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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재봉사의 옷장 숲속 재봉사
최향랑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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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랑 작가의 아름다운 그림책 '숲속 시리즈'의 신작 발견!

바로 <숲속 재봉사의 옷장>이다.


꽃잎, 씨앗, 열매, 나뭇잎 등 자연에서 직접 모은 재료들과 색종이 등을 활용하여 콜라주작업으로 만든 '숲속 시리즈'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 책 <숲속 재봉사의 옷장>은 계절과 계절의 변화에 대한 그림책이다. 


각 계절마다 색이 다른 옷장 네 개가 있다. 개나리꽃을 닮은 봄의 옷장, 초록초록한 여름의 옷장, 브라운 컬러의 가을 옷장, 눈처럼 하얀 겨울 옷장. 


깊고 깊은 숲속에 옷 만들기를 좋아하는 재봉사가 살았는데, 재봉사의 도우미부터 색다르다.

뜨개질하는 강아지 쿵쿵이, 레이스 뜨는 거미, 가위질하는 거위벌레, 길이 재는 자벌레.

조금 징그럽다고 생각될 수 있는 벌레들이 <숲속 재봉사의 옷장>에서는 재봉사를 도와 멋진 옷들을 만든다고 한다.


숲속 재봉사의 옷장 속 옷은 신기하게도 입는 이의 옷에 꼭 맞춰 커지고 작아진다.


<숲속 재봉사의 옷장>은 플랩북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각 계절 별 옷장의 절반을 활짝 열어볼 수 있다.


봄의 옷장이 열리면 봄에 깨어나는 개구리와 곰, 담비와 오소리가 찾아온다고 한다.

어여쁜 개나리빛 옷장 안에는 봄처럼 예쁜 꽃잎으로 만든 옷들이 가득하다.

산철쭉 드레스, 괭이밥 망토에 냉이열매 방울끈, 민들레 치마와 금낭화 반바지까지 모두 봄에 자연 속에서 나는 재료들로 멋진 옷을 만들었다.


여름의 옷장에는 패랭이 원피스와 수레국화 모자, 물봉선화 고깔모자, 수국 치마가 들어 있다.

어쩜 이렇게 여름 하면 생각나는 꽃들이 가득한지, 

거미가 숲속 재봉사에게 열심히 뜬 레이스를 건네 준다.


여름 옷을 어여쁘게 차려입고 두꺼비와 수달, 장지뱀, 어치가 시냇가에서 신나게 풀잎 배를 띄우고 논다.

웃으면서 풀잎 배 놀이를 하는 동물들을 보니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알록달록한 단풍이 지는 가을에는 어떤 옷들이 들어있을지 기대가 된다.

산딸나무 재킷, 코스모스 층층 치마, 떡갈잎 조끼와 은행잎 스카프, 그리고 붉은 색의 남천 목걸이가 있다.

가을옷을 입고 가을 열매를 따면서 신나게 가을 들판에서 소풍을 즐기는 동물들.


겨울 옷장엔 따스해보이는 옷들이 가득하다.

갓털을 덧대 만든 박주가리 망토, 목련 봉오리 바지, 털씨앗을 엮어 만든 억새풀 목도리, 강아지 쿵쿵이가 도운으아리 털모자까지. 여우, 삵, 청솔모, 토끼는 따뜻하게 옷을 차려 입고 첫눈을 만끽한다.


자연에서 숲속 재봉사가 만든 옷을 차려입고 사계절을 온 몸으로 즐기는 동물들.

<숲속 재봉사의 옷장>을 읽으면 도시에서 사느라 잊고 있었던, 자연 속 계절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다.

진짜 각 계절에 나는 자연물로 만든 어여쁜 동화책. 사계절의 향기와 색깔이 마음 깊이 스며든다.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색을 마음껏 사용하여

보기만 해도 힐링되는 그림책.

<숲속 재봉사의 옷장>


진짜 숲속 어딘가에 이런 멋진 재봉사가 살고 있는 느낌이다.

꽃이 가득한 봄을 구경하며 아이와 함께 자연의 아름다움을 새겨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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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2 초판본 THE HOUSE AT POOH CORNER classic edition 2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박성혜 옮김 / FIKA(피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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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오리지널 초판본 두 번째 이야기는 <The House At Pooh Corner>이다. 1권의 등장인물은 푸와 피글렛, 캥거와 루, 아울, 이요르와 래빗, 래빗 친구들과 친척들, 그리고 크리스토퍼 로빈이었는데 2권에서는 유명한 친구가 추가된다. 쪼끔 덜 귀여운 생김새때문에 캐릭터로는 살짝 인기가 없는 이 녀석, 바로 호랑이 티거다.

