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3 - 전국 칠웅
이희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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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끊이지 않던 춘추시대를 거치면서 제후국의 수는 줄고 각 제후국의 영토는 넓어진다. 칠웅 진, , , , , , 한은 주나라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해 제후들이 스스로 왕이라 칭한다. (p11)

 

 

 

이희재 화백의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2권에서 춘추오패를 다뤘다면 3권은 전국시대 패권을 다툰 전국칠웅을 다룬다. 사마천의 사기를 읽다 보면 사람은 참 한결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걸 느낀다. 통치자가 방심하고 술과 여색에 빠져 방탕한 삶을 살 때 제 아무리 굳건한 권력도 모래성처럼 무너진다는 걸 역사가 아무리 말해줘도 권력을 잡으면 나는 다를 거라는 착각에 빠지는 걸까.

 

 

 

권력을 위해 제 어머니의 장례식도 무시하고, 제 아내를 죽이는 것도 불사한 오기의 비정함에 눈살 찌푸려지다 가도 모든 걸 다 바쳐 탐한 권력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걸 보며 통쾌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그가 얻은 건 무엇일까? 오기의 잔혹한 성품을 미루어 볼 때 그가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을까 의구심이 들긴 하다만 썩 행복한 삶은 아니었을 것 같다.

 

 

 

위나라 상앙의 형벌 통치는 백성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데는 유익했지만 결국 자승자박이 된다. 재상이 되어 엄격한 규율로 백성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것이 결국 그를 옭아맨다. 국가는 백성들의 삶에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가? 사기에서도 그러하고, 많은 역사서에서 자신의 나라 임금이 누군지도 모르는 요순시대를 최고의 이상향으로 꼽는 걸 보면 지나친 억압과 규제는 백성들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없다는 걸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춘추전국 시대가 끝나고 오늘날 까지도 이미 역사가 증명한 사실을 역행하는 통치자들이 있다는 건 안타깝다. 결국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 그 자체가 아닌가.

 

 

 

사마천의 사기를 읽다 보면 권선징악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이 책에서 나쁜 짓을 한 놈은 결국 벌을 받는다. 물론 세상이 항상 그렇게 흘러가지 않다는 걸 이제는 잘 알지만,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찬란하게 빛나는 것 같아도 인생은 길게 봐야 하니 말이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현자가 통치를 한다면 그 태평성대가 영원할 수 있을까? 힘의 논리로 국운이 좌지우지되는 혼란한 춘추전국 시대에 이 논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다만 동맹으로 정국을 안정시키려 했던 소진의 노력이 그의 사후 너무 쉽게 무너지는 걸 보면 국가간 정치가 얼마나 비정한지, 서로간 이해관계를 합치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소리인지 다시금 깨닫는다. 결국, 강력한 군사력만이 강력한 힘이 되어 그 어느때보다도 병법서가 중요해진다. 살아남는 게 이렇게 힘겨운 걸까. 왜 혼란스러운 시대를 일컬어 춘추전국시대라 부르는지 절절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만화로 읽으니 부담없이 역사책을 접할 수 있어 참 좋다. 언젠가는 꼭 빡빡한 글로 써진 사기 완역본을 도전해 보고싶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6301)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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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삶을 위한 철학
토드 메이 지음, 이종인 옮김 / 김영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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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도덕적인 사람인가?

 

