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매력의 조건 - 30초의 승부
잇시키 유미코 지음, 강석무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누군가를 칭찬하거나 혹은 어떤 사람인지 묘사할 때,
‘예쁘다, 귀엽다, 멋있다, 상냥하다, 친절하다’와 같은 표현도 있지만, 매력 있다는 말도 종종 쓰이고는 한다.
매력이 있다는 건 그 사람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되고, 빠져드는 무언가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 책이 소개하는 55가지의 매력의 법칙, 그중에는 꽤 간단한 것들도 많으니 놓치고 있는 부분을 보완해봐도 좋을 것 같다.

 

 


지금의 사회는 외모지상주의 시대다. 외모만으로 그 사람을 쉽게 평가하고, 편견과 선입견으로 바라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어쩐지 입맛이 쓰다. 때로는 불공평하고 부당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채로 불평불만만 쏟아내는 건 아무 소용이 없다.
외모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글쓴이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자신을 프로듀싱하라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호해도 괜찮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의 외모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수 있도록 ‘어울리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아는 일이다.
어울리는 옷, 어울리는 색깔, 헤어스타일과 안경 등. 그리고 조언은 여러 사람에 듣는 것이 좋으며, 이왕이면 객관적이고 솔직하게 평가해줄 사람을 골라야 하겠다.

 

 


두 번째는 화법에 대한 이야기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했다. 그리고 같은 표현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말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매력이란 것은 그 사람의 전체적인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외모가 출중하더라도 화법이 실망스러우면 그 사람에 대한 느낌이 좋을 리 없다. 말투나 단어, 목소리 톤과 대화스타일 등 화법도 외모만큼이나 노력으로 가꿔야 할 부분이다.


대화할 때는 '듣기 7, 말하기 3'의 자세를 기억할 것. 그리고 상대의 이야기에 적절한 반응을 하며 맞장구를 쳐주고, 눈을 응시하는 것, 풍부한 표정을 지어주는 것도 기억하면 좋을 듯싶다.

 

 


세 번째는 마음가짐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늘 좋은 일만 있고 웃을 일만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부정적이고 인상 쓰는 사람보다는 역시 긍정적인 사람이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사람의 기분은 전염성이 있어서 밝은 기운, 긍정적인 기운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덩달아 기분 좋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는 이러한 마음을 먹는다는 게 쉽지는 않다. 그래도 본인을 탓하기보다는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하도록 노력하자. 그래야 자신의 자긍심, 자존감도 함께 높아질 것이다.

 

 


미움받지 않으려고만 하면 '나'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문장에 공감한다. 상대를 위해 배려하는 마음으로, 상대를 더 좋아하는 마음으로, 여기에 덧붙여 미움받기 싫어서 거절하지도 못하고 양보만 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그것이 자신을 짓누르며 ‘나’를 잃게 할 수 있다.
게다가 상대방은 이러한 것을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는 거. 그저 본인의 말을 들어주는 걸 당연시할 뿐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그런 사람을 위해서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 자신을 위해서, 솔직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다움’으로 아름다움을 완성할 것.
오늘 하루는 시간을 내어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써보고 자신다움이 뭔지 찾는 시간을 가져 봐도 좋을 것 같다.
<외모>, <화법>, <마음가짐>.
결국 매력을 찾는 과정은 자신에 대해 잘 알아가는 과정과 닮았음을 발견해본다. 그런 연결고리 속에서 사람의 중심은 점점 단단해지고 빛이 나는 게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형제 동화전집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1
그림 형제 지음, 아서 래컴 그림, 김열규 옮김 / 현대지성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잠시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해야겠다.
그림형제 동화전집.
책 제목을 접하고 목차를 봤을 때, 그림형제가 쓴 동화가 이렇게 많았나 잠시 놀랐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게 아니라는 것을 정확히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그림 형제가 약 200년 전 “수집”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형제는 독일적인 것에 대한 애착과 집념이 많았는데 신화, 전설, 동화 등에 많은 관심을 가져서,
독일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모아서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쉽게 생각해서 우리나라 전래동화와 같은 맥락으로 바라보면 될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그 많은 이야기를 모으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그 노력이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이렇게 완역본이고 한 권으로 만날 수 있으니 독자로서는 참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야코프 그림(좌측)과 빌헬름 그림(우측)

