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껴 읽고 싶은 시들이 있다

  이정록 시인의『의자』와 황동규 시인의『사는 기쁨』.
  두 권 모두 마음을 달래주고 따스함과 정다움으로 마음을 두드리는 시집이다.
좋은 시들이 많아 읽고 또 읽어도 좋더라. 평소 바쁘면 책 읽을 시간도 마땅하지 않은데 그럴 때는 시 한 편을 읽어도 좋다. 이 두 권의 시집은 특히 마음이 고단한 날, 은은한 차를 마주하듯 시 한 편을 음미해보라 말해주고 싶다. 마음을 충전하는 데는 티타임과 더불어 시타임을 갖는 것도 참 괜찮은 방법이다.

 

 

2. 이정록 시인의『의자』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나에게는 나무나 꽃만큼 좋아하는 풍경이 있다. 바로 긴 나무의자가 있는 풍경이다. 다리가 아파 앉을 장소를 찾는 게 아니라 그저 주변을 지나치다 벤치를 발견하는 것뿐인데도 어쩐지 의자가 있는 풍경은 반갑기만 하다.
그것은 마치 자신을 그대로 내어주며 잠시 쉬어가라고, 어떤 방해도 하지 않을 테니 여기에 머물다가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누군가는 거기에 의자가 있든 없든 크게 신경 쓰지 않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가만히 놓여있는 의자로부터 상냥함과 다정함을 전해 받는다.

 

 

  의자를 바라보면 자연스레 이정록 시인의 시집, 『의자』가 연상된다. 단어가 같으니 그러는 것 아니냐 하겠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이 시집이 전해주는 느낌, 잠시 마음이 기댈 수 있도록, 쉬어갈 수 있도록 따스하고 온기를 전해주는 시들이 가득해서다.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의자」전문)

 

  이 시는 한동안 내 몸속 곳곳을 누비며 여러 감정의 여운을 불러일으켰다. 참외나 호박도 식구이므로 의자를 내줘야 한다든가 너도 좋은 의자 아니었냐는 문장은 왠지 모르게 몽글몽글함, 뭉클함, 포근함을 한데 어우러지게 했다. 그처럼 어머니의 말씀에는 걱정과 눈길이 고루고루 다 닿아 있음이 느껴졌던 것이다.
  여기서 의자의 형체는 중요하지 않다. 지푸라기나 똬리도 훌륭한 의자가 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참외나 호박 입장에서는 사람이 사용하는 딱딱한 의자보다 지푸라기나 똬리가 더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그 존재 자체로 누군가에게는 마음을 내려놓고 기댈 수 있는 의자가 되기도 한다.

 


  이정록 시인은 세상을 바라볼 때 무언가를 업신여기거나 무시하는 법이 없었다.
  보통은 쓰임이라든가 가치를 따지며 우위를 매기기 마련이지만 시인은 그 자리에 있는 사물과 생명을 두고 무엇 하나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도리어 주의를 기울여 바라보고 인간의 삶과 다름없이 마찬가지의 관심과 애정으로 대했는데 그래서 시를 읽으면 읽을수록, 일상을 들여다보는 시인의 통찰력과 마음 씀씀이에 감탄하게 되었다.

 

날고 싶은 것들이 죽어 흙이 되면 기왓장으로 태어난다.
절 마당 가득한 저 기왓장들은 곧 하늘로 날아오를 것이다. (...)
날고 싶던 것들의 극락왕생에 낙서하지 마라
-(「햇살의 經文」부분)

 


잘 마른
핏빛 고추를 다듬는다
햇살을 치고 오를 것 같은 물고기에게서
반나절 넘게 꼭지를 떼어내다 보니
반듯한 꼭지가 없다, 몽땅
구부러져 있다


해바라기의 올곧은 열정이
해바라기의 목을 휘게 한다
그렇다, 고추도 햇살 쪽으로
몸을 디밀어 올린 것이다
그 끝없는 깡다구가 고추를 붉게 익힌 것이다
구부러지는 힘으로 고추는 죽어서도 맵다


물고기가 휘어지는 것은
물살을 치고 오르기 때문이다
-(「구부러진다는 것」부분)

 


