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월요일에 한 권을 읽은 것이 고작이다. 1월은 비수기라서 늘 한가했었는데 이번 해에는 개업 후 처음으로 무척 바쁜 1월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다음 주 목요일부터 그 다음 주말까지는 휴가를 가게 되는데 계획을 할 때만 해도 이렇게 바쁜 1월이 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만 급하다. 사실 그렇게 많은 일이 처리되는 것도 아닌데, 상담을 하고 행정업무, 그리고 여행을 떠나기 전에 마무리할 것들을 처리하다 보면 하루가 지나가버린다. 당연히 주의를 필요로 하는 다소 복잡한 일들은 다 밀려버렸기 때문에 이것도 어느 정도 손을 보려면 이번 주말부터 수요일까지는 열심히 달려야 할 것이다.  


덕분이 책을 손에 잡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가버린다.  일이 많은 건 늘 축복이다. 수입으로 직결되고 더 많은 책을 살 수 있으니까. 일이 많다고 불평할 생각은 없다만, 그저 책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오전시간, 그리고 저녁시간을 잘 이용해야 하는데...


이러다간 지난 10년 중에는 아마도 처음으로 한 달에 책 10권을 채 못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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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에 읽은 책이 한 권이라서 무척이나 한가한 북카페에서의 주말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통은 밀린 이야기를 정리하느라 머리를 짜내고 있을 시간인데 더블에스프레소를 때린 후 아이스커피를 마시면서 앉아 BN전체에 퍼지는 재즈를 BGM로 전날 마신 맥주 몇잔으로 인한 hangover를 달래고 있는 것.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할 생각이었으나 조금 늑장을 부릴 수 밖에 없는 상태였고 덕분에 겨우 70분 정도를 열심히 chest/triceps, 그리고 abs/core를 단련했다. 가능하면 BN에서의 시간을 마치고 다시 gym에 들려 달릴 생각이다.  심심하고 시간이 되면 가끔 하는 2부로 나눈 운동이 잘 되는 날은 즐겁에 오전과 오후로 나눠 근육운동과 유산소를 각각 full로 할 수 있는데 무척 rewarding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독서가 좀 주춤하지만 2019년을 전체로 놓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balance는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책을 읽기 위해 코니 윌리스의 단편모음집과 북유럽을 중심으로 서술된 서양사를 들고 왔으나 현실은 아직도 머리가 좀 띵한 상태로 커피디톡스를 하고 있는 것.  이 서재를 만들고 수없이 말해온 바, 세 개나 있던 근처의 BN들 중 남은 건 이곳 Stevens Creek의 지점이라서 분기마다 경영이 어렵다는 뉴스를 보면 늘 정신이 아득해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대형서점들이 동네서점을 잠식해나가던 시절에만 해도 보더스와 BN이 다 잘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늘 갈곳이 많았었는데 이제 BN이 사라진다면 이렇게 책에 둘러싸여 커피를 마시면서 people-watching을 하고 책구경도 하는 재미는 느낄 수 없게 될 것이다. 카페에 책을 들고 가도 이곳에서 하는 걸 대부분 할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 많은 책에 둘러싸이는 건 영영 끝이 아니겠는가.  시립도서관에 가면 산타클라라의 경우에는 도서관 구석에 카페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쩌면 그곳을 frequent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보니 제대로 끝내지는 못하고 계속 새로 펼치는 책이 많아진 탓에 뜻하지 않게 여섯 권의 각기 다른 책을 조금씩 읽고 있다.  






























고만고만하게 조금씩 읽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느 책을 먼저 끝낼지 모르겠다. 이렇게 늘어지면 어느 시점부터는 앞의 내용은 잊어버리기 때문에 뒤의 내용부터는 nothing makes sense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제10호'처럼 중간부터 늘어져 건성으로 읽은 부분이 있는 것들은 더더욱. 


현대문명이 석유문명이라고들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의 문명은 전자/전기에 그 바탕을 두고 있은지 이미 오래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날 전기가 모두 끊어지거나 전자/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의 전지구적인 EMP현상이 발생하면 우리가 즐기는 모든 것들은 다른 많은 것들과 함께 멈추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처럼 많은 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entertainment와 지식전승에 있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하루의 반은 여전히 밝을 것이니까 전깃불이 없어도 하루의 반은 책을 읽을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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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1-13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제부턴가 완독 보단 조금 조금 건드려 놓은 책만
늘어가더군요. 그러다 보니 책갈피만 축나더라구요.
종이로 만든 책갈피 그런데 좀 고급진 책갈피는
어디다 꽂아놨는지 나오지도 않고 아까워 죽겠더군요.
분명 또 어디선가 발견될 것 같긴한데...ㅠ

transient-guest 2019-01-14 09:21   좋아요 0 | URL
고급한 책갈피는 잃어버릴까봐 잘 안 쓰고 주로 책의 띠지를 오려서 사용합니다. 다락방류 띠지재활용법이죠.ㅎㅎ 사들이는 책을 다 읽지 못하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끈기가 점점 더 없어지는 느낌이라서 노력하고 있죠.
 