첫 장에 나오는 문구가 살짝 슬프고 사랑스럽다. 

펜 끝을 떠나 당신이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니, 준비를 마친 책이 보고 싶은 엄마를 만나러 간다니.


2권의 다음 장에는 '서문'이 아니라 '반문'이 실려 있다. 도대체 반문이 무엇일까?

서문의 반대말을 푸에게 물어봤더니 "무엇의 무엇?"이라는 엉뚱한 대답이 나왔다고 한다. 똑똑한 아울이 침착하게 나서 서문의 반대말은 '반문'이라고 대답했다.


<The House At Pooh Corner>의 첫 이야기는 아주 따뜻하다. 우울하고 추운 이요르를 위해 푸 모퉁이에 집을 지어주게 된 에피소드다.


눈이 펑펑 오는 날 푸는 피글렛의 집으로 놀러간다. 피글렛이 없는 줄 알고 실망해서 되돌아왔는데 푸의 집에 귀여운 피글렛이 앉아 있다. 이요르에게 들려줄 멋진 노래를 연습하면서 이요르가 사는 우울한 장소에 걸어가는 푸와 피글렛. 가는 길이 너무 추워서 푸와 피글렛의 귀와 발가락이 꽁꽁 얼어버렸다. 이 추운 날씨에 이요르만 집이 없어 불쌍하다고 생각한 푸, 소나무숲 바로 옆에 '푸 모퉁이'라고 이름 짓고 나뭇가지로 된 이요르의 집을 짓기로 한다. 피글렛이 숲 한쪽에 나뭇가지가 잔뜩 쌓여있다고 알려준다. 둘은 열심히 집을 짓는다. 한편 이요르도 추워서 집을 지었다고 하는데 감쪽같이 사라진 집, 나뭇가지 하나 남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곰돌이 푸가 한밤중에 갑자기 잠에서 깼다. 피글렛이나 크리스토퍼 로빈인줄 알았는데 아무도 아니었다. 계속 이어지는 소리 "워라워라워라워라" 누가 낸 소리지?


바로 티거다!

테이블 보와도 싸우고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도 몰라보고, 꿀 빼고 다 좋아하는 티거. 도토리도, 엉겅퀴도 등등 다 빼고 좋아하는 티거. 도대체 티거는 무엇을 아침으로 먹어야 할까?


<곰돌이 푸>에서 푸는 대체로 즐겁다. 아침에 눈을 뜨면 어떤 친구를 찾아갈까, 어떤 맛있는 것을 먹을까 생각하고 즐거운 자작곡을 마구마구 지어낸다. 생각나는 대로 행동하고 문제가 생겨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푸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해결하면 되니까. 그 이상을 어떻게 해 보려고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곰돌이 푸가 친구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정말 사랑스럽다. 피글렛을 보니까 행복한 아침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티거가 배고파하지만 아무것도 먹지 못할 때에는 열심히 먹을 수 있는 것을 함께 찾아본다. 추워하는 이요르를 위해 멋진 집을 지어주려고 하고, 나무 위에 고립된 친구들이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애쓴다.


꿀을 너무 좋아해서 꿀단지에 다정하게 인사하는 모습이나 숲의 아름다움을 노래로 표현하는 모습도 어여쁘다. 순수하고 귀여운 푸, 생각하는 그대로 행동하는 모습에 마음이 절로 녹는다.

<The House At Pooh Corner>의 마지막 장에서는 크리스토퍼 로빈이 떠난다고 한다. 이요르는 크리스토퍼 로빈을 위해 시를 쓰고 결의안에 모든 친구들이 서명한다. 크리스토퍼 로빈은 푸에게 가장 좋아하는 일이 뭐냐고 물은 다음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아무것도 안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아무것도 안 하는 일과 비슷한 건, 그냥 길을 걸으면서 잘 들리지 않는 온갖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로빈은 푸에게 "더는 아무것도 안 하는 일을 하지 않을 거야."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동안에 가끔 여기로 와 줄 수 있냐고 묻는다. 크리스토퍼 로빈도 가끔 여기로 오겠다고 약속한다. 이 숲 꼭대기 마법의 공간에서 둘은 언제든 만날 수 있다. 


