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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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가 있어 다시 읽게 되었다.

그간에 작가가 워낙 많은 영상물에 모습을 보인지라,
그 덕에 음성지원과 함께 안보이던 것들이 눈에 들어 오더라.

김상욱씨가 말하는 이미지들을 조용히 떠올리며 보니,
생각보다 더 시적이고 조심스러운 글들이었고,

철학적인 깊이가 담뿍 담겨있는 감상들이었다.

처음 읽었을 땐 이성적인 것들을 이해하기에 바빴다면,
이젠
이해시켜준 것들에 어떤 깊이를 부여하고 싶어했는지 조금 다가간 것 같다.

물리학자가 바라보는 세상이 생각보다 그렇게 삭막하지만은 않구나 싶은 인간적인 동질감에 왠지 모를 감사를 느꼈다.

참, 저번엔 도서관에서 빌려보느라 바빠서 몰랐는데,
이번에 찬찬히 작가 프로필을 훑어보니 70년생.
엄청 동안:-p

코스모스 다큐멘터리를 보면 초반에 닐타이슨이
과학자들은 혼자 일하는 게 아니라 후대를 물려가며 업적을 이어 간다는 얘기를 하는데,
꽤 인상적이었다.

왠지 영원히 청년일 것 같은 이 순수한 물리학자 역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음 대를 길러내는 데 손을 더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
문득
칼세이건 아저씨랑 생각이 나더라.

건강하게 자신의 일에서도 건투하시고
좋은 서적 더 많이 내어주시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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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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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씨는 요즘 명상에 빠져 있으려나.

마지막에 에크하르트씨가
자아가 세상과 합일하는 이치를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다는 식의 얘기를 남기는데
문득.
그런 심오한 철학까지 가지 않아도 언어는 약점 투성이라는 생각을 하며 혼자 샛길로 빠졌으니.

내가 말주변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받아들인 걸 남한테 고스란히 오해없이 설명(혹은 묘사)하는 것은,
어떨땐 미치고 팔짝 뛸 만큼 갑갑하고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는 거.

각자 자신이 느낀대로 아는만큼 볼 터인데,
그 만갈래의 길이 공존하는 방법이 소통이라는 것이고,
그게 언어가 존재하는 이유일 터.
참 필요 불가결하고 유용하지만 결국 말은 기능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일까,
뱉을 수록 역부족이라 느끼는 까닭.

그러고보니
이게 바로 개개인이 가진 자기만의 수정구인가.



챕터의 마지막을 보면,

1, 세상의 목소리를 의심하라
2, 오롯한 시간을 만들어라
3, 내면의 시간을 가져라
4, 가라앉은 마음으로 침묵의 순간을 경험하라
5, 익숙해지면 현실로 나아가 사람들을경청하고 말을줄이고 그속에서배우고 너그러워져라
6, 삶이 다할 때를 헤아려보고 꾸준히 내안을 들여다 볼 계획을 세우라
7, 내가 계획한 깨달음을 향해 내면을 들여다보며 천천히 나아가라.
종국엔 내 안의 세상을 느끼기 위한 여정이 될 것이다.

일원론 지지를 공공연하게 설파하는 저자는 이렇게 일원론에 다가가라는 얘기를 하고있다.



자세하게 보기가 어려워 신비롭게 느껴지던 고대철학들을 이렇게 간결하게 정리해 놓으니 약간 김 새는 느낌도 있고,
이번엔 하도 넓고 얕아서 지적대화가 가능한가- 의구심도 들지만

어쨌거나,
정리해서 요점만 풀어놓는 재주는 지구를 다 털어도 채사장만한 사람이 또 있을까, 감탄하며 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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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 인사이드 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 지음, 이영래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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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라는 유명 브랜드의 회장의 사업 철학에 대한 이야기. (개정판인 듯 하다)

솔직히 뭘 쉽게 믿는 편이 아닌데다 편협한 쪽(?이라,
이 유명한 브랜드의 철학을 좀 얕게 보고 있었다.

