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 효리와 순심이가 시작하는 이야기
이효리 지음 / 북하우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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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을 본방사수하고 정기적으로 동물들을 위해 재능기부로 얻은 콩자반을 기부하고, 길고양이들을 만나면 주머니에서 사료를 꺼내주게 되고.....이렇게 된데는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부터였다.

 

그전에도 사랑하는 마음, 애처로워하는 마음은 가지고 있었지만 머리로 올바른 것을 판단했을 뿐 실천으로 옮기는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경험하고 나서는 거리의 아이들까지 모두 소중해졌다. 내겐.

 

그래서 이효리의 행보를 눈여겨 보면서 그녀의 모습이 진심이기를 언제나 희망하고 있다. 그런데 그 진심을 [가까이] 속에서 발견해냈다. 키워보지 않고서는 모를 마음, 그리고 함께하고 있지 않으면 실릴 수 없는 그 마음이 숨김없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그뿐인가 몇페이지 읽다보면 어느새 깔깔대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곤 어이없어 하기도 했다.

 

[가까이]속 이효리는 섹시가수가 아니라 영향력을 가진 동물 애호가였으며 자신의 힘을 알고 바로 쓰고자 하는 집사의 모습이었으며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길 바라는 마음이 드러나 있는 30대의 여성이었다. 딱 우리 이웃의 모습이었고 어떨때는 즐기면서 살고 또 어떨때는 우울해하며, 적당히 웃기도 하고, 적당히 고민하기도 하는 우리네 모습과 달라 보이지 않는 그녀가 쇼프로그램이나 가요프로그램 속 그녀보다 더 좋아졌다면 그녀는 실망할까.

 

이효리의 팬이 된 것은 그녀가 동물들을 위해 나서고 나서부터였다고 고백하면 그녀에게 용기가 될까. 처음 그녀가 메리라는 개를 기른 환경은 그다지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밥만 겨우 주는 환경 속에서 집밖 개로 길렀던 그 메리는 오빠를 살리기도 하고 뛰어난 생활력으로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지만 보신탕집으로 팔려갔고 그 일은 두고두고 어린 딸에겐 마음의 상처로 남았다고 한다. 이후 빠삐용이라는 개를 키우게 되었지만 그마저 잃어버리고 그 일들을 계기로 그녀는 지금 고양이들 군단과 순심이를 잘 돌보며 생활하고 있다. 얼마전 공개된 그림같은 주택에서 그들은 행복을 나누며 살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이들은 특별한 가족이라 우리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외로울 틈을 주질 않는다. 그래서 매일매일이 가득차 있고 행복하다. 그녀의 말처럼

 

시작한 것은 하나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그 소중함을 알기 힘들다. 경험한만큼 배려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경험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이 가는 길을 따라가다보니 생각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고 알아가고 있다는 그녀의 겸손한 말에 훈장보다 더 큰 공감이라는 칭찬을 선물해 주고 싶다.

 

가지기보다 내줄수록 나눌수록 자꾸자꾸 행복해진다는 그녀의 말....

너무너무 따뜻하게 느껴지는 6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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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서울문화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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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마타 마호카루의 소설은 처음이라 기대반 설레임반으로 다가섰는데, 처음으로 읽게 된 [유리고코로]는 너무 무서워보였다. 처음에는. 하지만 읽는 내내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며 사람이기 때문에 그 마음읽기가 복잡했으며 사람이라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겠다 싶어지는 이야기였다.

 

개를 돌보는 가게를 운영하는 료스케는 집안의 장남이다. 약혼자 지에를 집에 소개한지 얼마되지 않아 그 행복이 박살나는 경험을 해야만했던 그에게 과거를 알아가는 일은 공포 그 자체였다. 약혼자의 과거를 추적해나가는 일보다 자신과 가족의 과거를 파헤치면서 알게 되는 충격은 그의 인생 전부를 거짓말로 뒤흔들고 있었으니까...

 

그 시작은 아버지의 발병으로 시작된다. 약혼자가 사라지고 나서 바로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 그 아버지보다는 오래 살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그래서 부모님의 집을 드나들던 중 옷장 속에서 발견된 낡은 노트 네 권과 여자의 것이 분명한 검은 머리채 다발. 공포영화의 한토막을 빌려온 듯 발견된 그 속에서 료스케는 자신의 과거를 짜맞추어 갈 수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아귀가 맞지 않아왔던 어린 시절. 그 시절로 돌아가 입원전 어머니와 퇴원 후 어머니가 다른 존재임을 기억해냈고 그녀들이 한 배에서 나온 자매임도 밝혀냈다. 노트는 자신이 살인자라고 밝힌 여성의 이야기로 시작되며 창녀인 자신과 만나게 된 어느 성불구자 남자와 가정을 꾸리게 되고 아비를 알 수 없는 남자의 아이를 낳으면서 살다가 과거와 마주치게 되는 순간까지 단숨에 읽어나가며 료스케는 자신이 그 남자 아이임을 알게 된다. 결국 살인자의 피가 흐르는 자신.

