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고양이와 함께 배우는 양자물리학 말랑말랑 사이언스 1
빅반 지음, 남진희 옮김, 전국과학교사모임 감수 / 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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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미래세대를 이끌어가는 기술로 사람들은 4차산업을 손꼽는다. P2P를 통해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언제 어디서든 정보와 에너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기술이 현실화되면 4차산업이 완전히 실생활에 현실화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런 4차산업이 완전하게 실현되기 위해서는 양자컴퓨터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수많은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처리하고 스스로 알고리즘을 만들어내며 발전하고, 기술을 통제할 수 있으며 우리가 sf에서 본 많은 것들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같은 가상게임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4차산업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양자컴퓨터’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양자물리’를 이해해야 한다. <좀비 고양이와 함께 배우는 양자물리>는 양자물리학에 대해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다와 막스는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이모네 집에 방문하게 된다. 거기서 이상한 괴짜 과학자 아저씨 ‘시그마’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이모의 못생기고 까만 고양이때문에 양자역학 실험에 실패하게 되었다고 한다. 집에 가둬놓고 온 고양이는 동시에 아저씨의 거실에 앉아 있는데 시그마 아저씨는 이 고양이가 죽었으며 동시에 살아있거나 좀비 고양이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면서 양자역학에 대한 쉽고 재미있는 강의가 시작된다. 못생긴 고양이의 이야기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의 다른 버전일 뿐이다. 양자 역학의 세계에서는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죽었으면서도 살아있을 수 있고, 못생긴 이모의 고양이는 죽었으며 동시에 살아있고 또는 좀비가 되었을 수도 있다. ‘좀비’라는 개념은 최근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괴물이야기 중 하나가 ‘좀비’이기 때문인 것 같다.


괴짜 과학자 아저씨는 아다와 막스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하게 ‘양자물리학’에 대해 설명해 준다. 양자역학 이론의 발달 과정을 편을 나누어 이야기하는가 하면, 양자 중첩, 양자 붕괴, 불확정성의 원리 등을 자세한 예시를 통해 풀어내며 마지막으로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론까지 설명한다. 저자가 ‘양자역학’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한 것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중간중간 ‘알고 있었니?’를 통해 양자역학과 관련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한다.

<좀비 고양이와 함께 배우는 양자물리학>을 읽으면서 아다와 막스에 이입하여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양자물리학’ 이론의 기초 부분을 습득할 수 있다. 재미있는 사례,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곳곳에 언급했으며 부분부분 과학계의 일화를 설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저번에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왜 호프와 그녀의 아버지가 양자통로를 열었을 때 앤트맨에게 정보가 전달되었는지, 호프의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서는 좌표를 알아야 하고 양자통로를 건너야하는지 더욱 깊이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최근엔 양자역학 이론을 이용한 공포소설이나 sf소설,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다.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청소년들이, 그리고 어른들이 교양과학 서적으로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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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탄생 - 소리와 듣기에 대한 폭넓은 역사적 탐험
데이비드 헨디 지음, 배현.한정연 옮김 / 시공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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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리의탄생-인류의 역사와 소리


 


인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부분을 소리에 의존한다. 우선 인간이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말'은 소리를 통해 전달된다. 엄마가 아이에게 불러주는 자장가, 아이가 부모님을 향해 재잘대는 소리, 연인이 서로의 귓가에 속삭이는 사랑의 언어, 친구와 함께 꺄르륵 거리며 주고받는 농담들 등 모든 것이 소리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아름다움을 느끼고 층간 소음, 고함치는 소리, 다투는 소리 등을 들으면 인상을 찌푸린다. 너무 적막한 곳에 있는 것이 싫어서 백색 소음을 틀고, 텔레비전을 틀어 일부러 적당한 소리를 듣는다. 소리가 없다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무채색으로 변하고 만다.


<소리의 탄생>에서 작가는 인류의 탄생 이후부터 지금까지 모든 역사 속에 담겨 있는 '소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자연의 소리는 물론이고 도시에서 나는 소리,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하는 잔혹한 소리, 고대 로마에서 관중들이 내지르는 소리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소리를 다룬다. <소리의 탄생>은 소리를 중점으로 인간의 역사를 파악하고, 인간이 소리를 제어하려는 욕망을 하나씩 알아본다.