분식집에서 공사장 함바까지
끼니 끼니 공항에서 열차 식당 칸까지
네가 사람들과 가까이 하는 까닭을
다들 싸고 편하기 때문이라 알고 있지만
나는 공부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지금 너는 이파리와 잔뿌리 다 떠나보내고
학생부군으로 아름다이 누워 있다 살아생전
다른 무와는 달리 뿌리의 반을 흙 속에 묻고
나머지는 햇살에 맨살 내밀었다 땅 속으로 디딘 만큼
하늘 쪽으로 상반신을 들어올렸다 그 힘이다
반달처럼 노랗게 떠올라서 라면에 얹히든지
달빛 기둥처럼 척척 김밥에 궁합을 맞추는 까닭은
흙과 하늘을 절묘하게 끌어안고 있기 때문이다
-(「단무지」부분)


  기왓장은 날고 싶은 것들로 이루어진 또 다른 모습이고, 고추의 꼭지나 해바라기가 구부러진 것은 햇살 쪽으로 몸을 향한 곧은 열정에 기인한 것이며, 단무지가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하늘과 땅의 조화로움을 두루 갖추었기 때문임을 일러주는 시인.


  시인의 시선은 하나의 관찰경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동안 깊게 생각해본 적 없었던 사물이나 현상, 사람과 삶에 대해 새로운 발견이라든가 나름의 의미를 알게 된다.
  이러한 시들이 좋다. 인간의 내면적 불안과 상처, 공허함만으로 끝나는 시가 아니라서 좋고,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며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밀지 않아서 좋다. 우리 주변에는 ‘너를 위한 조언’을 한다면서도, 실제로는 오만하고 거만한 말들만 쏟아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가까운 사이에서도 상대의 사정이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자신들의 잣대로 저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는 경우는 또 얼마나 허다한가.

 

  그러나 이 시집은 그러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것은 묵묵히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그리하여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사물이든 풀꽃이든 나무든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특성을 세심히 담아내며, 저마다의 의미를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것들은 때로는 진중하게 때로는 위트 넘치게 표현되기도 하는데, 시는 어느새 읽는 사람에게 위로와 힘을 한 움큼 쥐어준다.

 

 

 

3. 황동규 시인의 『사는 기쁨』
  위안과 격려를 주는 또 하나의 시집을 꼽으라면 황동규 시인의 『사는 기쁨』을 소개하고 싶다. 칠십 대 중반의 시인은 자신의 몸 상태나 시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하지만 그의 시선과 마음은 그 어느 누구보다도 깨어 있으며 약동하고 있다.

  시인은 일상의 장면들, 그리고 계절의 변화와 눈앞의 경치에서 느꼈던 감흥들을 생동감 있게 풀어낸다.

 

마을 안에 차 집어넣고
이 집, 한 집 건너 저 집, 또 저 집,
구름처럼 피고 있는 살구꽃과 만난다.
빈집에는 작지만 분홍빛 더 실린 꽃구름,
때맞춰 깬 벌들이 이리저리 날고
날개맥(脈) 덜 여문 나비들이 저속으로 오간다.
소의 순한 얼굴이 너무 좋아
소 앞세우고 오는 마을 사람과 눈웃음으로 인사한다.
하늘 구름이 온통 동네에 내려와 있으니
말을 걸지 않아도 말이 되는군.
차에 올라 시동 걸고도 한참 동안 밖을 내다본다.
꽃들의 생애가 이곳을 다시 지날 때
이 꽃구름들 낡은 귀신들처럼 그냥 허옇게 매달려 있다면......
꽃도 황홀도 때맞춰 피고 지는 거다.


다리를 건너 가속페달 밟으려다 말고
천천히 차를 몬다.
몸 돌려 보지 않아도
차 거울들 속에 꽃구름 피고 있고
차 거울로는 잘 잡히지 않으나
하늘의 연분홍을 땅 위에 내려받는 검은 둥치들이
군소리 없이 구름을 잔뜩 인 채 서 있겠지.
차를 멈추고 뒤돌아본다.
아 하늘의 기둥들!
-(「살구꽃과 한때」전문)


  마치 눈앞에 그러한 정경이 그대로 펼쳐지는 것만 같다. 누군가는 꽃나무를 보고도 으레 그러려니 당연하게 여겨 무심히 지나치기도 하지만, 시인은 삶의 순간순간들을 잘 포착해 자신의 눈과 마음에 고이 담아낸다. 덕분에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있었던 그 순간들의 아름다움과 풍부한 감성을 시인의 언어를 통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이 시집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이다. 살다 보면 이것저것 욕심이 안 생길 수는 없겠으나, 그렇다고 주어진 것에 소홀해서도 안 될 일이다. 삶이 거창하지 않으면 어떠하랴. 시인은 조금 부족해도 그 순간 주어진 것에 집중하면 때로는 그냥 그것만으로도 좋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삶이 뭐 별거냐?
몸 헐거워져 흥이 죄 빠져나가기 전
사방에 색채들 제 때깔로 타고 있을 때
한 팔 들고 한 팔은 벌리고 근육에 리듬을 주어
춤을 일궈낼 수 있다면!
-(「북한강가에서」부분)