 

그리고 성불구인 그 남자가 지금의 아버지이며 결국 살인자인 어머니는 자신과 함께 죽으려다가 자살 미수 후 집에서 사라지고 대신 여동생이 들어와 어머니가 된 진실이 그를 노트 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유리고코로. 유리코와 함께 어린 시절을 난 정신분열증의 어머니의 고백에서 따온듯한 이 책의 제목은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했지만 [고백]의 작가 미나토 가나에와 비교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미나토 가나에의 이야기들은 최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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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성술 살인사건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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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메자와 헤이키치는 화가다. 그는 "아조트"의 완성을 위해 자신의 딸 여섯을 점성술에 맞추어 살해하고 시체를 도려냈다. 이 후 자신도 죽음에 이르르면서 범죄에 대한 소설을 남겼는데 그 내용은 세상을 경악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죽임을 당한 후 일본 전역에 뿌려졌던 여섯 딸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과 유일하게 살아남은 장녀 가즈에에 대한 의문을 풀기위해 두꺼운 [점성술 살인사건] 읽기에 돌입하였는데 사건은 역시 표면에 드러난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오히려 사건을 덮기 위해 트릭으로 사용된 것들이 진실화 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메자와 헤이키치는 전처 다에와의 사이에서 딸 도키코를 낳았고 둘째 부인 마사코와의 사이에서는 유키코를 얻었다. 하지만 마사코가 전남편 사이에서 낳아 데리고 들어온 딸들이 가즈에,도모코,아키코가 있었으며 헤이키치 동생이 맡긴 동생의 딸인 레이코와 노부요도 본가에 머무르고 있었다. 정말 소설에서처럼 우메자와 헤이키치가 우메자와 가의 딸들을 죽인 것인지 아니면 그녀들이 모두 우메자와를 먼저 밀실살인으로 세상에서 떠나보낸 것인지 헷갈리고 있는 가운데 사건은 파헤쳐 가면갈수록 미궁으로 빠져들어 수렁에 발이 빠진 것처럼 좀처럼 진실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이상태라면 김전일이 온다해도 손쉽게 "범인은 바로 당신!"으로 삿대질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일본 전역에서 파헤쳐진 시체들을 보던 가운데 김전일 혹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원작 속에서 보여진 것처럼 토막 살인사건을 통해 한 명의 시체가 더 만들어졌고 결손순에 상관없이 사라진 한 명이 도키코라는 것이 밝혀졌다.

 

결국 우메자와 헤이키치의 소설조차 그녀의 작품임이 밝혀지면서 그녀의 유서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깔끔하게 고백받게 된다. 우울증에 걸린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와 이시오카 가즈미 콤비가 풀어낸 우메자와 가의 살인사건은 차별받고 자라난 본처의 딸이 벌인 살인사건이면서 그 당시로서는 분명 충격적이었을만큼 작의적인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제목에서부터 궁금증을 유발시켰던 시마다 소지의 소설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미스터리를 두 권 읽는 듯한 길이감으로 행복하게 만들었고 그 내용이 알차고 시시하지 않아 두번 행복하게 만들었는데 추리소설은 그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재미를 독자에게 두고 있을때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장르임을 시마다 소지는 알고 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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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너 매드 픽션 클럽
헤르만 코흐 지음, 강명순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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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증명]에서는 자신의 현재를 위해 과거를 지우고 그 과거 속 자신의 아이까지 죽여야했던 한 엄마의 잔혹성을 드러냈다면 [디너]는 자식을 지키기 위해 인간이기를 포기한 부모의 이기심을 드러내고 있다. 전 유럽을 부들부들 떨게 만든 헤르만 코흐의 장편소설은 가장 즐겁고 편안하게 즐기는 시간인 디너가 사실은 수면 위의 가장된 평화일뿐 그 이면에는 부도덕과 비도덕까지 모두 갖춘 인간들의 대화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차기 수상감인 한 유명 정치인은 아들과 딸에 입양한 아이까지 있는 행복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사실 겉표면에 불과한 행복이며 그의 동생부부 역시 아들 하나를 키우고 있지만 그들 역시 망나니 아들의 행동을 인정하지 못한 채 평화를 가장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자신의 아이들을 무조건 믿는 부모는 한국에도 많다. 우리 아이는 안그런데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라고 말하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가. 잘못된 부모의 사랑이 그들의 올바른 성장을 방해하고 어긋난 도덕적 잣대를 지닌 어른으로 성장하게 만든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 것이 아닐까.