<소리의 탄생>은 인류의 역사를 '소리'로 해석하기 때문에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쭈욱 이야기하되 '소리'중점으로 역사적 사실들을 다룬다. 인간이 동굴에 살던 시절에는 어둠 속에서 자신과 상대방의 메아리를 들으며 살았을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고고학자들이 동굴 탐사를 하면서 주변 소리가 갑작스럽게 변화할 때마다 손전등을 키면 여지없이 그 지점의 벽이나 천장에서 그림이 자주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인간들은 '소리'에 집중하고 동굴의 공명을 듣고 메아리에 매혹되었던 것이다. 북을 치며 리듬을 느끼고, 숲에서 자연의 소리를 듣고 인간들은 자연의 소리를 모방하였다. 그러면서 악기를 만들고, 더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기 위해 악기를 발전시켰을 것이다.


언어가 발달하자 인간들은 <일리아드>, <베오울프>, <마나스 서사시> 등의 신화를 만들어 암송하였다. 이런 작품들 속에는 고대 언어가 녹아 있으며 이 노래들을 통해 현대인들은 당시의 문화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스 시대에 정치인들은 '웅변'을 통해 자신의 탁월함을 뽐내고 시민들을 설득했다. 로마 시대에는 전차 경기장을 열어 강렬함, 현장감을 느끼면서 시민들이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건축물을 건설하였고, 중세시대에는 경건한 종소리를 통해 사람들의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역사의 모든 순간에 '소리'는 존재하였고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소리'를 문화, 정치, 사회 전반에 이용하고 발전시켜왔다.


이제껏 소리에 대해서 이렇게 진지하게 파고 들어본 적이 없다. 물론 멋진 광고를 보면서, 드라마나 게임에 삽입된 적절한 음악을 들으면서, 훌륭한 연주자가 연주하는 악기 소리를 들으면서 소리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 시작부터 끝까지 이렇게 소리가 주는 영향에 대해서 파헤쳐 본 것은 이번에 <소리의 탄생>을 읽으면서 처음 시도하였다. 우리는 365일 24시간 언제나 소리에 파묻혀 살지만 '소리'에 대해 간과하면서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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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맨 - 인류 최초가 된 사람 : 닐 암스트롱의 위대한 여정
제임스 R. 핸슨 지음, 이선주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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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퍼스트맨-닐 암스트롱의 유일한 공식 전기


 


최근 닐 암스트롱의 일생을 다룬 영화 <퍼스트맨>이 개봉하였다. 그 개봉 시기에 맞춰서 닐 암스트롱이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자신의 전기라고 인정한 책 <퍼스트맨>이 한국에서도 출판되었다. 영화 <퍼스트맨>의 원작이자 그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해군 조종사가 된 후, 연구 조종사, 그리고 마침내 우주비행사가 되어 달 착륙에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를 함께 보고 비교, 대조하는 글을 썼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아직 영화를 보지는 못했다.


닐 암스트롱은 1930년 미국의 작은 도시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비행기에 관심을 보였다. 소련과 미국이 열심히 경쟁을 하던 시기라, 소련이 먼저 스푸트니크 1호를 우주에 쏘아올리자 미국 전역이 충격을 받았다. 그에 뒤질까 열심히 연구를 한 끝에 미국이 자존심을 되찾은 사건이 바로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이다.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딛은 남자로 '닐 암스트롱'의 이름은 길이길이 알려졌다. 전 세계인들이 '달에 발자국을 남긴 사건'을 회자했으며 아폴로 11호를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모험이라고 평가했다. 모든 미국인이 흥분하여 텔레비전 앞에 모였고 달 착륙 장면을 보며 오열하기도 했다.