이 질문에 예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다들 남모를 비밀(?)하나씩은 품고 살아가지 않는가. 토드 메이의 『품위 있는 사람을 위한 철학』은 바로 이런, 우리같이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들을 위한 철학 책이다. 온 인류가 감동하고 존경을 바치는 그런 숭고한 인간이 되기엔 세속적이지만 특별히 남을 해치고자 하는 악한 마음은 없는 이들을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차선을 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책이다. 이 책은 이것이 도덕적인 삶이라고 구구절절 써 두지 않는다. 그저 이런 상황도 있고, 저런 상황도 있을 때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한다.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굳이 하지 않을 고민들, 이정도면 충분히 ‘선하게’ 산다고 착각할 때 정말 나는 도덕적인 행위를 하는 것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나를 괴롭힌다. 한가지 확실한 건 남을 위해 나를 지우면 안된다는 거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이상적인 인간’을 설명한 도덕이론을 보고 있자면 나는 평생 도덕과는 담을 쌓고 살아야 할 것 같은 갑갑증이 몰려온다. 너무 상향된 이상향으로 도덕을 멀리하게 하기 보단, 보통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통 사람들이 겪을 법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점이 좋았다.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는 걸 인정하고, 어떻게 품위 있는 삶을 향유할 수 있는지를 논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도덕 이론이 아닐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칸트처럼 살 수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차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읽으면서 죄책감 내지 그저 이론서라고 치부하지 않고 나도 충분히 고민해볼 법한 상황이라며 공감했다. 너무 정답을 찾는 시스템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좀 정답이 없이 서술한 게 답답하게 느껴질 순 있을 것 같다. 다만 저자는 채식에 대해선 꽤나 강건한 입장을 보였는데 내가 평생 실천할 수 없는거라 생각되는 부분이 나오면 허덕이게 되는거 같다. 누구나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무엇을 해야 좋은 사람일까? 고민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앞서 말했듯 정답을 알려주진 않지만 적어도 어떤 문제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하는지는 명확히 알려준다. 평범하지만 품위 있는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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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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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머리에서 막연히 실크로드를 생각할 때면 동서교역을 위해 낙타를 몰고 가는 소그드 카라반, 또는 불경을 구하기 위해 황량한 사막을 건너던 현장법사나 혜초 스님 같은 구법승들, 또는 서역을 차지하기 위해 중국인과 유목민이 벌인 무수한 싸움을 떠올리곤 했다. 그러나 막상 투르판에 와보니 그것은 지나가는 자들의 이야기일 뿐 오아시스 도시에 뿌리내리고 오순도순 살아갔던 서역인들의 숨결과 체취가 살갑게 다가왔다. 그네들이 시련의 역사 속에 남긴 유적에는 아픔과 슬픔, 그리고 애잔한 소망이 서려 있었다. 그것은 오아시스 도시의 숙명 같은 것이었다. 그때 나는 실크로드란 길로 나 있는 선이 아니라 오아시스 도시에서 오아시스 도시로 이어가는 점의 연결이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p56)

<들어가기 전에>

1. 실크로드는 크게 동부, 중부 서부 구간으로 나뉜다.

2.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 2권에서는 동부구간(서안에서 하서주랑을 통과해 돈황까지 약 2,000킬로미터)을 다뤘다.

3. 이번편은 실크로드 중부구간(돈황에서 타클라마칸사막을 건너 카슈가르까지 약 2,000킬로미터)을 다룬다.

4. 천산남로의 투르판과 쿠차, 서역남로의 호탄과 카슈가르, 그리고 모래 속에 파묻힌 누란 등 다섯 도시(p11)를 답사한다.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실크로드하면 광활한 사막에 강렬한 햇빛과 낙타가 연상된다. 중국에서 서역으로 무역을 하기 위해 떠난 그 길, 지금 당장 내가 떠올리는 실크로드는 6,400킬로미터 구간의 단편일 뿐이지만 각자의 사정을 품고 살아서 돌아올 수 없는사막 타클라마칸을 건너던 이들의 비장함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죽음의 사막을 뚫은 것은 돈과 신앙뿐이라고.” (p316)

자연의 아름다움과 공포, 경외심까지. 이토록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곳이 또 있을까. 자연을 정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에도 굴복하지 않은 타클라마칸 사막의 영속성을 상상해본다. 지정학적으로 요충지에 해당하는 누란은 서역을 지배하고자 하는 야심가들의 시선에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버린 누란 왕국, 현대에 와서는 중국의 핵 실험으로 위구르인들의 신성한 호수 르프노르가 메말랐다. 고구려가 멸망하고 강제이주 당한 그 후예들이 머나 먼 서역 땅에 자리잡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투르판의 야스타나 고분에 발길 닿았을 때, 왜 이리도 서글픈지. 당당하게 자신의 능력을 펼친 장수의 기상을 먼저 생각해야 할 텐데, 이성과 감성이 충돌한다.

