책. 왠지 모르게 안 맞는 책.
진도가 안 나가는 책. 묘하게 까슬까슬 신경을 건드리는 책 등등... 
이런 책은 읽는 내내 집중력을 확 떨어뜨리며, 사람의 에너지를 다 고갈시킨다.
책 하나 읽었을 뿐인데 사람을 지치게 한다면, 안 읽는 것만 못하다.

 

 


2. 재미의 상대성
책을 추천해줄 때 흔히 받는 질문, 혹은 남에게서 추천받을 때 나도 하게 되는 질문.

'그 책 재미있어?'
그런데 '재미'라는 게 은근히 어렵더라.

각자가 느끼는 재미의 깊이와 넓이가 다 다르다고나 할까.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도 다르고 말이다.

 


같은 단어를 말하고 있지만 나의 '재미'와 너의 '재미'는 전혀 다를 때가 많다.
게다가 어떤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입버릇처럼 재미있었어, 라고 말하는 경우도 꽤 있다.
남들도 많이 읽었고, 나도 읽었으니 무난하게 재미있었다는 평으로 일축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기대는 하지 말 것. 재미로 추천받았으니 분명 재미있을 거야! 이 생각은 꽤 위험하다.

 


누군가 추천해준 책을 꼭 읽어야만 하는 경우라면,
그냥 내가 안 읽었던 다른 책을 읽는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그러다가 의외로 꽤 재미있고, 자신의 취향인 책인 경우라면 정말 땡큐겠지만 말이다.

 

 

 


3. 최근에 발견한 재미, 100자평의 재발견.
최근, 책소개만으로는 소설 내용을 잘 모르겠고, 리뷰는 나쁘지 않길래
이 소설 읽어볼까?라고 생각했던 책이 있었다. 그런데 100자평을 보고 살짝 놀랐다.
그곳에는 아주 솔직하게 가감 없는 감상이 적혀있었던 것이다.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작가는 ㅇㅇ한 부분을 미화시키지만 사실 불쾌하고 별로였다, 책 괜히 읽었다.] 

 


저마다 취향이 다르니 그 분만의 감상일 수도 있으나 (그러나 그렇다고 하기엔 비슷한
의견을 가진 분들도 계셨음) 그런 것을 고려하더라도 어쩐지 느낌이 뽝! 왔다.
어쩌면 남들이 대놓고 말하지 못한 것을, 이분은 제대로 콕 찍어 직구로 던져주셨음을.
이분은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씀하고 계셨던 것이다.

 

 

아, 뭔가 통쾌하고 속 시원했다.
대놓고 별로인 것은 별로라고 솔직히 말하는 그 사이다 멘트가 묘하게 짜릿했다고나 할까.

 


그리고 그 책이 마냥 괜찮은 것만은 아닌, 그러한 민낯도 있음을 알게 되어 다행이고 말이다.
마침 그러한 부분이 개인적으로 읽기 불편해하는 요소, 싫어하는 요소였기에
덕분에 책을 가려내는 결정적 도움이 되기도 했다.

 

 

책을 참고할 때도 좋지만, 책이 잘 읽히지 않는 기간에도 활용해 볼 만하다.
부담감 없이 읽기도 좋고, 읽다가 덕분에 책이 궁금해져 오히려 책에 대한 마음을 다시
불러모을지 누가 알겠는가.
100자평! 이거 은근히 매력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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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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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구성의 소설도 있을 수 있구나 싶어 신선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나’, ‘그녀’, ‘모든 흰’으로 이루어진 세 개의 카테고리가 있고, 거기에는 작가가 목록으로 만들었다던 흰 것에 관한 단어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단어들은 그와 관련된 이야기나 느낌들을 짤막하게 담아내고 있는 형식이다.
  한강 작가의 『흰』은 마치 나무와 숲을 바라보는 듯한 매력이 있다. 어찌 보면 각각 독립된 한 편의 시 같으면서도, 한 발자국 떨어져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그 안에서 연결되는 어떤 이야기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낳은 첫 아기, 그러나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었다는 언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하여 ‘흰’은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아우른다.

 


  글을 하나하나 읽다가 새삼 우리 주변의 흰 것들이 제법 많이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해본다.
  흰 천의 배내옷, 하늘과 땅의 경계를 지운 도시의 새벽안개, 안개가 짙었던 섬의 아침, 어둠 속에서 희어 보이는 어떤 사물들, 흘러내리는 촛농, 유리창에 하얗게 얼어붙은 성에, 아무도 밟지 않은 서리, 하얀 나비의 날개, 성글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추워진 아침에 입술에서 나오는 흰 입김, 다른 색의 새와는 다른 감동을 주는 흰 새들, 정육면체의 각설탕, 바닷가에서 주운 흰 조약돌 등등.

 

  물론 우리도 시간을 들인다면, 작가가 목록으로 작성한 것들 이외에도 더 많은 하얀 것, 흰 것들이 있음을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들이 주는 느낌을 직접 문장으로 풀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예를 들면 작가는 소금을 두고 ‘희끗한 그늘이 진 굴곡진 입자들이 서늘하게 아름다웠다’며 소금의 또 다른 면을 이끌어낸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색깔 같지만, 알고 보면 저마다 다 다른 흰 감각과 감정이 있음을 보여주는 한강 작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작가의 섬세하고도 세밀한 표현력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덕분에 다양한 ‘흰’을 음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얼어붙은 거리를 걷던 그녀가 한 건물의 이층을 올려다본다. 성근 레이스 커튼이 창을
가리고 있다. 더럽혀지지 않는 어떤 흰 것이 우리 안에 어른어른 너울거리고 있기 때문에,
저렇게 정갈한 사물을 대할 때마다 우리 마음은 움직이는 것일까?
  새로 빨아 바싹 말린 흰 베갯잇과 이불보가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거기 그녀의 맨살이 닿을 때, 순면의 흰 천이 무슨 말을 건네는 것 같다. 당신은
귀한 사람이라고. 당신의 잠은 깨끗하고 당신이 살아 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잠과 생시 사이에서 바스락거리는 순면의 침대보에 맨살이 닿을 때 그녀는 그렇게 이상한
위로를 받는다. (「레이스 커튼」중에서)

