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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편지

항해 1개월 3일째,
지구 시간으로 4년 8개월 후 - P19

잠들 때마다 꿈을 꿨어. 지구에 내리는데 당신이 내 친구 한 놈이랑 애 하나 떡 안고서 오는 거야. 그러면서 ‘편지? 못 받았는데?‘ 하면서 깔깔 웃는 거야. 그리고 친구들이 왁자하게 떠드는 가운데 나는 구석에서 혼자 소주나 홀짝거리는 거지.
웃지 마. 심각하다고, 세상에 그보다 비참한 일이 또 어디 있겠어.
자기야, 부탁이야.
기다려 줘.
3년만, 제발 3년만, 평생 잘할게. 응? - P22

그 사람 말이, 테러 분자들이 서울을 점령했대.
그래도 서울은 안전하대.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 용감한 국군이 금방 진압은 할 건데 지금 입항하면 행정 처리가 안 되니 잠깐 나갔다 오래.
사람들이 아우성치며 집에 보내 달라고 하는데그냥 나가 버리는 거야. - P31

정말로 1년을 기다린 건 아냐. 하지만 4개월하고 3일을 기다렸어. 잠은 배에서 자고 밥통에흙을 갈아 먹으며 살았어.
당신은 오지 않았어.
그런데 왠지 슬프지 않더라. 기쁘지도 않았지만,
그저 담담했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처럼느껴졌어. 당신이 갈댓잎 사이에서 나타나기라도했다면 ‘와,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다 있나.
이상하니까 집에 갔다가 다시 와.‘ 했을 거야. - P55

그 사람들이 배에 식량을 다 채운 뒤에는 나도내 배에 올랐어. 문을 닫을 때 왜 같이 가지 그러느냐는 당신 말이 들리는 것 같았어.
"조금 더 오래 살 수 있을 거야."
당신이 문을 닫는 내 손을 잡으며 말했어.
"더 가 봐야 우리는 만날 수 없어. 당신이라도살아."
나는 선장이 내 편지를 다 훔쳐봤다고 했어. 그래서 같이 못 가겠다고 했어. - P71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당신이 이미 이 세상에 없다 해도. 오래전에 어느 별에 정착해 좋은 사람 만나 아들딸 열쯤 낳고, 가족들의 축복 속에 한 생을 마감했다 해도.
혹은 어느 빛의 궤도에 올라, 지구가 회복되기를기다리며 아득한 여행을 하고 있다 해도. 어쩌면아득한 성계 너머에서 이제 막 배에서 내리며, 어린 날의 가벼운 추억거리처럼 나를 회상하고 있다고 해도, ‘아, 그런 사람이 있었죠. 오래전에 다른 시간대에서 죽었겠지만. ‘ - P78

집에 가자고 생각했어.
살 수는 없을 것 같았어. 너무 고독하고, 너무혼자니까. 내가 당신의 그 시골집처럼 폐허가 되었으니까. 지금 끝내자는 생각도 했어. 하지만 기왕 끝낼 바에는 집에 가서 하자고 생각했어.
그런 생각을 하자니 떠오르는 곳이 있더라, 마지막 장소로는 거기가 좋을 것 같았어. - P94

삭은 카펫이 맨발에 밟히며 삐그덕 소리를 냈어 발을 옮길 때마다 하얀 먼지가 향처럼 일어났어, 의자는 녹슬고 낡았지만 정돈되어 있었어.
제단 뒤 벽에 색바랜 종이가 겹겹이 붙어 있는것이 눈에 들어왔어. 원래는 색지였을 것 같았지만 모두 회색이었어. 거기에 물먹은 글씨로 비슷한 말이 잔뜩 적혀 있었어.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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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하기 전에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어. 한동안 못 볼 테니까. 정확히는 4년 6개월간말이야. 다들 온대. 같이 사진도 찍었어. 사진 넣는 줄목걸이도 나눠 줬어. 예식장에서 사은품으로 줬거든. 오늘 찍은 사진 넣어서 목에 걸고 오라고 했어. 일일이 누군지 물어보며 민망해하지않아도 되게 말이야. 다들 놀리더라. - P8