그냥 다들 입길래 사보니 맵시있고 편하니까 좋군, 그 외엔 아니었고.
그놈의 ‘지속 가능한 성장‘ 은 자라나 에치엠 등에서 숱하게 코웃음 쳐주던 문구였고.

그래서 사실 이 책을 사야하나 하는 의구심마저.(재생용지 주제에 비싸다)


1957 대장간개업으로 시작?

우리나라는 전쟁 후유증으로 허덕이던 1950년대 미국은 세계대전과 뉴딜정책 등으로 중산층이 불어나 먹고 살기가 점점 좋아지던 시절이었다더라.
-사람들은 먹고 살만해지면 퀄리티를 찾으니,
아마 스스로 까다로운 소비자이자 개발자라고 칭하는 이본같은 사업가가 발돋음하기에 좋은 시대가 아니었을까.

목차를 보면 디자인 인사 마케팅 유통 재무 복지환경 등의 분야로 나누어 각각의 철학에 대해 소개하고 닜는데,

그 각 기관들이 긴밀하게 유기적으로 얽혀있으면서도 독립적인 분위기를 인정해주는
아주 바람직함의 표본 같은 기업의 모습을 얘기한다.

사실 챕터마다 회장님의 소신이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파트의 일이든 가장 질 좋고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파고들되, 파도가 칠 땐 주저없이 서핑을 타러 나갈 수 있는 균형감각을 전 사원이 공유하는 것.

어떻게 보면 우리가 명품이라고 부르는 럭셔리(사치)제품들이 고수하고 있는 이미지를 아웃도어 쪽에서 최대한 거품없는 방향으로 구현한 것이 아닌가.

-당연히 실용적인 명품과 없어도 그만인 사치품의 차이가 분명 있겠지만,
어쨌거나 자체 철학을 갖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하이퀄리티를 추구하는 것은 닮아 보임.


그리고 환경문제.

얼핏 재화생산을 하는 기업이 환경에 지나치게 핏대올리면 어불성설 같은 느낌이 드는ㄷ.

그렇게 간단한 것ㅇ 아니더라.

요약하면

돈독이 올라 같민 번지르한 물건을 팔아제끼는 회사보담,

애초에 공정부터 지속 가능한 100년 후의 성장까지 고려해, 친환경의 튼튼한 고품질의 물건을 만드는 회사가 됨으로써,
바람직한 기업의 사회적 롤모델을 제시하고 더 나은 지구 환경을 만즈는데 이바지 하고 있다는 것.

그렇지. 망할 회사는 따로 있는 것이다.

(얼마나 자부심이 넘치는 이 회장님은 자기 맘에 안드는 다른 회사들도 거침없이 까제낀다. -참 맘에 들어:-)

이 매우 영리하고 활동적인 저자는
사업과 개인사의 모든 복잡한 과정들을 끊임없이 클리어하게 다듬고 단순화시켰고,

그것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됐다.

단순한 삶
질 높은 삶

원래 인간들ㅇ 뭉쳐 있는 곳은 어디나 의지가 되는 기둥같은 존재가 있긴 하지만, 회사 사원들 모두가 진정성있게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한,
이본이 낚시하다 발을 핫디뎌 죽는다고 해도 애플 같은 경영난을 겪지는 않을 듯 보인다.

이윤을 쫓더라도 지속 가능함을 고려하는 모든 성장에 건투를 빌며,

지금 ㅁㅏ음 같아선
홈쇼핑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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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21-03-25 2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정성을 무기로 한 고도의 사업전략
 
상처받지 않는 영혼 - 내면의 자유를 위한 놓아 보내기 연습
마이클 싱어 지음, 이균형 옮김, 성해영 감수 / 라이팅하우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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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는 영혼

마이클 A. 싱어/ 이균형/ 라이팅하우스 2014-05-08



‘상처받지 않는 영혼‘ 이라는 제목을 들으면서 난 왜 불편한 마음이 드는가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우울함과 불안감을 안고 자본주의에 휩쓸려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방어기제- 를 먹잇감으로 삼는 얘기들은 애초에 흥미가 없었고, 앞으로도 일본인들이 자기들 입맛대로 번역해 놓은 심리 서적들 만큼이나 관심이 없을 예정이기 때문이었다.