90년대 감성을 자극하는 '하이스코어 걸'을 감상한 후폭풍이 잦아들기는 커녕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원래 피규어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인데 요즘 아마존에서 자꾸 이걸 검색하게 된다. 일본에서 수입해오는 상품이라서 무척 비싼 값에 나와 있고 실제로 그런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지만서도 계속 보게 되는 것이다.  넷플릭스에서 히트를 쳤고 세계적으로도 이미 굉장히 유명한 코믹스와 애니메이션이 되어버렸으니 조만간 미국에서 블루레이와 책이 정발되지 않을까 내심 바라고 있다. 


이 피규어는 히로인에 해당하는 오오노 아키라. 재벌집에 태어나 각종 영재교육을 받은 덕분에 못하는 것도 없고 성적도 좋아서 학교에서는 우상처럼 떠받들어지고 있으나 실제로는 무척 외로운 듯, 모든 스트레스를 오락으로 날리는데 무려 초고수. 동네의 왕초를 자부하던 게임덕후인 주인공과의 접점이 여기에 있는데, 게임을 빼면 잘하는 건 하나도 없는 주인공과 초등학교부터 계속 썸을 이어가는 중이다.  시즌 1이 12회로 끝났는데 결말을 보면 시즌 2를 기대하게 되지만 원작이 이미 끝난 것으로 알고 있어 더 이상은 기대할 수 없을 듯.


오락기가 대부분 16비트를 넘지 못했던 시절, 오락실에서 하던 게임을 홈콘솔에서 구현한다는 것만으로도 흥분하던 시절, 지금처럼 게임기나 게임종류를 다양하게 갖추고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게임을 밤새워 하던 그 시절의 감성이 자극되어 아직도 심심하면 폰으로 넷플릭스를 돌리게 된다.  


보통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덕후에서 인간으로 진화하게 마련이다. 요즘의 나를 보면 인간에서 덕후로 진화, 아니 퇴화하는 것 같아 무척 즐겁다. 공간만 충분하다면 이 시절 즐기던 16비트 2대장인 슈퍼패미콤 (슈퍼닌텐도), 메가드라이드 (세가제네시스)를 꺼내어 TV에 연결하고 롬팩으로 스트리트파이터 2 시리즈를 즐겨보고 싶다. 지금은 조이스틱으로도 어려운 각종 기술을 무려 패드로 시전할 수 있었던 25억년 전의 나를 보고 싶은 것이다.  


희한한 애니메이션을 본 덕분에 나이를 거꾸로 먹어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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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맥주 몇 잔을 마시고 자는 바람에 조금 늦게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뭔가 그럴듯한 계시와도 같은 꿈을 꾸길 원했으나 결론적으로 '징조'라고 할 만한 꿈은 기억나지 않는다.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여는 gym schedule을 고려해서 우선 오전 9시에 미사를 다녀오기로 했다. 교구마다 국가마다 차이는 있으나 1월 1일은 보통 신년 이상의 의미를 갖는데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라고 하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아시아문화권의 사람이라서 그 오랜 시간을 가톨릭신자로 보냈으나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기념이 아닌 다른 의미의 "holiday'였다는 것, 이에 따라 미사참석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오전 9시의 미사였고 통상 12/31에는 파티를 하면서 보내는 이 나라의 풍습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는데, 유창한 프랑스어와는 대조로 상당히 귀가 불편한 아프리카발음의 영어를 하시는 북아프리카 - 알제리로 추정 - 신부님과 본당의 미국신부님이 함께 미사를 진행했고, 다행히 강론은 미국신부님이 하시는 덕분에 조금 간결하게 끝났다. 대략 한 시간 정도의 미사를 했고, 집에 돌아와서 옷을 갈아입은 후 gym으로 가서 이번 해의 첫 번째 운동을 했다. 순서상 다리와 어깨, 그리고 약간의 ab/core을 하고 spin을 40분간 하는 것으로 수치상의 1000 cal을 태웠다.  아울러 조카를 위한 지향을 두고 이번 해의 첫 번째 9일기도를 시작했는데 이건 54일간 빠지지 않고 해야 하니 2019년의 시작을 꽤나 성스럽게(?) 한 셈이다.  


어제 읽던 책을 마저 끝내는 것으로 이번 해의 첫 번째 한 권을 읽으려고 하는데, '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거창한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사실 그다지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기에 다른 걸 새로 시작해서 밤까지 끝내야 하는가 고민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해에는 제대로 운동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먹는 걸 극도로 조절해볼 생각인데 언제나처럼 이건 나의 절주 내지는 금주로 귀결된다. 삼시세끼 외에는 간식을 즐기지 않고 양은 일정한 편이라서 술을 마시지 않는 한 나의 식사습관은 무척 건강하고 절제가 잘 되는 편이니 여기에 식단까지 조절한다면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갖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단 주중은 문제가 없을 것이고 주말에 내 관심을 돌릴 다른 것이 필요하다.