본격적으로 동화를 읽기 전,
우선 역자 해설을 통해 그림 형제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형제의 삶은 어쩐지 역경을 이겨내는 동화 속 주인공들과 닮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행복하고 유복했던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겪는 고난,
이모의 도움으로 리체움에 들어가 받게 되는 학교 교육,
귀족 가문 출신 아이들에게 받는 멸시, 끊임없는 노력으로 수석 졸업,
대학 입학, 그러나 이어지는 불공평한 처사...
그야말로 시련이 반복되며 굴곡진 삶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형제는 대학에서 법률을 전공하게 되는데 법률을 잘 이해하기 위해
신화, 전설, 동화 그리고 민속 등에 관심 갖게 되었다고 한다.

 

 

 

 

 

목차를 보니 반가운 제목들이 많이 눈에 띈다.
헨젤과 그레텔, 신데렐라, 작은 빨간 모자, 브레멘 음악대 등등.
어쩐지 어렸을 적 동화책을 펼쳤을 때의 설렘이 다시 느껴진다고나 할까.

 

 

 

 

 

특히 아서 래컴을 포함해 다양한 삽화가의 그림이 함께 한다는 점 또한 이 책의 큰 매력이다.
아서 래컴의 컬러 삽화는 앞쪽에 따로 모여 있었는데
인물의 표정, 동작, 동화의 분위기가 잘 살아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거 같다.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는
1번 <개구리 왕자>부터 200번 <황금 열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동화들을 담고 있다.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동물, 사물이 등장하고 왕자와 공주들도 많이 등장하는데 상상력을 펼치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동화지만 때론 잔혹스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대표적으로 <신데렐라>.
그러자 계모는 큰 딸에게 칼을 주며 말했습니다.
"네 엄지발가락을 잘라 버리렴. 왕비가 되고 나면 네 발로 걸을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야."
큰 딸은 자기 엄지발가락을 끊어 버리고는 지독한 아픔을 참으며 억지로 신 속에 왼발을
집어넣은 뒤 왕자에게 갔습니다. (p.210)

이렇게 말하는 계모나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큰딸이나 둘 다 무섭다는 생각을 해본다.
왕자와의 혼인을 위해서라면 이렇게 가혹해질 수 있나 보다.

 

 

 


그래도 대개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이 많다.
<충신 요하네스>는 왕자들도 살리고 요하네스 역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열두 왕자>에서도 막내 공주는 7년 동안 말을 하지도, 웃지도 않고 견디다
화형을 당찰 위기에 처하지만 12마리의 까마귀가 나타나 왕자로 변하면서
모두 행복하게 살게 된다.

 

 

 

동화를 읽다 보니 재미있는 발견도 하게 된다.
<라푼첼>에서는 아내가 상추를 먹고 싶어 하는데 라푼첼은 상추를 뜻하는 독일어라고 한다.
그래서 여자 마법사가 여자아이 이름을 라푼첼로 짓는다.
<엄지둥이>에서 엄지는 딸이 아니라 아들로 나온다.
달리기 시합 역시 토끼와 거북이를 떠올리기 쉽지만 여기에서는 <토끼와 고슴도치>가 등장한다. 토끼가 고슴도치를 우습게 여기는데 물론 승자는 고슴도치다.
고슴도치는 아내와 함께 꾀를 내어 토끼를 33번이나 이긴 것!
이 동화는 제아무리 잘난 사람일지라도 자기보다 못하다고 하여 남을 우습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남긴다.

 

 

 

 

[어린이을 위한 성스러운 이야기]는
<숲 속의 성 요셉, 12사도, 장미, 하늘나라로 가는 길, 하느님의 음식, 세 개의 푸른 나뭇가지,
성모 마리아의 작은 잔, 외로운 할머니, 하늘나라의 결혼잔치, 개암나무 가지>

 

