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비즈니스의 시대 - 우리는 어쩌다 아픈 몸을 시장에 맡기게 되었나
김현아 지음 / 돌베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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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사이자 비판적 소양을 지닌 시민이 쓴 한국 의료에 관한 이야기. 저자는 속 시원한 ‘사이다썰’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 관찰한 한국 의료의 문제점과 해법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는데, 딱 그러하면서도 동시에 속 시원한 측면이 있다(잘 안 보이는 부분들을 짚어주고 있기 때문). 자본과 기득권의 의료 개입 행보를 전혀 막지 않으면서도(지금은 그 추세가 더 심해지고 있다)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출발한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덧붙으면서 기묘하게 형성된 한국 의료 체계는 상당히 요지경스러운 면이 있는데(이러니 수가가 현실적이지 않아서 문제라는 말과 개인 부담 병원비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는 말이 동시에 참이 된다), 이를 ‘인간 실종’과 ‘과잉 의료’(많이 쓰이는 ‘과잉 진료’라는 말과는 조금 다르게 이해되어야 한다)라는 현상을 바탕으로 서술하고 있다(위의 두 어휘를 저자가 직접 사용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현상의 결과는 결국 “공공 의료의 붕괴”, 의료에 대한 개인의 큰 책임과 경제적 지출 그리고 ‘아픈 걸 견디지 못하며 항상 걱정하며 살아가는, 병든 사회 속 인간들’이다. 의사들 처지를 너무 옹호하는 것 아닌가, 싶은 부분들도 있긴 했지만(이 책에 묘사된 상황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의사 집단은 분명 한국 사회에서 굉장히 부유한 집단에 속하는 동시에 사회 ‘개혁’에 관심 없는, 한마디로 반성과 각성이 필요한 집단이다) 전체적으로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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