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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삶을 위한 철학
토드 메이 지음, 이종인 옮김 / 김영사 / 2020년 7월
평점 :
당신은 도덕적인
사람인가?
이 질문에 예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다들 남모를 비밀(?)하나씩은 품고 살아가지 않는가. 토드 메이의 『품위 있는 사람을
위한 철학』은 바로 이런, 우리같이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들을 위한 철학 책이다. 온 인류가 감동하고 존경을 바치는 그런 숭고한 인간이 되기엔 세속적이지만 특별히 남을 해치고자
하는 악한 마음은 없는 이들을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차선을 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책이다. 이 책은 이것이 도덕적인
삶이라고 구구절절 써 두지 않는다. 그저 이런 상황도 있고, 저런 상황도 있을 때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한다.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굳이 하지 않을 고민들, 이정도면 충분히 ‘선하게’ 산다고 착각할 때 정말 나는 도덕적인 행위를 하는
것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나를 괴롭힌다. 한가지 확실한 건 남을 위해 나를 지우면 안된다는 거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이상적인
인간’을 설명한 도덕이론을 보고 있자면 나는 평생 도덕과는 담을 쌓고 살아야 할 것 같은 갑갑증이 몰려온다. 너무 상향된 이상향으로 도덕을
멀리하게 하기 보단, 보통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통 사람들이 겪을 법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점이 좋았다.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는
걸 인정하고, 어떻게 품위 있는 삶을 향유할 수 있는지를 논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도덕 이론이 아닐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칸트처럼 살 수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차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읽으면서 죄책감 내지 그저 이론서라고 치부하지 않고 나도 충분히 고민해볼 법한
상황이라며 공감했다. 너무 정답을 찾는 시스템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좀 정답이 없이 서술한 게 답답하게 느껴질 순 있을 것 같다. 다만 저자는
채식에 대해선 꽤나 강건한 입장을 보였는데 내가 평생 실천할 수 없는거라 생각되는 부분이 나오면 허덕이게 되는거 같다. 누구나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무엇을 해야 좋은 사람일까? 고민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앞서 말했듯 정답을 알려주진 않지만 적어도 어떤 문제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하는지는 명확히 알려준다. 평범하지만 품위 있는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