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린 해부학자입니다 - 기린 덕후 소녀가 기린 박사가 되기까지의 치열하고도 행복한 여정
군지 메구 지음, 이재화 옮김, 최형선 감수 / 더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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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아름다운 기린을 참 좋아하는데,
얼마전에 좋아하다 못해 직업을 삼아버린 사람의 이야기가 눈에 띄더라.

받아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작고 귀여운 책이라 -어디갈 때 읽어야지 하며 잠시 잊고 있었는데,
오늘 머리 식힐 것을 찾다가 잡게 되었다.

군지메구씨는 만난적은 없지만, 왠지 작고 가녀린 체구에 열정이 뿜어져나오는 사람이 아닐까 상상을 해보았다.

도쿄대 이공대를 진학한 사실만으로도 똑똑한 사람임이 분명한데, 뭐랄까 그런 느낌이 없다.
그냥 호기심과 씩씩함 가득한 어린이-학자 같은 느낌?

처음으로 해부라는 것을 하며 기분좋은 긴장감을 경험하고 그 후로 아무런 의심없이 곧장 해부학도의 길을 걸어가는 그의 모습이 얼마나 올곧고 예쁘게 느껴지던지, 덩달아 흥분해 버렸다.
- 뭔가 예전에 나에게도 있었던 것 같은(? 순수함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됐고.

또 한 켠으론 과학자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누구나 머리로 이론을 만들고 심증을 가질 수는 있지만, 증명의 길은 아무나 할 수 없는 매우 고된 일인 것이다. 새삼스레 대단한 직업 중에 하나라고 느꼈다.

저자는 결과적으로 7번째 목뼈 뒤의 8번째 가슴뼈도 기린의 목이 상하로 움직이는데 꽤 기여를 한다는 것을 밝혀내, 박사 논문을 완성한다.
짝짝짝-

젊은 학자의 놀라운 결과물을 이렇게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어 고마웠고.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며 계속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군지메구 해부학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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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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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라는 것은 성경이나 코란등의 옛 문헌에 뿌리를 두고 근본주의적 공리를 내세우는데,
많은 (미국등)사람들이 어린 시절부터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까닭에 나이가 먹어가며 많은 정신적인 혼란을 야기함에도 불구하고, 권위를 내세워 논란을 삼을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참으로 부당하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볼 때,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손을 거치며 얼기설기 주워삼아진 설화책을 방패막이로, 과학적인 사실들을 부정하며, 민낯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하는 듯한 모습에서는
어떻게 해도 세상 근원의 법칙을 설명하는 세련된 증거를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것.
호모 사피엔스 본연의 기질상, 서로 간에 선한 의지를 지향해야 살아 남는데 유리했기에, 애초에 고대의 계명같은 것과는 무관하게 충분히 선한 삶의 의지를 계속 발현시켜 왔고, -근현대사를 거치며 지식의 발달과 함께 집단적인 도덕정신의 고양도 계속 되어왔다.
반면 현재 상태로 볼 때, 종교야말로 편가르기의 근원이며 국가차원의 전쟁을 야기하는 악의 축에 이른 실정이다.
지적 함양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 스스로 온전한 평화를 얻도록 하자.

그러므로-
이 (서)양인들아, 왜 내가 무신론자라고 말을 못해 (이종교가 내종교가 아니다...왜 말을...)
당당하게 커밍아웃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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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무신론자다. (뭐 한국에선 딱히 용기내고 자시고:-)
나이가 먹으면 먹을 수록 확고해 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현란한 논리로 가족이나 지인의 종교를 참견하는 일은 너무 귀찮고 암담한 일이 아닌가.
정치얘기도 피하는 마당에 천국과 극락을 포기하라고 설명하라고. (개신을 권하는 게 빠를지도)

다만 이제는 그들을 존중하되 딱히 그들의 종교를 위해주는 듯한 태도는 그만 두기로 했다. - 솔직히 오랫동안 무엇을 위한 존중인가에 대하여 의문을 가져왔다.