 

  물과 물이 만나는 경계에 서서 마치 영원히 반복될 것 같은 파도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동안(그러나 실은 영원하지 않다-지구도 태양계도 언젠가 사라지니까), 우리 삶이 찰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또렷하게 만져진다.
  부서지는 순간마다 파도는 눈부시게 희다. 먼 바다의 잔잔한 물살은 무수한 물고기들의 비늘 같다. 수천수만의 반짝임이 거기 있다. 수천수만의 뒤척임이 있다(그러나 아무것도 영원하지 않다). (「파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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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의 유령들 - 제2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황여정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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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책표지에 크게 신경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소설을 다 읽고 난 뒤에는 자연스레 보이게 되더라. 거기에는 어렴풋 보이는 4명의 실루엣이 있으며, 그들은 바로 이 소설에서 설정한 희곡, ‘알제리의 유령들’에 나오는 등장인물임을.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율과 징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는 <율의 이야기>, 연출이 꿈인 <철수의 이야기>, 율의 아버지와 같은 극단에 있었던 <오수의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은 모든 비밀과 진실이 밝혀지며 현재를 담아낸 <남은 이야기>이다. 그래서일까. 어떤 면에서는 표지의 4명이 과거 사건에 휘말렸다던 징과 율의 부모님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다른 인물들에 의해 이야기가 진행되고 그 전말이 드러날수록 예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소설 내내 계속 언급되는 ‘알제리의 유령들’이라는 희곡과는 무슨 관계인지 밝혀지며, 은연중 계속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던 것이다.

 

알제리의 유령들.
율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삼 년째 되던 해 징의 어머니를 만나 같이 살게 되고, 그녀가 가지고 있던 희곡을 읽게 된다. 그것은 '알제리'라는 술집을 배경으로 네 명의 유령이 등장하는 희곡이었다.
이는 탁오수가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린 연극의 제목이기도 했다. 연극계에서 은퇴 후 오수는 제주도에 내려가 ‘알제리’라는 술집을 차려 운영 중이다. 철수는 그 연극의 극본을 읽어 보고 싶었지만 찾을 수 없자 오수를 만나기 위해 제주도로 내려가 이런저런 질문을 한다. 그리하여 철수는 오수에게서 박선우와 친구 여섯 명, 그리고 칠현회라는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덧붙여 오수는 의심과 의문과 반박을 하는 철수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모든 이야기에는 사실과 거짓이 섞여 있네. 같은 장소에서 같은 걸 보고 들어도
각자에게 들어보면 다들 다른 이야기를 하지. 내가 보고 듣고 겪은 일도 어떤 땐
사실이 아닐 때도 있어. 사실인지 아닌지 모른 채 겪었거나 잘못 기억하고 있거나.
거짓이 사실이 되는 경우도 있지. (...)”(p163)


그러니 당사자가 판단은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판단할 수 없다는 오수.
그러자 철수는 오수에게 결국 이렇게 털어놓는다. 선생님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모두가 사실인 것 같고 모두가 거짓인 것 같다고.
아아, 어떤 면에서는 오수의 설명이 일리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단순한 답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혼란스러움만 더할 뿐이다. 오수의 말처럼 각자가 바라본 것, 느낀 것에 따라 사실도 다를 수 있음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사실 말고, 변하지 않는 본래의 진실이랄까 원래 진짜 어떤 일이 있었나 하는 그런 부분은 분명 존재하는 것 아니겠는가. 어쨌든 오수는 정확한 설명은 해주지 않는다. 철수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수는 "자네가 어떻게든 알아내고 싶다는 거, 알아내겠다는 거. 그게 바로 진실이네."(p.166)라고 말한다.

 


이쯤 되면 그래서 그 진실이 뭔지, 빙빙 돌리지 말고, 자네가 알아내고 싶다는 것이 곧 진실이라는 대답 말고, 그냥 말해주면 안 되겠냐고 묻고 싶어진다. 자꾸만 같은 곳을 맴도는 것 같은 답답함도 잠시, 다행히도 4부 <남은 이야기>에서는 그 진실이 무엇인지, 사람들과 ‘알제리의 유령들’에 얽힌 이야기는 무엇이었는지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난다. 율의 아버지와 오수가 주고받은 대화들이며 칠현회에 대해서도. 새삼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알려진 것이 모두 다 그대로의 진실은 아니며, 그러므로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은 개인의 몫이겠지만 그 또한 함부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될 일이다.

 


한편, 율은 징을 만나러 간다. 율은 징을 만나면 무슨 대화를 나누게 될지, 무엇을 하게 될지는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자꾸만 스스로 묻게 된다. 우리도 때로는 이럴 때가 있다.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뭘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을 때.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만난다는 사실이다.
마주치는 장면을 상상하는 대신 진짜로 서로 마주한다는 점, 잠이 오지 않던 밤에 홀로 앉아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던 시간도 있었지만 이제는 직접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 그러니 괜찮을 것이다. 뭐가 괜찮냐고 묻는다면 예전에 징이 했던 대답을 빌려볼까 한다. 그것이 ‘뭐든. 누구든.’ 그러니 율과 징은 괜찮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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