 


늙어가는 시인 둘과 중년 사진작가 하나가 걷다 서다 한다.
(...)
여기저기 잔바람만 나다니다 들키는 이 한데에서
시인들과 들판이 무언가를 주고받았다.
무엇을?


안저(眼底)까지 환하게 달구던 소금밭의 새하얀 빛인가,
빛바래기 전 세월 어디쯤 소금 빛에 취했던 시인의 모습인가?
물어보려 몸을 돌리면
양쪽 다 고개를 흔든다.
과장 없이 무엇인가 주고받으니 그냥 좋은 거다.
지금은 속없이 소금 냄새만 풍기는 너른 들판과
오랜 동안 계속 입김 불어내 가벼워진 시인들의 지금이
그냥 어울리는 거다.
-(「버려진 소금밭에서」부분)

 


이왕 길을 벗어난 김에
물새들과 알 듯 모를 듯 같이 걷는 해변, 번지는 황혼,
금빛 우려낸 빛이 사방에 어른댄다.
바다를 향해 내논 테이블에 간단한 안주와 토속주 한잔.
눈앞에 캠프파이어가 불타는 삶이 꼭 있어야 하겠나?
하늘에 희한하게 하얀 반달 하나
찾으면 있고, 않으면 없고.
-(「내비게이터 끈 여행」부분)


  삶이 뭐 별거인가. 아, 물론 현실적으로 생각할 것도 많고, 고민도 많고, 따져 봐야 할 것도 많으니 별거가 맞기는 하다. 그렇지만 이따금 모든 근심을 다 내려놓고 저렇게 외쳐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면 자신이 삶에 휘둘리는 게 아닌, 삶을 휘두른다는 느낌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팍팍한 현실, 어쩌면 많은 이들이 삶에 대해 사는 기쁨이나 즐거움보다는 괴로움이나 힘겨움이 더 커서 몸도 마음도 지쳐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럴 때는 “삶이 뭐 별거인가”라며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는 건 어떨까. 주변의 눈 닿는 것들과 교감하며 마음을 주고받아도 좋을 일이다. 꽃이든 나무든 사물이든 상관없다. 자신과의 대화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시인의 문장처럼 ‘과장 없이 무엇인가 주고받으니 그냥 좋은’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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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로그인 후, 상단에 그림이 바뀌어있길래 뭐지? 싶었는데

어머나! 생일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저렇게 바뀌는 게 아닌가.

아무 생각 없이 로그인했다가 깜짝 놀라기도 했고 기분 좋아지기도 했다.

로그아웃했더니 평소와 다름없는 녹색창으로 다시 돌아온다.

여름이라 수박이랑 아이스크림 디자인.

계절마다 조금씩 디자인도 달라지는 듯하다.

어쨌든 기분 좋아지는 네이버의 깜짝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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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를 비추는, 발목을 물들이는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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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생각나는 이름 하나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시작점이라도 된 듯 그 시절 모습이라든가 주고받았던 대화들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소소하고 평범했어도 이런저런 일들이 다 좋았고 즐거웠던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개인에게는 그 시절 함께 했던 누군가로 인해 더욱 의미 있고 소중할 수 있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시간의 감각들은 언제나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 소설의 화자인 나(나애)는 '도이'의 소식을 궁금해한다. 나애를 '라애'라고 불렀던 종려할매와 도이와 상. 그녀는 어렸을 적 병원집에 맡겨져 생활한 적이 있는데 가족과 떨어져 '몸속에 얼음덩이가 박혀 있는 것'(p.143) 같았던 고독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유년 시절을 함께 보낸 '도이'와 '상' 덕분이었다.