당신이랑 결혼한다는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좋아서 깨. 애처럼 바둥거리다가 베개를 끌어안고콧노래를 부르며 자곤 해. 아침에 눈을 떴을 때당신이 옆에 누워 있는 상상을 하면 좋아 죽을 것같아. 이불을 뒤집어쓰고 아빠가 된다는 상상을하기도 해. 우리 사이에 누워서 칭얼대는 아기도상상해. 어떻게 두 달을 기다리지? 하루도 더 못기다리겠는데, 얼른 보고 싶어. 사랑해.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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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가는 길에 읽기 시작...!
터널이 넘 많아서 아쉽다.
단풍이 절정을 이룬 산들, 그리고 남한강변 따라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가 멋지다.
반대편 차선은 꽉 막혀있는데 우리쪽 차선은 잘 빠져서 기분 최고!

이제는 꽤 지난 일이 되었지만, 내가 구주 가까이 병원에 입원해야 했던 때가 있었다. 뉴욕의 병원이었는데, 내 침대에서는밤이면 환한 불빛이 기하학적으로 밝혀지는 크라이슬러 빌딩의풍경이 바로 보였다. 낮에는 그 빌딩도 아름다움을 잃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서히 여느 건물과 다름없는 그저 덩치 큰 건물이 되어갔고, 도시의 모든 건물들은 멀찍이 떨어져 침묵을 지키는 듯 보였다. 5월이 지나고 6월이 되었다.  - P9

입원한 뒤 삼 주쯤 지났을 무렵의 어느 늦은 오후, 창밖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더니 침대 발치에 놓인 의자에 엄마가 앉아있었다. "엄마?" 내가 말했다.
"안녕, 루시." 엄마가 말했다. 수줍지만 다급하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엄마는 몸을 앞으로 숙이더니 시트에 덮여 있는 내 발을 꽉 잡았다. "안녕, 위즐." 엄마가 말했다. 나는 여러 해 동안 엄마를 보지 못한 상황이어서, 엄마를 한참 쳐다보기만 했다. 엄마가 왜 그렇게 낯설어 보이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 P13

거짓말을 하거나 음식을낭비하면 늘 벌이 뒤따랐다. 이따금 예고 없이, 부모님이 충동적으로 사정없이 우리를 때리기도 했는데 때리는 사람은 대체로엄마였고, 대체로 아빠가 보는 데서였다-지금 생각해보면 우리의 푸르죽죽한 피부와 침울한 태도를 보고 그 사실을 눈치챈사람도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고립되어 있었다.
우리는 소크밸리에 살았는데, 한참을 걸어도 집이라곤 들판 한가운데에 달랑 한두 채만 서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앞서말했듯 우리집 근처에 다른 집들은 없었다. 우리집에서는 멀리지평선까지 이어져 있는 옥수수밭과 콩밭이 보였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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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록소를 가진 엽록체는 빛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만드는 공장입니다. 빛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바꾼다는 것은 동물인 인간이 보면 정말 굉장한 일이죠. 빛을 사냥해 자신의 생존을 위해 쓴다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런 이유로 녹색은 생명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 P204

식물에서 가장 다채로운 색을 내는 부분은 꽃과 열매입니다.
꽃과 열매는 그저 눈에 띄기 위해 알록달록한 색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의 색은 흔히 유혹의 색이죠. 꽃의 수정이나 씨앗의이동을 도와줄 곤충이나 동물을 유혹하기 위해 화려한 색을 가집니다. 수레국화, 큰제비고깔 같은 푸른색과 벌노랑이, 유채꽃 같은 노란색은 벌이 좋아하는 색입니다. 석산이나 참나리처럼 붉은계열의 색은 나비가 좋아하는 색이지요. 벌과 달리 나비는 붉은색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새들도 붉은색을 좋아하는데요. 그래서동박새가 빨간 동백꽃의 수정을 돕는 것이죠. 가을 열매들이 붉은색을 많이 띠는 이유 중 하나는 붉은색이 잎의 초록색과 대비되는 색이기도 하지만,
눈이 오는 겨울에도 눈에 띄어 새들의 먹이가되어 씨앗을 퍼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205

실제로 큰 참나무 한그루는 1년 동안 약 15만 리터, 하루에 약411리터의 물을 방출한다고 합니다. 411리터의 물이 잎을 통해공기 중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정말 장관일 겁니다. 이런 현상을 ‘증산작용‘이라고 합니다. 이 작용은 잎에 있는 작은 구멍인 기공에서 일어나는데, 기공을 통해서 물뿐만 아니라 산소와 이산화탄소도 이동합니다.  - P213