이렇게 총 1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의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에서도 어떤 동화는 종종 하느님, 예수, 천사가 등장하곤 했다.
하지만 뒤에 등장하는 10편은 제목부터가 종교적인 부분이 좀 더 강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제는 어른이 되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도 동화는 여전히 많은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앞으로도 종종 동화와 마주하고 싶을 따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셜록 홈즈 Y 베스트 컬렉션 세트 (전2권 + 영문판) - 성적이 오르고 머리가 좋아지는 셜록 홈즈 베스트 컬렉션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시드니 패짓 그림, 꿈꾸는 세발자전거 엮음, 박기완 외 감수 / 미다스북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내생에 첫 탐정추리 소설과의 만남. 그것은 바로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였다.
그래서 그 설렘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너무 재미있어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고, 다른 추리소설을 뭐가 있을까 찾아보도록 출발점이 되어준 책이기도 하다.
셜록 홈즈 시리즈는 추리소설의 기본이자 고전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런 소설이 전문가에 의해 재미있는 국어 학습서로 재탄생했다.
그동안 공부는 공부고 소설은 소설이라며 따로 생각해왔었는데 이런 편견을 깬 신선한 발상의 책이 나온 것이다.
『셜록 홈즈 Y 베스트컬렉션』
지루하고 따분한 지문 대신 흥미진진한 소설의 장면이 등장한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독해력은 물론 필수 국어 단어까지 챙길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컬렉션은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시리즈 중 베스트 작품으로 뽑힌 소설] → [필수어휘 심화학습]
본문 중 필수 국어 단어는 굵게 강조되어 있는데 1권은 파란색, 2권은 주황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물론 소설이기에 그저 재미있게 읽으면 된다.
모르는 단어는 앞뒤 문맥을 통해 유추해보고 자세한 것은 ‘필수어휘 심화학습’에서 다루고 있으니 뒤이어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드는 부분이 바로 이 심화학습 부분이었다.
단어의 여러 가지 뜻과 한자 뜻풀이가 잘 나와 있어 이해하기 쉬웠고, 따로 사전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참 만족스러웠다.




베이커 가 221B번지에는 셜록 홈즈에게 사건을 의뢰하러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신발, 복장과 태도, 향기, 손가락, 편지의 필적 등 짧은 시간 관찰만으로도 상대방에 대해 알아내는 셜록 홈즈.
그의 관찰력과 날카로운 추리는 언제나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뛰어나다.
그리고 박학다식한 면모를 보여주며 천재적이고 냉철한 능력으로 일의 경위를 밝혀내니 정말 매력적인 인물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셜록 홈즈 Y 베스트컬렉션 1>에서는 「보헤미아의 스캔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셜록 홈즈에게 ‘그 여인’이라 불리는 아이린 애들러가 등장하는 일화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가 왓슨에게 추리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기도 하는데 그런 것도 독자에겐 하나의 즐거움인 것 같다.




“자네는 보기만 할 뿐 관찰을 하지 않아. 보는 것과 관찰하는 것은 완전히
달라. 예를 들면, 자네도 현관에서 이 방으로 올라오는 계단을 여러 번
보았겠지?” (p.20, 「보헤미아의 스캔들」)


“아직은 단서가 없어. 단서가 없는 것을 추측하는 것은 큰 잘못이야. 사실에
맞는 이론을 찾는 대신, 이론에 맞도록 무의식중에 사실을 왜곡하게 되지.
하지만 이 편지만 생각해보세. 자네는 이 편지에서 어떤 것을 추측하나?”
(p.21, 「보헤미아의 스캔들」)



<셜록 홈즈 Y 베스트컬렉션 2>에서도 진기하고 기괴한 사건들은 이어진다.
모리아티 교수가 나왔던 「마지막 사건」도 인상 깊지만, 이 컬렉션에서는 사실 「빈집의 모험」 쪽에 마음이 조금 더 기울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홈즈가 다시 나타나 진짜 반가웠던 것이다.
결정적인 단서로 추리를 해나가는 셜록홈즈.
그에게는 역시 그 모습이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인 것 같다.