크리스토퍼 로빈이 100살이 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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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1~2 초판본 The World of Pooh 스페셜 박스 세트 - 전2권 classic edition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박성혜 옮김 / FIKA(피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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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운 새까만 박스에 담겨 온 사랑스러운 <Winnie The Pooh 곰돌이 푸>와 <The House at Pooh Corner> 세트, 1926년 오리지널 초판본 번역이 최초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박스 안에는 오리지널과 같이 고풍스러운 느낌의 표지에 하드커버로 된 책 1, 2권이 담겨 있고 곰돌이 푸의 지도와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담긴 그림, 그리고 아기자기한 스티꺼까지 2장 동봉되어 있다. 그야말로 <Winnie The Pooh 곰돌이 푸>의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구성이다.


<Winnie The Pooh 곰돌이 푸>의 지도에는 곰돌이 푸의 집과 피글렛의 집, 크리스토퍼 로빈의 집은 물론이고 동화책에 나오는 '푸가 히파럼프를 잡으려고 만든 함정', '소풍 가기 좋은 곳', '꿀벌이 사는 나무' 등이 나와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흘러나온다. 우울한 이요르가 사는 곳 옆에는 '다소 늪 같고 슬픈 곳'이 있어 살짝 안타깝기도 하다.


<Winnie The Pooh 곰돌이 푸>의 지도를 넘기면 '그녀에게'라는 글이 나온다. 독자인 우리들에게 건네는 말 같아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 책을 무릎에 올려 놓고 따뜻한 문구를 읽고 있노라면 경직된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듯 하다. 널 위한 책, 그리고 날 위한 책.


책의 서문에는 어떻게 우리가 아는 이 사랑스러운 곰돌이가 '위니 더 푸'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질투가 난 피글렛이 "내 이야기는요?" 하고 묻는다. 저자는 이 책 전체가 피글렛에 대한 이야기라고 대답한다. 푸라면 불가능하지만 피글렛이라서 할 수 있는 일도 많다고. 그리고 이제 우리가 아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크리스토퍼의 뒤를 따라 아래층으로 쿵, 쿵, 쿵 계단에 머리를 찧으면서 내려오는 귀여운 곰돌이 '위니 더 푸', 그리고 앨런 알렉산더 밀른은 크리스토퍼와 위니 더 푸를 위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야기 중간에 크리스토퍼의 질문이 난입하기도 하고 저자가 말을 걸기도 한다. 호기심쟁이 아이들같으니.



다른 곰돌이들처럼 푸도 꿀을 너무 사랑한다. 윙윙 거리는 꿀벌을 보고 열심히 나무를 기어오르기 시작한 푸. 혼자서 신나는 노래도 부른다. 자작곡 노래가 쏟아지는 걸 보니 정말 신이 났나 보다. 벌집 가까이 도달한 순간, 나뭇가지가 부러져 툭툭 떨어지며 푸는 올라갔던 걸 후회한다. 마지막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가시덤불 속에 파묻히고 만 불쌍한 푸, 푸는 도와줄 이들을 생각하다가 크리스토퍼 로빈을 떠올린다. 꿀을 딸 수 있게 커다란 풍선을 불어달라고 한는 푸, 크리스토퍼는 푸를 도와줬지만 푸가 발견한 벌들은 맛있는 꿀을 만드는 벌이 아니었다. 이를 어쩐담.

콧노래를 부르며 혼자서 즐겁게 걸어가던 푸, 숲길에서 래빗의 흔적을 발견한다. 래빗네 집에 가서 꿀과 연유를 잔뜩 바른 빵을 먹고 배가 부른 푸, 결국 래빗의 집에서 나갈 때 구멍에 몸이 끼고 만다. 래빗이 몸이 꼈냐고 물어보자 당황해서 그만 쉬면서 콧노래를 부르는 중이라고 말해버린 푸. 하지만 금방 들통나고 만다. 방법은 푸가 살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 뿐. 크리스토퍼 로빈은 일주일 동안 북쪽 방향의 푸에게 원하는 종류의 책을 읽어주고 래빗은 남쪽 방향의 푸 다리에 빨랫감을 넌다. 홀쭉해진 걸 느낀 푸, 모든 친구들이 힘을 합쳐 푸를 잡아당긴다.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된 푸! 다행이야.


