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어렸을 때와 비교해보면

미세먼지 때문에, 혹은 황사 때문에,

그것도 아니면 공기오염물질 때문에 

흐린 하늘을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맑개 개인 날씨속에서 

이렇게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은

새삼 참 감동이다.

그래, 하늘은 원래 이렇게 예쁜 빛깔이지,라면서.

 

 

아직은 흐린 날보다 이런 날이 더 많고,

그래서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무심하게 지나치는 날도 많지만,

그래도 파란 하늘은 늘 고맙고 다행이라고 여기게 된다.

덕분에 몸도 마음도 한결 기운이 샘솟는다.

맑음 덕분에 에너지 충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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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시선 408
안미옥 지음 / 창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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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는 긴 문장을 이루는 산문과 비교했을 때, 최소한의 단어로도 얼마든지 풍성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시가 주는 매력 중 하나다. 시에서는 종종 주어나 목적어의 생략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독자들은 알아서 그 여백을 채워 넣고 공감을 하며 긴 여운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같은 시라도 때로는 반대로 느껴질 수도 있음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기본적인 어휘나 간단한 단어들임에도 그것들이 나열 혹은 연결되었을 때, 시의 흐름을 따라가기 좀처럼 어려운 시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온』은 내게 그런 시집이었노라 솔직하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고백해본다.
  구체적인 상황이 제시되지 않고 바로 시가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온』은 시의 장면이 잘 그려지지 않아 때로는 당황스럽고 때로는 어려워 우왕좌왕했다.
슬픔과 침묵, 낮은 분위기. 그리고 그것을 풀어내는 시인만의 어조와 서술 방식.
시인의 독특하고도 낯선 감각 속에 유영하면서 최선을 다해 시를 읽는다.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으며 그리고 또 하나, 욕심을 버리고 시에 다가서기로 한다.

 


  그 안에서 생략된 것들을 다 읽어내고 온전히 작가의 생각과 시선을 이해하면 좋겠지만 생각해보면, 그것은 그 언어를 빚어낸 사람만이 오롯하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삶은 인생의 경험에 따라 저마다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단어 하나에도 독자들은 아마 다 다른 것들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저 부분 부분만으로 받아들여지더라도 만족한다. 그것이 내가 시를 읽고 즐기는 방법이다.

 


  시를 읽다 보니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물, 여름, 꽃, 뿌리, 소문, 거울, 아이, 마음)이나 표현(구부러지거나 휘어진다와 같은 것들)이 눈에 띈다.
  ‘거울’은 보통 옷매무새나 외모를 점검할 때 많이 쓰인다. 꼭 그 용도가 아니더라도 거울을 들여다보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아닌 사람도 있다. 비추는 모든 것을 반사하는 거울. 그런데 『온』에서의 거울은 주로 '마음'을 투과시킨다. 어떤 이유나 감정에서든 거울은 마주하는 게 썩 달갑지만은 않다. 그리하여 깨뜨릴 수밖에 없고 그 파편들은 결국 얼굴 또한 제대로 비추지 못하는 날카로운 세계가 된다. 

 

네가 태어나기 전에도 사람들은 비틀린 목소리로 말하고 휘어진 거울을 들고 다녔어.(...)
눈물의 모양을 감춰둘 수 없어서 다 깨뜨렸다. 거울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자기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네가 태어나기 전에」中)


거울은 칼날의 세계, (「인디언 텐트」中)


정면에서 찍은 거울 안에/아무도 없다//(「질의응답」中)


거울이 잠깐씩 놓치고 있는 것, 슬프고 비참한 것(「정결中」)


  슬프고 무너지는 마음, 부드럽게 부서지고 쉽게 상할 수 있는 마음.
  이런 불안정함 속에서 거울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불안함을 그대로 보여줄 뿐이다. 누군가는 이런 때일수록 무조건 긍정을 외치고 남에게 왜 그런 마음이 되지 않느냐며 가르치듯 타박하는 사람도 있던데 글쎄, 마음이 어디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이던가. 긍정과 밝음도 좋지만 억지로 했다가 오히려 더 탈이 날 수도 있다는 점, 그러니 제발 강요하지는 말자. 지금은 그냥 있는 대로 받아들이고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으로 두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버팀이자 나름의 방식이 될 수 있음이다.