하물며 서양인들끼리 말하는 소위 구루 찾기는-

이라는 생각에.





글의 내용의 요약을 해보면



자신의 마음을 차분하게 들여다보고

요동치는 감정들을 가라앉힌 후,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을 수 있게 가슴을 열고.



케케묵은 감정들을 흘려보내고, 새롭게 다가오는 고통들 역시 쓸데없이 힘쓰지말고 흘려보내고.



이런 꾸준한 훈련으로 영적인 성장에 이르면

해탈에 이르는 과정이 특별한 것이 아니며,



항상 죽음을 염두에 두며 살면 시간의 흐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모쪼록 내안에 신을 느끼며 기꺼운 삶을 영위하자.



- 정도였던 듯 하다.



인도의 철학과 불교,중국의 도교, 기독교(미국이니까)의 사상들이 엿보인다.



오프라 쇼에서 인터뷰를 하던 저자의 모습은

이미 영적인 평화를 찾는 방법을 찾은 사람으로서 모두에게 전파하려 노력하는 눈빛이 반짝이는 사람이었다.



서양사람들은 오리엔탈리즘을 아주 특별하게 생각하고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 그래서 동양 철학이 이렇게 역수입되어 나같은 때묻은 동양인들에게까지 가르침을 주려고 하기도 하고,

역수입 관련해서는 보다 자본주의가 심화된 쪽이 현대적 정신병을 먼저 앓고 있을테니 물론 순서가 그럴 수도 있고-



상처받지 않는 영혼은 돌려말하면 어떤 상대를 상대하든 방어력 100%란 얘기다. -밖으로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구하자는 것이지만.



살면서 상처받는게 얼마나 상처가 되면 이런 제목을 단 책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일까.



모쪼록

뇌를 풀가동 해야하는 정도로 바쁜 삶을 사는 와중에, 저자의 말처럼 짬을 내어 내면을 계속 관찰하고 잡념들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면 삶이 좀 평안해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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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보급판 문고본)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이마고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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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재미로 읽을 수 있을까 해서 시작했는데,
놀라웠다.

우리나라에서 신경학 하면 뇌의학쪽이라 뇌파 검사나 하고, 약이나 타먹는 수준- (아무리 권위있는 비싼 교수도 그냥 검사 근거나 대며, 환자 얘기 따위는...)으로 알고 있어서,

같은 신경학을 다루는 얘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신선하고 감동적이었다.

두뇌의 기능들이 크게 망가져 회복불능에 가까운 환자들을 진료하며, 그들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도와줘야되나- 를 고심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아, 이런 의사선생님이라면
(차라리 로봇으로 다 바뀌어 버리면 속이 시원할 것 같은 작태의 의술자들(?과는 별개로)
특별한 직업으로 분리해서 보존 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을.

무료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에 정신상담분야를 잠깐 공부한 적이 있는데, 배우면서도 이건 오락가락하는 감정적인 그것에만 치우쳐 기대있다는 느낌이 커서 회의가 들었던 반면(한마디로 안맞았던 거:-)
신경학 분야는 뇌과학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의 깊숙한 내면까지 교차하며 들여다 보는 듯하여 훨씬 감흥이 있었다.
- 저자의 시선과 분석능력이 그런 깊숙한 집중력을 느끼게 한다.

개인적으로 구체성과 전체성에 대해여 가끔 부딪히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마지막 저능아들의 얘기는 내 오랜 고민과 함께 편협함이 더 이상 설자리를 잃게 만들었다.

인간적인 또는 원론적인 답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추천이다 .
물론 기이한 이야기 모음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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