 

로만 부부 역시 그렇다. 동생쪽 로만은 아들을 보호하려는 나머지 양심선언을 하고 수상후보에서 물러나려는 형을 저지하려하고 아들의 학교에 찾아가 교장을 구타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이 정도 되면 이 부모는 새로운 형태의 사이코 패스가 아닐까.

 

부모들이 수상 후보인 형 로만을 저지하는 사이 아이들은 노숙자를 폭행하고 죽인 그들의 범죄를 세상에 알리려는 입양아를 어른들의 묵인하에 처리하기에 이르른다. 부모가 살인의 공범이라니.....! 막장을 떠나 인간이기를 포기한 인류에 대한 최고형이 사형을 넘어서기를 바라기는 처음인데 내가 판사라면 이들 로만가 사람들을 격리시키고 싶고 이웃이라면 절대 함께 살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보호 받은 아이들이 죄책감 없이 어른이 되고 남은 삶을 산다면 그들의 인생은 뻔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도덕적 잣대가 무너진 이상 방해가 되는 사람들에 대한 제거를 당연시 여기는 어른들 만들어내는 부모라니....!

끔찍하기 이를데 없었다.

 

네덜란드 국민작가의 대표작인 [디너]는 가장 편안한 시간을 가장 잔인하게 만들며 전세계를 또 다른 공포로 몰아갔는데 세상에서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말이 바로 이때 써야하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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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단상 - 잉여라 쓰고 '나'라고 읽는 인생들에게
문단열 지음 / 살림Biz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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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영어 강사 문단열. 동그동글 곰돌이처럼 정감있게 생긴 아저씨가 어느날 TV앞에 나타나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다. 영어라는 분야에선 참 스타강사도 많이 나오는 구나!! 감탄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 순간부터 잘 보이질 않았는데, 책을 냈다고 해서 또 영어문법책이나 특강책이겠구나 싶었더니 인생서적이란다. 궁금해졌다.

 

그가 말하는 소소한 일상에는 영어로 가득차 있을까. 가족으로 가득차 있을까. 아니면 새로운 목표수립으로 가득차 있을까. 했더니, 뜬금없이 시처럼 노래 가사처럼 글들을 정열해놓은 책을 우리 앞에 내어놓았다. 그것도 영어랑은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다가.

 

영어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목사님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신학과를 졸업했던 남자가 어떻게 어학연수도 다녀오지 않고 독학으로 영어공부를 해서 유명한 영어강사가 되었는지, 그토록 결혼을 반대했지만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을 할 수 있었는지, 잇따른 사업 실패와 암수술 속에서도 살아남아왔는지 글로 풀어놓았으면 구구절절했을 그 내용들이 시어처럼 잘 정리되어 페이지페이지마다 숨겨져 있다. 예쁜 삽화들과 함께.

 

음악인 김태원이 보여지는 것과 다른 삶을 살고 있음을 고백해 시청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국민멘토로 거듭난 것처럼 "생각지도 못한 고백"은 유명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해 그 사람을 더욱더 가까이 이해하게 만들기도 한다. 인기 영어 강사 문단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화려해보이는 영어강의 경력과 전국민이 다 아는 영어 강사라는 직함이 그를 남다르게 보이게 만들었지만 최고의 자리에서 바닥으로 떨어졌음을 용감히 고백하면서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남자가 바로 문단열이다.

 

많이 가져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너무나 절실해서 성공이 필요했던 그는 이제 성공을 디뎌보고서는 일상을 이야기한다. "인생에서는 때론 지는 게임도 필요하다"고 겸손한 언급을 논하면서도 스스로를 향해 내뱉은 쓴소리들이 우리들을 향하게 만들어버리는 남자. 그가 바로 문단열이다.

 

인생에는 답이 없다. 하지만 답을 찾아가는 것 또한 인생을 살아가야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다. [인생살이 7가지 수칙]의 경우에도 꼭 현자의 입을 통하지 않고서도 충분히 교훈을 을 수 있다. 어디에 실려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가 중요하니까. 그것을 잘 발견하면서 사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나이가 되고나니 그런 사람들을 가까이 두고 지내고 싶어졌다. 욕심이겠지만.

 

책이 주는 위로는 남다른 것이었다. 그도 우리와 똑같다. 가 아니라 오늘로 인해 내가 더 똑똑해지고 있다는 위안, 나의 고통으로 인해 누군가를 위로할 힘이 생겼다는 자신감이 바로 그것이었다. 책을 읽고난 다음에도 그는 내게 인기 영어강사다. 똑같다.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좀 더 잘 알게 된 영어 강사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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