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인가 - 독점계약 번역 개정판
E.H. 카 지음, 김택현 옮김 / 까치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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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역사학은 과거나 뒤져보는 고루한 학문이라고 생각해왔다. 고고학과 역사학을 구분하는 특별한 기준도 알 수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책을 읽고 역사에만 무지한 것이 아닌 역사라는 개념 자체에 백지였던 스스로에 대해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단 역사가가 되려면 과거 지식에 대한 해박함이 있는 동시에 최신의 동향에(발전에) 역시 얼마나 민감성을 가져야 하는가.

약력을 보면 책의 작가는 아마도 많은 분야를 접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았으리라 짐작이 된다. 허나 심리학이나 물리 생물학 전반에 걸친 사회 정세 전체를 아울러 읽어내리는 식견은 개인적인 능력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을 듯 하다.

솔직히 경제학에 대해서도 평소에 왜 이과가 아니고 문과에서 지망을 해야 하는지 모호하게 생각해 왔는데, 카의 설명 덕분에 경제 역시 수치 이전에 결국 사람들을 연구해야 학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구태의연했던 것들이 바뀌는 경험을 주는 책은 많지 않다.)

정작 본인도 낭만주의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난 버트런드 러셀의 팬이다, 챕터 중간중간 애정어린(?)언급에 왠지 뿌듯했음)
역사는 언제까지나 예측할 수 없게 움직일 것이고 그것에 대해서 만큼은 무한 긍정하는 작가의 어조가 썩 맘에 든다.

변혁하는 시기를 살며 변혁이라는 주제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잡아낸 것은 아무리 시사지 편집장을 했어도 정말 놀라운 능력이라고 생각된다.
아마도 이 책의 고고함은 먼 후대까지도 바램없이 생생하게 전달되지 않을까 감히 예견해 본다.

그나저나 개정판 표지가 더 구려진 건 난생 처음 보는 것 같다.
- 까치 편집부는 뭔 생각으로 이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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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닷 2024-01-01 0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