바르투스 이 땅의 것을 베를린으로 옮긴다. (p165)

이데올로기가 바뀌면 앞 시대 이념의 산물은 철저하게 파괴돼 버려요.”(p240)

오아시스 도시의 운명은 참 기구하다. 한때는 막강했던 그 힘이 운명을 다 할 때, 아이러니하게도 찬란했던 과거로 인해 약탈의 대상이 된다. 탐험의 성과에 대한 욕심만이 가득하고 양심 같은 도덕은 없었던(p164) 악랄한 탐험가들의 손길은 오늘 날 아무것도 남지 않은 훼손된 석굴과 벽화만을 남겼다. 제국주의 탐험가들은 르코크와 베제클리크의 벽화를, 쿠차에 들이닥친 이슬람 문화는 쿰투라 석굴을 초토화시켰다. 무슬림이 지배한 호탄에는 불교건축물이 단 하나도 남지 않았다. 이것이 정녕 옳은 인인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파괴의 현장에서 그저 아쉬운 일이라며 한탄할 수 밖에 없는 내 자신이 야속해진다.

<총평>

가는 곳마다 사막과 석굴만 나와 점점 어디가 어딘지 헷갈린다. 실크로드 답사를 직접 떠나봐야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을 듯하다. 중국 역사나 지리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람이 읽기에는 좀 버겁지만 머리속에 담으려 하지 않고 이런 곳도 있구나 감탄하면서 읽기엔 괜찮다. 유튜브에 출간 라이브 강연이 업로드 되어있는데 오며 가며 들으면 책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실크로드 답사를 떠날 기회가 온다면 호텔이 된 카슈가르의 러시아 영사관에서 하룻밤 묵어보고 싶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1.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전권 / 유홍준

2. 실크로드의 악마들 / 피터 홉커크

3. 마지막 탐험가 / 스벤 헤딘

4. 돌아 올 수 없는 사막, 타클라마칸 / 브루노 바우만

5. 누란의 미녀 / 백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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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대 생각의 시대 1
김용규 지음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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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상상력,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협업 능력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공염불이다! 왜냐하면 그들 역시 어떻게 하면 그런 능력들을 기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뾰쪽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바로 그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p11)


더 이상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특별한 사람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해서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기계에 대체되지 않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우리 모두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막연한 이상향은 가지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김용규 작가의 『생각의 시대』는 단순한 지식이 아닌 생각하는 사람이 되는 방법을 총망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를 무언가 특별한 것에서 찾기 보단 우리가 무엇인지 어느정도는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아낸다. 인간이 살기 위해 불을 찾아냈 듯 지금의 우리도 살기 위해 과거 사람들이 어떻게 지식을 습득해 발전시키고 적용시켰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생각의 도구를 은유’, ‘원리’, ‘문장’, ‘’. ‘수사로 포괄한다. 솔직히 목차만 봤을 때는 참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느껴졌다. 기본적으로 이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명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 참사였다. 사고가 언어를 만들고, 언어가 다시 사고를 만들어 함께 발달해갔듯이(p65) 우리가 막연히 사용하는 언어능력, 표현능력은 인간 지성의 상징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리스 문명이 각광받는 이유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저자는 특히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를 높게 평가하는데 이는 간결한 언어로 쓴 문학 작품을 통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시민의 자질을 녹여냈기 때문이다. 이처럼 훌륭한 작품은 한 문명을 오래도록 지탱하는 힘이 된다. 이 책은 다섯가지 생각도구들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어 발전해 왔는지, 앞으로 우리는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세세히 알려준다. 기본적으로 언어를 명확하게 정의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내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졌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다 보면 대충 이런 소리구나 감이 온다. 큰 의미없이 단순히 알고 있던 지식들을 저자의 날카로운 통찰로 해석해 일상에 적용시키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신체적으로 압도적이지 않은 인간이 어떻게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는지 서양 문명의 발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생각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솔직히 나처럼 평범한 사람은 그저 하루하루 잘 버티며 살아가는 걸로 만족해야 겠다는 높은 벽을 느끼게 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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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2 - 춘추시대
이희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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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770. 주나라가 호경에서 낙양으로 도읍을 옮긴 때부터 동주라 하는데, 이로써춘추시대가 시작되었다. 숱한 제후와 영지가 나고지며 패자들이 출현하여 질서를 이끌었다. (p8)


사마천의 인생 역작 사기를 만화로 그려 중국사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수 있게 도와주는 이희재 화백의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2권』은 춘추시대를 중점으로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시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노자와 장자가 출현한 시기이기도 하다. 자연에 순응하여 그 변화를 따른다는(p23) 도를 앞세운 노자와무위자연으로 돌아가자는(p23) 장자의 사상은 훗날 등장하는 신불해,한비자와 같은 사상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솔직히 춘추시대에 등장하는 나라의 이름이 다 한 글자라서 누가 누구인지 헷갈렸다. 한 순간 패자가 된다 하여 영원한 패자는 없기에 맹주의 지위는 항상 바뀌었다.은나라를 멸한 주나라를 중심으로 결성된 봉건체제는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춘추시대에는 다섯 제후국이 차례로 패권을 차지했는데 제나라 환공, 진나라 문공, 초나라 장왕, 오나라 부차, 월나라구천, 이들을 일컬어 춘추오패라 칭했다.