햇빛이 너무 강해 온도가 높아지고 건조해지면 오히려 식물은 기공을 닫아버립니다. 과도한 수분 손실은 식물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구온난화가 식물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기의 온도가 몇도 상승하는 것이 인간이 느끼기엔 미미한 듯 보여도 식물의 기공개폐에 크게 관여할 수 있습니다. 식물의 증산작용이 억제되면 공기 중의 수분이 줄어들어 대기의 습도를 변화시키고 점진적으로는 지구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식물의 작은 구멍이 닫히는 것이 지구에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죠. - P217

그런데 식물학자들이 www를 새롭게 제시했습니다. 바로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입니다. 이는 식물과 식물 뿌리에 붙은 수많은 근균, 즉 곰팡이들이 연결되어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땅속 곰팡이가 인터넷 같은 역할을 한다는 의미이죠. 일반적으로 식물과땅속 곰팡이는 공생하며 식물은 곰팡이에게 탄소를, 곰팡이는 식물에게 질소 같은 영양분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동시에 이곰팡이들은 식물과 식물을 연결하는 연락책으로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환경 변화나 외부 침략자들에 대한 경고,
주변에 어떤 식물이 있는지 등의 정보를 전달합니다. - P231

우리가 쉽게 보는 식물 중에 마음을 짠하게 하는 식물은 또 있습니다. 월드컵공원, 남이섬, 담양 등에서 멋진 가로수길을 이루고 있는 메타세쿼이아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등지에서도 사랑받는 식물입니다. 원산지는 중국이고, 측백나무과, 메타세쿼이아속에 속하는 유일한 종입니다. 메타세쿼이아도은행나무나 소철처럼 겉씨식물로 속씨식물보다 오래된 원시적인 식물입니다. 메타세쿼이아속의 종들이 더 있었지만 이들도 진화의 수순을 밟아 모두 멸종하였고, 메타세쿼이아 한 종만 살아남았습니다. 야생 메타세쿼이아는 심각한 벌채로 개체 수가 줄어들어 현재 야생에서는 멸종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 P241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는 은행나무, 소철, 메타세쿼이아를 그토록 흔하고 쉽게 볼 수 있는데, 자연 속에서는 희소한 존재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늘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흔하다 여기고 소중함을 잊게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것들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습니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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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수녀원의 정식명칭은 ‘성녀 마가레트 수녀원‘이다. 교구청의 김요한 주교가 이름을 지었다. 마가레트 수녀는 12세기라인강 언덕의 자연동굴안에 들어 있던 피에타 수녀원 소속이었다. 아들의 사체를 무릎에 얹고 죄 없는 세상을 간구하던 마리아의 기도를 이어가는 것이 그 수녀원의 서원이자 일과였다. 
-<저만치 혼자서> 중에서 - P215

도라지꽃 하얀색의 먼 저쪽에서 삶이 죽음에 스며 있다는 늙은 수녀의 환상은 죽음 안에 신생을 약속하신 하느님의 뜻을 벗어난 것이 아닌가를 생각하다가 김요한 주교는 생각을 그만두었다. 신학생 시절에 기숙사 뒷산에 도라지는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김요한 주교는 그 하얀색을 떠올렸다. 하얀색이 아니라.
이름 지을 수 없는 색이었다. 색은 멀리서 흔들리면서 다가왔다.
색은 보이지 않는 강물처럼 시간과 공간을 흘러서 사람의 시선이 닿을 수 없는 곳에서 자진하고 있었다. 김요한 주교는 도라지꽃에 대한 늙은 수녀의 환상에 대해서 아무런 사목 지침을내놓지 않았다. 김요한 주교는 젊은 부제들에게 말했다.
_주보에 실린 [도라지꽃 속으로]는 글이 맑더군. 글이 아니라 물이야. 다들 읽어봐. - P222