 

도이와 상과 나애, 나는 우리의 구성이 가진 의미를 알 수 없기에 몬드리안의 극단적인 추상화를 바라보고 있다.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 어디에나 그런 구성이 존재하는 것일까. 우주의 질서 속에 존재하듯, 나뭇잎 한 장의 질서 속에도, 물 한 방울의 질서 속에도 존재하는 것일까. 우연도 필연도 아닌 물질의 속성으로서의 기본 구성, 최초의 구성. (p.217)


우리 각자가 한 일은, 모든 사람과 생물과 무생물의 꿈속으로 스며들어간다.
그러니 도이, 내가 기억하는 것이 너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 (p.218)

 

  그러나 나애와 상과 도이는 이것이 끝이구나 할 만한 것, 분명하고 정확하게 인식되는 헤어짐을 한 게 아니었다. 그저 각자의 사정에 의해 엇갈리기도 하고 멀어지면서 서서히 이별을 하다 연락이 끊긴 것이다.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래서 나애는 도이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그의 소식을 듣고 싶어 한다.
  추억이란 건, 더불어 기억이라 건 그런 것 같다. 그 순간에도 버팀목이 되어주었지만 살아가는 동안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힘이 되어준다. 그것이 약간의 슬픔이라든가 그리움을 담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렇게 우리는 기억과 함께 호흡한다.

 


  한편 이 소설은 화자의 어린 시절뿐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도 이야기가 진행된다. 여기에서는 그녀를 둘러싼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그로 인한 그녀의 감정을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기대나 갈망, 욕심보다는 주어진 것을 갖고, 어딘가에 갇히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나애. 반면 희도는 안전하고 포근함을 주며 그녀를 안심시키는 남자다. 그러나 나애는 그와 많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언젠가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리라는 생각 또한 한편으로는 하고 있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마음 안에 그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희도는 언제 내 눈을 열고 마음 안으로 들어왔을까. 중략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방심한 어느 사이에 희도는 원래 내 안에 있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자리를 차지했다. (p.106)

 


  살면서 반복되는 이별과 상실. 어떤 것은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도 있고, 어떤 것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그것들을 제외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평일의 한낮, 나애는 지방 공항으로 향한다. ‘지나간 시간만큼 주변을 빙빙 돌며 탐색하고 서성거려야 할지도’(p.244) 모르지만 그녀는 그저 손 놓고 바라보는 것이 아닌 어떤 선택을 했다. 그것은 아마도 이야기를 다시 이어 나가고자 하는 그녀의 의지일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마음이 어디로 향해있는지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것, 앞을 향해 내딛는 그녀의 발걸음은 독자들에게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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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자주 내리는 요즘. 우산을 꼭 챙겨야 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자신이 가진 우산이 다음과 같은 우산들이라면?
덥고 습한 날씨에 잠시나마 기분전환이 될 수 있도록
우산에 관한 그림책들을 모아봤다.
 

 

1. 오늘도 맑음  - 이영주


시골에서 할머니와 지내는 은별이는 매일같이 비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만 계속될 뿐이다.
그러다 드디어 내리는 비!! 은별이는 너무나 좋아한다.
엄마가 보내준 비옷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옷을 예쁘게 차려입고 여기저기 자랑하러 다니는 은별이의 표정이 정말 귀여웠다.

 


이 그림책은 맑은 날씨의 선명함도 잘 표현되었지만 비 오는 풍경도 참 예쁘게 잘 그려졌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은별이의 생생한 표정!!
비 오는 날씨가 이렇게도 신이 나고 기쁜 일일 수도 있음을 덕분에 알았다고나 할까.   
덧붙여, 은별이가 하늘에 비 오게 하겠다고 기우제 지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에서는 빵 터졌다.
두루마리 휴지 잔뜩 풀어놓고 춤도 추고 엎드려 절도 하는데 아이의 순수함과 엉뚱함, 간절함이 잘 느껴지면서도, 너무나 진지한 은별이의 표정 때문에 자꾸만 웃음이 나왔던 것 같다.

 

 

 

 

 

 

 

 2. 노란 우산 - 류재수


글 없는 그림책이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선에서  노란 우산 하나가 등장한다.
걸어가다가 이내 파란 우산, 빨간 우산과 만나게 되고
점점 풍경이 달라지면서 우산들이 하나씩 하나씩 늘어나게 된다.
놀이터라든가, 계단이라든가, 기찻길 앞 등등.
도시는 회색빛이 가득하지만 비 오는 날의 우산들이 있어 마치 예쁜 꽃들이 피어난 것만 같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알록달록한 우산들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경쾌한 기분이다.