처음 <Winnie The Pooh 곰돌이 푸> 애니메이션에서 이요르를 보았을 때, 생긴 건 귀엽게 생겼는데 목소리가 왜 이렇게 아저씨같고 어두울까 생각했다. 그 이유는 당나귀 이요르가 진짜 나이 든 회색 당나귀에 우울한 성격이었기 때문이었다. 항상 생각에 빠져 고민하다가 자신이 뭘 고민하는지도 모르는 이요르, 그래서 잠시나마 고민을 멈출 수 있게 해 주는 '푸'를 몹시 반가워한다. 이요르의 엉덩이에 꼬리가 없단 걸 발견한 푸, 둘은 이요르의 꼬리를 찾기 위해 숲을 헤맨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꼬리를 찾고 신난 이요르! 


이 외에도 <Winnie The Pooh 곰돌이 푸>에는 푸와 피글렛의 우즐 잡기, 히파럼프를 잡기 위해 함정 파기, 이요르가 받은 선물 등 따뜻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항상 즐겁고 행복하게 마무리되는 곰돌이 푸와 크리스토퍼 로빈의 이야기. 별 것 아니지만 동물 친구들의 문제를 멋지게 해결해 주는 크리스토퍼 로빈.


어릴 때 본 책이나 애니메이션을 떠올리면서, 또는 아이와 함께 <Winnie The Pooh 곰돌이 푸>를 읽어보자. 바쁜 일상에 치여 잊고 있었던 내 어릴 적 동물 친구들이 나타나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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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짝홀짝 호로록 - 제1회 창비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손소영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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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창비그림책상 대상을 수상한 <홀짝홀짝 호로록>. 샛노란 표지에 귀여운 고양이, 멍멍이, 아기오리가 마시멜로우가 퐁당퐁당 들어간 뜨끈한 코코아를 마시고 있다. 제목부터 의성어로 시작하는 것이 심상치 않은데, 이 책은 무려 58가지 의성어와 의태어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깜찍한 그림과 의성어, 의태어 이외엔 글이 없는데 이야기는 생생하게 이어지는 것이 독특한 그림책이다. 외국 동화책에서는 이런 류의 책을 종종 봤는데 한글 그림책 중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다. 심사위원들도 이 부분에 끌리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함께 부록으로 온 포스터에는 <홀짝홀짝 호로록>에 나오는 동물 친구들의 그림과 함께 마음을 표현하는 어휘들이 나와 있다. 그림도 귀엽고 아이들의 표현, 어휘 실력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어린 남자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은데 이 포스터를 양육자와 함께 보면서 놀이처럼 단어를 익히면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많은 곳에 살다 보니, 그리고 아이들을 대하는 일을 하다 보니 어린 친구들이 자기 느낌을 표현하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10대 학생들이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얼마나 단순화되었는지 안다면 많은 이들이 놀랄 것이다. 제일 대표적인 말이 'X나'와 X발. 이 단어가 빠지면 자신이 느낀 감정에 대한 표현이 잘 안 되나 보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 친구들에게도 이 포스트와 함께 <홀짝홀짝 호로록> 책을 좀 나눠주고 싶다.


<홀짝홀짝 호로록> 책은 이렇게 귀여운 동물들의 감정과 모습을 표현하는 예쁜 한글표현으로 가득하다. 그림도 깜찍한데 표현은 더욱 사랑스럽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어린 동물들과 아이들이 공감할 법한 동물들의 놀이로 가득하다. 물 마시는 모습, 방귀를 뀌고 시원해하는 모습, 사고 치는 모습,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신나게 첨벙거리는 모습, 따뜻하게 몸을 녹이며 마시멜로가 들어간 코코아를 홀짝홀짝 마시는 모습! 소소하게 아이들이 다 좋아하는 행동들이다.




<홀짝홀짝 호로록>은 동물들이 인간화되지 않고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도 신기하다. 아이들도 동물들처럼 유창한 말로 자신을 표현하지 못한다. 어려서 말이 능숙하지 않을 수도 있고 감정이 북받치면 제대로 말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글을 잘 읽지 못하거나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홀짝홀짝 호로록>을 부담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꼭 한글 실력, 독해력 등을 늘리기 위해 글밥이 많은 책 위주로 봐야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이런 책을 깔깔거리면서 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거기다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가 나오니 일석이조다.

