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 CC 2019 무작정 따라하기 무작정 따라하기 컴퓨터
민지영.앤미디어 지음 / 길벗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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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포토샵CC2019 무작정 따라하기


 


길벗에서 여행에 관련된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와 일본어 등 어학과 관련된 <무작정 따라하기>시리즈가 출판된 것은 알고 있었는데 포토샵에 대한 책도 무작정 따라오기 시리즈로 있는 줄은 몰랐어요. 예전엔 포토샵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고 여행을 갈 때마다 여러 사진을 찍으면서 포토샵을 직접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진 그 자체로도 좋지만 목적이 있는 글을 쓸 때, 또는 더 예쁘게 보이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요. 그러던 차에 <포토샵 CC>가 무려 그래픽 최대판매 1위를 기록했다고 해서 어떤 책인지 궁금했어요.


<포토샵CC2019>는 무려 2019년 2월 중순에 초판이 발행된 따끈따끈한 책이에요. 사람들이 포토샵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면서 <포토샵CC>는 손상된 이미지도 보정할 수 있으며 간단한 마스크 작업을 할 수 있는 프레임 도구가 추가되었다고 해요. 또한 아무데서나 포토샵을 사용할 수 있도록 PC는 물론이고 모바일에서도 포토샵을 활용하 수 있어요. 꼭 정해진 장소에서만 작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태블릿(대표적으로는 아이패드), 핸드폰 등에서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게 된 거죠. 점점 사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바뀌는 것 같아요.


<포토샵CC2019>는 본책과 별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책은 포토샵 기능을 배울 수 있도록 포토샵을 설치하는 과정부터 예제 실행방법이 모두 세세하게 나와 있어요. 홀로 책을 보면서 독학으로 포토샵을 배울 수 있도록 되어 있죠. Tip을 통해 주의 사항, 개념 부연 설명, 관련 정보 등을 알려주고 예제에서 왜 특정 기능을 사용했는지 이유를 알려줘요. 우리가 실제 사진을 포토샵으로 수정할 때 어떤 기능을 사용해야 하는지 응용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포토샵 기능을 책으로 익히기 힘든 경우가 있을 수도 있으니 길벗에서는 해설 동영상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해요.

 


별책은 새로운 기능 중 알짜배기만 따로 모아놓은 기능인데, 이미 이전 버전의 포토샵을 알고 있는 분들 또는 새로운 기능이 궁금한 분들은 이 별책만 봐도 될 것 같아요. 새로운 기능이 요약되어 있으니 빨리 훑어보기 좋게 되어 있어요. 책의 앞 부분에는 우선순위 TOP20의 키워드가 따로 나와 있는데 빠른 시간 내에 포토샵 기능을 사용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우선 순위 순서로 포토샵을 익히는 것도 좋겠네요. 얼굴 보정, 스케치 효과, 자르기와 구도, 인물 추출 등의 순서예요. 또한 포토샵 기능이 다양하다 보니 앞에서 익혔더라도 기억이 희미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핵심 키워드를 기억하여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포토샵을 학습하기 전에 이미지를 자르는 도구, 사진 보정 계획 세우기, 선택 도구 선정 기준, 디자인 소스 구하기 등의 정보에 대해서 간략이 소개하고 포토샵을 설치하는 방법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네요. 포토샵을 실행한 후에는 파트1에서 도구 알아보기, 파일 관리하기, 작업 화면 나에게 적합하게 만들기, 브리지 사용하기, 이미지 크기 조절 등 기본적인 내용을 배우고 파트2와 3에서는 활용 방법 위주로 나와 있어요. 도형 선택과 이동, 선택 연산 기능, 필요한 부분 선택하여 자르기, 이미지 색상 보정하기, 이미지에 특수한 색상 사용하기 등 모든 과정이 컴퓨터 화면과 함께 자세히 나와 있어요. 중요한 부분에는 노란색으로 밑줄 표시가 되어 있어 알아보기 쉽도록 되어 있고요. 혼자 독학하기 편리하며, 무엇보다 다양한 예제를 풀어보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내가 원하는 대로 사진을 수정하고 효과를 주고 싶다면 <포토샵CC2019 무작정 따라하기>로 포토샵 이용 방법을 배워보는 것을 추천해요. 사진 찍는 기술이 부족하더라도 포토샵을 이용할 수 있다면 더 멋진 사진을 만들 수 있겠네요.(사실 제가 똥손이라 사진을 못 찍어요 ㅠㅠ 그래도 포토샵을 배우면 사진똥손도 좀 더 예쁜 사진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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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스페인어였습니다
하현 지음 / 빌리버튼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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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쩌다 보니 스페인어였습니다-하현