 

 

 

 

 

 

 

 3. 우산- 정지영


현관문을 열었더니 하늘을 떠다니는 우산이 있다면?
유리는 그 우산과 함께 특별한 여행을 떠난다.
제일 먼저 만난 동물은 노루다.

숲에 자동차 도로가 생기고 먹이를 구하던 노루는 그만 차에 치이게 된다.

유리는 "노루야, 일어나 함께 가자."라며 말을 건넨다.
그렇게 유리는 코끼리, 북극곰, 하늘다람쥐, 사향고양이, 오리, 염소와 원숭이, 토끼, 앨버트로스, 돌고래, 양을 차례차례 만난다.

 

갈 곳 없고, 삶의 터전을 잃었으며, 어딘가에 갇혀 있던 동물들을 풀어주며 그들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는 유리.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동물 친구을 안아주고 손 내밀어 주며 위로하는 모습에서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4. 둥둥이의 우산 - 조윤영


둥둥이는 작고 조용한 늪에서 살고 있는 악어다.
하늘에서 스르륵 우산 하나가 내려오지만 둥둥이에게는 처음 보는 물건, 낯선 물건이라 이게 뭐지?, 하며 냄새도 맡아보고 혀로 핥아 보는데 갑자기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우산이 뒤집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게 아닌가.

 


그러다 도착하게 된 도시는 매일같이 비만 내리고, 어딘가 슬퍼 보일 뿐이다.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아무도 둥둥이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둥둥이는 혼자서 종이배를 접는 여자아이를 발견하고는 머리 위로 우산을 씌워 준다.
여자 아이는 작은 목소리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데...

 


왠지 마음 따뜻해지며 덩달아 웃게 되는 그림책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주며 더 이상 혼자가 아니가 되었으니까.
그리고 먼저 인사하고, 말을 걸고, 함께 노는 것.
아이들은 그것만으로도 금방 친구가 되고, 서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멋진 것 같다.
 

 

 

 

 

 

 

 

 5. 초록 우산 - 잰 브랫

 

카를로스는 초록 잎사귀들로 엮어 만든 우산을 쓰고 얼룩무늬재규어랑 원숭이를 구경하러 안개 숲으로 들어간다.
나무 위로 올라가면 더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우산을 내려놓고 무화과나무로 올라가는 카를로스.
한편 우산 속으로 동물들이 하나씩 들어오기 시작하고, 어느새 초록 우산은 동물들을 싣고 물 위로 떠내려가는데...

 


이 그림책은 울창한 숲이며 동물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잘 표현해냈다.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그림책! 아름답고 개성 있는 일러스트다.
 

 

 

 

 

 

 

 6. 꿈꾸는 우산 - 장윤경


아이는 매일 밤늦께까지 텔레비전을 보며 엄마 아빠를 기다린다.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현관문을 열어보니 문밖에는 커다란 우산이 놓여 있다.
우산을 들고나가자 정글짐에서 만난 아이는 그 우산이 멋지다며 꼭 하늘을 나는 풍선 같다고 한다.


"나도 그런 우산이 있으면 좋겠어!
우산을 활짝 펼치면 하늘 높이 날아올라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거야.
예쁜 새랑 이야기도 나누고 구름이랑 술래잡기도 할 거야!"
아이는 우산과 함께 훨훨 날아올랐어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런 우산이 있다면',
비 오는 날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수 있겠다는 아코디언 연주자 아가씨,
예쁜 발레리나처럼 춤을 출 수 있을 것 같다는 과일 가게 할머니,
우산을 돛 삼아 파도를 타고 싶다는 아주머니.
동물원의 표범도,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만난 청년도 자신의 소망을 말한다.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알록달록한 우산 이야기.
반짝반짝한 우산만큼이나 마음도 반짝반짝해지는 느낌이다.

 

 

 

 

 

 

 

 7. 빨간우산의 세상 여행 - 잉그리드 슈베르터


이 그림책은 글자 없는 그림책으로 면지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강아지와 고양이가 숲속에 떨어진 빨간 우산을 발견하는데,
그중 강아지가 빨간 우산을 폈다가 바람에 날려 여행을 떠나게 된다.
강아지는 하늘 높은 곳으로 올라가 구름 위를 걷기도 하고, 다양한 동물들이 가득한 초원에 도착해서 위험에 빠지기도 하지만 가까스로 그곳을 빠져나오며 모험을 이어나간다.
이외에도 바닷속이나 나무가 울창한 밀림, 그리고 곰이 사는 북극까지 누비는 빨간 우산과 강아지!
덕분에 세계 곳곳을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었고, 신나고 재미있었다.