닐 암스트롱은 미국의 역사와 미국 땅을 사랑했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집안이 시작됐을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17세기 말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국경 지역에서 번창했던 암스트롱 씨족에서 시작된 그의 가계는 1638년 국경 지역에 태어난 애덤 암스트롱을 거쳐 그 후 10세대를 거쳐 닐 암스트롱이 태어났다. 닐 암스트롱의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많은 책을 읽어주었고 그는 그 덕분인지 놀라울 정도로 일찍 글을 깨쳐 세 살 때부터 거리의 간판을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가 자란 곳은 오하이오의 시골이었는데 도시보다 사생활이 보호되고 인간의 가치가 지켜지는 곳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닐 암스트롱 외에 '머큐리 계획'의 다른 우주비행사 일곱 명도 비슷한 소도시 출신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모험을 할 수 있었으며 너무 부족하지도 풍족하지도 않은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닐 암스트롱이 열 다섯살 때부터 비행 훈련을 받았다는 것이다. 열 여섯 번째 생일에는 '학생 비행기 조종사 면허증'을 받아 단독비행에 성공했고 끊임없이 비행기를 만드는 과정, 비행기가 나는 원리 등에 관심을 가졌다. 단지 우리가 모를 뿐이지, 그는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인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비행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닐 암스트롱이 대학생이던 시절 사람들은 그 동안 불가능했던 비행을 거의 대부분 성공시켰고 그는 그것이 억울했다고 한다. 한 세대 늦게 태어나 새로운 개척을 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그는 결국 인류가 단 한번도 도달해보지 않았던 '달'에 발딛었다. 암스트롱은 일생 동안 자신의 직업 정체성을 '공학'에서 찾았고 자신 스스로를 무엇보다 항공 엔지니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당시 달 착륙은 과학보다는 '공학'이었고, 닐 암스트롱은 '엔지니어'였다. 그들은 끊임없이 우주로 나갈 준비를 하기 위해 우주의 환경과 비슷한 환경에서 비행하는 연습을 했고 길고 뾰족한 제트기를 이용해 우주 언저리까지 비행하곤 했다. 이론교육은 물론이고 정규 교육과정을 모두 거쳤으며 생존훈련을 받고 원심가속기를 이용한 혹독한 훈련을 하였다. 이후 예비 선장을 거쳐 제미니 8호의 정식 선장이 되었고 중간에 예끼치 않은 사건들과 문제들이 발생했지만 그들은 꾸준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들은 마침내 달 궤도를 도는 데 성공하였고 그들은 여러 시행착오 끝에 달 착륙선을 타고 부드럽게 착륙할 수 있었다. 마침내 달에 첫 발을 내딛게 된 닐 암스트롱, 그 순간이 얼마나 감개무량했을까. 우주선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동료들, 지구에서 그의 안전을 빌던 가족들, 인간의 염원을 바라던 전 세계인들.


교과서에는 그의 모습이 사진 몇 장과 간단한 몇 줄로 설명되어 있지만 이 책을 보면 그의 달 착륙이 결코 쉽지 않았으며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마치 닐 암스트롱이 우주여행을 하기 위해 준비하던 시절로 돌아가 그 순간을 함께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만큼 생생하고 자세하게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언젠가 우주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또는 우주비행사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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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능 - 우리는 어떻게 자유의지를 갖도록 진화했는가
케네스 밀러 지음, 김성훈 옮김 / 더난출판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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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간의 본능-진화론에 대한 해설서


 


진화론은 현재 모든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으며 정규교육을 받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이러한 반응은 진화론이 정립된 이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심지어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치는 것에 대하여 재판에 회부된 일화가 있을 정도이다. 인간이 원숭이(유인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보다 동물과 달리 특별한 인간의 위치에 대해 말하는 신화나 종교적인 해석이 훨씬 인간의 가치를 이해하기 쉽게 해 줬기 때문이다. 저자는 진화론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 그리고 진화론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이 책을 썼다.

 


<인간의 본능>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나온 후 사람들의 반응과 현재에도 사람들이 진화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부터 시작하여 진화론에 대한 자세한 설명, 인간의 자아와 의식, 생식본능과 로봇까지 진화론을 향한 긴 여정을 떠난다. 진화론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사람들을 경멸하지 않으며 이것이 어째서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키는지 그에 대한 분석에서부터 시작한다.