주변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변명하니,
나는 무신론자지만- (내가 문재인 뽑았지만-뭐 이런 뉘앙스)하면서 말을 시작하는 작자들 중에 포함되는 듯 해서 좀 뜨끔하긴 하지만.

난 대놓고 오래되고 신실한 진화론교니까,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도킨스 교주- 아니 교수님.

결론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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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22-03-26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교의 이중성을 부정하긴 힘들지만,
솔직히 주변에 자신의 종교를 사랑하고 남의 권리도 존중할 줄 아는 많은 무해한 이들은 딱히 종교를 가지나 안가지나 차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3권 합본 개역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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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몰라도 작가가 소녀시절 도착에 가까운 성적 상상을 즐겼을 거라는 건 잘 알 것 같다. -미추에 대한 특징적인 이념과 동시에.

글을 재주있게 엮어나가는 솜씨에
천명관씨의 ‘고래‘ 생각도 났고.
개인적으로 이런식으로 재주 부리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2차대전으로 둘로 나뉜 유럽의 고통이 쌍둥이로 어쩌고 하는 감상이 차라리 좀 더 유머러스하게 느껴진,

헝가리 출신 여성작가의 흥미로운 자기 투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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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박빙이라는 말 조차도 믿기지가 않는 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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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22-03-10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공중파 차단도 이골이 나서-
 
[eBook]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지음, 이민아 옮김, 박한선 감수 / 디플롯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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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이타성 해결책을 찾고 싶은 마음에 이런저런 예시를 떠올리며 도통 정리가 되지 않던 와중에 이 책을 떠들어 보았다.

공교롭게도 내용이 인류 발전에 친근감이 기여한 면에 대하여 유전학적인 부분부터 설명하는 책이더라.

사피엔스의, 서로를 챙기고 결속하는 다정한 면이 (다른 호모족에 비하여) 후대까지 존속하게 만든 큰 비결중에 하나이고,
동물 실험시에도, 인간과의 유대감을 갖는 친밀함을 가진 동물들은 인간 곁에 자리잡아 생활과 번식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더라. 인간의 친밀감은 뇌의 자극과 호르몬과 관련이 있는데, 사실 양면의 날 같은 것이라,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표현처럼 나와 관련성이 적거나, 어릴 때부터 적대시하게 주입된 사람들에겐 인류애를 보이지 않는 측면이 있어, 역사적으로 봐도 일관된 이타성은 쉽지 않아보인다. 그래도 이게 길일 것이다. 인류애를 갖도록 노력하자.

- 그래 내가 생각해도 그게 방법일 것 같다. 많은 주변 조건이 필요하겠지만 (지금 극우가 살아나는 것에 대한 반향과 환경 문제도 어느쪽으로 가닥이 잡힐지)
많은 마음이 모여 큰 물줄기가 생겼으면 좋겠다.

읽으며 흥미로웠던 부분은
다정함과 뇌와 자제력의 관계에 대해 서술해 놓은 부분이었다.
공감능력과 지능에 관한 얘기는 가끔 남편과의 오래된 난제(?)이기도 하고,
세로토닌에 노출된 태아의 뇌는 작고 둥글어 진다면... 이건 진화야 퇴화야- 어차피 세포가 조밀해진다는 얘긴가.

뭐 이런 저런 의문점등을 남기긴 했지만, 다정함은 일단 지능과는 별개로 나와있기 때문에 공감하고는 또 다른 것으로 해석해야 할 듯. 자제력- 자제력은 관련 있단다. 근데 이것도 어느 선을 넘으면 훈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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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현대사회는 테스토스테론보다는 세로토닌이 더 필요해 보이긴 하다. (사냥도 없고 원초적인 의미의 전쟁상태도 흔하진 않다)
그러나 두려움을 매력으로 치환한다는 호르몬의 능력은,
보노보같이 모두가 평등하게 먹고 사는 환경이 기반으로 충족되어, ‘우린 모두 같다‘ 는 확고한 믿음 아래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것이 아닐까.

각자 자신의 주변, 동네, 지역, 우리 나라 안에서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아이들을 꾸준히 교육시키는 것만이 인류 평화에 한 걸음 다가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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