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2 - 춘추시대
이희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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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770. 주나라가 호경에서 낙양으로 도읍을 옮긴 때부터 동주라 하는데, 이로써춘추시대가 시작되었다. 숱한 제후와 영지가 나고지며 패자들이 출현하여 질서를 이끌었다. (p8)


사마천의 인생 역작 사기를 만화로 그려 중국사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수 있게 도와주는 이희재 화백의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2권』은 춘추시대를 중점으로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시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노자와 장자가 출현한 시기이기도 하다. 자연에 순응하여 그 변화를 따른다는(p23) 도를 앞세운 노자와무위자연으로 돌아가자는(p23) 장자의 사상은 훗날 등장하는 신불해,한비자와 같은 사상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솔직히 춘추시대에 등장하는 나라의 이름이 다 한 글자라서 누가 누구인지 헷갈렸다. 한 순간 패자가 된다 하여 영원한 패자는 없기에 맹주의 지위는 항상 바뀌었다.은나라를 멸한 주나라를 중심으로 결성된 봉건체제는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춘추시대에는 다섯 제후국이 차례로 패권을 차지했는데 제나라 환공, 진나라 문공, 초나라 장왕, 오나라 부차, 월나라구천, 이들을 일컬어 춘추오패라 칭했다.


제나라 환공의 흥망성쇠는 1권에서 자세히다뤘고 2권에서는 제나라의 덕장 양저를 비중 있게 다룬다. 양저는이런 상사가 있을까 싶을 만큼 군법에 철저하고 솔선수범하는 장수였다. 병사들에게 제 몫의 재물을 나눠주고그 명성에 진나라, 연나라를 연이어 격파한다. 임금의 최측근도예외없이 처벌하는 우직함이 참 멋있어 보인다.


복수의 대명사로 불리는 오자서의 인생 역경은 참…. 복수를위해서는 일단 살아 남아야 한다는 걸 느끼게 해준달까. 그런데 또 너무 복수에만 치중한 삶은 그 이후에방향성을 잃어버린다는 생각도 들고 어렵다. 이렇게까지 구차하게 살아 무엇할까 얼마나 숱한 고민의 시간이있었을까. 아버지와 형의 복수를 다하기에는 요원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때를 기다려 결국 제 뜻을 이루나그의 말로도 순탄치만은 않다. 오자서의 말년을 보면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난 이의 뒷 모습이 아름답다는시구가 떠오른다. 월나라 구천을 도와 오나라 부자를 멸망시킨 일등공신 범려의 행보가 너무 이에 부합해새삼 그의 결단력이 돋보인다.


춘추시대의 전쟁은 명분이 중요했고, 질서가 바로 잡히면 군사를 물리는 것이 승자의 의무이자 역할이었다. 그러나전국시대의 전쟁은 철저히 이익을 따랐고, 강하고 큰 나라가 약하고 작은 나라를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때까지 짓밟았다. (p68)


월나라가 오나라를 멸하고, 시간이 흘러 월나라의시대가 저물면서 본격적으로 전국시대가 펼쳐진다.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는 전쟁의 목표가 다르다는 게 병법서에도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사마양저의 <사마양저병법>에서는불의를 타파하기 위해서라면 국가에 이익이 되지 않아도 군대를 일으킬 것을 주장했다면 손무의 <손자병법>은 철저히 실리를 따지며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명분이 있더라도 멈출 것을 강조한다(p68). 아마 전국시대는 3권에서 다룰 듯 보이고2권의 마지막은 이 혼란한 세상에 제가백가 시대를 연 공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누군가 공자를 평생 취업준비만 한 취준생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후세에는수많은 사람들이 공자의 덕을 칭송하는데 살아 생전에는 정작 그를 제대로 써주는 사람이 없어 오랜 세월 길거리에서 방랑해야 했다. 인재를 알아보지 못한 왕들의 문제인가 아니면 허울좋은 말만 들먹이는 배고픈 철학가의 문제인가. 공자의 제자 안회는 이를 깔끔하게 일축한다.


올바른 뜻을 세웠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세상을 다스리는 자들의 부끄러움입니다. 그러니 받아들여지지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부끄러워할 까닭이 있겠습니까? (p219)


사마천의 사기를 보면 왜 인치가 바람직한 정치 체제가 아닌지 실감하게 된다. 한때는 패권을 장악했던 춘추오패를 비롯해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멀쩡한 왕이 없다. 잠시 멀쩡해 보이더라도 결국 술과 여자에 빠져 간신배를 가까이해 나라를 내팽개친다. 정치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해야 한다는 이유를 명확히 보여준달까. 공자가평생 취준생으로 지내야만 했던 이유도 제대로 된 왕이 없어서였다. 그토록 왕위를 탐했던 오나라 부자가절치부심해 복수에 성공하고도 오히려 역공을 당해 비참하게 죽은 것만 봐도 사람이 한결같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그나마 명분과 질서를 따랐던 춘추시대가 저물고 철저한 약육강식인 전국시대가 시작되면 지금까지 보다 얼마나 더큰 막장이 펼쳐질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4696)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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