찰스 다윈은 자신의 이론을 발표하면서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얼마나 충격을 받을지 예상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진화과정이 '지극히 단순한 형태에서 시작해 결국 아름답고 경이롭기 그지없는 무한한 형태로 진화해왔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인간의 자부심을 치켜세워주려고 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숭고함'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현대인들 중 일부도 그렇다. 진화론을 '우울하고 긴 퇴조의 포효소리'라고 표현했을만큼 당시 사람들의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20세기 초 버틀러 법은 학교에서'인간의 진화'에 대해서 가르치는 것을 거부했으며 1967년까지 유효했다고 한다. 진화론은 인간이 살아 있는 생명체의 정점에 서 있지 않다고 말하며 우리가 신이나 특별하게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 생존과 우연, 그리고 번식이 지시하는 암울한 명령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진화론 전체를 열정적으로 거부하는 사람부터 진화론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하여 이 책의 저자는 그들에게 최대한 논리적인 설명을 해 주기 위해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였다. 왜 진화론을 그토록 열정적으로 반박하고 싶어하는지, 그들이 진화론을 거부하는 사고방식을 사용하여 진화론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하기도 하고 진화론의 확실성에 대해 뒷받침하는 생물학적 특성을 이용해 긴 설명을 하기도 한다. 특히 저자는 진화에 대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연할 때는 인간의 2번 염색체에 대해서 설명하곤 한다. 인간의 염색체는 46개인데 유인원들의 염색체가 48개인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인데, 우리 염색체 중 하나가 다른 영장류 종에서는 아직도 분리되어 있는 두 개의 염색체가 융합되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그 흔적이 바로 2번 염색체이다.


4장부터는 인간의 모든 행동을 유전에 근거를 두고 설명하는 이론에 대해서 다루는데 꽤 흥미롭다. 예를 들면 강간을 여성의 사회적 억압의 산물이라고 주장한 브라운 밀러를 반박한 내용이다. 강간이 진화의 산물이며 현대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강간이 종을 퍼뜨리기에 적합한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처럼 진화심리학에서는 인간 심리의 모든 측면을 진화에 바탕을 두고 설명하고 있지만 항상 이 방식의 부작용도 염두에 둬야 한다. 진화심리학으로 인간 심리와 행동을 설명하면 대중의 관심을 얻기 때문에 항상 과장의 위험이 상존한다.


<인간의 본능>은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한 이후 사람들이 대응하는 방법을 모두 한데 모아놓은 것 같았다. 어째서 사람들이 진화론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는지, 학자들은 이 진화론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진화에 바탕을 둔 이론들에 대해서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인간이 진정으로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생물학적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지까지, 아마 일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의문에 대한 답변을 이 책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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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듀어런스 - 우주에서 보낸 아주 특별한 1년
스콧 켈리 지음, 홍한결 옮김 / 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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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듀어런스-우주인이 말하는 우주생활의 A부터 Z까지


 


마션, 아르테미스,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등 많은 영화와 소설들이 '우주'에 대해서 다룬다. 과거의 인간들에게 '하늘을 나는 것'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의미였다면 21세기의 인간에게는 '우주로 떠나는 것'이 같은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수많은 우주 관련 영화와 소설을 읽으면서 이 땅에 두 발을 붙이고 살아가게 하는 힘 '중력'에서 벗어나,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꿈을 꾼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우주의 진실들에 궁금해하고, 그 진실을 밝히는 일선에 있는 우주비행사들의 삶에 호기심을 갖는다. 연속 우주체류 최장기록 우주인이자 미국인인 스콧 켈리의 <인듀어런스>는 우주 생활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이 손을 댈 수밖에 없는, 그런 책이다.

 


<인듀어런스>의 가장 앞 부분에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사진이 멋지게 나와 있고, 그 외에도 스콧 켈리의 어린시절, 우주인 동기들의 모습, 우주인 훈련센터에서의 모습 등이 나와 있어 앞으로 펼쳐질 우주 여행기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 달리 프롤로그는 그의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시작된다.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1년 정도의 생활을 마치고 다시 지구로 돌아온 그가 지구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중력에 적응하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심한 두통과 메스꺼움에 시달린다. 심지어는 알레르기성 발진이 일어나 발목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퉁퉁 붓기도 한다. 위험한 상황은 우주에서뿐 아니라 지구에서도 계속된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위험성을 알면서도 우주비행을 4번이나 다녀왔다.