나는 그의 팔을 잡고 소리쳤다.
"홈즈! 정말로 홈즈인가? 정말로 살아 있었나? 어떻게 그 무서운 심연에서
기어 올라올 수 있었나?"
"잠깐 기다리게. 이야기를 해도 괜찮겠나? 내가 극적으로 모습을 나타내는
쓸데없는 짓을 해서 자네를 정말 놀라게 했군."
"나는 괜찮지만 내 눈을 믿을 수 없어, 홈즈! 세상에! 자네가 내 서재에
나타나다니!" (p.60, 「빈집의 모험」)




12편의 소설은 영문판으로도 함께 즐길 수 있어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정리하자면, 재미있으니까 끝까지 읽게 되고 소설이라 또 읽고 싶어지더라.
그러니 다른 소설들도 이렇게 구성되어 나오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는 세계고전문학이나 동화들!
책도 읽고 국어의 기초도 쌓을 수 있으니 앞으로 이런 컬렉션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플로리스트, 노사라의 도쿄 플라워
노사라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꽃이라든가 나무는 사람을 평온하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꽃집 주변을 지나치면 자신도 모르게 걸음이 느려지고는 한다.
다양한 색깔로 모여 있는 꽃들.
처음 보는 꽃이 있으면 이름은 뭘까 궁금해하며 하나하나 눈에 담곤 했다.
『플로리스트 노사라의 도쿄플라워』
꽃은 한 송이도 예쁘고 다발로 있어도 예쁘다.
그리고 여러 종류의 꽃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멋진 작품이 되기도 한다.
플로리스트가 소개하는 도쿄의 꽃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은 아름답고 선명한 꽃들 사진이 가득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아지는 책이다.
또한, 글쓴이가 얼마나 꽃을 좋아하는지도 생생히 전해져 덩달아 마음이 설렜던 것 같다.




아직도 기억한다.
처음 꽃을 시작한 날, 나와 처음 만난 꽃은 선명한 오렌지 빛이 매력적인 라난큐러스였다.
설렘과 두근거림으로 조심스레 꽃을 만졌고, 만지는 내내 무언가 알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
했다. 그냥 그 자체가 너무 즐거웠던 것 같다. (p.9)




열정, 노력, 의지. 이런 단어들이 떠오른다.
자신의 꿈을 위해 내린 결정을 보고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건 분명 아무나 하지 못하는 것이니까.
그녀는 꽃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직장을 그만두고 모아둔 돈으로 대학원을 가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에서 운영하는 플라워 스쿨, 하나키치(Hana-kichi) 다니기 위해 도쿄로 왔다.
그녀가 선택한 코스는 2달간 진행되는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는 프로페셔널 코스.
교육 후에는 테스트가 있는데 그녀는 1등으로 합격하며 과정을 수료하는 기쁨을 맞이하게 된다.



《플로리스트의 도쿄 핫 플레이스 22》
깜짝 놀랐다. 도쿄엔 플라워샵이 정말 많아서.
그것도 이렇게 다양한 색깔을 가진, 플로리스트들의 개성이 담긴 가게들이 많이 있다는 게 왠지 신기하고 굉장하게 여겨졌다.
<니콜라이 버그만>
니콜라이 버그만은 지금 일본에서 가장 핫한 플로리스트라고 한다.
덴마크 출신인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런칭 했는데 컬러가 돋보이는 디자인이 무척 인상 깊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베스트셀러 상품은 파베 테크닉의 플라워박스.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사용해 생화의 모습을 오래 간직한다고 하니 선물용으로도 훌륭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 티하우스>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은 본사직영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차별화된 전략, 잘 갖춰진 시스템이 큰 특징이다.
무엇보다 예쁜 꽃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았다.
라이프스타일 부케라고 해서 작은 꽃다발을 파는데 단돈 350엔(약 4천 원)이라고 하니 하나쯤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리고 꽃이 있는 카페 ‘티 하우스’도 돋보인다.
이곳은 계절에 맞게 실내장식 바꾸는데 조화가 아니라 진짜 식물들이나 꽃으로 장식해 생동감을 더해주고 있었다.
그 밖에도 기억에 남는 곳이 더 있다.
매월 다양한 디자인 선보였던 <고토 플로리스트>.
보라색 스위트피를 알게 해준 생선가게 옆 플라워샵 <스이렌>.
그린 인테리어 전문 플라워샵 <무지> 등등!
직접 꽃향기를 맡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도쿄의 꽃 축제 - 일상에서 자연을 즐기다》가 이어진다.
<장마철 수국 여행, 가마쿠라>의 사진을 보니 이곳도 가고 싶다고 느꼈다.
비 오는 날에 우산을 들고 이곳 산책로를 걸으면 어떤 느낌일까.
그렇다면 아마 덥고 습해서 힘든 여름도 조금은 좋아질지도 모르겠다.
도쿄는 그저 도시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도쿄플라워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린다는 걸 느껴본다.
다시 한 번 느껴본다. 꽃은 도심 속에서도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는 것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우리는 끝내 서로를 놓지 않았다, 개정판
박정헌 지음 / 황금시간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끈』. 제목으로 쓰인 이 단어 하나가 순간 마음을 울컥 동요시킨다.
전후 사정을 얘기하지 않아도 왠지 알 것 같은 기분이랄까.
산악인 박정헌과 후배 최강식의 히말라야 촐라체 원정 이야기.
끈은 얇지만 강렬하고 단단한 느낌으로 두 사람을 이어주는 그 이상의 것이었음을 느끼게 해준다.
촐라체는 거대한 수직 벽의 매력을 뽐내며 하늘을 향해 6,440미터로 성큼 솟아있다.
하지만 절대 만만하지 않은 곳. 누구나 성공하는 곳은 아니다.
인간이 산을 정복했다고 하지만 어쩌면 산이 최고점에 오르도록 허락해준 것은 아닐까.
거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기만 하다. 그래도 도전한다. 산이 거기 있으니까.