 

예전에 미국에 잠시 머물렀을 때, 스페인어와 영어 두 가지 언어를 자유자재로 하는 학생을 본 적이 있다. 그 학생은 머나먼 땅 한국에서 온 나를 신기해하며 한국어와 일본어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스페인어를 좋아한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아모르'와 몇가지 간단한 스페인어를 들려줬는데 어찌나 발음이 섹시하던지. 스페인어가 그런 매력적인 발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 후로 '스페인어도 해 보고 싶다' 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긴 했는데 배운 적이 있는 일본어와 영어도 제대로 못 하는 판에 다른 언어를 도 손 댄다는 건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게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상당히 힘이 드는 일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을 꽤 힘이 드는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다 보니 스페인어였습니다>에서 작가가 스페인어를 배우게 된 계기는 정말 사소하다. 특별한 이유 없이 낯선 외국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고 집 근처에서 접근성이 좋은 학원을 찾다 보니 그게 '스페인어'였다. 그렇다고 해서 스페인으로 여행을 계획한 것도 아니다. 작가는 전형적인 집순이처럼 보이는데, 외국여행에 딱히 흥미가 없다. 그냥 두발자전거가 아닌 '외발자전거'처럼 느껴지는 뭔가를 시도해 싶었고 스페인어가 적절해보였을 뿐이다.


작가의 동기처럼  <어쩌다 보니 스페인어였습니다>는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다. 읽기 편하고 수많은 어학 서적처럼 과한 열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본인을 의지박약형 인간이자 안전제일주의라고 밝히는데, 꼭 나나 내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을 보는 것 같다. 몇 달만에 새로운 언어에 몰입해서 대단한 성과를 이룬 것도 아니고 눈이 튀어나올 만큼 언어에 특별한 재능을 보인 것도 아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하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안 되는 것은 빠르게 포기하고, 특별히 새로운 언어로 뭔가 하고자 하는 목표도 없으므로 느긋하게 간다. 관사, 자기소개 등 간단한 스페인어 소개가 나오지만 대부분 작가가 스페인어를 배우는 과정과 그에 대한 생각으로 채워져 있다. 소녀에 대한 문장을 익히다가 반에서 제일 인기가 많았던 소녀와 짝사랑했던 소년에 대해 생각하고 내 속에 사는 수많은 나에 대해 생각한다. 평범한 나 같은 사람이 그냥 새로운 언어를 평범하게 배우는 이야기,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낯선 언어를 배우면서 새로운 세계에 대해 배우고 동사의 변형에 대해 배우고 난 다음엔 복잡함에 겁을 먹고, 어색하게 다른 학원생들과 쿠키를 나눠 먹고... 꼭 우리 같지 않은가.


스페인어 교재가 아닌, 낯선 언어를 배우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안주하고자 하면서도 낯선 것에 도전하는 겁쟁이들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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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본어 사춘기 100시간 - 누구나 말할 수 있게 되는 100시간 실전 회화 프로젝트
시원스쿨 일본어연구소 지음, 오오츠루 아야카 감수 / 시원스쿨닷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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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나의 100시간 일본어 사춘기-일본어 실전회화 배우기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가는 해외 여행지는 아마 일본이 아닐까 생각해요. 거리상 대한민국이랑 가깝기 때문에 비행기 시간 편성이 잘 되어 있고 지방에서도 출발하는 비행편도 많죠. 그래서 수도권에 사는 분도, 지방에 사는 분도 쉽게 일본에 놀러갈 수 있어요. 일본여행은 약간 호불호가 갈리는데 한번 일본 여행에 재미를 붙인 분들은 일 년에도 몇 번씩 일본을 방문하곤 해요. 그 외에도 일본의 연예인을 좋아하는 사람,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 등이 많아 주변을 잘 둘러보면 일본어를 능숙하게 하는 분들이 꽤 있어요. 저에게는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지만요 ㅠㅠ