2019년. 모든 것이 새롭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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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은 12월 마지막 주에 펼쳐지는 미식축구리그 (NFL)의 시즌 피날레게임들을 보면 확실하게 느껴진다. 단순히 달력의 날짜가 지워지는 것으로, 혹은 날씨로 느낄 수 있는 그 이상의 마지막이 보이는 것이다. 대략 8월 정도에 대학미식축구시즌이 시작되면서 프로는 프리시즌을 시작하고 9월부터는 한 해의 마지막 분기의 시작과 함께 정규시진이 시작된다. 전년도 시즌을 죽쑨 팀은 새로운 시작을, 최소한 플레이오프까지는 올라갔던 팀은 최소한 status quo를 유지하겠다는 결의, 그리고 팬들의 기대와 함께, 여기에 나의 경우에는 올해도 잘 버텼구나, 수고했다, 이런 마음으로 시즌의 시작을 맞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한 해 결산분기의 상징과도 같은 시즌이 중반에 가면 대충 남은 반의 결과를 추정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행되며 이에 따라 다음 해 첫 주간에 시작되는 플레이오프의 진출여부를 두고 기대와 실망 중 하나를 느끼면서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한 해의 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추수감사절, 11월 마지막 주의 목요일인 이 날, 오전과 오후에 여러 경기를 특별편성하는 건 오랜 시간 미식축구를 사랑해온 이 나라의 전통이다.  취지는 물론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닥거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먹고 마시라는 건데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특히 미국의 전통에 관심이 적은 아시안계가 많은 연안지방에서는 이런 의미도 퇴색되어 연휴를 이용해서 놀러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사실 이때 여행을 간다고 하면 보통은 흩어져 살다가 일년에 모이는 두 번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에 맞춰 그해의 집결지에 모이기 위함인데 상당히 왜곡되어 받아들여지는 '여행'인 듯, 어디론가 놀러가야한다는 아시안이 많다.  나의 사견이지만 기왕 이곳에서 살려고 왔고, 뿌리를 내릴 생각이라면 본국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하고, 또 새로운 모국인 이곳의 전통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하지만, 보통의 아시안들은 고국의 전통도 날려버리고 이곳의 전통은 무시한채 자기들의 편리에 맞춘 주장을 앞세우니 이야기를 하면 피곤하기 그지 없다.  평생 이곳에 살아도 NFL, MLB, NBA, NHL에는 일푼도 관심을 두지 않고 한국야구와 올림픽, 그리고 월드컵축구만 보는 사람들이 널렸는데 개인취향이지만 좀 별로다.  못 배우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배우고 받아들일 생각도 없다는 것.  


나이가 들어 미국에 와서 한인들이 많은 동네에 자리를 잡고 그 사이에서 살면서 한국드라마 혹은 자막이 있는 미드를 보면서 살다보니 10년이 지나도록 간단한 yes-no 외에 필요한 생활영어를 못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중에 시민권을 취득해도 미국의 공리와 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혜택에만 관심을 두다보면 트럼프 같은 사람들이 나올 때 모을 힘도 인지도 가질 수 없다. 기실 이건 한인 뿐 아니라 많은 외국계 이민자들의 문제라고 보며 제도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개선이 되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내년 중에 받을 책주문이 이미 다섯 건이나 된다. 뭣에 사로잡힌 것처럼 그렇게 12월 첫 주간부터 흥미가 가는 책을 주문하고 한 패키지가 발송되어 계정이 정리되면 다시 장바구니 채우기를 되풀이한 결과다.  책을 보관할 장소가 점점 부족하게 되어 나중에는 거주하는 집 말고도 사무실처럼 쓸 콘도형주택을 하나 사서 이런 걸 다 보관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벌어야 하는 이유가 또 늘었다.


이번에 주문한 것들을 시작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어제의 페이퍼가 이번 해의 마지막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늘, 그리고 31일 내일까지 두 권의 책을 더 읽는다면 오늘의 잡설에 더해 한번 더 쓸지도 모른다.  240권을 간신히 맞출 수 있다면 이를 기념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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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12-31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날씨가 추워져서 밖에 나가는 노는 것보다 집에서 쉬는 걸 좋아해요. 연말이 되니까 이번 달 초에 도서관 여러 군데 신청했던 신간도서들이 한꺼번에 왔어요. 이미 빌린 책을 다 읽고 반납해야 신간도서들을 빌릴 수 있는데, 이거 뭐 제대로 쉬는 건지 책에 매달리는 건지 알 수 없네요.. ㅎㅎㅎㅎ 올해 마지막 날 잘 보내시고요, 건강하세요. ^^

transient-guest 2019-01-01 06:08   좋아요 0 | URL
여기도 나름 아침과 저녁은 쌀쌀합니다. 덕분에 서점에 앉아있어도 콧물이 나네요. 근처에 한국책을 맘껏 볼 수 있는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쟁이의 휴식에 책이 빠질 수는 없겠죠.ㅎ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