히말라야의 푸른 능선이 저 멀리 펼쳐진다.
눈을 밟는 소리마저도 생생하게 전해질 정도로 문장은 세세하고 사실적이다.
산의 모습과 여정, 그리고 촐라체 정상을 오르는 순간의 전율!!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산을 내려가 땅을 밟기까지는 등정의 연속이었다.
잡념을 떨치고 손과 발을 움직이는 것에 더 집중해야 할 때다.
사실 등정도 그랬지만 하산도 그에 못지않은 어려운 과정이더라.
음식과 물, 잠자기도 쉽지 않고 산사태, 눈 절벽, 사람을 날려 버릴만한 강풍, 추위,
희박한 산소, 긴장과 피로, 천근만근 무거운 몸으로 잘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등.
그야말로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매 순간 긴장과 고비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중 강식이 크레바스(Crevasse, 빙하나 설계에 균열이 생겨 갈라진 틈새)에 빠져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글쓴이가 ‘죽음의 블랙홀’, ‘악마의 입구’라고 부르는 크레바스!
모든 건 순식간에 일어났다.




글쓴이와 강식 사이에는 오로지 자일(seil, 등산용 밧줄)뿐이었다.
강식은 발목이 부러졌다.
글쓴이는 갈비뼈를 다쳤고 손가락이 얼어 감각이 무뎌졌지만, 끈을 더욱 꽉 부여잡는다.
생(生)으로의 귀환은 그야말로 처절한 사투였다.
두 사람이 살아있고 모두 구조돼 한국으로 온 것은 기적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참으로 감사하고 다행인 일이다.
그러나 촐라체의 냉혹한 그림자는 그리 쉽게 물러가지 않았다.
손이 시커멓게 변하고 조직이 죽어 치료 불가능한 동상 상태였던 것이다.
여덟 손가락. 절단 수술을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고심했던가.
그는 그렇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견디며 또 다른 알피니스트가 되어 있었다.




이후 그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실크로드 대장정.
세계 최초로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히말라야 산맥 2,400킬로미터 비행 횡단 성공.
촐라체가 준 장애에도 절대 굴복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그의 모습을 보니 눈부시다고 느낀다.
사람의 마음은 산보다 높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스스로 던지는 질문은 계속된다. 손가락이 없다고 해서
과연 산에 오를 수 없을까? 바위와 빙벽만이 과연 오를 수 있는
산의 전부일까? 내가 산을 떠나서 또다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p.217)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왜 사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바로 이거다.' 하는 누구나 수긍할
만한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단지, 보다 가치 있는 인생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생각만 나왔을 뿐이다. 어쩌면 등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향해 끝없이 오르는 행위가 등반이다. 그것이 때론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일지라도 그런 면에 있어서 우리가 산을 오르는 행위나
인생을 살아가는 행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인간은 오늘도 산을 오른다. (p.23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