 

 

 

   

 

 

 

8. 이렇게 멋진 날 - 리처드 잭슨 글, 이수지 그림

 

비 오는 날은 주로 실내에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림책 속의 삼남매에게는 그렇지 않다.
아이들은 실내에서 뱅글뱅글 돌며 춤을 추다가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가 물웅덩이에 첨벙첨벙 거리기도 하고
큰 소리로 노래도 부른다.
그러다 비구름이 걷히고 해가 뜨면 언덕에서 미끄럼을 타며 내려오기도 하고 커다란 나무 위로 올라가 매달리기도 한다.
비가 와도, 해가 떠도 아이들에게는 늘 오늘은 정말 멋진 날인 것이다.

 

 

이 책은 우산에 관한 그림책이기보다는 어떤 날이든 멋진 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그래도 비올 때 우산 쓰고 첨벙거리는 장면이 마음에 들어서 추천해본다.
혹은 우산을 타고 하늘을 나는 장면도 마음에 들었고 말이다.
보통 비 오는 날이면 빗물이 튈까 봐 조심조심 걷게 되고
비 맞을까 봐 우산도 신경 써서 쓰게 되는데
이 그림책을 보니까 따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이 책의 그림은 유쾌함과 자유로움, 가벼운 몸짓을 담아냈다.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날, 기분이 살짝 가라앉는다면 이 그림책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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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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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문학가 도스토예프스키. 그가 쓴 소설 중 마지막 작품이기도 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는 다음과 같은 비극적 사건을 다룬다.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 그는 자신의 아들인 첫째 드미트리, 둘째 이반, 셋째 알료샤(알렉세이의 애칭)가 어떻게 자라는지 관심도 없이 오로지 술과 여자, 방탕한 생활에 빠져 사는 남자다. 그는 드미트리의 친모가 아들 몫으로 남긴 유산을 착복한 것도 모자라, 한 여자를 두고 드미트리와 싸우는 중이다. 돈 문제로 인한 불화, 그리고 아들의 돈을 미끼로 애인을 뺏으려는 아버지 때문에 드미트리는 그에 대해 끔찍한 혐오감을 느끼며 아버지를 죽이고 싶어 한다. 그러던 중 표도르 파블로비치가 살해되고, 드미트리는 이 사건의 피의자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게 되는데... 

 

 


[도스토예프스키, 인간에 대한 통찰을 집대성하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4부 12편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된 총 3권의 장편소설이다. 1권이 여러 인물에 대한 소개와 집으로 모이게 된 세 형제가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라면, 2권에서는 인물 간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드미트리가 아버지 살해 혐의로 체포되어 예심을 받게 된다. 사건의 정확한 전말은 3권에 나온다. 그리고 여기에서는 드미트리 표도로비치에 대한 공판이 주를 이룬다.


  이 소설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형제들뿐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다른 등장인물들의 삶과 사연도 함께 담아냈다. 그런데 사람이란 존재는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오늘날에 이르는 만큼, 어떤 것이든 나름의 유기적 연결성, 그러니까 그것이 사건에 대해서든 그 사람에 대해서든 어떤 관련을 갖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므로 다른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포함해 차근차근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읽어나가기로 한다.


  책을 완독한 후, 이 작품은 가까이서 바라보면 세 형제의 이야기와 친부 살해를 소재로 한 소설이지만, 조금 물러나 넓게 바라보면 등장인물 저마다의 인간적 욕구, 본성, 탐욕, 그 민낯을 그려내고 있으며 그와 더불어 선과 악, 신의 존재와 믿음에 대해서 종교적, 철학적인 사유를 보여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작가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작품을 통해 점점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사람의 ‘개인성, 분리, 고립, 냉소’가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그 대신 ‘보편적 형제애, 인류에 대한 봉사, 통합, 이해’가 필요함을 강조하며 인간 전체와 신앙을 종합적인 시각으로 아우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러시아 문학이고 근대소설이다. 그런데 그에 크게 상관없이 마치 지금 사람들의 모습이나 문제를 다룬 듯, 인물들의 내면이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부분에 매우 감탄해본다. 그리고 때때로 위기 앞에서 등장인물들은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지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과거의 결정 때문에 후회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처럼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은 독자에게 동질감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어떤 선택,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그리하여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 어느새 책을 읽는 내내 이런 흥미가 생기게 되었는데, 이것은 이
장편소설이 제법 방대한 양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을 수 있게끔 해주는 좋은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과연 시대를 뛰어넘는 문학작품이라 할만하다.

