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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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선택, 이라는 상당히 만만치 않은 윤리적 문제를 제기함과 동시에, 그 선택에 의한 결과가 어찌 되었건 ‘파국적‘인 범위까지 포함할 것이라고까지는 쉽게 예상되지 않는 지점에서, 주인공의 용기 있는 한 걸음을 묘사하고 마무리되는 열린 이야기. 독자가 제기된 질문을 어떻게 수렴하는가(저자가 방향성을 설정하고 던진 질문은 아닌 것 같다)가 특히나 중요한 책이다. 나의 경우, 나와 우리는 착한 시민일 수 있을까, 착한 시민은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경우에 따라 다수에 포함되지 않는 삶은 얼마나(또는 정말로) 위협적인 것인가, 등을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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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 -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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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집중력을 갉아먹는 현대 자본주의의 요소들, 특히나 플랫폼자본주의 기업의 행보(가장 핵심적이다) 수많은 화학물질들(특히 과다 처방되는 약들), 교육 환경 등에 대해 짚었다. 그 해결책을 주4일제(노동 시간 단축), 기본소득 보장(생존권 보장을 통한 안정감), 좋은 먹거리의 제공과 과도한 입시 경쟁의 축소 등 사회적 개혁에서 찾았다. 날카롭게 현실의 문제를 포착하고, 개인의 노력 또는 성격으로부터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체제의 문제로 이를 인식하려는 점이 좋은 반면, 그러한 해결책의 방향이 ‘근본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지금까지의 현대 세계의 유지‘라는 점에서, 1세계 중산층 이상 계층의 시각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그때가 좋았지˝ 풍의 이야기가 자주 발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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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팔레스타인 2 - 만화로 보는 팔레스타인 역사 아! 팔레스타인 2
원혜진 지음, 팔레스타인평화연대 감수 / 바이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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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현대사를 어렵지 않으면서도 꼼꼼하게 짚는다. 분리장벽, 식수 통제, 호미사이드, 75만 수감자 등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의 부당함과 ‘학살‘의 잔혹한 현실을 정확하게 짚고 있으며, 오슬로 협정의 한계, 이른바 ‘폭탄 테러‘에 관한 관점, 하마스 및 헤즈볼라의 진실(이들은 ‘저항‘을 통해 강화된, 민중으로부터 지지 받는 세력이자 투표를 거쳐 집권한 ‘정당‘이기도 하다), 알자지라의 실체, 이스라엘의 뒷배로서의 미국에 관한 이야기까지 폭넓게 담았다.
책에서 이야기한 희망의 단초들(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의 투쟁 능력 강화, 팔레스타인 민중의 단결, 아랍 민중-국가들의 행동, 세계 민중들의 여론)이 모두 훨씬 격렬하게 표현되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최근의 ‘전쟁‘은, 상황의 잔혹한 폭발임과 동시에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대전환의 출발점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 건설을 위해 지금도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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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스트 - 끝나지 않은 팔레스타인 이야기 만만한 만화방 3
원혜진 지음 / 만만한책방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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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민중의 투쟁과 삶을 그렸다. 참혹하면서도 굳건한 이들의 이야기를 동물을 이용한 그림체로 마음에 직진하도록 표현했다. 동화 같은 참 슬픈 이야기(더 상세히는 상황은 그러하지만 정서는 그리하지 않고자 애쓰는 이야기다)의 힘으로, 하루빨리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통한 진정한 평화가 도래하도록 나부터 뭔가 찾아서 해야 한다는 자각을 자연스레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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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비즈니스의 시대 - 우리는 어쩌다 아픈 몸을 시장에 맡기게 되었나
김현아 지음 / 돌베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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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사이자 비판적 소양을 지닌 시민이 쓴 한국 의료에 관한 이야기. 저자는 속 시원한 ‘사이다썰’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 관찰한 한국 의료의 문제점과 해법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는데, 딱 그러하면서도 동시에 속 시원한 측면이 있다(잘 안 보이는 부분들을 짚어주고 있기 때문). 자본과 기득권의 의료 개입 행보를 전혀 막지 않으면서도(지금은 그 추세가 더 심해지고 있다)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출발한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덧붙으면서 기묘하게 형성된 한국 의료 체계는 상당히 요지경스러운 면이 있는데(이러니 수가가 현실적이지 않아서 문제라는 말과 개인 부담 병원비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는 말이 동시에 참이 된다), 이를 ‘인간 실종’과 ‘과잉 의료’(많이 쓰이는 ‘과잉 진료’라는 말과는 조금 다르게 이해되어야 한다)라는 현상을 바탕으로 서술하고 있다(위의 두 어휘를 저자가 직접 사용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현상의 결과는 결국 “공공 의료의 붕괴”, 의료에 대한 개인의 큰 책임과 경제적 지출 그리고 ‘아픈 걸 견디지 못하며 항상 걱정하며 살아가는, 병든 사회 속 인간들’이다. 의사들 처지를 너무 옹호하는 것 아닌가, 싶은 부분들도 있긴 했지만(이 책에 묘사된 상황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의사 집단은 분명 한국 사회에서 굉장히 부유한 집단에 속하는 동시에 사회 ‘개혁’에 관심 없는, 한마디로 반성과 각성이 필요한 집단이다) 전체적으로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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