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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보급판 문고본)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이마고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그냥 재미로 읽을 수 있을까 해서 시작했는데,
놀라웠다.
우리나라에서 신경학 하면 뇌의학쪽이라 뇌파 검사나 하고, 약이나 타먹는 수준- (아무리 권위있는 비싼 교수도 그냥 검사 근거나 대며, 환자 얘기 따위는...)으로 알고 있어서,
같은 신경학을 다루는 얘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신선하고 감동적이었다.
두뇌의 기능들이 크게 망가져 회복불능에 가까운 환자들을 진료하며, 그들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도와줘야되나- 를 고심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아, 이런 의사선생님이라면
(차라리 로봇으로 다 바뀌어 버리면 속이 시원할 것 같은 작태의 의술자들(?과는 별개로)
특별한 직업으로 분리해서 보존 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을.
무료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에 정신상담분야를 잠깐 공부한 적이 있는데, 배우면서도 이건 오락가락하는 감정적인 그것에만 치우쳐 기대있다는 느낌이 커서 회의가 들었던 반면(한마디로 안맞았던 거:-)
신경학 분야는 뇌과학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의 깊숙한 내면까지 교차하며 들여다 보는 듯하여 훨씬 감흥이 있었다.
- 저자의 시선과 분석능력이 그런 깊숙한 집중력을 느끼게 한다.
개인적으로 구체성과 전체성에 대해여 가끔 부딪히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마지막 저능아들의 얘기는 내 오랜 고민과 함께 편협함이 더 이상 설자리를 잃게 만들었다.
인간적인 또는 원론적인 답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추천이다 .
물론 기이한 이야기 모음집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