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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 한국 기업에 거버넌스의 기본을 묻다 ㅣ 서가명강 시리즈 23
이관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요즘 사람들은 주식 투자에 열을 올리는 만큼 옛날보다는 주주라는 개념이 엄청나게 멀게 느껴지진 않는다. 그렇지만 아직 주식 시장에 뛰어들지 않은 내게 기업의 주인이 누구나 묻는다면 머묻하게 된다. 서가명강의 23번째 시리즈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재직중인 이관휘 교수가 쓴 책으로 제목 그대로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지, 주식 투자를 할 때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보고 해야 할지, 경영 구조에 대해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도 어느정도 기업의 구조에 대해 알 수 있게 쉽게 풀어 썼다.
조금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의 기업형태가 전형적인 기업형태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또한 우리나라 기업이 노동자의 의사가 상대적으로 잘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물론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라고 말할 순 없으나 우리에게 없는 점들이 더 좋아보이는 건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아마 남의 떡이 더 커보여서 그런 것 같다.
경영자, 주주, 채권자, 이사회 – 이들은 모두 기업을 이루는 구성원이나 이들이 서로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은 다르다. 책에서는 이 때문에 벌어지는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벌어지는 문제들에 대해 다룬다. 우리는 꽤 흔하게 소액 개미들이 가진 주식이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는 뉴스 기사를 접한다. 여전히 주식 투자를 사행성으로 보는 일부 시가에 의해 그들의 손해를 일확천금을 바랐던 이들의 몰락 정도로만 다루지만 이 책을 읽으며 세상이 돌아가는 흐름에는 한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면 안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정보 비대칭성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각 국가마다 마련한 제도의 정도가 다른 데 언제나 그렇듯 세상에 정답은 없어 보인다.
책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짚어준다. 무조건적인 이득만 취하는 것이 아닌 ESG가 기업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굉장히 진보적이게 보였다. 기업이 자신들의 행동으로 인해 벌어질 환경과 사회의 영향력을 간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라니. 보여주기 식으로는 좋은 효과를 지속적으로 낼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정말 저자가 말하는 이상적인(?) 세상이 도래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농공상을 숭배했던 민족의 후예(?) 답게 그간 세상 돌아가는 가장 중요한 흐름인 돈에 대해선 꽤나 꽉 막힌 입장을 취해왔던 것 같다. 상당수의 대학생들이 경영, 경제 과목을 복수전공해도 나는 끝까지 학문을 하는 사람 코스프레를 했었는데 책에서 소개한 기업의 구조 부분이 매우매우 낯설고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진 걸 보며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 당장 주식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돈의 흐름과 기업의 가치를 어느정도는 판단하고 궁극적으로 이 세상이 나아갈 미래상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