손안나 수녀는 도라지수녀원에 들어올 때 여든 살이었다. 들어오던 날 손안나 수녀는 차에서 내려서 부축받지 않고 마당을걸어왔다. 걸어올 때, 손안나 수녀는 아무런 중량이 없이 땅을스치는 것 같았다. 몸이 마르고 키가 작아져서 수도복이 헐렁했다. 검버섯이 얼굴을 덮었고 두 볼에 살이 빠져서 입술이 벌어졌다. 손안나 수녀는 이가 빠진 입을 늘 손으로 가렸고, 묵언했다.
손안나 수녀는 서른 살에 종신서원하고 미군 기지촌 성당과 시립병원,보건소, 급식소, 탁아소에서 일했다. 성당을 청소했고,
고아원과 주일학교에서 가르쳤다. - P225

맑고 서늘한 날에 손안나 수녀의 정신은 온전했다. 지나간 시간의 기억들이 고이거나 옥죄지 않아서 마음이 마르고 가벼웠다. 지나간 시간들은 스쳐가기는 했으나 그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다. 시간은 다시 앞으로 펼쳐져 있는 듯했는데, 그 앞쪽의 시간을 건너갈 수는 없을 것이었다. 그런 날, 손안나 수녀는 지팡이 없이 수녀원 뜰을 산책했다.  - P229

고해성사와 주일 아침 일곱시 미사를 마치고, 장분도 신부는도라지수녀원으로 향했다. 마을에서 도라지수녀원까지는 조개무덤 앞을 지나는 소나무 숲길이 이어져 있었다. 장분도 신부는자전거를 타고 갔다. 조개 무덤 앞을 지날 때, 장분도 신부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조개 무덤을 향해 성호를 긋고 두 손을 모았다. - P234

김루시아 수녀와 손안나 수녀는 둘 다 불면증이 깊었다. 몸이 살아서 병을 감당해내고 있었다. 병이라기보다는 시간이었다. 새벽까지 의식은 물러가지 않았고, 그 속으로 어둠이 번져서 잠과 깸은 구분되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잠과 깸이 겉돌았고 벽시계가 재깍거리면서 그어둠을 찔렀다. 김루시아 수녀가 사무실 직원에게 부탁해서 벽시계를 떼어냈다. 어둠 속에서 비상호출벨 불빛 두 개가 깜박거렸다. 늪에서 잠들었던 가창오리들이 갑자기 깨어나서 날아올랐다. - P236

그것이 새어나온 아침에 김루시아 수녀는, 아, 짧게 비명을삼키면서 자리에서 몸을 꼬부렸다. 얼굴에 홍조가 올라왔다. 옆침대의 손안나 수녀는 냄새를 맡고 돌아누웠다. 돌아누워주는것이 예절이라는 것을 손안나 수녀는 알았고, 김루시아 수녀도손안나 수녀가 베푸는 예절을 알고 있었다. 김루시아 수녀는 대소변을 지린 속옷을 세탁부에게 주지 않고 손수 빨았다. 김루시아 수녀는 빨랫감을 비닐백에 넣고 복도 벽에 의지해서 목욕실로 갔다. 거기서 김루시아 수녀는 몸을 씻었다. 몸이 남 같아서,
자신의 몸이 젊었을 때 나환자촌에서 씻겨주던 환자들의 몸처럼 느껴졌다. 몸과, 그 몸을 씻기는 또다른 몸이 서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김루시아 수녀는 거기서 속옷을 빨았다. 더럽혀진 옷을 버리고 새 옷을 입는 편의를 김루시아 수녀는 배우지 못했다.
- P241

김루시아 수녀는 독방을 쓴 지 두 달 만에 죽었다. 부활 주간의 첫째 날이었다. 김루시아 수녀는 아침에 복도 바닥에 쓰러진사체로 발견되었다. 환자복 차림이었고 옷이 젖어 있었다. 침대에 오물이 묻어 있었고 빨랫줄에는 L자 속옷이 널려 있었다. 새벽에 대변을 지려 목욕실로 가서 몸을 씻고 속옷을 빨아서 뒷마당 빨랫줄에 널고 다시 병실로 돌아오다가 복도에서 쓰러진 것이었다. - P247

김루시아 수녀를 묻은 오후에 장분도 신부는 손안나 수녀의알아들을 수 없는 죄를 고백받고 사하여주었다. 저녁에 장신부는 자전거를 타고 어촌마을로 돌아갔다. 썰물의 갯벌에서 석양이 퍼덕였다. 조개 무덤 앞을 지날 때장분도 신부는 자전거에서내려 성호를 그었다. 밤에 김요한 주교가 장분도 신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김요한 주교는,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라고 말했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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