일본어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꾸준히 한 가지 외국어에 집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에요. 저 같은 경우는 몇몇 작가의 일본 소설과 만화가 너무 좋아서 일본어에 도전하고 있으나, 이 열정이 지속되지 않아 히라가나, 카타카나, 기본 회화 앞부분만 보고 또 보고 있네요. 외국어로 유명한 시원스쿨닷컴에서 나온 <나의 100시간 일본어 사춘기>는 저 같은 사람을 겨냥해 나온 책이에요. 1페이지를 외우는 데 오로지 1시간을 투자하여, 딱 100시간을 투자하면 이 책에 나온 기본 회화를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실제로 일본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회화 중심으로 실었으며 초보 분들도 말하기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학습 플랜이 잘 짜여 있어요. 

 


<나의 100시간 일본어 사춘기>는 단순히 기본 회화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 100개의 상황별 실전 일본어로 되어 있어요. 인사/안부 묻고 답하기, 공항에서 쓰는 말, 주문하기, 편의 시설 문의하기 등 일본으로 여행을 갔을 때 필요한 회화들 위주로 실려 있어요. 일본에 가서 쉽게 쓸 수 있는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일본여행 가서 사용하기도 좋고, 여행 회화를 하면서 다시 일본어 공부에 자극을 받을 수도 있겠죠.


주제별 회화를 하루 익히고 끝나느냐, 아니에요. 뒷 페이지에는 항상 '체크' 페이지가 나오는데 한글 문장을 보고 내가 외운 일본어 문장을 다시 떠올리며 복습할 수 있어요. 물론 상대적으로 영어, 프랑스어보다 듣고 따라하기 쉬운 게 일본어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원어민이 아니므로 모든 문장은 mp3파일로 들으면서 공부할 수 있어요. 문장에 나오는 한자 표현, 단어 표현은 '어휘'라고 책 페이지 하단에 따로 정리되어 있어 간단히 자주 쓰는 단어를 공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네요.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하루에 많이 공부하지 않더라도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회화를 공부하고 싶다면 <나의 100시간 일본어 사춘기>를 통해 한 가지 주제씩 학습하는 것도 좋아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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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리터러시
박명호 지음 / 아우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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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종합예술이다. 영화배우, 미술감독, 영상감독, 음향감독 등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 외에도 수 많은 사람들과 스테프들이 모여서 긴 시간동안 피땀흘려 완성해야 하는 작품이다. 영화에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문화, 예술, 작가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 사회 세태 등 인간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이 뭉뚱그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영화를 본다 하더라도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을 수록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내가 배운 모든 것은 영화로부터 배운 것이다


-오드리 햅번-

 
   

 

이 책을 쓴 '박명호' 작가는 독립영화 감독이자 미디어 교육가이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이 거대하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영화를 이해하고 이미지를 해석하는 '시네 리터러시'라는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세상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우들이 영화 한 작품을 찍을 때마다 다른 인생을 산다고 한다. 우리는 배우가 아니지만, 영화에 깊이 빠져들어 그 세상을 함께 경험할 수는 있다. 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삶의 경험은 한정되어 있으나 영화와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배운다면 내가 이해하는 세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작가는 영화를 몇 가지 주제로 분류하였다. 4차 산업 혁명을 경험할 수 있는 sf영화들(역시 매트릭스가 빠지지 않는다.)과 인문학 감수성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영화들, 작가가 사랑하는 감독의 영화들이다. 마지막으로는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다뤘는데, 이 마지막 챕터가 가장 인상적이다. 그냥 인스턴트 식으로 영화를 감상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여 두 번째 창조자가 되는 것, 그 방법을 돕는다.


