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
경민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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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투명 인간 이야기를 읽었다. 옷으로 가릴 수 있는 부분을 빼고 얼굴과 손은 붕대로 감고 다녔는데 어느날 옷을 갈아입다가 누군가에게 들켰던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투명 인간이 옷을 모두 벗고 도망치다가 얼어 죽었다는 슬픈 이야기. 투명 인간이 되기 보다는 투명 망토를 찾아 두르고 다니는 게 여러모로 편리하지 않을까. 이 소설에도 투명 인간이 나온다. 제목 그대로 실수로 투명 인간을 죽이는 바람에 일어나는 머리 아픈 사건들을 담고 있다. 그런데 투명 인간이 상상을 초월하는 존재라는 거! 이 정도는 돼야 식상하지 않지. 기존의 투명 인간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서 오히려 볼 맛이 났다.

투명 인간은 어떻게 만났고 무슨 원한을 졌기에 죽였다는 건지 너무 궁금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어떻게 죽였다는지 이해되지 않았는데 그에 대해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이라 문제될 건 없었다. 그보다 투명인간과 처음 만나는 대목이라든가 투명 인간을 실제로 보게 되는 대목이 아주 흥미로웠다. 인간과 투명 인간이 이룬 여러 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다 무너지는 내용을 잘 드러내는 내용이 속도감 있어 금세 읽었다. 인간의 욕망은 정말 끝이 없는 걸까 싶기도 했다. 모두가 두루두루 잘 지낼 수는 없는 건지. 작가가 영화 시나리오를 쓰던 사람이라 그런지 장면 장면이 구체적으로 떠오른다. 숨막히는 추격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반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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