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무엇보다, 그 밤 풍경은기가 막히게 아름다웠다. 한 폭의 수묵화 같았다. 나는생각했다. 내 노래 따위로 이 풍경을 오염시켜서는 안 되겠다고 말이다.
달빛을 받으며 노래를 녹음하고 싶다는 생각은 말끔히 사라졌다. 아무 소리도 내고 싶지 않았다. 아니,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밤이 품은 아름다움의 화룡점정은 바로 적막이었다. 그것을 깨버리는 것은 용서할 수없는 일로 여겨졌다. 마치 미술관에 걸린 명화에 내 붓으로 덧칠을 하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일인 것처럼.  - P200

<Nothing That Has Happened So Far Has Been AnythingWe Could Control>.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 테임 임팔라의노래 제목이다. 여태까지 일어난 일 중 우리가 통제할 수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는 의미다.  - P212

아마 남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거냐‘고 나 자신에게 묻는 일이 많다. 새로운 커리어를위해 혼자 이래저래 고민하는 것이 주된 일상인 요즘이라 더더욱 자주 그러게 된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나는답을 하지 못한다. 그럴 때면 막막해진다. 빨리 뭘 어떻게 좀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에 조바심이 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여태껏 살면서, 멋진 순간들은 다 내 의도나 기대와는 무관하게 찾아왔다.  - P230

내가 할 수 있는일은 그 파도를 맞이하고 그 위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전부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푸른 바다 위를 질주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 P232

죽음이란 결코 사라지는것이 아니다. 단지 흩어져 모습을 바꾸는 것일 뿐이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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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돌이켜보면 내삶은 상상하지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어쩌면 삶이란것이 원래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이미 지나간 일들에대해서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중 많은 일들이 예상이나계획 따위와는 무관하게 벌어진 것들이지 않나.  - P110

나는 삶이란 늘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라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더 외로워질 것도각오해야 한다. - P120

생각해보면 후회만큼 쓸모없는 것도 세상에 없다. 지나간 일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봤자 그 일이 바뀔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물론 헛발질한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에대해 반성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럼으로써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더 잘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행위를 우리는 후회보다는 성찰이라고 부른다. 후회는 그저 ‘아, 나 그러지 말걸!‘이라고 되뇌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쓸모가 있을 리 없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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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체 있는 것은 아무리 애써도 언젠가, 어디선가 사라져 없어지는 법이다. 그것이 사람이건 물건이건." 그리고,
형체가 없긴 하지만 능력도 마찬가지다.  - P23

물건에 대해서든 사람에 대해서든, 그 밖의 무엇에 대해서든, 욕심을 하나하나 줄여나가다가 인생의 마지막순간에 생명에 대한 욕심마저 딱버리고 죽으면 정말로멋진 삶이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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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닥다닥 붙어 자고 있는아내와 아이들을 보자니 무언가 뭉클한 것이 가슴 한쪽을스치고 지나갔다. 그래서 나도 침대 위로 오르지 못하고 그들 틈에 살짝 모로 누웠다. 쌕쌕거리는 아이들의 숨소리가들리고 아내의 콧김이 내 뺨에 와닿았다. 아이들의 살 내음과 아내의 살 내음도 와닿았다. 누운 자리는 좁았고, 그래서우리는 조금 더 가까이 있었다. - P68

벚꽃이 지고 초록이 무성해지면,
다시 아이들은 그만큼 자라나 있겠지.
아이들의 땀 내음과 하얗게 자라나는 손톱과낮잠 후의 칭얼거림과 작은 신발들.
그 시간들은 모두 어떻게 기억될까?
기억하면 그 일상들을 온전히 간직할 수 있는 것일까?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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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어떤 시간 또한 순식간에 휙 지나가버린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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