참고로 <홀짝홀짝 호로록>은 초등 교과연계 책으로 읽히기에도 좋다. 국어 교과서에서 의성어, 의태어를 다루는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초등 교과연계된 부분

1-2 국어 (가) 2. 소리와 모양을 흉내 내요

1-2 국어 (나) 10. 인물의 말과 행동을 상상해요

2-1 국어 (나) 4. 말놀이를 해요

2-2 국어 (가) 4. 인물의 마음을 짐작해요

찰싹찰싹, 찰박찰박, 철퍼덕, 오들오들, 어물어물, 달싹달싹...

어쩜 이렇게 그림과 어울리는 찰떡같은 표현들이 가득한지. 요새 아이들은 책을 읽지 않고 미디어를 보는 시간이 늘었다. 직접 책을 읽지 않고 유튜브를 보는 것도 독서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나이가 어릴 수록 높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들어 사람들이 감정과 행동을 표현하는 방식이 단순화된 것처럼 보인다. 아이와 함께 <홀짝홀짝 호로록>을 읽으며 재미있는 단어들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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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아줘야 할까 1 - 오은영의 모두가 행복해지는 놀이, 만 3~4세(36~59개월) 편
오은영.오은라이프사이언스 연구진 지음, 현숙희 그림 / 오은라이프사이언스(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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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린이집, 유치원 방학을 시작했는데 아이랑 어떻게 놀면서 하루를 보내야 할 지 고민이에요."



요새 맘카페나 인스타에서 제일 많이 보는 내용 중 하나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닐 때에는 하원 후 놀이터에서 조금 놀게 하고, 밥 먹이고, 씻기고 그러면 하루가 쌩하고 갔는데 방학 동안 하루종일 아이와 있으려니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고 한다. 여행을 간다면 좋겠지만 미리 계획이 있어야 하고, 매일 키즈카페나 썰매장을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수시로 미디어를 보여주면서 소중한 방학을 대충 보내자니 뭔가 찝찝한 느낌도 든다.


이제 그런 걱정은 그만! 마음읽기로 유명한 소아청소년 정신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쌤이 아이와 재미있게 놀아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책을 출간하셨다. 바로 이번에 나온 신간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만 3-4세)이다. 재미있게 놀면서 신체, 인지, 관계, 언어, 정서 등의 균형있는 발달까지 고려한 놀이 방법이 이 책에 잔뜩이다. 이 책은 만 3-4세를 위한 놀이법들이 무려 100가지나 있다. 하루에 간단한 놀이를 몇 가지씩 한다고 해도 이 책에 있는 내용을 다 실천하려면 장장 한 달을 해야 한다. 당연히 여기에 있는 모든 놀이를 할 필요는 없고 때와 장소, 그리고 준비해야 하는 물품 등을 고려하여 적당한 놀이 방법을 선택한 다음 아이와 함께 놀아주면 된다.




신체, 인지, 관계, 언어, 정서 등을 모두 고려한 놀이 방법이 수록되어 있으며 각 놀이는 발달 중 어느 쪽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표시되어 있다. 모든 놀이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수업처럼 목표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균형 잡힌 발달을 위한다면 여기에 있는 놀이를 영역별로 돌아가면서 하면 되고, 또 아이의 강점과 약점을 고려하여 놀이를 선택해도 좋다. 아이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놀이를 너무 쉽게 하거나 어려워할 수도 있는데, 책에는 거기에 맞는 팁도 적혀 있다. 또한 놀이를 할 때 주의할 내용도 적혀 있어 미리 조심할 수 있다.

어떤 놀이는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거나 이미 집에 구비하고 있는 제품들이다. 심지어 '등 대고 으쌰으쌰'처럼 별 준비가 아예 필요 없는 놀이도 종종 있다. 엄마나 아빠와 등을 대고 씨름하는 것이라 준비물은 테이프 뿐이지만 아이들은 이런 놀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한참을 꺄르르 웃으면서 부모와의 스킨쉽을 즐기고 동시에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뿌듯함까지 느낀다. 또한 꼭 책에 나와 있는 그대로 놀이를 할 필요도 없다. 대체할 수 있는 준비물이 있다면, 또는 더 나은 놀이 아이디어가 있다면 얼마든지 변형해도 좋다. 또는 여기에 나온 놀이 중 어떤 것들은 간단한 놀이키트로 쉽게 준비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아이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또는 아이와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이 좋은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아이가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툴툴대면서 육아를 기피하는 양육자가 있다면 꼭 이 책과 함께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선물해 주길 바란다.

덧, 곧 만 5-6세 편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2>도 출간된다고 한다. 아이의 연령에 맞게 책을 골라 놀이법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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