 

 


[삶과 사람, 답은 사랑이다]
  미움과 질투, 조롱과 모욕, 의심과 냉대.
  책을 읽다 보니 비단 카라마조프가의 일이라고만은 할 수 없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조시마 장로가 있던 수도원에서도, 콜랴와 일류샤(스네기료프의 아들인 일류셰치카의 애칭)가 있던 소년들 사이에서도, 그리고 그 밖의 다른 인물들 간에도 이러한 모습은 종종 찾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은 어떤 마음으로 삶 혹은 사람을 대하며 살아가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해 도스토예프스키는 끊임없이 사랑의 가치를 언급한다. 사랑. 이것은 가족, 연인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사랑도 말함이다. 이 책 2권, 조시마 장로가 손님들과 나눈 담화에서는 사랑의 범위를 동물, 식물, 모든 사물로 확장시켜 모든 사람을, 모든 것을 사랑하라고 말하기도 한다.

 

겸허한 사랑은-어떤 힘과도 비길 수 없는, 모든 힘 가운데 가장 무서운 힘이니라.(2권 p.84)

 


  그래도 막상 모든 것, 그리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라 하면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조시마 장로는 실천적 사랑을 언급한다. 이것은 한 사람을 온전히, 멈추지 않고, 행동으로, 존재를 다하는 사랑이다. 상대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존중과 진심으로 대하는 것, 그리고 타인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도 사랑이니 자신이 할 수 있는 사랑을 해보면 어떨까.


  알료샤는 그루셴카와의 첫 대면에서 그녀를 소문대로 여기지도 않고 어떤 판단 없이 신뢰와 지지를 보낸다. 그런 그에게 그녀는 누군가 자신을 용서해주고 사랑해주길 기다렸다며 고마워하고 감동해한다. 그러자 알료샤는 그루셴카에게 자신은 그저 작은 양파 하나(소설 속에서 ‘양파 한 뿌리’에 대한 우화가 등장한다)를 건넸을 뿐이라며 자신을 낮춘다.
  소설 속에서 알료샤는 언제나 그랬다. 편견과 선입관 없이 있는 그대로 상대를 바라봐 주고 말을 들어준다. 그는 남을 비난하거나 의심한 적 없으며, 아무 이유나 조건 없이 상대를 사랑하고 믿어준다. 물론 이러한 점은 누구나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쨌든 진실함이 담긴 그 한순간만으로도 누군가는 절망으로부터 되살려지는 것 같은, 마음의 구원을 받기도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랑은 여전히 쉽지 않으며, 말처럼,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지금 당장 마음 한 줌 내어줄 여유가 없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이것만이라도 꼭 지켰으면 좋겠다. 내면에 분노와 미움이 있더라도 거기에만 너무 집중하지 말 것, 그것들이 스스로를 파괴하도록 내버려 두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하겠다.


  그리고 불행 없는 삶은 없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분명 그 안에서도 행복과 희망은 있을 수 있음을 도스토예프스키는 전한다. 그러니 미움, 질투, 증오가 점점 마음을 차지하도록 가만히 있을 게 아니라 마음 한구석에 사랑도 싹틀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고 주의를 기울여 돌봐야 한다. 우리는 자신이 증오와 불행에 사로잡혀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포함해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것마저 잊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다. 이것은 무엇보다 그 삶을 살아가는 ‘자신’을 위해서인 만큼,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며 앞으로도 쭉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삶이 네게 많은 불행을 가져오겠지만, 바로 그 불행들로 인해 너는 행복해지기도 할 것이며, 삶을 축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삶을 축복하게 해줄 게야-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너는 바로 이런 사람이란다. ...”(2권 p.14)


"뭣하러 날수를 셉니까, 인간이 모든 행복을 알게 되는 데는 단 하루로 충분해요. 내 사랑하는 이들이요, 왜 우리는 서로 싸우고, 서로 허세를 부리고, 서로 앙심을 품는 걸까요? 곧바로 뜰에 나가 산책을 하고 뛰어놀고 서로 사랑하고 칭찬하고 입맞추고 우리의 삶을 축복합시다."(2권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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