<시네 리터러시>는 평범한 대중을 겨냥하여 쓴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이 책에서 다룬 영화들은 매트릭스, 트루먼 쇼, 신과 함께, 코코, 컨택트 등 사람들이 잘 아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훨씬 더 많은 감독과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알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마지막 챕터를 고려할 때 우리같은 대중이 좀 더 영화를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집필을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영화들을 예시로 든 것 같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영화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 답답했던 사람들, 영화를 사랑해서 그 이면에 있는 의미들까지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에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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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전집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희진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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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버지니어 울프의 등대로-선구적 페미니스트의 소설


 


한국에서도 페미니스트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버지니어 울프'의 소설과 에세이를 찾기 시작했다. 버지니어 울프는 19세기 후반의 여성 소설가로 뛰어난 작품을 쓴 선구적 페미니스트로 꼽힌다. 남성 작가들이 주도하던 문학계에서 자기만의 기법으로 내적으로 파고드는 작품을 썼다. 소설 <등대로>와 함께 <자기만의 방>은 페미니스트 에세이로 잘 알려져 있다.


<등대로>의 첫 부분에서 램지 부인과 램지 씨의 사고 방식은 대화를 통해 단적으로 나타난다.


그럼, 물론이지, 내일 날씨만 좋으면 말이야


-등대로, 램지 부인의 말 중에서-

 

하지만, 내일 날씨는 좋지 않을걸.

-등대로, 램지 씨의 말 중에서-

 

램지 부인은 아들에게 희망적이고 밝은 미래의 전망을 말해주는 반면, 램지 씨는 그녀의 말에 반박하면서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한다. 램지 부인은 '등대행'이 확정된 것처럼, 커다란 기쁨을 주는 반면 램지 씨는 자식들의 마음 속에 절망을 심는다. 편협하고 비관적인 사고로 비꼬듯이 말하는 그의 화법은 자식들에게 강렬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킨다. 램지 씨는 항상 자신이 옳은 말만 한다고 생각하며, 아내를 비웃고 자식들에게는 가차없는 평가를 내린다. 전형적인 가부장인 램지 씨와 낙관적인 램지 부인이 가정을 이끌어나가고 삶을 대하는 방식이고 현대 한국의 가정에서도 수없이 일어나는 일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전적인 소설인 <등대로>에는 대표적인 인물이 세 명 등장한다. 앞서 말했던 램지 부인과 램지 씨, 그리고 화가이자 주인공인 '릴리'까지. 램지 부인은 가부장적인 세계가 당연한 세대의 여성이며, 램지 씨는 가부장적인 사고에 도전하는 것을 견딜 수 없는 남자이다. 릴리는 램지 부인의 다음 세대이며, 가부장적인 가정의 불합리함을 깨닫고 거부감을 갖고 있는 여성이다. 그녀를 생각해주고자 하는 주변인의 권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독신을 고수한다. 이 구도는 어딘가 익숙하며 공감이 간다. 릴리는 마지막까지 결혼 제도를 받아들이지 않는데, 아마 결혼이라는 것이 여자가 스스로 자아를 찾는 삶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설정한 듯 하다. 만약 릴리 또한 결혼을 했다면 이 소설은 그냥 가정 소설이나 로맨스 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램지 씨가 가부장 제도를 옹호하는 전형적인 남성이라고 해서, 램지 부인이 그에 순응하는 여인이라고 해서 작가는 그들을 마냥 비난하지 않는다. 램지 부인이 남편을 포함하여 사람들을 포용하는 마음, 램지 씨가 살아가는 세계 등을 바라보면서 릴리는 여성과 남성 각자의 삶을 이해하고자 한다. 이전에 읽었던 페미니스트 소설 <그레이스>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다른 관점으로 표현된 작품이었다. 한 쪽의 입장에 서서 비판하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두 세계를 모두 포용하고 함께 보완해 나가면서 앞으로 나아가고자 했다. 한 문장씩 곱씹어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잔잔하고도 격렬한 페미니스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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