 

버터기 위해선 버틸 만한 곳이 필요했다. 눈동자가 흔들릴 때. 몸은 더 크게 흔들린다.
중심을 잡기 위해 비틀리는 몸짓. 거울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노크하기 직전의 마음을.
울 수 없는 마음을. 나는 불 꺼진 창을 본다.(「불 꺼진 고백」中)


슬픔에 익숙해지기 위해 부드러움에 닿고자 하는 마음을 버렸다. (「네가 태어나기 전에」中)


무너지는 것이 습관이 된 줄도 모르고/무너지고 무너지면서/
더 크게 무너지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톱니」中)


나는 영영 나의 마음일 수밖에 없겠지(「한 사람이 있는 정오 」中)

 


  그러다 “'요가학원에 갔다가/ 숨 쉬는 법을 배웠다”로 시작하는「문턱에서」라는 시를 읽게 되었다. 이 시는 가슴을 끝까지 열어서 발밑까지 숨을 채우는 것, 몸을 여는 호흡법에 대해 말한다.
  우리는 이미 숨 쉬는 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좀 더 몸을 열어 숨을 편하게 쉬는 이러한 호흡법도 연습해볼 일이다. 턱 밑으로 내쉬는 숨이 아닌 온몸으로 채우는 숨을.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신 후 다시 끝까지 숨을 내쉬어 본다. 거울도 마음도 잠시 잊어두기를. 지금은 더 좋은 숨을 쉬기 위해 호흡에만 집중해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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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망고를 베어 물 때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상큼한 망고를 맛보고 있음을 알라.
망고와 같이 우리 인생의 모든 것은 그렇듯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사랑, 헌신이 쌓여서 이루어진다.

『I LOVE MONEY 돈에 관한 완벽한 사용설명서 中에서』

 

 

"가령 당신은 소설에 '빌리가 디저트로 망고를 하나 먹었다'고 쓰지 절대로 공을
들여 망고의 깊은 맛을 상세히 묘사하려 들지는 않을 거란 말이죠."
빌리가 즙이 뚝뚝 떨어지는 망고 한 조각을 내 입 안에 조심스럽게 밀어 넣었다.
"자, 맛이 어때요?"
급소를 찔려 기분은 상했지만 나는 그녀가 바라는 대로 과일의 맛을 최대한
정확히 살려 묘사했다.
"잘 익은 게, 적당히 싱싱하고."
"조금 더 노력해 봐요."
"깊고 달콤한 맛, 진한 향의 과육이 입에서 살살 녹아요."

『종이 여자 中에서』

 

 

*****

망고에 대한 나의 감상평은...

달달하고 부드러워
입에 넣는 순간 웃음 짓게 되는,
기분 좋은 진한 노란색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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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여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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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작가 기욤 뮈소.
혹시 누군가 아직 그의 소설을 읽지 않아 어떤 작품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한다면, 이 작품, 『종이 여자』를 꼭 읽어보라 강력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서 화자는 《천사 3부작》의 베스트셀러 작가 톰 보이드다. 현재 1, 2권은 잘 팔리고 있고, 출판사와의 계약으로 3권을 집필해야 하지만, 연인이었던 오로르에게 다른 남자가 생기면서 깊은 우울증과 무력감, 백지 공포증으로 글 한 줄 쓰지 못하는 상태다. 그러던 어느 날 폭풍우 치는 새벽, 그의 집에 모르는 여자가 알몸으로 나타나더니 자신을 그가 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빌리 도넬리라고 주장하는 게 아닌가.
만약 우리의 눈앞에 이처럼 소설 속 인물이 실제로 나타난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설정이 아닐 수 없다. 

 


빌리는 《천사 3부작》중 2권 에디션의 인쇄 문제, 그러니까 책의 절반이 인쇄가 안 된 파본 때문에 이 세상으로 뚝 떨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톰은 그녀의 말을 쉽게 믿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가 소설에 나와 있지 않은 빌리에 관한 정보, 다시 말해 톰만이 알고 있는 등장인물의 상세정보까지도 척척 대답한다는 점, 그리고 소설 속 빌리와 너무나도 흡사한 외모와 말투를 가지고 있어 점점 동요하기 시작한다.
그런 톰에게 빌리는 오로르와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줄 테니 자신이 책 속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3부작 소설의 마지막 권을 써달라고 하는데...

 


이 책은 경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로 다가오는데 그 이유는 솔직하고 꾸밈없는 성격의 빌리 덕분이기도 하다.
빌리는 에너지 가득하고 통통 튀는 행동, 활기와 생동감으로 다른 사람까지도 기분 좋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조잘조잘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데 톰의 공격적인 말에도 자신의 의견으로 맞받아치며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의 아웅다웅하는 모습은 때론 유치하면서도 때론 귀여워 자꾸만 웃음 나게 하는 장면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이 소설은 톰과 빌리의 모험 외에도 톰과 함께 어린 시절 빈민가에서 함께 자랐던 밀로와 캐롤, 그리하여 세 사람의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빌리가 다시 종이로 변해가는 걸 막기 위해 마지막으로 남겨진 파본 한 권을 찾는 여정도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기욤 뮈소는 소설이라는 것이 단순한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사람에게는 현실의 고통을 견디게 해주고 위로를 건네주어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었다.
로맨틱한 상상력과 즐거운 판타지가 적절히 어우러졌던 『종이 여자』.
재미와 감동, 그리고 반전 있는 결말까지 모든 것이 다 좋았다.
전체적으로 사랑스럽고 매력적이었던 멋진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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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발자국이 총총...

신나게 눈밭을 뛰어다녔을 멍멍이를 떠올리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발자국만으로도 심쿵.

전해지는 귀여움 덕분에 추위가 살짝 누그러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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