어릴 때 못 말리는 구제불능의 아이였던 그는 '위험한 일'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위험하지 않은 일은 따분하게 느꼈고 가만히 의자에 붙박여 공부를 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높은 곳에서 점프하고 지붕에 매달리고, 아마 그는 '아드레날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듯 하다.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응급구조사'라는 일에 집중하게 되었는데 그 외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고등학교를 하위권으로 겨우 졸업하였다. 의사가 될까 생각했지만 첫 학기부터 낙제였고 그 어떤 일에도 흥미를 갖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거의 '비행청소년'(다른 의미의 비행이지만 비행이라는 말이 들어가긴 한다)급의 학생이었는데 놀랍게도 해군 파일럿이 쓴 <영웅의 자질>이라는 책을 읽고 파일럿이 되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리고 현재 그는 우주에 4번이나 다녀온 우주인이다.


스콧 켈리의 학창시절, 그의 오랜 연인 아미코의 이야기 등을 보면서 '우주여행'보다 더 관심히 가는 사실이 있었다. 한국 학생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아는 나로서는 굉장히 부러운 점이 있었는데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실패'와 '재기'가 허용된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사업을 하지 않는 한(어쩌면 사업에서도 그럴 수 있겠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현재 대입제도에서 '수시'비율이 80%나 되는 것이 큰 논란이 되고 있는데 고등학생인 아이들에게는 이 제도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 느껴진다. 단 한 번의 시험에서라도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게 되면 의대나 최상위 대학을 내신으로 가는 것은 포기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좋은 학군, 경쟁이 심한 학군으로 가면 갈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져 혹자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고등학교 생활'이라고도 말한다. <인듀어런스>에서 스콧 켈리는 끊임없이 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엉망인(일반사람들의 눈에는 확연히 엉망이다)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해군에 입대하여 파일럿이 되었고 마침내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우주비행사까지 되었다. 한국에서라면, 이게 가능한 일일까? 그의 연인인 아미코도 마찬가지이다. 15살 때 집에서 가출하여 18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나사에 비서로 취직하였고 나사에서 지원해주는 학업프로그램에 합격하여 전일제 직원이 되어 훌륭한 성과를 내는 사람이 되었다. 이 두 사람의 노력을 호도하는 것이 아니다. 책에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지만 이 두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실패를 허용하는 분위기, 과거에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인생을 살았더라도 노력하면 다시 도전하여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부럽다는 것이다. 한국은 수시를 옹호하는 댓글만 봐도 '실패'에 대한 사람들의 관념을 알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고 꾸준히 잘 하는 사람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무조건 우대해야 한다는 식이다.


다시 책 본문 내용으로 돌아가서, <인듀어런스>는 영화나 소설로 접한 사람들이 생각하기 힘든 우주생활의 실상을 낱낱이 알려준다. 지구로 돌아왔을 때의 부작용은 물론이고 수많은 우주인들의 희생 끝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하나씩 발전해왔다는 것, 예전에는 비행능력을 우선으로 쳤으나 최근 우주비행사를 뽑을 때는 건강한 정신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점을 우선으로 친다는 것(최근 이에 대한 책이 한국에도 출판되었다),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스타시티, '닥터no'로 불리는 비행의무관, 소유즈 발사 때 입는 소콜복을 입는 방법과 불편한 점 등 그가 겪은 일이 세세히 나와 있다. 심지어 소콜복을 입을 때 그가 대머리라서 자꾸 머리를 다친다는 것이나 남자들도 소변을 보기 힘든데 여자 우주비행사들은 어떻게 용변을 해결하는지 궁금하다는 것, 로켓 출발 전에 관장을 해야한다는 것 등까지도. 내가 상상하는 것처럼 우주여행이 낭만적인 것은 아니었지만(내가 해 보지 않고 부러워하는 모든 것이, 실상은 상상만큼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이런 소소하고 새로운 점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스콧 켈리가 우주비행사가 되는 과정, 우주 비행 훈련을 받고 우주에 나가서 생활하고 다시 되돌아오기까지 우주여행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인듀어런스>를 반드시 보기 바란다. 소설이 아니라 발단, 전개, 절정 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소설보다 더 와 닿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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