제나라 환공의 흥망성쇠는 1권에서 자세히다뤘고 2권에서는 제나라의 덕장 양저를 비중 있게 다룬다. 양저는이런 상사가 있을까 싶을 만큼 군법에 철저하고 솔선수범하는 장수였다. 병사들에게 제 몫의 재물을 나눠주고그 명성에 진나라, 연나라를 연이어 격파한다. 임금의 최측근도예외없이 처벌하는 우직함이 참 멋있어 보인다.


복수의 대명사로 불리는 오자서의 인생 역경은 참…. 복수를위해서는 일단 살아 남아야 한다는 걸 느끼게 해준달까. 그런데 또 너무 복수에만 치중한 삶은 그 이후에방향성을 잃어버린다는 생각도 들고 어렵다. 이렇게까지 구차하게 살아 무엇할까 얼마나 숱한 고민의 시간이있었을까. 아버지와 형의 복수를 다하기에는 요원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때를 기다려 결국 제 뜻을 이루나그의 말로도 순탄치만은 않다. 오자서의 말년을 보면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난 이의 뒷 모습이 아름답다는시구가 떠오른다. 월나라 구천을 도와 오나라 부자를 멸망시킨 일등공신 범려의 행보가 너무 이에 부합해새삼 그의 결단력이 돋보인다.


춘추시대의 전쟁은 명분이 중요했고, 질서가 바로 잡히면 군사를 물리는 것이 승자의 의무이자 역할이었다. 그러나전국시대의 전쟁은 철저히 이익을 따랐고, 강하고 큰 나라가 약하고 작은 나라를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때까지 짓밟았다. (p68)


월나라가 오나라를 멸하고, 시간이 흘러 월나라의시대가 저물면서 본격적으로 전국시대가 펼쳐진다.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는 전쟁의 목표가 다르다는 게 병법서에도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사마양저의 <사마양저병법>에서는불의를 타파하기 위해서라면 국가에 이익이 되지 않아도 군대를 일으킬 것을 주장했다면 손무의 <손자병법>은 철저히 실리를 따지며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명분이 있더라도 멈출 것을 강조한다(p68). 아마 전국시대는 3권에서 다룰 듯 보이고2권의 마지막은 이 혼란한 세상에 제가백가 시대를 연 공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누군가 공자를 평생 취업준비만 한 취준생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후세에는수많은 사람들이 공자의 덕을 칭송하는데 살아 생전에는 정작 그를 제대로 써주는 사람이 없어 오랜 세월 길거리에서 방랑해야 했다. 인재를 알아보지 못한 왕들의 문제인가 아니면 허울좋은 말만 들먹이는 배고픈 철학가의 문제인가. 공자의 제자 안회는 이를 깔끔하게 일축한다.


올바른 뜻을 세웠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세상을 다스리는 자들의 부끄러움입니다. 그러니 받아들여지지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부끄러워할 까닭이 있겠습니까? (p219)


사마천의 사기를 보면 왜 인치가 바람직한 정치 체제가 아닌지 실감하게 된다. 한때는 패권을 장악했던 춘추오패를 비롯해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멀쩡한 왕이 없다. 잠시 멀쩡해 보이더라도 결국 술과 여자에 빠져 간신배를 가까이해 나라를 내팽개친다. 정치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해야 한다는 이유를 명확히 보여준달까. 공자가평생 취준생으로 지내야만 했던 이유도 제대로 된 왕이 없어서였다. 그토록 왕위를 탐했던 오나라 부자가절치부심해 복수에 성공하고도 오히려 역공을 당해 비참하게 죽은 것만 봐도 사람이 한결같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그나마 명분과 질서를 따랐던 춘추시대가 저물고 철저한 약육강식인 전국시대가 시작되면 지금까지 보다 얼마나 더큰 막장이 펼쳐질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4696)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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